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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교, AI 환경

AI로 앱만들기 (바이브 코딩)

by 격암(강국진) 2025. 7. 16.

몇일동안 지긋지긋하게 디버깅과 싸우고 있습니다. AI로 안드로이드 폰에서 쓸 앱을 만들고 있는 저는 사실 그런 앱만들기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초짜입니다. 단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프로그램을 잘 짜준다는 AI 만 믿고 앱만들기를 시작한 거지요.

 

실제로 처음에 제가 만들 앱에 대해서 AI(클로드 opus4)에게 부탁했을 때는 불과 몇분만에 그 앱을 다 코딩했다는 결과를 통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아주 많았죠. 저는 앱을 어떻게 설치하는지도 몰랐으니까요. 그런 저의 무지는 많은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분은 직접적으로는 그렇게까지 어려웠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저는 직접 코딩을 하나도 하고 있지 않았으니까요.

 

문제는 이런 상황이 AI의 약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겁니다. AI는 아주 빠르게 코딩을 합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마치 눈이 먼 천리마를 타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달리기는 미친 듯이 달리는데 방향이 틀렸거나 그런 거대한 수정을 하기 전에 생각을 더해 보는 법이 없습니다. 집을 금방 지을 수 있다는 것때문에 집을 다 부시고 다시 짓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달까요.

 

그래서 AI와 뭘 할 때는 계속 나와 상담후에 일을 하라고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AI와의 대화는 이렇습니다.

 

...가 문제야 원인이 뭐지?

 

... 찾았습니다! 원인은 ...가 문제입니다. 고치겠습니다. ....

 

 

이 짧은 대화는 자연스럽지만 AI와 함께 일해본 사람이라면 약간 공포스러운 대화로 보입니다. AI는 인간을 능가하는 지식을 가지지만 또 사용자의 경험을 다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을 찾는데 우리가 아는 경부고속도로를 타는 길을 찾는게 아니라 지구한바퀴를 거꾸로 돌아서 부산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거대한 빌딩에 있는 화장실이 들어가기 좀 불편하다고 했더니 화장실을 고치는게 아니라 빌딩 설계를 다시 해서 그 화장실에 들어가기 쉽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친 듯이 달리려는 AI를 막아서는게 참 곤욕스럽습니다. 그래놓고 나중에 이걸 왜 이렇게 어렵게 했냐고 하면 천연덕스럽게. 아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럽니다.

 

AI와 일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또 다른 점은 AI는 굉장히 능력있고 똑똑하지만 여전히 기계라서 책임을 지는 입장에는 있지 않다는 겁니다. 코딩을 AI에게 시키면 나는 내가 AI를 써서 코딩을 하는 것이지만 그 코딩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그걸 읽어봐도 알아볼 능력이 없지만 그런 능력이 된다고 해도 금새 몇천 몇만줄의 코딩을 하는 AI의 생산품을 사람이 읽어가며 버그를 잡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버그는 제가 잡아야 합니다. 훌룡한 도구라도 AI는 결국 도구니까요. 완전히 맡겨둘 수는 없는 겁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짠 프로그램도 버그 잡기가 힘든데 제가 안짠걸 버그 잡기는 더 힘들겠죠. 그래서 프로그램 짜는데는 3분인데 그걸 고치는데는 일주일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클로드의 100불짜리 플랜을 쓰는데도 온갖 헛짓을 한끝에 사용제한이 걸려서 중간 중간 쉬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건 저에게만 생기는 일은 아닙니다. 저는 간단한 앱을 개발하는데도 이런 일이 생기는데 복잡한 프로젝트라면 AI에게 절대 그냥 맡길 수 없습니다. 그러면 무한히 긴 디버깅의 시간이 걸려서 사람이 그냥 하는 것보다 더 오래걸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보편적이라 또 열심히 사람들이 해결해 보려고 노력중이고 좋아지겠지요. 그러나 정도의 문제일 것입니다. 결국 사람도 AI를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냥 처음부터 목표를 말하는게 아니라 조금씩 프로젝트를 키워가는 것이 한가지 방법입니다. 간단한 기능을 가진 원형을 만들고 그걸 조금씩 복잡하게 만드는 겁니다. 모듈식으로 프로그램을 해서 디버깅을 할 구간을 정확히 알게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AI는 계속 문제를 보니 원인이 이겁니다!라고 단언하지만 그 단언은 계속 틀립니다. 때로는 코드를 점점 망칩니다. 안되는 걸 되게 해준 AI지만 사람과의 협업없이는 쓸모있는 걸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게 해주는 나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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