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강대국이 되었을까? 이를 설명하는 방법은 여러가지 일것이며 어떤 설명도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위기의 설명법이 그럴듯하다고 느낀다. 위기의 설명법이란 누적된 모순이 위기를 가져오고 이 위기속에서 내린 선택이 역사와 미래를 결정했다고 하는 주장이다. 위기는 기회다. 그리고 위기는 우리에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묻는다. 그때의 선택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선택하는 셈이다.
위기의 설명법에 따르면 지금의 미국을 만든 것은 남북전쟁과 1920년대의 경제대공황이다. 남북전쟁은 산업세력의 북쪽과 농업세력의 남쪽이 싸운 전쟁이었고 이 전쟁의 결과 미국은 연방제 국가로서의 의미가 강해진다. 예전에는 주와 주가 하나의 나라처럼 생각해서 서로 보호 무역을 하는 시도도 있었지만 남북전쟁은 지금의 EU보다 훨씬 더 강력한 연방을 만들었다. 따라서 미국인들은 미국인이 되었다. 뉴욕주에 살건 텍사스에 살건 모두 미국인이 되었고 연방정부의 결정에 따라야 하게 되었다.
1920년대의 경제 대공황은 자본주의는 성장과 소비가 필요하다는 모순이 누적되어 만들어 진 것이었고 이는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닥친 문제였다. 그리고 이 모순 속에서 미국은 사회주의적 해법을 적용한다. 그 근본적 결론은 중산층의 소비가 있어야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거였다. 그래서 뉴딜 사업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자의 소득을 올려주었다. 그 결과 미국은 경제 대공황을 탈출 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 더 빠른 성장을 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물론 이런 뉴딜 정책이 성공하는 바탕에는 남북전쟁이 만들어 낸 연방정부의 힘이 있었다.
이와 대비되는 것이 바로 유럽이다. 유럽도 대공황속에서 사회주의 정책을 적용하기는 했지만 미국과는 달리 여러 나라로 나뉘어진 유럽은 한계가 있었다. 하나의 나라가 노동자의 수익을 올리면 자본과 공장은 다른 나라로 옮겨가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프랑스판 뉴딜정책은 일자리를 오히려 줄일 수도 있었다.
미국은 대공황이라는 문제속에서 문제를 자기 자신의 내수를 늘리는 쪽으로 나아갔는데 유럽은 남의 탓을 하는데 몰두했다. 그 결과 유럽은 파시즘 정권들을 키워내고 결국은 세계 2차대전이 일어난다. 미국은 대공황이후 생산력이 점점 증가했는데 유럽은 세계 대전으로 있던 생산공장도 전부 파괴해 버린다. 그래서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적 강국으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한국도 1997년 IMF 국가 부도를 맞이 한다. 그리고 나서 정말 민주적인 정부가 탄생한다. 그게 김대중 정부다. 그 이전의 김영삼 정부도 문민정부라고 말해지기는 했지만 결국 3당야합에 의해 군사독재 정권이 만든 정부였는데 국가 부도라는 위기속에서 민주 정부가 만들어 진 것이다.
돌아보면 지금의 한국 경제의 기적은 상당부분 IMF가 만들었다고 할 수있다. 그때 여전히 독재정부를 택했다면 한국은 필리핀 같은 나라로 주저앉았을 것이다. 위기속에서 잘못된 판단을 했더라면 나라가 망했을 테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은 자기 반성속에서 새로운 정부를 만들었기에 한국 경제는 선진국 수준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한국은 선진국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회가 IMF 위기였다.
지금 세계는 새로운 위기 속에 있다. 이 위기는 이미 2008년 경제 위기 때부터 지속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세계는 레이건의 신 자유주의 이래 점점 더 모순을 쌓아오고 있었는데 그게 2008년에 어느 정도 터졌다. 하지만 그 위기는 1920년의 경제대공황과는 달랐다. 첫째로는 그때만큼 심각하지 않게 되도록 위기를 돈을 살포해서 막았다. 그 덕에 세계 각국의 국가 부채가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말이다. 둘째로는 대안이 없다. 자본주의 성장을 위해서는 더 큰 소비가 필요한데 새로운 뉴딜 정책은 불가능하다. 우선 자원과 환경을 생각하면 더 많이 소비하자는 정책이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우리는 새로운 비전과 그 비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요즘은 뉴스를 보면 세계가 불바다 속에 있는 것같다. 프랑스, 네팔, 미국, 영국, 독일, 일본등 여러나라에서 총리가 쫒겨났다, 누가 총에 맞았다, 시위로 차가 거리에서 불탄다는 말이 들린다. 사실 한국만 해도 불과 1년전에 군사 내란이 일어났었다.
AI가 발달하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AI가 미래에 대한 장미빛 전망만 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누적되어온 세계의 문제를 더 결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AI를 생산성 도구로만 보고 인간을 대체할 도구로 본다. 이것이 대량의 실직사태를 만들 거라는 예고를 계속 들으면서도 그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건 불이 난 상황에서 기름을 붓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을까? 지금은 AI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우리는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 큰 위기를 접하게 될 수 있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될 것같다. 하지만 그게 꼭 끝은 아니다. 그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가 미래를 바꿀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운명이 세계 대공황이라는 위기속에서 결정되었듯이 그때 다른 선택을 한 국가는 다른 미래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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