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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고전 읽기

월든의 소로가 말해 주는 지혜 1.

by 격암(강국진) 2010. 2. 12.

소로의 월든은 1854년에 씌여졌다. 소로는 메사츄세츠주의 콩그드 숲에 작은 오두막집을 직접 짓는다. 월든은 이 집을 짓고 그집에 살면서 그가 생각한 것에 대해 쓴 수필집이다. 그의 메세지는 액면 그대로 들었을때는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유명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고 살기 쉬운 어떤 것을 상기시켜 주기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소로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분업에 의해 여러가지 일을 하는 것을 비판하고 좋아하지 않는다. 소로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분업같은 것은 하지 말고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소로가 지적하고 있는 것에는 중요한 것이 있다. 예를 들어 그가 말하는 피츠버그 여행하기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는 친구에게 누가 빨리 휘츠버그에 가는지 내기를 해보자고 한다. 자기 발로 걸어가는 것이 기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더 빠르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설마 소로는 축지법이라도 익혔다는 것일까?


그의 논지는 이렇다. 전체를 보라는 것이다. 우리가 기차를 타려면 기차삮을 물어야 한다. 그러니까 그런데 피츠버그까지의 거리는 30마일이고 그 철도노선에서 일했던 노동자의 품삭으로는 피츠버그까지 가려면 하루반을 일해야 한다. 따라서 일을 해서 90센트를 벌어 기차를 타고 피츠버그에 가는 것보다 처음부터 자기발로 걷는 쪽이 피츠버그에 빨리 도착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런 예를 곧이 곧대로 믿을수는 없으며 특히 오늘날 여행에 대한 그의 주장은 액면대로 믿을수는 없다. 그러나 거기에는 중요한 지혜가 포함되어져 있다. 


우리는 우리가 직접 그것을 하는 경우 오히려 쉬운 어떤 것도 많은 중간과정을 거쳐서 돈으로 그것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출세를 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지만 그렇게 출세를 하다가 얻은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지쳐버린 몸과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비싼 돈을 내고 휴가를 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애초에 건강하게 살고 애초에 이따금 주변산을 산책하는 쪽이 현명한 것이 아닐까.


비싼 외식비를 들여서 멋진 레스토랑에 가는 것보다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쪽이 훨씬 더 즐거울 수 있다. 아이들을 비싼 학원이나 과외선생님에게 보내는 것보다 때로는 부모가 직접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쪽이 좋을수 있다. 지나친 분업화가 우리를 스스로의 삶으로 부터 이방인이 되게 하는 것을 막기위해서는 우리는 때로 돈주고 남에게 시킬수 있고 살수 있는 것을 스스로 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소로는 그렇게 할때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며 우리에게 진정으로 어울리는 것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그것이 비싼 돈이 들지 않으며 자신에게 큰 만족감을 준다면 커다란 저택을 짓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직접 지은 오두막집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껍데기라고 말한다. 


책상을 둘러보고 집을 둘러본다. 어떤 사람들은 세심하게 자기 주변을 정돈하고 장식한다. 어떤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청결도나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주변을 얼마나 자기화했는가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주거환경이나 사무환경이 시켜먹은 음식에 가까운가 아니면 직접 요리한 음식에 가까운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개 너무 바빠서 많은 것을 기성복입듯이 가져다 쓰고 그걸 바꾸지 않는다. 그쪽이 시간도 돈도 절약되고 무엇보다 당장은 편한 것같다. 그러나 자신의 환경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것을 자기화했을대 거기에서 배우는 바가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자기화한 환경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열심히 가꿔서 자기의 생각대로 고친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과 표준적인 아파트에서 나중에 매물로 내놓을때를 생각해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채 사는 사람을 생각해 보자. 꾸준히 자기의 주거환경을 개량한 쪽은 자신의 서재를 꾸밈으로서 책을 읽는 시간을 늘리거나 자신의 침실을 꾸며서 좀더 잠을 더 잘잘수 있게 되거나 할지 모른다. 아이들의 공간과 자신의 공간을 잘 구분해서 가족간의 분란이 줄어들었을수도 있다. 이런 작은 차이가 쌓여서 일을 좀더 잘하고 가족은 단란해지며 건강하게 살지도 모른다. 


반면에 당장에 편하게 쉽게 살았던 사람은 이런 작은 차이가 쌓여서 냉랭한 가족관계,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피곤한 육체, 집에오면 그저 티브이나 컴퓨터 앞에서 재미도 없어하면서도 모든 시간을 날리고 마는 생활패턴에 빠져들지도 모른다. 


이것은 단순히 싸다 비싸다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돈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들이는 노력이 축적되면 작은 돈도 큰 차이를 만들것이다. 우리나라도 전에는 적어도 주부는 집안일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래서 집을 정돈하는데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들였다. 그걸보고 신세대는 뭘 그렇게 사냐고 비웃지만 그런 신세대들은 대개 패스트 푸드같은 환경에서 대충산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썩어가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고전은 이래서 고전인가 보다. 다시 읽으면 다시 씹히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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