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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키워드 여행

북해도 여행 : 긴 3천킬로의 드라이브

by 격암(강국진) 2012. 8. 23.

한주간 북해도까지의 자동차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사이타마현 와코시로 동경과 경계선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서 제 차에 아내와 두 아이들을 싣고 북해도까지 다녀왔습니다. 긴 여행은 많은 것을 남기는 것이라 오히려 이런 여행이었다고 정리해두기가 어렵고 그때문에 오히려 잊혀져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일단 이번 여행의 일정등을 간단히 기록삼아 남겨봅니다. 자세한 사진이나 소감은 차차 시간나는 대로 올려보겠습니다.


제가 운전한 거리는 약 3천킬로미터쯤 됩니다. 그 대강의 일정은 이렇습니다.


출발 (와코시)

아키타의 건강센터에서 숙박. 

아키타현의 가쿠노다테 

아키타현 오다테

아오모리 항에서 밤 2시 40분 배를 탐

하코다테 항 도착 

도야호수 

노보리베츠

후라노 도착, 숙박.

비에이 숙박

아사이야마 동물원

삿뽀로 숙박

니세코 후키다시 공원

하코다테에서 밤 3시 배를 탐

아오모리항 도착

아키타현 아키타시 

동해안을 접한 해안쪽으로 니가타까지 남하.

집에 도착


이번 여행의 기본은 차를 가지고 아오모리항의 배를 타서 북해도의 후라노와 비에이 지역에서 2박하면서 그곳의 분위기를 즐긴후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만 그 외에도 아키타현에 두번이나 들리는 일과 일본에서 일본해라고 불리는 동해쪽의 해변을 따라 달리는 일정까지 있었습니다.


아키타현에 가며 오며 들리게 된 사연은 개인형때문이었습니다. 처가에서 일본 아키타를 관광여행하시고 개인형을 하나샀는데 그걸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개가 그만 다리쪽이 약간 깨진데다가 -재질이 플라스틱이나 세라믹같은 종류입니다- 더 큰 걸사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을 두고 두고 하시는 터였습니다. 그러나 아키타현만 가면 있을 줄 알았던 개인형은 유명한 도시를 몇개를 돌아도 결국 아무도 모르는 인형이었습니다. 덕분에 아키타현 관광을 하고 아키타현에서 유명한 음식이라는 기리탄포만 시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본래 계획을 세세히 세우고 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가능하면 자동차 여행을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낡은 내비와 저의 무딘 길찾는 능력, 그리고 충동적인 선택들이 결합하면 어느정도 애초의 계획의 틀은 지켜지는 듯도 합니다만 애초에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여행이 되는 것이죠. 


여행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후라노와 비에이 지역은 아름다운 초원과 꽃밭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라벤더 꽃밭이 특히 유명합니다만 저희가 도착했을때는 꽃밭은 남아있지만 라벤더 철은 지난후였습니다. 


시간과 돈의 절약을 위해 전체 여행일정중에서 하루는 찜질방 숙박하는 것과 같은 건강센터에서 숙박을 했으며 이틀은 배위에서 잠을 잤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낮에 휴식을 취한다고 각각 또 한번씩 온천에 갔는데 둘다 모두 즐거운 온천방문이 되었습니다. 한번은 도야호수가에 있는 호텔에서 쉬었고 또 한번은 동해와 접한 해안가의 해수온천장이었습니다. 


여행내내 제가 자주 느꼈던 것은 유명한 곳은 재미가 없으며 심하게 말하면 가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은 항상 예기치못한 곳에서 나오는 것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딸아이가 알고 있었다는 이유로 시식해본 기리탄포가 즐거웠습니다. 거기에 그런걸 먹으러 간것은 아니었지만 말이죠. 된장과 간장만드는 곳에서 시식도 하고 선물도 받게 된것도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순전히 쉬려고 들어간 도야호수가의 호텔 온천장은 수영복을 입고 놀기도 하는 물놀이장을 겸한 곳이었는데 그것도 재미있었고 특히 아이들이 좋아했습니다. 튜브타고 내려오는 것같은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들은 나중에 간 동물원도 좋아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해질녘에 드라이브했던 것, 비에이 호텔주변을 아내와 산책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치즈만들기 체험을 해서 숲속에서 산 빵에 직접 만든 치즈를 발라먹었는데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 


후라노에 도착할 무렵은 이미 해가 지기시작할 무렵에서 해가 져버릴 무렵이었는데요. 그때 후라노의 들판을 드라이브하는데 아주 좋은 냄새가 났습니다. 시골냄새라지만 나중에 보니 하루중 그때, 거기서가 아니면 그런 분위기와 냄새가 나지 않더군요. 처음가는 곳이지만 마치 고향처럼 그립게 느껴지는 냄새를 느끼며 드라이브를 했던 탓에 후라노에 대한 저의 첫인상은 매우 좋은 것이었습니다. 


후라노도 그렇고 비에이도 그렇고 넓은 평야에 광고에 나올것 같은 초원이 펼쳐진곳이 많습니다. 다음날도 그런 곳들을 행복하게 드라이브하면서 북해도에 온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번 북해도 여행에서 아쉬웠다고 한다면 그건 인간을 느낀다는 점이 약했다는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경치도 중요하지만 결국 기억에 남고 아 여기 한동안 살아봐도 좋겠다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거기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관광객상대라는게 분명해 보이는 레스토랑보다는 현지인들이 즐겨갈것같은 선술집같은 곳에 가보면 아 이게 이곳의 진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오키나와인들의 역사가 남아있는 오키나와와는 달리 북해도는 현지인들의 문화가 거세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북해도는 특히 삿뽀로는 왠지 모르게 외로운 곳으로 느껴졌습니다. 저는 삿뽀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식민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관광산업이란게 뭔지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건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쓰기로 하고 그래도 그나마 기억에 남는 것은 비에이 호텔주변을 산책했던 일인데요. 물론 산책길에서 예쁜 집들이며 꽃밭을 보게 된 것이 좋았지만 북해도의 아름다운 곳들에 비하면 경치자체는 그다지 대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꽃밭을 지나 뒷골목으로 접어드니 길지 않아도 현지인들이 사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곳에 있는 허수아비며 해바라기가 그나마 북해도를 덜 외롭게 기억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밖에도 매일 매일 멋진 것, 아름다운 것을 보았습니다. 우연히 들린 북해도의 이름없는 해수욕장도 좋았고 생생한 천둥번개를 봤던 일이나 동해쪽의 일본 바다를 구경한 일도 좋았습니다. 노을진 하늘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사진기술이 없어서 아름다운 사진은 없습니다만 정리가 되는데로 사진도 몇장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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