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아내에게 읽으라고 선과 모터사이클 1부를 번역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장경렬의 번역으로 한글판이 나와있지만 그때는 그렇지 못한 때 였지요. 초벌번역이고 1부만 있지만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을 맛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올려 드립니다. 이 글은 퍼가시는 것은 곤란합니다.
선과 오토바이 관리 기술 : 가치에 대한 한 연구
로버트 퍼시그.
작가로부터.
지금부터 나오는 이야기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비록 수사학적인 이유로 많이 고치기는 했지만 이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실화로 생각되어야 할것이다. 이책은 정통 선불교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된다. 이 이야기는 오토바이에 대해서도 모든 것이 정확하다고 말할수 없다.
좋다는 것은 뭘까, 패드러스.
그리고 좋지 않다는 것은 뭘까.
누군가에게 그런걸 물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1부
1.
오토바이 왼쪽 손잡이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나는 시계를 볼수가 있었다. 지금은 아침 8시 30분이다. 바람은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는 때에도 따뜻하고 축축하게 느껴졌다. 아침 8시 30분에 이렇게 뜨겁고 찌는 듯하다면 나는 오후에는 날씨가 어떨런지 궁금했다.
바람속에는 길가의 습지에서 나오는 쏘는듯한 냄새가 있었다. 우리는 오리 사냥 늪지가 사방에 있는 중앙평원 지역에서 북서쪽으로, 그러니까 미네아폴리스에서 다코타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이 도로는 몇년전에 4차선이 나란히 생긴이후에 별로 사람이 다니지 않게된 2차선 이었다. 우리가 습지를 지날때 갑자기 공기가 차가워 졌다. 곧이어 우리가 그곳을 지나자 공기는 뜨거워 졌다.
나는 이 지역을 달리게 되서 기쁘다. 이곳은 눈을 끄는게 아무것도 없어서 전혀 유명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래서 매력이 있었다. 이런 길을 따라 달리면 긴장이 사라진다. 우리는 부들개지와 늪지의 풀들을 지나서 또다른 부들개지와 늪지의 풀들로 낡은 콘크리트 도로 위를 달렸다. 여기저기 물길이 보였고 자세히 보면 부들개지 가장자리로 오리를 볼수가 있었다. 그리고 거북이들 ... 거기엔 빨간날개를 가진 찌르레기가 있었다.
나는 크리스의 무릎을 치고 그것들을 가르켰다.
"뭐요?" 크리스가 외쳤다.
"찌르레기!"
내가 듣지 못한 뭔가를 크리스가 말했다. "뭐라고?" 내가 다시 외쳤다.
크리스는 내 헬맷뒤를 잡고 다시 더 크게 외쳤다. "아빠 난 그런거 아주 많이 봤어요!"
'아-아" 내가 다시 외쳤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열한살의 나이에는 빨간날개를 가진 찌르레기따위를 보고감탄하지 않는다.
그런 일을 위해서는 좀더 나이를 먹어야 한다. 내게있어서는 그런 풍경은 그가 가지고 있지않은 많은 추억과 연결이 되어 있다. 늪지의 풀들이 갈색으로 변하고 부들개지가 북서풍에 흔들리는 차가운 아침들 같은 것 말이다. 오리 사냥철이 시작되고 우리가 아침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동안 엉덩이까지 올라오는 부츠에서는 쏘는듯한 냄새가 났다. 늪지가 죽은듯 얼어붙은 겨울도 있다. 나는 죽은 부들개지사이로 눈과 얼음위를 걸어다닐수 있었다. 보이는 것은 회색빛 하늘과 죽어있는 것들 그리고 차가운 것들 뿐이었다. 그무렵이면 찌르레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7월이고 새들은 돌아와있다. 늪지의 모든 부분들이 가장 생동감있게 살아서 웅웅거리고 부스럭거리고 웽웽거리고 짹짹거리고 있었다.모든 것이 상서로운 연속체로서 존재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휴가를 즐길때는 모든 것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자동차안에서는 우리는 항상 갇혀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자동차 창문사이로 보이는 것이 그저 티브이를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내발 아래 10센치미터 아래로 웅웅거리는 콘크리트는 실감나게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딛고 걸어다니는 그것이 거기에 있다. 흐릿하게 보여서 촛점이 잡히지는 않지만 언제나 땅에 발을 내려서 느껴 볼수가 있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탈때면 그 모든 것을, 그 모든 경험을 우리는 항상 직접적으로 느낀다.
크리스와 나는 앞쪽에서 달리는 친구들과 함께 몬타나로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아마도 우리는 그보다 먼곳까지 여행을 하게 될것이다. 일정은 일부러 정확히 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어딘가에 도착하기 보다는 그저 여행을 하기위해 여행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단지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도로는 2급도로가 좋았다. 포장된 국도가 제일 좋았고 주에 소속된 고속도로가 그다음이었다. 최악인 것은 연방 고속도로였다. 우리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우리가 이 말을 할때는 '시간'보다는 '좋은'쪽에 힘을 줘서 말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전혀 달라지게 된다. 구불구불한 언덕길은 초를 재며 달릴때는 길게 느껴지지만 상자안에서 오른쪽 왼쪽으로 밀리지 않고 오토바이를 달리고 있을때에는 훨씬 더 즐거운 길이 된다. 차들이 없는 길은 안전할뿐만 아니라 더 즐겁다. 드라이브 인이나 광고판이 없는 길은 더 좋다. 이런 길은 작은 숲이나 목초지나 과수원들이 있고 잔디가 거의 어깨까지 자라나 있는 길이다. 이런 길에서는 아이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사람들은 현관에서 그게 누군가를 쳐다본다. 당신이 길을 물어보거나 정보를 구할때면 대개 기대한것보다 답이 길어지고 사람들은 당신에게 어디서 왔는가 얼마나 오랬동안 여행하고 있는가 따위를 물어본다.
내 아내와 내가 친구들과 함께 이런 길들을 달리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전의 일이다.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때때로 그런 길들을 달렸고 때로는 다른 주요 도로로 가는 지름길로서 그길을 달렸다. 그리고 언제나 풍경은 근사했다. 우리가 그길들을 통과해 나올때면 언제나 긴장이 풀리고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아주 여러번 그런 길들을 달리고서야 우리는 뻔한 사실을 깨달았다 : 그 길들은 정말로 주요도로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삶의 리듬과 그길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격이 달랐다.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다른 곳의 사람들은 예의바르게 굴기에는 너무 바빳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바로 여기 그리고 바로 지금이라는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것들을 잊어버린 사람들은 바로 도시로 떠난 사람들이며 그들의 자식들이었다. 그 발견은 놀라운 것이었다.
나는 왜 우리가 그런 사실을 깨닫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하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것들을 봤지만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아니 그런걸 깨닫지 못하도록 훈련이 되어있었다. 아마도 진짜 중요한 일들은 대도시에서 벌어지고 그런 장소들은 그저 오지들일뿐이라고 생각하도록 세뇌 당했던 것일 것이다. 그건 이상한 일이었다. 진실이 문을 두드리는데 당신은 이봐 가버려 나는 진실을 찾고 있다고 하고 말한다. 그래서 진실은 가버린다.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일단 당신이 깨닫고 나면 물론 당신은 무슨일이 있어도 그길로 간다. 주말에도 저녁때도 휴가때도 그렇다. 우리는 2급도로의 진짜 광팬이 되었고 그런 길들을 달리면서 배우는 것이 있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지도를 보고 좋은 길을 골라내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만약 길이 구불구불하다면 그건 좋은 일이다. 그건 언덕이 있다는 말이다. 그길이 큰 읍내에서 대도시로 가는 주요도로같다면 그건 나쁘다. 제일 좋은 길들은 아무것도 아닌 곳에서 아무것도 아닌 곳을 연결하며 그길을 더빨리 가는 다른 길들이 존재하는 길들이다. 만약 큰읍내에서 북동쪽으로 가야할것같으면 그읍내에서 직선으로 오랬동안 달려나와서는 안된다. 일단 빠져나와서는 약간 북쪽으로 갔다가 다시 동쪽으로 가고 그리고 다시 북쪽으로 가야한다. 그렇게 하면 곧 그 지역주민들만 사용하는 2급도로를 타게 된다.
중요한 것은 길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 길은 눈으로보고 길을 찾는 그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는 길이기 때문에 갈림길에서 표시가 없다고 해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그리고 종종 실제로 표지판이 없다. 표지판이 있어도 그 표지판은 대개 잡초에 가려서 튀어나와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는 작은 것이다. 시골길의 표지판은 두번 말해주는 일이 거의 없다. 한번 잡초에 가린 표지판을 놓치면 그건 누구 다른 사람문제가 아니고 그냥 당신의 문제가 되어버린다. 게다가 고속도로 지도는 시골길에 대해서는 정확하지가 않다. 때로 시골길을 따라달리면 바퀴자국이 두줄기 난 길로 길이 변한다. 그리고 초원이 나오면서 끝이 나거나 아니면 어떤 농부의 뒷마당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로 완전히 근거없는 추측을 하거나 우리가 발견한 몇개의 단서에 근거해서 추론을 하면서 돌아다닌다. 나는 태양이 나오지 않는 흐린날을 위해서 주머니에 컴퍼스를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마지막 갈림길에서 거리를 재서 뭘찾아야 할지 알수 있게 해주는 지도를 기름탱크위의 특별한 가방 위에다 올려놓는다. 그런 도구들을 갖추고나서, 또 어딘가에 도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지워버리고 나면 문제는 별로 없다. 우리는 미국 어디나 우리맘대로 갈수가 있다.
노동절이나 전몰장병기념일의 주말이면 우리는 그런 길에서 다른차들을 보지 못한채 수킬로 미터를 달리곤 한다. 그러다가 연방 고속도로를 지날때면 지평선까지 범퍼들이 서로 맞닿게 이어져 있는 자동차들을 보게 된다. 그안에 있는 찡그린 사람들의 얼굴. 아이들은 뒷좌석에서 울고 있다. 나는 그들에게 뭔가를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들은 얼굴을 찡그리고 어딘가 바쁘게 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는 것이다.
나는 저 습지들을 수천번 보았다. 그러나 매번 그들은 새롭게 느껴진다. 이습지를 상서롭다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습지는 마찬가지로 잔인하고 무정하다고 말할수도 있다. 습지는 그 모든 것들이다. 그러나 진정한 습지란 그런 생각들의 중간어디를 능가하는 어떤 곳에 존재한다. 저기! 엄청난 수의 빨간날개를 가진 찌르레기가 부들개지들 사이에서 우리 소리에 놀라 솟아올랐다. 나는 다시 한번 크리스의 무릅을 때렸다. ... 그러나 그애는 이걸 '아주 많이 봤다'라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뭐요?" 크리스가 다시 외쳤다.
"아무것도 아냐."
"아이. 뭐요?"
"그냥. 그냥 뒤에 잘있나 확인해 본거야." 나는 이렇게 소리를 치고는 더 이상말하지 않았다.
소리치는걸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다음에야 달리는 오토바이위에서는 길게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대신에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사물들을 느끼고 그들에 대해 명상하는데 쓴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들을 생각하고 날씨의 낌새라던가 기억나는 여러가지 것들을 생각한다. 오토바이나 그 지역생각을 하기도 한다. 모든 걸 최대한 느긋하게 길게 생각하는 것이다. 급하다는 생각이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일이 없이 말이다.
내가 앞으로의 시간속에서 하고 싶은 일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상 바쁘다.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를 할 기회를 좀처럼 갖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매일을 얇팍하게 끝없이 살아간다. 그렇게 단조롭게 살다보면 수년이나 지난 어느날 그 많던 시간을 뭐에 썼는지 알수 없게 되고 그 시간들이 그렇게 가버리고 만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시간이 있고, 우리가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 시간을 중요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깊이있게 이야기 하는데 쓰고 싶다.
내가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이동식 문화학교 - 이게 내가 생각해 낼수 있는 유일한 이름이다. - 같은 것이다. 전에는 미국, 바로 우리가 지금 있는 이 미국에 텐트를 치고 여행을 하는 이동식 문화학교가 있었다. 그 학교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교화하고 즐겁게 해주고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학교들은 듣는 사람들의 귀와 생각속으로 문화와 계몽을 전달하기 위해 존재했다. 문화학교는 나중에 더 호흡이 빠른 라디오, 영화 그리고 티브이 같은 것들에게 밀려났지만 내 생각에 이러한 변화는 꼭 모든 면에서 좋아진 것이라고는 말할수 없다. 아마도 그런 변화들때문일테지만 지금은 온나라 사람들의 생각이 더빠르고 더 넓게 물처럼 흘러다니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런 생각들은 깊이가 얇다. 전의 물길은 그런 흐름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새로운 생각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파괴와 난장판이 과거의 둑을 따라 점점 더 크게 번지고 있다. 이 문화학교에서 내가 하려는 것은 새로운 사고의 물길을 뚫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각종 오폐물과 너무 자주 반복되어지는 상투어로 막혀있는 오래된 사고의 물길을 더 깊게 파내고자 한다. "뭐 새로운거 없나"하는 생각은 언제나 흥미롭고 우리를 넓혀주는 질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런 질문만을 계속한다면 끝없이 사소한 일과 유행의 변화에 시달리게 되며 결국 이런 것들은 내일이 되면 또다른 오폐물로 변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것들 대신에 "무엇이 가장 좋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이런 질문은 점점 넓어지기 보다는 보다 깊게 물어보게 되는 질문이며 오폐물을 씻어내리는 질문이다. 인간의 역사를 보면 한때는 생각의 깊이가 너무 깊기만 해서 변화가 불가능해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새로운 것이란 일어날수가 없었고 "가장 좋은것"이란 교리처럼, 독단적으로 결정되어지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지금은 우리의 상식적 사고가 스스로의 경계를 허물고 어떤 중심적 방향성이나 목적을 상실하고 있다. 생각의 낮은 저지대는 홍수가 휩쓸고 그 고지대는 섬처럼 고립되어 그저 내부적 관성이 주는 사치스러운 만족감을 제외하고는 목적이라곤 없이 존재한다. 지금은 필요한 것은 사고의 경계를 깊게하는 작업이다.
저 앞쪽에서 다른 오토바이를 탄 서덜랜드와 그의 아내 실비아가 길가의 피크닉 장소로 차를 돌리고 있었다. 몸을 좀 펴야할 시간이다. 나는 오토바이를 그들 옆쪽으로 정지시켰다. 실비아는 핼맷을 벗고 머리카락을 흔들어 펴고 있었다. 존은 그의 BMW 오토바이를 지지대로 세웠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주 자주 여행을 했기 때문에 서로 흘낏보기만해도 서로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수 있었다. 우리는 지금 그저 침묵을 지키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런 시간에는 피크닉 벤치가 비어져 있다. 이 피크닉 장소에 사람이라곤 모두 다해서 우리 뿐이었다. 존은 잔디밭을 가로질러 주물로 만든 펌프로 가더니 마실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크리스는 작은 동산너머 나무사이를 거닐더니 작은 개천으로 갔다. 나는 그냥 주변을 둘러보고만 있었다.
이윽고 실비아가 나무로 만든 피크닉 벤치에 앉더니 다리를 하나씩 천천히 펴서 들어올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고 있었다. 오랜 침묵은 그녀가 우울하다는 이야기다. 나는 그녀에게 그 점을 지적했다. 그녀는 얼굴을 들더니 다시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그 다른 길로 오던 차안에 있던 사람들 때문에 그래요." 그녀는 말했다.
"처음본 사람이 너무 슬퍼보이더라구요. 그리고 다음 사람도 똑같이 슬퍼 보였어요. 그리고는 다음 사람, 다음 사람 .. 그 사람들은 모두 똑같이 보이더군요."
"뭐 그사람들이야 단지 출근길이니까 그렇죠."
그녀가 그런 점들을 느낀 것은 예민한 것이지만 사실 그런 사실들에 이상할 것은 없었다.
"글쎄. 뭐. 일이잖아요." 나는 다시 말했다. "월요일 아침이겠다. 절반은 졸고 있을 겁니다. 월요일 아침에 밝게 웃으며 직장에 가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게 단지. 그사람들 정신이 너무 없는 것같더라고요." 그녀가 말했다. "마치 다 죽은 시체들인것처럼 말이죠. 마치 장례식행렬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녀는 발을 둘다내리고 이제는 더이상 발을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무슨말을 하는지 알수 있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말해서 그건 별로 결론이 없는 이야기였다. 살자면 일해야 하고 그게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었다. "난 늪지를 봤어요" 내가 말했다.
조금시간이 흐르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물었다. "뭘 보셨어요?"
"거기 빨간 날개를 가진 찌르라기가 정말 많더라구요. 우리가 지나가니까 갑자기 날아오르더군요."
"아 그래요?"
"그걸 다시보니까 좋았습니다. 기억나게 하는게 많거든요. 여러가지 생각들과 여러가지 일들. 아세요?"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빙그레 웃었다. 그녀뒤로 짙은 녹색의나무가 보였다. 그녀는 이 이상한 언어를 이해했다. 당신이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과는 상관없는 것을 전달하는 언어를 말이다. 그녀가 딸처럼 보인다.
"그래요." 그녀가 말했다. "멋지더군요."
"그걸 보세요." 내가 말했다.
"좋아요."
존이 나타나서 오토바이위의 장비들을 확인했다. 그는 줄을 좀 조절하더니 안장을 열어서는 그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가 물건들을 몇개 땅에 늘어놓았다. "줄이 혹시 필요하면 언제든 말만하라구." 그가 말했다. "세상에. 아마 내가 필요한 것보다 5배는 가지고 온것같아."
"아직은 아냐." 내가 대답했다.
"성냥은 어때?" 여전히 뒤적거리면서 그가 말했다. "선탠로션, 빗, 신발끈 ... 신발끈? 왜 신발끈이 있지?"
"우리 다시 시작하지 말자구요." 실비아가 말했다. 그들은 서로를 정색하고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둘다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아. 신발끈이 언제 끊어질지야 아무도 모르지." 내가 엄숙하게 말했다. 그들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다.
크리스가 곧 나타났다. 이제 가야할 시간이었다. 크리스가 준비하고 오토바이에 올라타는 동안 서덜랜드 부부가 먼저 출발했다. 실비아는 손을 흔들고 있었다. 우리는 다시 고속도로를 탓다. 나는 그들이 앞쪽에서 거리를 벌려가는것을 볼수 있었다.
여러달 전에 저 둘은 이 여행동안 열어보려고 하는 문화학교의 주제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 이문제는 아마도, 비록 확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 둘사이의 저변에 흐르는 부조화와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부조화라는 것은 어느 결혼에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의 경우에는 좀더 비극적이다. 어쨋든 내게는 그렇게 보인다.
그건 저들간의 성격차문제가 아니었다. 그건 양쪽다 비난할수 없고 양쪽다 해결책이 없는 문제였다. 나도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단지 여러가지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 생각들은 존과 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한 문제에 대해서 가지는 작은 의견차에서 도출되었다. 그 문제란 사람들이 자기 오토바이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내생각에는 오토바이를 가진 사람들이 작은 도구상자와 모든 오토바이에 딸려나오는 설명서를 이용해서 자기 오토바이를 정비하고 조정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평범한 일인것 같았다. 그는 능력있는 기계공이 그런일을 하게 하는 쪽을 선호했다. 그래야 일이 제대로 된다는 것이다. 양쪽 주장이 모두 이상할게 없는 것이다. 이 사소한 차이는 우리가 많은 시간을 같이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고, 종종 시골의 노변가게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떠들어 대는데 쓰지 않았더라면 결코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란 우리가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이야기한 이래 생각했던 것 그러니까 지난 30분이나 45분쯤 동안에 생각했던 것들을 말한다. 그런 이야기 주제가 길이라던가 날씨라던가 사람들이라던가 오랜된 추억이라던가 신문에서 본일들이라면 대화는 자연스럽고 즐겁게 풀려나갔다. 그러나 오토바이의 성능에 대해 내가 생각을 하고 그걸 이야기하게 될때마다 풀려가던 대화는 중단이 되고는 했다. 대화는 더이상 진전이 없었다. 연속적으로 흘러가던 대화에 침묵과 중단이 생겼다. 그건 마치 캐톨릭과 개신교인 두 사람의 오래된 친구가 나란히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인생을 즐기고 있는 것과 비슷했다. 그러다가 출산조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럼 완전히 대화는 얼어붙고 만다.
게다가 물론, 우리가 이런 문제를 발견하게 되면 마치 우리가 어느날 치료했던 치아에서 땜질한것이 떨어져 나온 걸 발견한 때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결코 그걸 잊어버릴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걸 탐구하고 그쪽을 피해서 먹고 눌러보고 생각하고 하게되는데 그게 즐거워서 그러는게 아니라 머릿속에서 그 생각을 지워버릴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좀더 이 오토바이 관리문제를 탐구하고 내 주장을 밀어부칠수록 그는 더욱더 이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물론 그런 태도는 나로하여금 더욱더 많이 이문제를 탐구하고 내 주장을 개진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일부러 그를 불편하게 하고자 하는게 아니었다. 그러한 민감성은 뭔가 더 깊은 것 때문에 나타나는 증세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건 저 표면아래에 있는 어떤 명백하지 않은 무언가였다.
출산 조절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때 대화를 가로막고 얼어붙게 만드는 것은 아이가 더 필요하다던가 덜 필요하다던가 하는 주장이 아니다. 그건 단지 표면적인 것이다. 그 아래에 있는 것은 믿음의 충돌이다. 체험적 사회계획에 대한 믿음과 캐톨릭 교회의 가르침에서 나타나는 신의 권위에 대한 믿음이 충돌하는 것이다. 당신은 스스로가 자신이 하는 말에 질릴정도로 계획을 가지고 부모가 되는 일이 얼마나 현실적인가를 떠들수있다. 그러나 결론은 어느쪽으로도 나지 않는다. 왜냐면 당신에게 반대하는 그사람은 사회적으로 현실적인 것이라면 뭐든지 좋은 것이라는 기본가정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서 좋은 것이란 다른 기초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그에게 있어서는 사회적인 현실성이란 것과 똑같이가 아니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다.
존도 이와 같았다. 나는 현실적 가치와 오토바이 관리의 가치를 목이 쉬도록 이야기 할수도 있지만 존에게 있어 그건 전혀 씨도 먹히지 않는 이야기였다. 내가 그문제에대해 두문장만 말하면 그의 눈빛은 흐릿해졌다. 그는 주제를 당장 바꾸거나 다른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는 그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
실비아는 이문제에 있어서는 완전히 존과 동감이었다. 실은 실비아의 어조는 더욱 강했다. 그녀가 사려깊게 행동할때면 그녀는 "그건 전혀 다른 문제예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행동하고 싶지 않을때면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쓰레기치우기나 마찬가지죠." 그들은 이해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것에 대해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 내가 왜 나는 기계다루기를 즐기는데 그들은 그걸 질색하는가를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 이유는 애매해졌다. 본래는 사소했던 이 의견 차이의 궁극적인 원인은 더 더욱 깊은 곳에 있는 것같았다.
그들이 무능해서일거라는 이유는 당장에 기각되었다. 그들은 둘다 충분히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그 둘다 정신과 에너지만 집중한다면 한시간 반이면 오토바이 정비를 배울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들인 노력은 돈과 걱정과 시간 낭비를 줄여줘서 거듭 거듭해서 보답을 해 줄것이었다. 그리고 그들도 그걸 알고 있다. 아니 모르는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질문을 그들에게 던져본적이 없다. 그건 그냥 내버려 두는게 좋았다.
그러나 나는 미네소타의 새비지에 있는 바의 바깥쪽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한다. 그날은 너무 더운날이었고 나는 퍼져버리기 직전이었다. 우리는 바에서 한시간 정도 시간을 보냈고 밖으로 다시 나왔다. 오토바이는 이때 너무나 뜨거워져서 올라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보일정도였다. 내가 시동을 걸고 출발할 준비가 되었을때 존은 킥 스타터로 열심히 펌프질을 하고 있었다. 가솔린 냄새가 마치 내가 정유소옆에 있는 것처럼 나서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나는 이렇게 지적하면 그가 엔진이 흠뻑 젖어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 그래. 냄새 많이 나는 군."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여전히 펌프질을 계속했다. 그는 펌프질을 하고 또하고 뛰어 올랐다가 다시 펌프질을 하는 일을 계속했다. 마침내 숨이 너무 차고 얼굴 가득히 땀이 차오르자 그는 더이상 펌프질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맥주나 한잔더 하러가자고 말했다. 우리가 맥주를 마시는 동안 플러그를 뽑아서 말리고 실린더에 공기를 쏘이게 하면 될터였다.
세상에. 그는 싫다고 했다! 그는 그런 종류의 일에는 관련되기 싫었다.
"그런 종류의 뭐?"
"아 그 도구를 꺼내고 뭐 그런 거 있잖아. 오토바이가 시동이 걸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구. 이건 완전히 새거라구. 그리고 나는 설명서에 나와있는대로 하고 있고 말이야. 봐. 시키는 대로 초크를 끝까지 열었다구."
"끝까지 열었다구! 초크를?"
"설명서에 그렇게 나와있어!"
"그건 엔진이 차가울때 이야기지!"
"우린 저안에 최소한 30분은 있었다구!" 그가 말했다.
나는 이제 열이 올랐다. "존, 오늘은 더운 날이라구." 나는 말했다. "그리고 심지어 꽁꽁 얼어붙는 날에도 엔진이 식는 데는 그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구."
그는 머리를 긁적였다. "왜 설명서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지?" 그가 다시 초크를 열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킥스타터를 밟았을때 오토바이는 시동이 걸렸다. "내 생각에 이거면 된거같은데.". 그는 기분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우리는 거기서 가까운 지역에 다시 나갔고 같은 일이 또다시 벌어졌다. 이번에는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결심했다. 그리고 아내가 가서 좀 봐주라고 할때도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진짜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기전에는 그는 도움받는 것을 얹짢게 생각할 터였다. 나는 아내에게 그렇게 말했다. 우리는 그늘진 곳으로 가서 앉아서 기다렸다.
나는 그가 펌프질을 계속하는 동안 실비아에게 엄청나게 예의바르게 처신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그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는 이야기다. 그녀는 하나님 제발하는 식의 표정을 짓고서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나에게 아무 질문이나 한가지만 한다면 나는 가서 진단을 내려줄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가 시동을 거는데까지는 15분은 걸렸을 것이다.
나중에 우리는 다시 미네소타 호수에서 맥주를 마셨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모두가 떠들어 대고 있엇다. 그러나 존은 조용했다. 나는 그가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다. 아마도 그렇게 편치않아진 마음을 풀기위해서 일테지만, 많은 시간을 보낸뒤에야 마침내 그는 말했다. "이것봐. 오토바이가 그렇게 시동이 걸리질 않으면 그건 정말 ... 나를 안에서 괴물로 변하게 만드는 것같아. 나는 정말 편집증에 걸린 것처럼 된다구." 이렇게 말을 하고 나자 그는 좀 편해진것 같았다. 그는 더 말했다. " 그 사람들은 정말 이 오토바이 한대를 가지고있었던 거야. 알겠어? 이 골치덩이 말이야. 그리고 이걸 어쩔지 몰랐지. 그걸 공장으로 다시 돌려보내야 할런지 아니면 고철로 팔아버려야 할지 말이야. 그리고 그러던 마지막 순간에 그 사람들이 내가 오는 것을 본거야. 주머니에 천팔백달러를 가지고 말이지. 그 사람들은 이제 문제가 해결된거지."
나는 노래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로 정비를 배워보라고 다시한번 간곡히 말했다. 이번에는 그도 들으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그는 때로 정말로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대화는 다시 막혀버렸다. 그는 바로 우리 모두가 마실 다음번 순번의 맥주를 가지러 갔다. 그리고 그 주제는 그걸로 그만이었다.
그는 고집센 사람이 아니다. 속이 좁은 사람도 아니며 게으른것도 아니고 어리석은 것도 아니었다. 도무지 왜 그런지 쉽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그문제는 그저 내버려 둔채로 남았다. 제아무리 돌리고 돌리고 돌려보아도 답이 나오지 않는 미스테리로 남았다. 답이 없는데 자꾸 그문제로 돌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손을 들고 항복을 선언할수 밖에 없었다.
혹시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말이 되질 않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토바이를 관리할줄 알았다.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엔진을 건드리거나 하는 일이 없다. 그리고 읍정도만 되도 보통 사람들은 가질수가 없는 진단 도구나, 비싼 기중기, 특별한 도구를 설비한 자동차 수리소가 있다. 자동차 엔진은 건드리기가 쉽지않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그러나 존의 오토바이, BMW R6, 에 대해 말해 보자면 여기서 솔트레이크 씨티까지 정비해줄 사람이 아마 하나도 없을 것이다. 만일 어디 차단기라던가 플러그가 타버린다면 그는 끝장이 나는 것이다. 나는 그가 여분의 차단기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는 그런게 뭔지도 몰랐다. 사우쓰 다코타의 서쪽이라던가 몬타나 같은 데서 오토바이가 서버린다면 나는 그가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모른다. 아마 인디언에게 오토바이를 팔아버려야 할것이다. 지금 이순간 그가 뭘하고 있는 지는 알고 있다. 그는 매우 조심스럽게 그런 문제에 대한 모든 생각을 피하고 있다. BMW는 기계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리고 존은 그걸 믿고 의지하고 있었다.
나는 이런 것들이 단지 그들이 오토바이에 관해서 가지는 괴상한 태도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문제들에서도 이것들이 연장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느날 그들부부의 부엌에서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을때였다. 나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똑똑 새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물이새는 것은 지난번에 왔을때도 그랬다. 아니 생각해보면 내가 기억할수 있는 한도내에서는 그 수도꼭지는 언제나 물이 새고 있었다. 내가 그점을 지적하자 존은 지난번에 새로운 수도꼭지 세척기로 그걸 고쳐보려고 했지만 잘 안됐다고 대답했다. 그가 말한 건 그게 다였다. 그 문제는 그게 다라는 식으로 그냥 넘어갔다. 만약 수도꼭지를 고치려고 해봤는데도 고쳐지지 않았다면 나는 그저 물새는 수도꼭지를 가지고 살 팔자인 것이다.
똑똑똑 물떨어지는 소리가 몇주고 몇년이고 계속되는게 신경에 거슬리지 않는다는건가하고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신경을 쓰고 있거나 걱정을 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 똑똑똑하는 물소리에 신경쓰지 않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다.
이런 결론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이 무엇이었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떤 영감, 어느날의 통찷력, 아마도 똑똑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 시끄럽게 들리던날 실비아가 뭔가 말을 하려고 했고 그럴때 실비아의 기분이 미묘하게 달랐던 것, 뭐 그런 것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매우 가녀린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날 그녀가 그 물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고 있을때 아이들이 들어와서는 그녀를 방해했다. 그리고 그녀는 아이들에게 화를 냈다. 만약에 그녀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물소리가 들리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그 아이들에게 그렇게까지 화를 냈을 것같지는 않았다. 아이들의 시끄러움이 똑똑 물이 떨어지는 소리와 결합해서 그녀를 폭발시킨 것이다. 내가 충격적으로 깨달은 것은 그녀가 수도꼭지는 탓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의도적으로 수도꼭지는 무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수도꼭지에 무심한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수도꼭지에 대한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고 그 빌어먹을 똑똑똑소리는 그녀를 숨넘어가게 만들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 문제의 중대함을 뭔가의 이유로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지 않았다.
왜 물새는 수도꼭지에 대한 감정을 억누르는 걸까.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때 그 생각이 오토바이 정비에 대한 생각과 결합되었다. 다시 그 생각들이 내 머리위에 달려있던 전구에 닿았다. 아-아-아! 나는 깨달았다.
그건 오토바이정비도 아니고 수도꼭지도 아니었다. 그들이 받아들일수 없었던 것은 모든 종류의 기계문명이었다. 그러자 모든게 맞아떨어지기 시작했고 나는 이제 정말 문제를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비아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창의적인 일이라고 말하는 친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의 사진이며 그림이며 스케치 속에서는 기계문명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물론 그녀가 수도꼭지에 짜증 낼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뭔가를 아주 깊게 그리고 영원히 증오할때 순간적인 짜증같은 것은 보통 억누르기 마련이다. 존은 당연히 오토바이 수리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화제를 돌렸다. 그가 그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그런 순간에도 말이다. 그건 기계문명이었다. 그래 그건 뻔한 일이었다. 일단 답을 알게되면 그답은 정말 뻔하게 느껴진다. 그들이 오토바이를 타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계문명에서 탈출해서 신선한 공기와 햇볕이 있는 전원으로 가기 위해서 였다. 그들이 마침내 탈출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그 시점, 그 장소에서 내가 그것을 불러들이는 것은 그둘 모두를 뻣뻣하게 만들었다. 엄청나게 말이다. 그게 그런 화제가 나오기만 하면 대화가 끊기고 얼어붙는 이유였다.
그들은 가끔 최소한의 단어들을 써서 끔찍스럽다는 듯이 "여기"라던가 "모든 것"에 대해 말했다. "여기서 벗어날수가 없어" 이렇게 말이다. 내가 "여기라니 뭘 말이야?"하고 물으면 그 대답은 "모든 것"이라던가 "서로 얽힌 모든 것"이라던가 "이 시스템"같은 것이 될터였다. 실비아는 한번은 내게 변명하듯이 말했다. "그래요. 당신은 그걸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계시지요." 이말은 나를 너무 부풀리는 것이라 나는 당황했다. 그래서 "그게" 뭔지를 묻는 것도 잊은채 어리둥절해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게 기계문명같은 것보다 더 신비한 어떤 것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거"라는게 완전히가 아니라면 대부분 기계문명이라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조금은 말이 안맞는것 같다. 그거라는 것은 기술을 불러오는 것이며 뭔가 정의되지 않은 것이고 비인간적이고 기계적이고 살아있지 않은 것이며 눈먼 괴물이나 죽음의 힘같은 것이었다. 소름이 끼쳐서 그들이 도망가고 싶어하는 것이지만 그들은 도망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너무 문제를 과도하게 크게 만드는 것같지만 덜 단정적이고 덜 정확한 언어로 말했을때 그거란건 이랬다. 어딘가에 가면 그걸 이해하고 조종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터였다. 그들은 그들이 하는일을 묘사하기 위해 비인간적인 언어를 사용했다. 그건 아무리 자주 들어봐도 알수 없을, 들어보지 못한 일들의 조각이었고 상호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그것이, 그들의 괴물이 땅을 먹어치우고 공기와 호수를 더럽히고 있었다. 그것에 반항할 방법은 없었다. 그것에서 탈출한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 태도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커다란 도시의 중공업 산업단지같은 곳을 지나면 그곳에 있는 것은 결국 모두 기계문명이었다. 그 앞쪽에는 높은 가시가 달린 철조망이 있고 '들어오지 마시요'라고 써있는 잠겨진 문이 있다. 그리고 그을음이 가득한 공기너머로 우리는 그 목적이 뭔지 알수없는, 주인이 누군지 영원히 알수 없을, 흉칙하고 기괴한 벽돌과 강철의 혼합물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게 뭐에 쓰는 것인지 우리는 모른다. 왜 그게 거기에 있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단지 외부인이 된것처럼 느끼고 소외된것을 느낀다. 우리가 소속되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것들을 이해하고 소유한 사람은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 이 모든 기계문명이 우리를 우리 자신의 나라안에서 이방인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형체와 외견과 신비함이 말하고 있는 것은 "꺼져라"라는 말이다. 우리는 이모든것에 대한 이유가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들은 결국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다만 우리에게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들어오지 마시요"나 "출입금지"같은 표지판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개미처럼 작아진 사람들이 괴상하고 이해할수없는 그 형체를 위해 봉사하는 모습일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것들은 나도 참여하고 있는 일이다. 나는 진짜 이방인은 아니다. 그러나 나역시 그 형체를 위해 봉사하고 있을 뿐인것 같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마침내 도달하게 되는 감정은 적대감이다. 나는 이것이 다르게는 설명할수 없는 존과 실비아의 태도와 관련되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든 밸브나 샤프트나 렌치와 관련된 것이라면 그건 그 비인간적인 세상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런건 생각하지 않는게 좋았다. 그들은 그런일에는 손을 대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그들은 혼자가 아니다. 그들이 이문제에 있어서 그저 그들의 자연스런 감정을 따라 행동했을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들이 누구를 흉내낸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자연스런 감정을 따라 행동하고 있으며 남을 흉내내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 문제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그 자연스런 감정이란 비슷하다. 그래서 기자들이 하듯이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보면 우리는 일종의 대중운동같은 것이 일어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것은 반기계문명적인 대중운동이다. 반기계문명적인 정치적 좌파들이 어딘지 모를곳에서 부터 나타나서는 "기계문명을 들이대는 것을 멈춰라. 그걸 어디 다른 곳으로 가져가라. 그런걸 여기다가 가져다 두지말아라."하고 말하는 것이다. 공장이 없으면 직장도 없고 삶의 수준도 떨어지게 될것이라는 가느다란 논리의 거미줄이 그런 주장들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을 움직이는 힘들 중에는 논리보다 강한게 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만약 기계문명에 대한 적대감이 충분히 강해진다면 그 거미줄은 끊기고 말것이다.
비트족이니 히피니 하는 진부하고 상투적인 말들이 그 반기계문명적이고 반시스템적인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져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대중을 부르는 이름 하나를 만들어 냄으로서 사람들을 뭉뚱그려버려서는 안된다. 존과 실비아는 단순히 어떤 뭉뚱그려진 대중에 속하는 사람들은 아니며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렇다. 그들이 저항하고 있는 것은 사실 그 대중으로 뭉뚱거리는 그 행위 자체이다. 사람들은 기계문명이 그들을 하나의 대중으로 뭉뚱그리는 힘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점을 싫어하고 있다. 아직까지 그것은 단지 수동적인 저항이었을 뿐이다. 상황이 허락하는 때면 시골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것 같은 일 말이다. 그러나 저항이 언제나 항상 이렇게 수동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나는 오토바이 관리에 대해 그들과 의견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이 기계문명에 가지는 감정에 대해 공감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 나는 단지 기계문명에서 떠나는 비행기 여행이나 기계문명에 대한 적대감이 패배를 자초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불성이나 신성은 산꼭대기나 꽃봉오리에 머무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디지털 컴퓨터의 회로나 오토바이 트랜스미션의 기어위에도 편안히 머물수가 있다.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불성을 평가절하하는, 다시 말해 스스로를 평가절하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이 문화학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이다.
* * *
우리는 이제 늪지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공기는 여전히 매우 축축해서 마치 하늘에 매연이나 스모그라도 있는 것처럼 태양주변에 노란 테두리가 있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볼수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녹색의 전원지대에 있다. 농가는 깨끗하고 하얗고 신선했다. 여기에는 매연도 스모그도 없다.
2.
길은 계속 계속 구불거렸다.... 우리는 휴식과 점심식사를 위해 멈추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곤 기나긴 주행을 시작했다. 몰려오기 시작하는 오후의 피로는 첫날이 주는 흥분과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일정한 속력으로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달렸다.
남서쪽에서 바람이 불었다. 오토바이는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처럼 거기에 저항하기 위해 돌풍처럼 움직였다. 얼마 전부터는 이 길이 뭔가 이상한 느낌을 주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가 우리를 보고 있거나 따라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뭔가에 대해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길 앞쪽에는 차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거울 속에 있는 것도 저 뒤에 있는 존과 실비아 뿐이었다.
우리는 아직 다코타에 도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넓은 들은 우리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마꽃 때문에 파란색으로 보이는 들판의 일부는 마치 대양의 표면처럼 긴 파도를 이루며 흔들리고 있었다. 들판을 이루고 있는 곳은 전보다 더 커져서 이제는 그들이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 보다도 더 넓은 하늘을 제외하면 말이다 멀리 있는 농가는 거의 볼 수가 없을 만큼 작아보였다. 대지는 열린 공간으로 변하고 있었다.
중부평원이 끝나고 대평원이 시작되는 어떤 하나의 장소나 경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게 천천히 변해가는 것이며 마치 우리가 거친 해안의 항구로부터 배를 몰아나갈 때와 같다. 우리가 물결이 크게 출렁이는 것을 발견했을 때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육지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여기는 나무가 적다. 나는 문득 그 것들이 이 지방 고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 것들은 이리로 옮겨온 것이다. 바람을 막기 위해서 그 나무들은 집주변과 들판 사이에 한 줄로 심어졌다. 그들이 심어지지 않은 곳에는 이차적으로 자라난 어린 나무들, 관목이 없다. 단지 잔디, 때로는 들꽃과 잡초도 있지만 대부분 잔디뿐이다. 여기는 이제 잔디의 나라다. 우리는 초원에 있는 것이다.
이 대초원에서 7월의 4일을 보낸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그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우리 중에서 나 밖에 없을 것이다. 차를 타고 대초원을 가로질렀을 때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우리가 볼 수 없는 한도까지 펼쳐진 평평함과 거대한 빈 공간밖에 없다. 한시간 또 한시간을 운전하지만 차는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거기에는 극단적인 단조로움과 지루함이 있다. 방향 한번 바꾸는 일없이, 변화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채 수평선으로 계속해서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존은 실비아가 이런 불편함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서 실비아는 몬타나 빌링스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실비아와 나 모두는 그에게 그러지 말라고 설득했다. 나는 육체적인 불편함은 오직 정서적인 면이 문제가 있을때만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럴때면 우리는 뭐든지 불편한 것을 붙들고서는 그게 이유라고 내세운다. 그러나 기분이 양호하다면 육체적인 불편함은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실비아의 감정과 기분을 생각해 봤을 때 나는 그녀가 불평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로키산맥에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면 로키산맥을 예쁜 경치로 보는 맥락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대초원을 통과하는 여러 날의 힘든 여행을 통해서 로키산맥을 보게되면 로키산맥을 보는 맥락이 달라진다. 이 맥락에서 로키산맥은 하나의 목표점이고 약속의 땅이다. 만약 존과 나와 크리스가 이런 느낌을 가지고 로키산맥에 도착하고 실비아는 그저 그 산맥을 “멋진”, “예쁜” 곳이라고 보면서 도착한다면 우리 사이에는 다코타의 열기와 단조로움이 주는 부조화 이상의 부조화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그녀와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기 때문에 내 자신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 들판을 볼 때 나는 마음속으로 그녀에게 말한다. “저거 봤어? … 저거봤어?”그리고 나는 그녀가 본다고 생각한다. 나는 언젠가 나중에 그녀가 내가 남에게 이야기하기를 포기한, 대초원에 관한 어떤 것을 보기를 기대한다. 그 어떤 것은 모든 다른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고 모든 다른 것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그녀는 때로 도시생활의 단조로움과 지겨움 때문에 매우 우울해 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이 끝없는 잔디와 바람 속에서 그녀가 어떤 것을 볼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단조로움과 지겨움이 용납되었을 때 생기는 어떤 것이다. 그건 여기에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지금 나는 지평선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뭔가를 보았다. 남서쪽으로 저멀리- 그건 오직 이 언덕꼭대기에서만 볼수가 있다.- 하늘이 어두운 가장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폭풍이 온다. 아마도 저게 나를 찜찜하게 만들었던 것인가 보다. 애써서 마음속에서 그 생각을 밀어냈었지만 그러나 나는 이런 습도와 바람이면 폭풍은 그저 가능성의 수준이상의 것이라는 것을 오는 내내 알고 있었다. 첫날에 폭풍이라니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내가 말했듯이 오토바이를 탈 때 우리는 단지 경치를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경치 안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폭풍은 확실히 그 경치의 일부다.
만약 저것이 단지 적란운이거나 뚝뚝 끊어진 스콜이라면 우리는 피해서 달려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그런 게 아니었다. 그 앞쪽에 권운도 없는 저 길고 검은 선은 한랭전선이었다. 한랭전선은 격렬하다. 남서쪽에서 몰려오는 한랭전선은 가장 격렬하며 대개 토네이도를 품고 있다. 그런 한랭전선이 오면 어딘가에 숨어서 그냥 지나가게 하는 것이 제일 좋았다. 한랭전선들은 오래 계속 되지도 않고 그들이 지나간 뒤에 오는 차가운 공기는 달리기를 기분좋게 만들어 준다.
온난전선은 최악이다. 그건 몇일이나 계속될수 있다. 몇 년전 크리스와 내가 캐나다로 가는 여행을 떠났던 때를 나는 기억한다. 210킬로미터쯤 갔을 때 우리는 온난전선에 사로잡혔다. 우리는 온난전선에 대한 경고를 여러 번 받았었다. 단지 그걸 이해하질 못했다. 그 모든 일은 그저 멍청하고 슬픈 경험이었다.
우리는 6과 2분의 1 마력의 오토바이를 탔다. 그 오토바이 위에는 짐이 너무나 많이 실려있었다. 반면에 상식이란 녀석은 너무 적게 실려있었다. 그 오토바이는 흔한 보통의 맞바람이 있는 상황에서도 전력으로 시속 70킬로 정도밖에는 속력이 나질 않았다. 그건 여행용 오토바이가 아니었다. 첫날밤 우리는 노스우드에 있는 커다란 호수에 도달했다. 그리고 밤새 계속된 폭풍우 속에서 야영을 했다. 나는 텐트 주변에 도랑을 파는 것을 잊었고 새벽 두시반 정도쯤에는 물줄기가 흘러 들어와서 우리 둘 모두의 침낭이 젖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흠뻑젖어있었고 우울했으며 잠도 별로 자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계속 달리면 비가 곧 멈출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행운은 없었다. 10시쯤 되자 하늘이 너무 깜깜해져서 모든 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켰다. 그리고 그때 그 온난전선이 진짜로 우리를 덮쳤다.
우리는 전날밤 텐트역할을 하던 판쵸를 걸치고 있었다. 이제 그 판쵸가 돗처럼 펼쳐져서 속력은 전력으로 달려도 시속 50킬로 정도였다. 길위에는 물이 5센치미터 정도로 고였다. 우리 주변으로 천둥벼락이 사방에 내려 꽂히고있었다. 나는 지나가던 차안의 여자가 창밖으로 우리를 보면서 이런 날씨에 오토바이에 타고 도대체 무슨일을 하고 있는거지하는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실제로 질문을 받는다고 해도 나는 내가 무슨짓을 하고 있었는지 대답을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오토바이는 느려져서 시속 40킬로가 되더니 곧 시속 30킬로가 되었다. 그리곤 오토바이가 털털거리고 쿨럭이고 퐁퐁 튀는 소리가 들리다가 풀풀 소리를 냈다. 결국 속력은 시속 8에서 10킬로미터로 줄어서 겨우 움직이는 정도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베어진 벌목지 옆쪽에 낡고 쓰러져가는 주유소를 발견하고는 차를 돌렸다.
그당시는, 존처럼, 나도 오토바이 관리에 대해 별로 배워둔게 없었다. 나는 탱크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머리위로 판쵸를 뒤집어 씌우고 다리사이로 오토바이를 흔들어 봤던 것을 기억한다. 가솔린은 안에서 출렁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플러그를 보고 차단기를 보고 캬브레터를 보고 내가 탈진할때까지 내 킥스타터로 펌프질을 했다
우리는 맥주집과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는 주유소로 들어가서 너무 타버린 스테이크로 식사를 했다. 그리고 나는 나가서 다시 시도해 보았다. 크리스는 계속 해서 질문을 했는데 그게 슬슬 나를 화나게 하기 시작했다. 크리스는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모든게 소용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나는 손을 들었다. 크리스에 대해 화가 났던 것이 사라졌다. 나는 크리스에게 모든 것이 끝장났다는 것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설명해 주었다. 우리는 이번 휴가에 오토바이를 타고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는 내가 이미 해본 바 있는, 연료를 확인하는 일을 해본다던가 수리공을 찾는일을 해보자고 했다. 그러나 수리공은 아무데도 없었다. 단지 베어 넘어진 소나무와 덤불 그리고 비가 전부였다.
패배감에 젖어서 나무와 관목들을 쳐다보면서 나는 노변의 잔디 위에 그와 앉아 있었다. 나는 크리스의 모든 질문들에 참을성있게 대답했다. 질문의 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크리스는 우리의 오토바이 여행이 정말로 끝나 버렸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는 울기 시작했다. 크리스는 그때 아마 8살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도시로 히치하이크를 하고 트레일러를 빌려서 우리차에 달았다. 돌아와서는 오토바이를 찾고 도시로 가지고 돌아왔고 처음부터 다시 여행을 자동차로 시작했다. 그러나 그건 똑 같은 여행이 아니었다. 우리는 별로 즐겁게 지낼 수가 없었다.
휴가가 끝나고 두주가 지난 후, 직장에 돌아간지도 한 주일이 되었을 때, 일과가 끝난 한 저녁시간에 나는 뭐가 잘못된 건지 보려고 캬브레터를 제거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잘못된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걸 교체 하기전에 기름때를 제거하려던 나는 약간의 가솔린을 꺼내려고 탱크에 있는 꼭지를 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탱크는 비어있었다. 나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그걸 믿기가 힘들다.
나는 나의 그 멍청함에 대해서 정신적으로 나 자신을 수백번은 걷어찼지만 앞으로도 내가 그일을 마침내, 진짜로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백히 내가 출렁거리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내가 열어두지 않은 예비탱크안의 가솔린이었다. 나는 엔진결함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비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걸 세심히 확인하지 않았다. 나는 그때 그런 식의 섣부른 가정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 알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28마력의 오토바이를 탄다. 그리고 나는 그걸 아주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갑자기 존이 손바닥을 내리고 나를 지나쳤다. 멈추라는 신호다. 우리는 속력을 낮추고 자갈이 깔린 노변에서 멈출 곳을 찾았다. 콘크리트의 가장자리는 예리했고 자갈들은 느슨했다. 이런 운전은 내가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크리스가 물었다. “왜 멈추는거예요?”
“저기서 꺽어야 할곳을 놓친 것 같아.” 존이 말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표지판은 보지 못했는데.” 내가 말했다.
존은 머리를 흔들었다. “헛간의 문짝만큼 컷었어.”
“정말?”
그와 실비아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고개를 숙이더니 내 지도를 보고 어디에 그 전환점이 있었나를 가리키고 다시 그 너머의 고속도로 고가를 가리켰다. “우린 이미 이 고속도로를 지났어.” 그가 말했다. 나는 그가 옳다는 것을 알았다. 당혹스러운 일이다. “돌아갈까 아니면 계속갈까?” 나는 물었다.
그는 생각을 했다. “글쎄. 내 생각엔 뒤로 돌아갈 이유는 없을 것같은데. 좋아. 계속 가자구. 이렇게든 저렇게든 거기에 도착하겠지.”
이제 그를 뒤에서 따라 가면서 나는 생각을 했다. 왜 내가 이런 일을 했을까? 나는 그 고속도로를 보질 못했다. 그러고 보니 폭풍에 대해서도 그들에게 말하질 못했다. 일들이 약간 꼬여가고 있었다.
폭풍우 구름의 벽은 이제 더 커져있었지만 내가 그럴거라고 생각한만큼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는 않았다. 그건 별로 좋은 일이 아니다. 빨리 오는 것은 빨리 지나 간다. 이렇게 천천히 다가 온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오랫동안 사로잡혀 있게될 것이다. .
나는 이빨로 장갑을 벗고 아래로 손을 뻣어 엔진의 알루미늄 사이드 커버를 느껴보았다. 온도는 좋았다. 손을 그대로 두기에는 너무 뜨겁고 화상을 입을 만큼 뜨겁지는 않다. 잘못된것이 없다.
이런 공랭식 엔진을 탈때는 극도의 과열은 “발작”을 일으킬수가 있다. 이 오토바이도 한번은 … 실은 세번을 그런 적이 있다. 나는 이 기계를 치료는 받았지만 심장발작이 있었던 환자를 확인하듯이 틈틈이 검사한다.
발작이 날때면 과열 때문에 피스톤이 늘어나서 실린더 벽에 비해 너무 커지게 되고 거기에 끼었다가 때로 녹아붙는다. 그리고 엔진과 뒷바퀴가 꼼짝도 안 하게 되서 오토바이 전체가 미끄러지게 만들기 시작한다. 이 기계에 처음 발작이 났었을때에는 내머리가 앞바퀴위로 기울어져서 내가 태운 사람이 거의 내위에 포개진 것처럼 되었었다. 시속 50킬로정도에서 오토바이는 풀렸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오토바이를 길가로 돌려서 뭐가 잘못 된건지 보기위해 세웠다. 내 승객이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도대체 왜 그렇게 했어요?”라는 말 뿐이었다.
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였고 그 사람 만큼이나 영문을 모르는채 웅웅대며 지나가는 차들 옆에 서서는 그저 쳐다볼 따름이었다. 엔진은 너무 뜨거워서 그 주변의 공기가 가물거리고 있었으며 우리는 그게 열을 발산하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다. 내가 젖은 손가락을 얹어보자 엔진은 뜨거운 다리미처럼 지글거렸다. 우리는 집으로 천천히 달려서 돌아왔다. 철컥거리는 소리가 새롭게 생겼다. 이건 피스톤이 더이상 맞지 않는다는 의미며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나는 이 기계를 가게로 가지고 갔다. 누군가 그걸 나보다 더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 때 나는 왜 내가 여기 관여해서 온갖 복잡한 세부사항을 배우고 부품을 주문하고 특별한 도구를 사고, 시간이 들어갈 그 모든 일들을 해야만 하는가를 따져 볼만큼 그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 말하자면 존의 태도 같은 것이었다. 그 가게는 내가 기억하던 가게들과는 다른 곳이었다. 한때 엄청나게 오래된 숙련자 같던 정비사들은 이제는 어린애 처럼 보였다. 라디오는 찢어지게 울리고 있었고 익살을 떨고 떠들어 대던 그들은 내가 온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마침내 그 중 하나가 다가왔을 때 그는 피스톤이 철컥거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말했다. “아. 이건 태핏 문제군요.”
태핏? 무슨일이 일어나려고 하는지 나는 그때 알았어야 했다.
두주후에 나는 그들이 청구한 140달러를 지불하고 오토바이를 길들이기 위해 낮은 속력에서 조심스레 천천히 탔다. 그렇게 천육백킬로미터를 달리고 나는 속력을 냈다. 시속 120킬로미터에서 다시 발작이 일어났고 시속 50킬로미터에서 기계는 다시 풀렸다. 전과 똑같았다. 내가 오토바이를 다시 가지고 돌아갔을때 그들은 브레이크를 제대로 잡지 않는다면서 나를 비난했다. 그러나 많은 논쟁끝에 그들은 다시 기계를 들여다 보는 것에 동의했다. 그들은 다시 정밀검사를 했고 이번에는 고속 도로주행 테스트를 위해서 스스로 기계를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기계는 그들을 태운 채 다시 발작을 일으켰다.
세번째 정밀검사를 거친 두달후 그들은 실린더를 갈았고 특대형 캬브레터 분사기를 끼워넣고는 시간적 흐름을 느리게 해서 최대한 낮은 온도에서 오토바이가 달릴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내게 말했다. “빨리 달리지는 마세요.”
오토바이는 기름때로 덮히고 시동도 걸리지 않았다. 나는 플러그가 빠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걸 잇고서 시동을 걸었다. 이제는 진짜로 태핏 소음이 나고 있었다. 그들이 조정을 하지 않은 것이다. 내가 이걸 지적하자 한 어린애가 조정이 되는 렌치를 가지고 오더니 셋팅을 잘못한 채 알루미늄판 태핏 커버의 양쪽을 돌려대서 양쪽이 모두 망가져 버렸다.
“유감스럽지만 이 부품들 재고가 없는데요.” 그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망치와 정을 가지고 오더니 그것들을 두들겨서 느슨하게 만들려고 했다. 정이 알루미늄 커버를 뚫고 들어갔다. 나는 그가 정을 엔진헤드 부분에 직접 대고 두들기고 있다는 것을 볼수 있었다. 바로 다음번 망치질에서 그는 완전히 정에서 벗어나서 엔진헤드에다가 망치질을 했고 두 쿨링핀 중의 일부가 부서졌다.
“제발 멈춰 주세요.” 나는 악몽을 꾸는 듯한 느낌으로 공손히 말을 했다. “그냥 새 커버만 주세요. 그럼 그냥 이대로 가지고 가겠습니다.”
나는 그곳을 최대한 빨리 벗어났다. 시끄러운 태핏에 구멍난 태핏커버, 기계에 기름때가 낀 채였다. 길을 내려가는데 시속 30킬로미터에서 나쁜 진동이 느껴졌다. 길의 모퉁이에서 나는 엔진을 고정시키는 네개의 볼트중에서 두개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세번째 볼트는 너트가 없었다. 엔진 전체가 겨우 한 개의 볼트에 매달려 있었다. 오버해드 캠의 체인 장력기 볼트도 없었다. 이말은 태핏을 조절하려고 한한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는 뜻이었다. 악몽이었다.
존의 BMW를 그들 중 하나에게 맡기게 한다는 생각을 나는 해본 적이 없다. 어쩌면 그렇게 했었어야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또 일어나기를 기다리던 나는 발작의 이유를 몇주 후에 알게 되었다. 그건 오일 전달시스템의 내부에 있는 25센트짜리 핀 때문이었다. 그 핀이 잘려나가서 고속으로 달리는 상황에서는 오일이 헤드에 전달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건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은 거듭 거듭 내게로 돌아와서 이 문화학교를 열고 싶게 된 주된 이유가 되었다. 왜 그들은 그렇게 기계를 망쳐 놓았을까. 그들은 존과 실비아처럼 기계문명에서 도망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이 기술자였다. 그들은 앉아서 일을 하고 그걸 침팬지들이 하는 것처럼 했다. 거기에 사적인 느낌은 하나도 없었다. 왜 그렇게 하는지 분명한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나는 원인이 될만한 일을 기억해 내려고 자주 그 가게, 그 악몽의 장소에 대한 생각으로 돌아 가곤 했다.
그 라디오가 하나의 단서 였다. 우리가 뭔가를 깊게 생각하면서 동시에 라디오에 귀를 기울일 수는 없다. 그들은 그들의 일이라는게 깊은 생각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건 그냥 렌치 돌려대기인 것이다. 당신이 음악을 들으며 렌치를 돌려댈수 있다면 그게 더 즐거운 일이 될것이다.
그들이 속력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단서였다. 그들은 급하게 사방을 진짜로 어지럽히며 다녔고 그들이 어디를 어지럽혔는지는 보지도 않았다. 아마 그렇게 하는 게 돈은 더 많이 벌어줄지 모른다. 그들 멈춰서서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일은 더 시간이 걸릴 것이고 결과는 더 나쁠 것이다.
하지만 제일 큰 단서는 그들의 표정인 것 같았다. 그건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선량하고 우호적이고 태평스럽다- 그리고 무관심한 태도. 그들은 구경꾼 같았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도 방금 그 가게에 들어온 사람, 누군가로부터 방금 렌치를 건네 받아쥔 사람 같이 보이는 것이다. 거기에는 그 직업에 대한 일체감이 없었다. “나는 수리공입니다.”라고 말하는 뭔가가 없었다. 오후 5시가 되거나 언제든 8시간이 끝나기만하면 그들은 당장 하던 일을 중단하고 그들의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일이 없을 것이 확실하다. 그들은 근무시간중에도 이미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들 만의 방식으로 그들은 존과 실비아가 하고 있는 일, 기계문명과 관련되어지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기계문명과 살아가는 일을 해내고 있었다. 아니 아마 그들은 기계문명과 관련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 자신의 자아는 떨어지고 분리되어진 채 그 바깥에 있었다. 그들은 관련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관심을 가지는 방식으로 그렇게 되어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리공들이 그 잘려나간 핀을 찾지 못한 게 전부가 아니다. 분명히 처음부터 어떤 수리공이 측면커버를 제대로 조립하지 않아서 그 핀을 잘라버렸던 것이 틀림없다. 나는 전 소유주가 한 수리공이 커버가 잘 안 끼워진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그것이 이유였다. 오토바이가게의 설명서에 이에 대한 경고가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그도 아마 너무 서두르고 있었거나 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일을 하면서도 나는 내가 편집하고 있었던 디지털 컴퓨터 설명서에서 비슷한 관심의 부족을 생각하게 되었다. 기계 설명서를 쓰거나 편집하는 일이 내가 일년 중 다른 열한달 동안 생계를 위해서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설명서들이 실수와 애매한 점과 빠뜨린 것들 그리고 너무 망쳐진 나머지 그게 뭔지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려면 6번은 읽어야 알 수 있는 정보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를 처음으로 놀라게 한 것은 내가 그 가게에서 본 방관자적인 태도가 그 설명서들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그것들은 방관자 설명서였다. 그런 태도가 그 형식 내부에 끼워 넣어져 있었다. “여기 시공간 속에서 우주에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독립되어져 있는 하나의 기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당신과 아무런 관계를 가지지 않습니다. 당신은 이것과 아무런 관계를 가지지 않습니다. 단지 어떤 스위치를 켜고 전압수준을 유지하고 에러가 나는 조건을 확인하는 것을 제외하면…”등등. 매줄마다 있는 것은 이런 암묵적인 가정이었다. 수리공들이 기계에 대해 가지는 태도는 매뉴얼이 기계에 대해서 가지는 태도와 마찬가지였고 그건 오토바이를 가게로 가져갔을 때 내가 가지고 있었던 태도와도 같았다. 우리는 모두 구경꾼들이었다. 나는 오토바이 관리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무엇보다 중요한 측면을 다루고 있는 설명서는 세상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신이 하는 일에 애착을 가지는 것과 같은 일은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본래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이 여행에서 나는 우리가 그걸 주목하고 약간 연구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것과 우리가 뭘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분리되어져 있는 이 이상한 상황 속에서 도대체 20세기는 뭐가 잘못되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서두르고 싶지는 않다. 그것 자체가 해로운 20세기식 태도이다. 당신이 뭔가를 서두르고 있다면 그 말은 당신이 그것에 무관심하다는 이야기이며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뜻이다. 나는 이 문제를 천천히 그러나 조심스럽고 완전하게, 내가 기억하기로 내가 그 잘려나간 핀을 발견하기 직전에 존재했던 바로 그 태도를 가지고 접근하고 싶다. 그걸 발견해낸 것은 어떤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그 태도 덕분이었다.
나는 문득 대지가 유클리드 평면처럼 평평해진 것을 느꼈다. 어디에도 언덕 하나 튀어나온 곳 하나 없었다. 이것은 우리가 레드 리버 밸리로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곧 다코다로 들어갈 것이다.
3. 우리가 레드 리버 밸리를 벗어날 쯤에는 폭풍우의 구름이 사방에 가득히, 거의 우리 위까지 와 있었다.
존과 나는 브렉켄 리지에서 이 상황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우리가 멈출 수 밖에 없을 때까지는 계속 달리기로 결정했다.
이제 그렇게 머지 않아 그렇게 될 것이다. 태양은 보이지 않았고 바람은 차가워졌으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회색의 그림자벽이 우리주변을 향해 몰려오고 있었다.
그건 거대하고 강력해 보였다. 이곳의 초원도 거대하지만 그 위에서 떨어져 내리려고 하고 있는 이 불길한 회색 덩어리의 거대함은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우리는 지금 그것의 손아귀에 우리를 맡긴 채 여행을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그것이 닥쳐올 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것이 점점 더 다가오는 것을 그저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회색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 땅으로 내려온 곳을 보았다. 좀전에는 거기에 마을이 하나 보였다. 작은 건물들과 급수탑이 보이던 그 마을은 이제 사라졌다. 이제 곧 폭풍이 우리를 덮쳐올 것이었다. 앞쪽으로는 마을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마을을 찾아서 달려야만 한다.
나는 존의 옆으로 오토바이를 돌려서 “속도를 올려!”라는 식으로 손을 앞쪽으로 던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가속핸들을 돌렸다. 나는 먼저 그를 약간 앞쪽으로 나가게 한 후에 그의 속력을 따라잡았다. 엔진은 잘 반응해주고 있었다 - 110킬로미터 … 130킬로미터, … 140킬로미터 … 이제 바람이 강하게 느껴졌다. 나는 바람에 저항하기 위해서 머리를 숙였다 … 150킬로미터. 속도계의 바늘은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회전속도계는 구천에서 머물렀다. 160킬로미터… 이제 우리는 이 속력을 유지하면서 움직이고 있다. 이제는 너무 빨라서 노변을 초점을 맞춰서 볼수가 없었다. 안전을 위해 나는 앞으로 손을 뻗어서 헤드라이트 스위치를 켰다. 그러나 어쨌건 헤드라이트 불빛은 필요했다. 이제 주변은 매우 어두워지고 있었다.
우리는 평평하게 열려진 땅을 휭하고 달려나가고 있었다. 어디에도 차 한 대 없다. 나무도 거의 없다. 그러나 길은 완만하고 깨끗했으며 엔진은 이제 “꽉찬”느낌이었다. 높은 회전수의 소리는 엔진이 제대로 돌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주변은 점점 어두워졌다.
번쩍 그리고 콰광! 벼락이었다. 한 개의 벼락에 연이어 바로 다른 벼락이 쳤다. 나는 놀랐고 크리스도 지금은 그의 머리를 내 등에 기대고 있었다. 경고처럼 빗방울 몇 개가 떨어졌다,… 이런 속력에서는 그들은 바늘처럼 느껴진다. 두 번째의 번쩍 그리고 콰광. 모든 것이 빛났다. .. 그리고 그 다음 번에 모든 것이 번쩍이며 빛날 때 나는 보았다. 저 농가 .. 저 풍차 .. 아아 [그]는 여기에 온 적이 있었던 것이다. 가속기를 내렸다. 여기는 [그]의 길이었다. 저 한 개의 울타리와 나무들. .. 속도는 110킬로미터에서 95로 그리고 90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그 속도를 유지했다.
“왜 속도를 줄여요?” 크리스가 외쳤다.
“너무 빨라!”
“아니. 안 그래요!”
나는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집과 급수탑은 그 무렵에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는 작은 배수로가 나타나고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교차로가 나왔다. 맞다. .. 그래 맞아 하고 나는 생각했다. 정확히 바로 그거였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보다 훨씬 앞에 있어요!” 크리스가 외쳤다. “속력을 올려요!”
나는 고개를 양쪽으로 흔들었다.
“왜요?” 그가 외쳤다.
“위험해!”
“다른 사람들이 가버리고 없다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기다릴 거야!”
“속력을 올려요!”
“아니야.”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이건 단지 감이었다. 오토바이를 탈 때는 감을 믿어야 한다. 우리는 90을 유지했다.
이제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나는 저 앞에서 마을의 빛을 볼 수가 있었다. .. 나는 그럴 거라고 알고 있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존과 실비아는 길가의 첫번째 나무 아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그냥 속도를 낮췄어.”
“그래. 그건 우리도 알아.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
“아니야. 자 이제 비를 피하자구.”
존은 마을의 다른 쪽 끝에 모텔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우회전을 하고 미루나무가 한줄로난 길을 따라 몇 블럭을 내려가면 더 좋은 모텔이 있다고 존에게 말해주었다.
우리는 미루나무에서 꺽어서 몇 블럭을 내려갔다 그리고 한 작은 모텔이 나타났다. 사무실에서 주변을 둘러보고는 존이 말했다. “여기 좋은데. 언제 여기 와 본 건데?”
“기억이 안 나.” 내가 말했다.
“그럼 이 장소는 어떻게 안 건데?”
“통찰력.”
그는 실비아를 보더니 머리를 흔들었다.
실비아는 나를 조용히 한동안 쳐다보았다. 내가 접수를 할 때 그녀는 내 손이 떨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굉장히 창백해 보여요.” 그녀가 말했다. “그 벼락 때문에 놀랐어요?”
“아니요.”
“마치 유령이라도 봤던 사람처럼 보여요.”
존과 크리스는 나를 보았다. 나는 그들로부터 멀어져서 문 쪽으로 움직였다. 비는 여전히 세게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냥 방 쪽으로 뛰어갔다. 오토바이 위의 장비는 잘 싸여져 있었다. 우리는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서 장비를 내렸다.
비가 멈춘 후, 하늘은 약간 밝아졌다. 그러나 모텔의 정원에서 나는 미루나무너머로 두 번째의 어둠, 밤의 어둠이 몰려오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우리는 마을로 걸어가서 저녁을 먹었다. 우리가 돌아올 무렵에는 하루의 피로가 강하게 나를 눌렀다. 모텔의 정원에 있는 금속제 팔걸이 의자에서 우리는 쉬었다. 우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호텔의 냉장고에서 존이 위스키와 거기에 섞어서 마실 것을 가져왔다. 우리는 천천히 한 파인트의 위스키를 마셨다. 술은 천천히 그리고 마음에 들게 내려갔다. 차가운 밤바람이 길을 따라서 늘어선 미루나무의 잎들을 흔들고 있었다.
크리스는 이제 다음에는 우리가 뭘 할 건지 궁금해했다. 이 아이는 지치지를 않는다. 크리스는 모텔 주변의 새로움과 낯섬 때문에 흥분하고 있었고 캠프를 할 때처럼 다같이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다.
“우린 노래 부르는 일에는 별로야.” 존이 말했다.
“그럼 이야기하기를 해요.” 크리스가 말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유령 이야기 좋은 거 아세요? 우리 집 애들은 밤마다 유령 이야기를 하곤 했어요.”
“네가 말해보렴.” 존이 말했다.
그리고 크리스는 그렇게 했다. 이야기들을 듣는 것은 재미있다. 어떤 이야기는 내가 저만큼 어렸을 때 이래로 다시 들어본 적이 없는 것들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자 크리스는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그러나 나는 기억하고 있는 게 없었다.
잠시 후에 그가 말했다. “유령을 믿으세요?”
“아니.” 내가 말했다.
“왜요?”
“왜냐면 과-학-적이 아니기 때문이지.
내가 말하는 방식을 보고 존은 웃었다. “유령은 물질을 가지고 있지 않고” 나는 계속했다. “에너지도 가지고 있지 않고, 그러므로 과학의 원리를 따르자면 유령은 사람들의 마음속을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아.”
위스키와 피로 그리고 나무 위의 바람이 내 마음 속에서 뒤섞이기 시작했다. “물론.”나는 더하여 말했다. “과학의 법칙도 물질도 에너지도 가지고 있지 않지. 따라서 사람의 마음속을 제외한다면 존재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야. 모든 것에 대해 과학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 좋아. 유령도 과학의 법칙도 믿는 걸 거부하는 것이지. 그렇게 하는게 안전해. 그렇게 하면 세상에 믿을게 별로 없기는 하지만 그것도 과학적인 것이지.”
“뭐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크리스가 말했다.
“그냥 허튼소리를 좀 한 거야.”
크리스는 내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좌절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나는 아이가 상처를 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YMCA 캠프에서 한 아이가 자기는 유령을 믿는다고 했어요.”
“걔가 그냥 너를 놀린 거야.”
“아니예요. 그 아이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제대로 묻지 않으면 죽은 사람이 유령이 되어 사람들에게 나타난다고 했어요. 그 아이는 정말 그걸 믿어요.”
“걔가 너를 놀린 거야.” 나는 다시 말했다.
“그 아이 이름이 뭐니?” 실비아가 말했다.
“톰 화이트 베어”
존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같은 것을 깨닫고 있었다.
“오-오. 인디언!” 그가 말했다.
나는 웃었다. “뭐 그렇다면 내가 말한 걸 좀 취소해야겠는걸.” 내가 말했다. “난 유럽의 유령들을 말하는 건 줄 알았거든.”
“뭐가 틀린데요?”
존이 아주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제대로구먼. 제대로야.” 그가 말했다.
나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글쎄 인디언은 때로 우리와는 사물을 보는 방식이 달라. 나는 그게 완전히 잘못된 방식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 과학은 인디언 전통의 일부가 아니야.”
“톰 화이트 베어는 아빠엄마는 그런 것들을 믿지 말라고 했다고 했어요. 하지만 할머니는 어쨋건 그건 사실이라고 했대요. 그래서 그걸 믿어요.”
그는 나를 간청하듯이 쳐다보았다. 그는 때때로 어떤 일들을 정말로 알고 싶어한다. 익살을 떠는 것은 좋은 아빠가 할 일이 아니었다. “물론이지.” 내 말을 뒤집으면서 나는 말했다. “나도 유령을 믿어.”
이제 존과 실비아가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여기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긴 설명을 하기 위해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거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지.” 나는 말했다.“유령을 믿는 유럽사람이나 인디언을 무지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은 말이야. 과학적인 시점은 모든 다른 시점들이 미개해 보일 정도로 그것들을 밀어내 버렸으니까. 그래서 요즘 누가 유령이나 정령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그가 무지하거나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유령이 존재하는 세상을 상상하기란 완전히 불가능하지.”
존은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계속 말했다.
“내 생각에는 현대에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훨씬 똑똑한 것 같지는 않아. 아이큐가 그렇게 다르지는 않지. 그 인디언들이나 중세의 사람들도 우리만큼이나 머리가 좋았다구.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맥락은 우리와는 전혀 달랐지. 그런 사고의 맥락에서 유령과 정령은 원자, 입자, 광자나 양자나 다름없이 실재하는 것이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유령을 믿어. 현대인도 우리들의 유령과 정령을 가지고 있어. 알겠어?”
“그게 뭔데요?”
“그러니까. 물리와 논리의 법칙, 숫자 시스템, … 대수 치환의 원리. 그런 것들이 유령들이지. 우리가 그것들을 너무 완전히 믿으니까 그것들이 진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는 거야.”
“내게도 그것들은 진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걸.” 존이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크리스가 말했다.
그래서 나는 계속했다. “예를 들어 중력과 중력의 법칙은 뉴튼 이전에도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이지. 17세기 이전에는 중력이란 게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괴상하게 들릴 거야.”
“당연하죠.”
“그럼 이 법칙은 언제 시작된 거지? 언제나 존재한 건가?”
이 사람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거지하고 생각하는 존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나는 말했다. “지구의 시작 이전에, 태양과 별들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근본적인 것들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중력의 법칙이 존재했었다는 그 개념을 말하는 것이지.”
“그거야 그렇죠.”
“무게도 에너지도 없이, 아직 어떤 사람도 존재하기 전이니까 어떤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일도 없이 공간도 아직 만들어지기 전이니까 공간적으로 어딘가에 존재하는 일도 없이 이렇게 중력의 법칙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제 존의 확신은 약해진 것처럼 보였다.
“만약 이 중력의 법칙을 존재한다고 말한다면” 나는 말했다. “나는 정말 뭔가가 존재하지 않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게는 중력의 법칙은 존재하지 않기 위한 모든 시험을 다 통과한 것 같거든. 혹은 존재하기 위한 과학적 성질의 테스트를 말이야. 하지만 여전히 그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말이지.”
존이 말했다. “잘 생각해봐야 할 문제 같아.”
“글쎄. 나는 그걸 누가 충분히 길게 생각한다면 돌고 돌고 돌아서 마침내 오직 하나의 가능한 결론, 오직 하나의 이성적이고 지적인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생각이 돌 거라고 생각해. 중력과 중력의 법칙은 아이작 뉴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라는 것이지. 어떤 다른 결론도 말이 되질 않아.”
“그리고 그게 의미하는 것은” 나는 그가 끼어들기 전에 계속 말했다. “그리고 그게 의미하는 것은 중력의 법칙은 오직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이지. 그건 유령이야. 우리는 모두 거만하고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유령을 무시하지만 우리자신의 유령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무지하고 야만적이고 미신적인 것이지.”
“그럼 왜 모든 사람이 중력의 법칙을 믿어요?”
“집단 최면이지. 정통적인 형태 일때는 그걸‘교육’이라고 부르기도 하지.”
“네 말은 선생들이 애들에게 최면을 걸어서 중력의 법칙을 믿게 한다는 말이야?”
“물론이지.”
“말도 안돼.”
“교실에서 시선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 들었잖아? 모든 교육가는 그걸 강조하지만 아무도 그게 왜 그런지 설명은 하지 못하지,”
존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내게 술을 한 잔 더 부어주었다. 그는 입가에 손을 올리더니 실비아에게 놀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거 알아? 이 사람 대부분의 경우 정말 멀쩡한 사람처럼 보인다니까.”
나는 이렇게 응수했다. “그게 지난 몇주동안 내가 한 소리 중 유일하게 멀쩡한 소리였어. 이거 말고 다른 경우에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20세기의 미친 짓을 하는 척하고 있었지. 사람들의 주목을 피하기 위해서 말이야.”
“멀쩡하지 않다는 말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야.” 나는 말했다. “우리는 영혼이 분리된 아이작 뉴튼경의 말들이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어떤 곳에서, 그가 태어나기 수십억 년 전부터 있었다고 믿고 또 그가 그 말들을 마술처럼 [발견] 했다고 믿는단 말이야. 그 말들은 언제나 존재해서 심지어는 그것들이 적용될 대상이 없었을 때도 그랬지. 세상이 천천히 생겨나고 그 세상은 그것에 적용이 되지. 사실은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은 그 말들 자체였다고 믿는다구. 존, 멀쩡하지 못한 이야기라는 건 바로 이런 이야기라구.”
“과학자들이 풀지못해서 끙끙대는 문제 혹은 모순은 [마음]의 문제야. 마음은 물질이 아니고 에너지도 아니지. 그렇지만 그들이 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마음이 지배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단말이야. 논리는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숫자도 오직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나는 과학자들이 유령은 마음속에만 있다고 할 때 흥분하지 않아. [오직] 그것만이 내게 말이 되는 소리로 들린다고. 과학도 [오직] 사람들의 마음에만 있단 말이야. 그렇다고 그게 나쁠 것도 없어. 유령에게도 그건 나쁜일이 아니지.”
그들은 그저 나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래서 나는 계속했다. “유령처럼 자연의 법칙도 인간이 고안해낸 것이야. 유령처럼 논리 법칙이나 수학법칙도 인간이 고안해 낸것이지. 그 모든 성스러운 것이 인간의 고안품이라고, 그것들이 인간이 고안한 게 아니라는 그 생각 자체도 인간이 고안한 것이지. 이 세상의 존재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상상 밖에서는 결코 존재할 수가 없어. 모두가 유령이지. 그리고 옛날에는 우리가 사는 이 성스런 세상의 모든 것이 유령이라고 생각되어졌던 것이지. 세상은 유령이 움직인다구. 우리가 뭔가를 본다면 그건 유령들, 모세, 예수, 부처, 플라톤, 그리고 데카르트며 루소며 제퍼슨이며 링컨 등등의 유령들이 우리에게 그걸 보여주기 때문이야. 아이작 뉴튼은 매우 훌룡한 유령이지. 최고의 유령중 하나야. 사람들의 상식이라는 것은 그 과거로부터의 수천 수만의 유령들의 목소리가 합쳐진 것에 지나지 않아. 유령들, 또다른 유령들. 그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사이에서 그들의 자리를 찾고자 하는 유령들이지.”
존은 깊은 생각에 잠겨서 말이 없었다. 그러나 실비아는 흥분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들을 어디서 [얻었]죠?”
나는 대답을 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그만 두었다. 나는 이미 한계까지 왔다. 아니 한계를 넘었을지도 모른다. 이젠 멈춰야 할 때였다.
잠시 후 존이 말했다. “산들을 다시 볼수 있으면 좋겠어.”
“맞아. 좋을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걸 위해서 마지막으로 한잔!”
우리는 그 술을 비우고 방으로 향했다.
나는 크리스가 칫솔질을 하는 것을 보았다. 아침에 샤워하겠다는 약속을 받고서 나는 그애를 그냥 내버려 뒀다. 나는 연장자우선권을 써서 창가의 침대를 차지했다. 불이 꺼지고 그가 말했다. “이제 유령이야기를 해줘요.”
“방금했잖아. 저 밖에서.”
“내말은 [진짜] 유령이야기 말이예요.”
“그건 내가 들은 것 중 가장 진짜인 유령이야기였어.”
“내말이 무슨 말인지 아시잖아요. 다른 종류.”
나는 전통적인 유령이야기를 생각해내려고 했다. “크리스. 내가 아이였을때는 그런 이야기를 아주 많이 알았다. 하지만 전부 잊어버렸어.” 나는 말했다. “이제 잘시간이다. 우리모두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만 한다.”
모텔창 가리개를 통과해 들어오는 바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조용했다. 열린 초원벌판을 가로질러 우리에게 불어오던 그 바람을 생각하자 마음이 평온해졌다. 나는 그 생각 속에서 잠이 드는 것을 느꼈다.
바람은 매섭게 불다가 잦아들었다. 그리고 다시 불어대다가 산들바람이 되었고 그러다가 다시 조용해졌다. . . . 바람은 아주 멀리에서 불어오고 있었다.
“유령을 본적이 있어요?” 크리스가 물었다.
나는 반쯤 잠이 들어있었다. “크리스” 나는 말했다. “난 평생 일이라고는 유령을 쫓는 것밖에는 하지 않은 사람을 알고 있단다. 그건 모두 시간낭비였어. 그러니까 잠이나 자렴.”
난 나의 실수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 사람이 유령을 발견했나요?”
“그래. 유령을 발견했다. 크리스”
나는 계속 크리스가 바람소리에나 귀를 기울이고 질문은 그만했으면 하고 바랬다.
“그래서 뭘했는데요?”
“그는 유령을 세게 두들겨줬지.”
“그리고는요?”
“그리고는 그 스스로가 유령이 됬단다.” 나는 왠지 이런 답이 크리스를 잠들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그리고 이 답은 단지 나를 깨어나게 하고 있었다.
“그 사람 이름이 뭔데요?”
“네가 아는 사람이 아냐.”
“그렇지만 그래서 이름이 뭔데요?”
“이름은 상관없어.”
“그러니까 이름이 뭔데요?”
“그의 이름은, 크리스, 상관없는 일이니까 말해주겠는데, 패드러스다. 이건 네가 아는 이름이 아냐.”
“오토바이를 탈 때 그 사람을 보셨어요?”
“왜 그런 말을 하는거지?”
“실비아가 말하길 아빠가 유령을 본 것갈다고 했어요.”
“그건 그냥 표현일 뿐이야.”
“아빠?”
“이게 마지막 질문이길 바란다. 크리스. 안 그럼 나 화낼거다.”
“난 단지 아빠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야기를 한다고 말하려고 했어요.”
“그래. 크리스. 나도 안다.” 나는 말했다. “그건 문제지. 이제 자라.”
“잘자요. 아빠.”
“잘자라.”
30분쯤지나자 크리스는 잠이 든 것처럼 숨을 쉬고 있었다. 그리고 바람은 여전히 전처럼 세게불고 있었고 나는 잠이 모두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저기 창문밖의 어둠속에서 ?차가운 바람이 길을 지나서 나무로 불고, 나뭇잎들이 희미하게 반짝이며 달빛을 반사하는 그곳에서- 패드러스는 이 모든 것을 본적이 있었다. 그건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여기서 그가 뭘했는지 나는 모른다. 왜 그가 이 길에 왔던건지 나는 아마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온 적이 있었고 우리를 이리로 오도록 조종했다. 그는 여행내내 우리와 함께 있었다. 도망을 갈 방법은 없었다.
나는 그가 왜 여기에 있는지 나는 모른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 유감스럽게도 나는 알고 있다고 자백해야 겠다. 그 생각들, 내가 과학과 유령에 대해서 말했던 것들, 심지어 오늘 오후에 말했던 과학기술문명과 애착을 가지는 것에 대한 생각들 ?그건 모두 내 생각이 아니었다. 수년간 나는 새로운 생각을 한적이 없다. 그것은 그에게서 훔쳐온 것들이다. 그리고 그는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여기에 있는 이유다.
이제 자백을 했으니 내가 잠을 잘 수 있도록 그가 허락해 주었으면 좋겠다.
불쌍한 크리스. “유령이야기 아는 것 있으세요?” 그애는 이렇게 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 하나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공포에 질린다.
나는 이제 정말 잠을 자야 한다.
4.
[모든 문화학교는 기억해둘 중요한 것들에 대한 목록을 어딘가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목록은 장래를 위해서나 영감을 얻고 싶을 때를 생각해서 어딘가 안전한 곳에 보관 할 수 있다. 세부사항들이라. 이제 보자. 다른 사람들이 코를 골면서 이 아름다운 아침햇볕을 놓치고 있는 지금은, ... 글쎄...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는 뭔가 해야 할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것은 당신의 다음 오토바이 여행, 다코타를 가로지르는 여행을 위한 목록이다.
나는 동틀녁부터 깨어있었다. 크리스는 여전히 다른 침대에서 곤히 자고 있다. 나는 좀더 잠을 자려고 몸을 뒤척였지만 수탉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휴가중이었다. 그렇다면 잠만 자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호텔 차단벽을 통해서 존이 나무를 톱질 하는 것 같은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들려왔다. . . .실비아일까? .. 아니다. 소리가 너무 크다. 빌어먹을. [기계톱] 소리가 난다...
나는 이런 여행에서 뭔가를 잊어버리는 일에 지쳐있었다. 그래서 나는 떠날 준비가 되었을 때의 점검용으로 이런 목록을 만들어서는 집안의 서류철 안에 보관하고 있다.
대부분의 항목은 너무 평범해서 언급할 필요가 없다. 몇몇 항목은 오토바이를 타는데서는 특이한 것이라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몇몇 항목은 완전히 이상해 보인다. 따라서 많은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목록은 4부분으로 나뉘어진다 : 의류, 개인적 물건, 취사와 캠프를 위한 도구 그리고 오토바이를 위한 물건들이다.
첫번째 부분인 의류는 간단하다. :
1. 속옷 두번 갈아입을 것.
2. 긴 속옷
3. 각자를 위한 셔츠와 바지 한번씩 갈아입을 것. 나는 군용 전투복들을 사용한다. 이런 옷들은 싸고 튼튼하고 더러운 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처음에는 '정장'이라는 항목을 여기에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존이 연필을 들더니 이 항목 다음에 턱시도라고 써 넣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은 단지 주유소 바깥에서 입을 만한 것이었다.
4. 스웨터 와 자켓 하나씩.
5. 장갑. 주름없는 가죽 장갑이 최고다. 이런 장갑은 햇볕화상을 막고 땀을 흡수하며 손을 차갑게 유지시켜준다. 한두시간을 달릴 때는 이런 사소한 일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매일 매일 하루종일 달려야 할 때 장갑은 매우 중요하다.
6. 오토바이 장화.
7. 우비.
8. 헬멧과 차양
9. 헬맷 버블. 이걸 쓰면 나는 밀실공포증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비올 때만 이걸 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속에서는 빗방울이 바늘처럼 얼굴을 찌르기 때문이다.
10. 고글. 나는 앞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를 가둬버리기 때문이다. 영국제 합판유리 고글이 좋다. 선그라스는 뒷쪽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플라스틱 고글은 상처가 잘나고 시야를 왜곡한다.
다음으로 개인적 물건의 목록 :
빗, 지갑, 주머니 칼, 메모용수첩, 펜, 담배와 성냥. 플레쉬라이트. 비누와 플라스틱 비누곽. 칫솔과 치약. 가위. 두통을 위한 해열진통제. 벌레퇴치제. 탈취제 (오토바이를 타고 더운 날을 보낸 후에는 굳이 그걸 말해줄 제일 친한 친구가 필요없다.) 선탠로션 (오토바이를 탈때는 멈추기전에는 햇볕 화상을 느끼지 못한다. 멈춘 후에는 이미 너무 늦는다. 보다 일찍 발라야 한다.) 밴드에이드. 화장지. 세수수건 (이건 다른 물건들이 축축해 지지않도록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야 한다.) 타올.
책들. 다른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책은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그러나 나는 어쨌건 책을 세 권이나 가지고 다닌다. 그 안에는 뭔가를 쓰기 위한 종이 몇 장을 넣어가지고 말이다. 그 것들은 다음과 같다.
a. 이 오토바이의 판매처 설명서.
b. 내가 결코 머릿속에 넣어 다니지 않는 기술적인 정보를 담은 일반적인 문제 해결 안내서. 여기 이 책은 오씨 리치가 쓰고 로벅의 씨어스가 판매하는 칠톤의 모터사이클 트러블 슈팅 가이드이다.
c. 소로의 월든 한권. . . 크리스는 들어본적이 없지만 수백번을 읽어도 지치지 않는 책이다. 나는 언제나 그의 수준보다 훨씬 높은 책을 선택해서 책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읽기보다는 질의 문답시간을 가지기 위해 책을 사용한다. 나는 한 두문장을 읽고서 보통 이 아이가 그러듯, 아이가 질문을 잔뜩 퍼붓기를 기다린다. 나는 그것들을 대답하고 그리고 한 두문장을 더 읽는다. 고전은 이런 식으로 읽기에 좋다. 아마 그들을 쓸때도 이런 방식을 사용했을 것이다. 때로 우리는 저녁 시간 내내 읽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고작 한두페이지 정도밖에는 진도를 나가지 못하기도 한다. 한세기전에는 . . . 그러니까 문화학교가 인기가 있었을 때는 독서를 이렇게 했다. 누구도 직접 해보기 전에는 이렇게 읽는게 얼마나 즐거운지 알기 힘들다.
크리스가 완전히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는 것이 보인다. 보통때처럼 긴장하고 있지 않았다. 나는 아이를 내버려 둬야 할 것이다.
캠핑장비에 포함되는 것은 :
1. 침낭 두개.
2. 판초 두개와 땅에 까는 천 하나. 이것들은 텐트로도 쓰고 또한 여행 중에 짐에다가 비를 막는데도 쓴다.
3. 로프
4. 우리가 하이킹을 하고 싶은 지역의 유에스 지오데틱 서베이 지도들.
5. 정글도.
6. 컴파스
7. 휴대식기. 출발할 때 이걸 찾을 수가 없었다. 애들이 어디선가 잊어버린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8. 나이프와 포크 그리고 수저가 포함되어 있는 군용 식사 장비세트 두개.
9. 접을수 있는 스터노 스토브와 중간 크기 스터노 금속용기. 이건 시험 삼아 사본 것이다. 아직 써 보지 않았다. 비가 오거나 우리가 수목경계선보다 위에 있을 때 장작을 구하는 것은 어렵다.
10. 알루미늄 뚜껑이 달린 깡통들. 라드, 소금, 버터, 밀가루, 설탕을 위해서다.
11. 브릴로. 설걷이를 위해서다.
12. 알루미늄 프레임을 가진 배낭 두개.
오토바이를 위한 물건들. 표준적 도구 세트는 오토바이와 함께 따라오고 의자밑에 보관된다. 이것들은 보충할수 있는 것은 다음의 물건들이다. :
대형의 몽키스패너. 기계공 망치. 정. 끝이 가늘어지는 천공기. 한벌의 타이어 지레. 타이어 수리 세트. 자전거 펌프. 체인을 위한 몰리브데늄 이황화물 스프레이 한 통 (이건 침투력이 매우 좋아서 롤러 안쪽까지도 들어간다. 롤러에게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몰리브데늄 이황화물의 윤활력은 잘 알려져있다. 그러나 잘 말리고 난 후에는 보조로 품질 좋은 전통의 SAE-30 엔진오일을 사용해야 한다.) 임팩트 드라이버. 한 무더기의 차단기. 뾰족한 서류철. 필러 게이지. 테스트 램프.
여분의 부속품은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 :
플러그, 쓰로틀, 클러치, 브레이크 케이블. 차단기, 퓨즈, 헤드 라이트와 미등의 전구, 고정자가 달린체인 연결 고리, 쐐기 고정못, 짐싸는 와이어. 여분의 체인. (이건 단지 내가 교체했을 때 끊어지기 직전이었던 낡은 것이다. 지금 쓰는 것이 끊어지면 모터 사이클 정비소에 갈 때까지 충분히 버틸 것이다.)
이게 다다. 신발끈은 없다.
아마 지금쯤이면 보통은 어떤 종류의 이삿짐 차를 빌려야 이게 다 들어 갈까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들리는 것만큼 짐이 정말로 그렇게 크지는 않다.
내버려두면 사람들이 하루 종일 잘 것 같다. 바깥의 하늘은 빛나고 깨끗했다. 이런 식으로 저걸 놓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마침내 나는 크리스를 흔들었다. 그는 문득 눈을 뜨더니 어리둥절한 태도로 제 자리에 일어나 바로 앉았다.
“샤워시간” 내가 말했다.
나는 밖으로 나갔다. 공기는 상쾌했다. 사실- 오 이런!- 밖은 추웠다. 나는 서덜랜드의 문을 두드렸다.
“네에” 존의 졸린 목소리가 문을 통해 들렸다. “으으음. 네에.”
날씨는 가을 같았다. 오토바이는 이슬에 젖어있었다. 오늘은 비는 없다. 하지만 춥다! 온도가 10도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기다리는 동안 나는 엔지오일의 수준를 검사하고 타이어와 볼트와 체인 장력을 검사했다. 약간 느슨한 곳이 있다. 나는 도구세트를 꺼집어 내서 그걸 조였다. 정말이지 출발하고 싶어졌다.
크리스는 옷을 두껍게 입고 있었다. 우리는 짐을 싸고 길에 나섰다. 날씨는 정말로 추웠다. 수 분만에 따뜻한 옷 안에 있던 열기는 모두 바람에 말라버리고 나는 이제 크게 부르르하고 떨고 있었다. 상쾌하다.
하늘에 태양이 높아지면 날씨는 바로 따뜻해 질것이다. 이렇게 약 30분을 달리고 우리는 엘런데일에서 아침을 먹으러 멈출 것이다. 우리는 오늘 이 직선도로에서 멀리까지 달려야 했다.
날씨가 이렇게 지독하게 춥지만 않다면 지금 오토바이를 달리는 것은 완벽하게 멋진 일일 터였다. 나지막한 새벽의 햇살이 들판을 덮고 있는 것, 뭔가 서리 같아 보이는 것을 비추고 있었다. 그러나 저 반짝이며 약간 안개가 낀듯한 것은 아마 이슬일 것이다. 새벽이라 그림자가 생겨서 어제보다 모든 것이 덜 평평해 보였다. 우리 밖에는 없었다.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내 시계를 보니 6시 반이다. 그 위쪽의 낡은 장갑은 서리라도 끼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건 아마 전날 밤에 젖었던 것이 남았을 것이다. 오래되고 낡았지만 좋은 장갑이다. 장갑은 추위 때문에 아주 뻣뻣해져서 나는 손을 앞쪽으로 펼 수가 없었다.
어제는 애착을 가지는 것에 대해 말했다. 나는 이 곰팡내 나는 낡은 오토바이 장갑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나와 함께 산들바람을 가르며 날고 있는 이 장갑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왜냐면 이 장갑은 지금 저 자리에 아주 오래 있었으며 너무 오래되고 너무 낡고 너무 곰팡내가 나는 물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뭔가 익살스러운 존재가 되었다. 이 장갑은 기름과 땀과 때와 부딛혀 죽은 벌레들을 겪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따뜻할 때 조차도 탁자위에서 평평하게 펴놓아지지 않는다. 장갑은 그 나름대로의 기억을 쌓아간다. 3불을 주고 산 그 장갑은 너무나 여러 번 기웠기 때문에 이제는 고치는 게 불가능해져 버렸다. 그러나 나는 다른 장갑이 그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서 수리하고 있다. 이건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장갑에 대해서, 혹은 다른 어떤 것에 대해서도, 현실적이 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나는 이 기계 자체에도 그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이걸 타고 4만 3천킬로를 달렸으니 이제 이 오토바이도 어지간히 달린, 구식이 되어가고 있다. 이것보다 낡은 녀석들도 많이 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오랬동안 달리면서, 대부분의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이것에 공감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오직 이 기계에서만 느껴지는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한 친구가 제조사도 같고 같은 모델이며 심지어는 출시 년도도 똑같은 오토바이를 수리하러 가지고 온적이 있다. 나중에 시험주행을 해봤을때 나는 그 오토바이가 몇년전에 같은 공장에서 나왔던 것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오토바이는 이미 오래전에 내 오토바이와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느낌, 자신만의 주행, 자신만의 소리를 가지게 되었다. 더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같지 않다.
이걸 성격이라고 불러도 될것이다. 각각의 기계는 그 자신 만의 독특한 성격을 [가진다]. 그 성격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 알거나 느끼는 모든 것들의 직관적인 합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성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변한다. 주로 나쁘게 변하지만 때로는 놀랍게도 좋아지기도 하는데 모터사이클 관리의 진짜 대상이란 바로 이 성격이다. 새로운 오토바이들은 잘생긴 낯선 녀석들로 시작해서는, 대접을 어떻게 받는가에 따라, 행실이 나쁜 불평꾼이나 심지어는 불구자가되고 또는 건강하고 성격 좋은 오래가는 친구로 빠르게 변해가는 것이다. 이 오토바이는 살인용의자같은 수리공들의 손에서 받은 지독한 대접에도 불구하고 기력을 회복해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수리할 필요가 적어지고 있다.
여기다! 엘렌데일!
아침 햇살 속으로 급수탑과 작은 동산들을 이루는 나무들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빌딩들이 보였다. 나는 달리는 내내 냉기를 이기지 못해서 덜덜 떨었다. 시계는 7시 15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몇분 내로 우리는 낡은 벽돌건물 옆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나는 내 뒤로 멈춰서는 존과 실비아를 돌아봤다. "진짜 춥다!" 나는 말했다.
그들은 무표정한 눈동자로 나를 쳐다만 봤다.
"상쾌하네. 왜?" 내가 말했다. 답은 없었다.
나는 그들이 완전히 오토바이에서 내릴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존이 짐을 모두 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매듭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었다. 그는 포기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레스토랑에 가면서 그들 앞쪽에서 나는 뒤를 보면서 걸었다. 나는 다시 한번 시도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렸던 것 때문에 약간 흥분한 것을 느끼면서 손을 꽉쥐고 웃으면서 말했다. "실비아! 뭐라고 말 좀 해봐!" 조금도 웃지 않는다.
그들은 엄청 추위에 떨었던 것 같다.
그들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주문을 했다.
아침식사가 끝나고 내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제 뭐할까?"
존은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말했다. "따뜻해지기 전에는 우리는 여기를 안 떠나." 그의 목소리는 석양의 보안관 같은 느낌이었고 그건 이야기는 끝났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존과 실비아와 크리스는 레스토랑에 인접한 호텔로비에서 따뜻하게 남아있었고 나는 산책을 나왔다.
그들은 내가 그렇게 아침일찍 깨워서 저런 추위 속을 달리게 만든 것 때문에 화가 난 것 같다. 사람들이 이렇게 딱 붙어있을때면 작은 온기의 차이도 표시가 나기 마련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 친구들과 오후 한시나 두시 이전에 같이 달렸던 적은 없었다. 나로 말하자면 달리기가 새벽이나 아침이 달리기에 제일 좋은 때지만 말이다.
마을은 오늘 아침 우리가 잠에서 깬 그 마을과 다르게 깨끗하고 상쾌했다. 거리에는 사람이 좀 있었고 가게를 열거나 "좋은 아침입니다." 하고 인사를 하거나 대화를 하거나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에 대해 떠들어 대고 있었다. 거리의 그늘진 곳에 있는 온도계 두개는 6도와 8도를 가르키고 있었다. 햇볕아래에 있는 것은 18도다.
몇 블럭을 지나자 중심거리는 두개의 딱딱하고 진흙탕인 길로 갈라졌다. 길은 들판으로 이어져서 농장 기계와 수리 도구로 가득 찬 반원형 헛간을 지나고 다시 어떤 들판에서 끝이 났다. 그 들판에 서있던 사람은 나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그 헛간을 들여다 보았으니 아마도 내가 뭘하나 싶은가 보다. 나는 돌아와서 거리를 걸어 내려갔다. 차가운 벤치를 하나 발견하고는 앉아서 오토바이를 쳐다봤다. 할게 없었다.
그래 춥기는 추웠다. 그러나 그렇게 추웠던 것도 아니다. 존과 실비아는 미네소타의 겨울을 어떻게 통과하려고 하는걸까? 너무나 명백해서 곰곰히 생각할것도 없이 분명히 일관성이 부족했다. 육체적으로 불편한 것도 참을 수가 없고 기계문명도 참을 수가 없다면 그들에게는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들은 기계문명에 의존하면서 동시에 그걸 비난했다. 나는 그들도 이걸 알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의 상황이 더욱 싫은 것일 것이다. 그들은 어떤 논리적인 명제를 제시하려고 하는게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지금 어떻게 느끼는지를 말할 뿐이었다. 그러나 저 농부는 지금 새로 산 소형화물트럭에 탄 채 구석을 돌아보고 마을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들에게라면 상황은 분명 완전히 반대일 것이다. 그들은 저 트럭과 그들의 트랙터와 새로 산 세탁기를 자랑 할 것이고 그것들이 고장이나면 수리할 도구도 가지고 있을 것이며 그걸 어떻게 쓰는지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기계문명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그게 [제일 적게] 필요한 사람들이야 말로 저들이었다. 만약 모든 기계문명이 내일 멈춰선다고 해도 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쉽지는 않을테지만 그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존과 실비아와 크리스와 나는 아마 한주일이면 죽을 것이다. 기계문명을 비난하는 것은 고마움을 모르는 짓이다. 확실히 그렇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막다른 골목으로 가는 것이기는 하다. 누군가가 고마운줄을 모르고 있고 우리가 그사람은 고마운 줄을 모른다고 말했다면, 좋다, 우리는 그 사람의 험담을 좀 한것이다. 우리가 해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30분후에 호텔문의 온도계는 12도를 가르켰다. 나는 비어있는 호텔 저녁식사용 홀에서 그들을 발견했다. 그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얼굴표정을 보니 이제 기분이 좀 좋아진것 같았다. 존은 낙관적인 태도로 말했다. "내가 가진 옷을 전부 입어야 겠어. 그럼 괜찮을 거야."
그는 오토바이로 나갔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말했다. "나는 저걸 전부 풀기는 정말 싫어. 하지만 지난번처럼 달리고 싶지는 않아." 그는 남자화장실은 정말 춥다고 말했다. 식사용 홀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우리가 앉은 곳에서 뒷쪽의 테이블 너머로 갔다. 나는 그 테이블에 앉아서 실비아에게 말을 하고 있다가 돌아보니 거기 존이 있었다. 담청색의 긴 속옷세트로 완전히 치장한 채였다. 그는 그가 주책맞아 보인다는 것때문에 매우 크게 웃음짓고 있었다. 나는 테이블 위에 있는 그의 안경을 잠시 보다가 실비아에게 말했다.
"그거 알아요? 잠시전에 우리와 여기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건 클락 켄트였어요. . . . 봐요. 여기 안경이 있죠. ... 이제 갑자기. ... 당신은 아마 로이스겠지요? . . ."
존이 외쳤다. "치킨 맨!"
그는 니스칠을 한 로비의 바닥을 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활강했다. 그리곤 재주를 넘더니 다시 활강해 돌아갔다. 그는 한팔을 머리위에 올리고 마치 하늘로 날아가려는 것처럼 움크렸다. "준비. 자 간다!" 그는 슬픈 표정으로 머리를 저었다. "이런. 나는 저 멋진 지붕을 부시기는 싫어. 하지만 내 엑스레이 눈은 누군가가 곤란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 크리스는 낄낄 웃고 있었다.
"옷을 입지 않으면 우리가 곤란한 상황에 빠질거예요." 실비아가 말했다.
존은 웃었다. "노출병환자? 이봐 '엔렌데일의 진실폭로자!'라구'" 그는 점잔하게 조금 더 걸었다. 그리고는 속옷위에 그의 옷을 입었다. 그는 말했다. "아냐. 아냐. 아냐. 그 사람들은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구. 치킨맨과 경찰은 서로 합의를 하고 있지. 그들은 누가 모두를 위한 법과 질서와 정의와 품위와 공정한 행위의 편에 서있는지 알고 있단말이야."
고속도로를 다시 탔을때 날씨는 여전히 추웠다. 그러나 전 같지는 않았다. 우리가 몇 개의 마을을 지나자 천천히, 거의 느낄수 없게, 태양은 우리를 데워주었다. 그리고 내 기분도 그 와함께 좋아졌다. 피곤한 느낌은 완전히 사라지고 이제는 바람과 태양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이젠 그것들이 진짜로 느껴진다. 태양으로 부터의 열, 도로, 녹색 초원의 농가 그리고 부딪혀오는 바람, 단지 이런 것들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곧 세상에는 아름다운 따스함과 바람과 스피드와 비어있는 도로를 비추는 태양 밖에는 없었다. 따뜻한 공기가 아침의 마지막 냉기를 녹였다. 바람과 더 많은 태양 그리고 계속되는 완만한 도로.
이 여름은 너무 초록빛이고 너무 상쾌하다.
낡은 철사줄 울타리 앞의 잔디 사이로 흰색과 황금색의 데이지가 있었다. 그 목초지에는 소가 몇 마리 있었고 저 멀리 땅이 약간 솟아오른 곳에는 뭔가 황금빛 나는 것이 그 위에 있었다. 그게 뭔지 알기 힘들다. 알 필요도 없다.
길이 약간 경사가 있는 부분에 이르렀을때 오토바이의 터덜거리는 소리가 무거워 졌다. 정상에 오르자 우리 앞에 새롭게 펼쳐지는 땅이 보인다. 길은 아래로 내려가고 엔진의 소리는 낮아진다. 대초원. 고요하고 초연한 느낌이다.
나중에 우리가 멈췄을때, 바람때문인지 실비아의 눈에는 눈물이 있었다. 그녀는 팔들을 내뻣치며 말했다. "너무 아름다워요. 모든게 텅 비어있어요."
나는 크리스에게 어떻게 자켓을 땅에 깔고 여분의 셔츠를 베게로 쓰는지 가르쳐 주었다. 아이는 졸려하지 않았지만 나는 어쨌건 누우라고 했다. 쉬어야 할것이다. 나는 온기를 더 흡수하기 위해 내 자켓을 열었다. 존은 그의 카메라를 꺼냈다.
잠시후 그가 말했다. "이건 세상에서 제일 사진 찍기 어려운 것이군. 360도 렌즈같은게 필요해. 우리는 뭔가를 볼수 있지만 유리판 안을 들여다보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주변에 테두리를 붙이자 마자 그건 사라져 버리는 군."
나는 말했다. "바로 그게 우리가 차 안에 있을때 볼 수가 없는것이지. 나는 그렇게 생각해."
실비아는 말했다. "내가 열살정도일때 우리는 이렇게 길가에 차를 세웠어요. 나는 필름반통은 써가며 사진을 찍었죠. 사진이 나왔을때 나는 울 수밖에 없었어요.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우리 언제 다시 출발해요?" 크리스가 말했다.
"뭐가 급한거지?" 내가 말했다.
"난 그냥 계속 가고 싶어요."
"저 앞쪽에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보다 좋은 건 아무것도 없어."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땅을 내려다 보았다. "우리 오늘밤에는 캠핑하나요?" 그가 물었다. 서덜랜드 가족이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런가?" 그가 다시 물었다.
"나중에 생각해 보자구." 나는 말했다.
"왜 나중이예요?"
"왜냐면 지금은 잘 모르겠으니까."
"왜 지금은 잘 몰라요?"
"글쎄. 내가 왜 지금은 잘 모르겠는지 지금은 잘 모르겠다."
존은 문제없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여기는 캠핑하기에 최고의 장소는 아니야." 나는 말했다. "가릴 것도 없고 물도 없지." 그러나 어느 순간 갑자기 나는 말했다. "좋아. 그럼 오늘은 밖에서 캠핑을 하도록 하지." 우리는 전에 이에 대해 이야기 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비어있는 길을 계속 움직여 갔다. 나는 이 초원들을 가지거나 사진을 찍거나 다르게 바꾸거나 하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는 멈추거나 혹은 계속 가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비어있는 길을 움직여 내려가고 있었다.
5.
[초원은 더 이상 평탄하지 않다. 대지는 크게 굽이치기 시작했다.] 전보다 드물어진 펜스, 엷어진 녹음 … 모든 것이 우리가 하이 플레인 (높다란 평원)에 다가가고 있는 뜻이다.
우리는 기름을 넣기 위해 헤이그에서 멈췄다. 비스마르크와 모브리지 사이에서 미조리강을 건너갈 방법이 있는가를 물었다. 종업원은 아는 길이 없다. 이제는 날씨가 덥다. 존과 실비아는 긴 속옷을 벗기 위해 어딘가로 가버렸다. 오토바이의 오일을 갈고 체인에 윤활유를 칠한다. 크리스는 내가 하는 것을 전부 보고 있다. 그러나 약간 답답해 한다. 좋은 징조가 아니다.
“눈이 아파요.” 크리스가 말한다.
“왜지?”
“바람 때문에 그래요.”
“고글을 구해주마.”
우리는 커피와 롤을 먹으러 가게로 들어간다. 우리 말고는 모든 것이 달라서 우리는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들간의 대화가 조각 조각 들린다. 그들은 서로 아는 사람들인 것 같다. [우리]를 처음보기 때문에 [우리]를 쳐다본다. 그리고 나서는 거리 아랬 쪽에서 우리는 안장에 보관할 온도계를 찾았고 와 크리스를 위해 플라스틱 고글을 찾았다.
철물점 종업원도 미조리를 건너는 지름길을 몰랐다. 존과 나는 지도를 연구했다. 나는 비공식적인 페리나 인도교나 또는 그 비슷한 것을 150킬로에 걸친 영역에서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랬다. 그러나 확실하게 말해서 그런 건 없었다. 다른 건너편 쪽에 별게 없기 때문이다. 그쪽은 전부 인디언 보호구역이다. 우리는 모브리지로 가는 남쪽 길로 가서 거기에서 강을 건너가기로 결정했다.
남쪽으로 가는 길은 지독하다. 불어오는 바람은 거세고 콘크리트 길은 거칠고 좁고 울퉁불퉁하다. 태양을 향해 가야하는데다가 커다란 트레일러들이 반대로 달린다. 롤러코스터 같은 언덕들은 내리막길에서 트레일러들을 빠르게 하고 오르막길에서는 느리게 하며 시야를 막기 때문에 먼 곳을 볼 수가 없다. 추월하려면 긴장해야 한다. 첫번째 트레일러가 나타났을때 나는 겁이 났다. 미처 준비를 안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자세를 꽉 잡고 트레일러에 대비를 한다. 위험은 없다. 단지 보다 뜨겁고 건조한 충격파가 우리를 덮칠 뿐이다.
허레이드에서 존은 뭔가를 마시러 사라졌다. 실비아와 크리스와 나는 공원에서 그늘을 찾았고 휴식을 취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쉴 수가 없다. 뭔가가 변했다. 나는 그게 뭔지 알 수가 없지만. 이 마을의 거리들은 넓다. 필요없이 넓다. 그리고 공기는 먼지로 뿌연 빛이다. 건물들 사이에 여기저기 나있는 공터들에서는 잡초가 자라고 있다. 철판장비 창고와 급수탑은 전의 마을과 비슷하다. 다만 좀 더 넓게 퍼져있다. 모든 것이 좀 더 낡았고 좀 더 기계부분이 드러나 보이고 아무데나 여기저기에 놓여진 느낌이다. 천천히 나는 전과 다른게 뭔지 알게 되었다. 여기서는 누구도 말끔하게 공간을 절약하려고 하지 않는다. 땅은 더 이상 가치가 없다. 우리는 서부의 마을에 있는 것이다.
모브리지의 에이엔더브류에서 햄버거와 맥주를 점심으로 먹었다. 차가 많은 중앙거리를 천천히 달려가서 언덕의 밑쪽에 이른다. 거기 있었다. 미조리 강이다. 물이라곤 전혀 없는 잔디 언덕 사이로 움직이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이상해 보인다. 돌아서서 크리스를 보았다. 그러나 그 아이는 그다지 신기해 하는 것 같지 않다.
언덕을 굴러내려와서 다리에 올랐다. 달리는 동안에는 기둥들 사이로 강물이 규칙적으로 지나갔다. 그리고는 이제 반대편이었다.
우리는 길고 긴 언덕을 올라 전혀 다른 종류의 땅으로 들어선다. 울타리 같은 것은 이제 없다. 관목도 없고 나무도 없다. 언덕은 너무나 커서 저 앞쪽에서 녹색 경사를 오르고 있는 존의 오토바이는 개미처럼 보인다. 언덕의 위쪽으로 절벽꼭대기에서 튀어나온 바위가 눈에 띤다.
모든 것이 천연의 단정함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 땅이 버려진 땅이었다면 부서진 낡은 기초 콘크리트나 페인트칠한 철판조각이며 전선들이 보일 것이다. 작은 회사들이 있던 곳에는 잔디밭을 뚫고서 잡초들이 올라와 쭈그러지고 거칠거칠한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는 그런게 없다. 잘 관리된게 아니라 본래 한번도 더럽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땅은 전과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다. 바로 보호구역이다.
저 바위들을 넘으면 친절한 오토바이 수리공은 이제 없을 것이다. 우리는 괜찮을까. 뭐든 잘못된다면 우리는 진짜 곤란해질 것이다.
손으로 엔진 온도를 확인했다. 꽤 시원하다. 나는 공회전 소리를 들어보려고 한동안 클러치를 잡고 관성운전을 한다. 뭔가 소리가 좀 이상하다. 다시 한다. 한참을 지나 문제가 엔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스로틀을 닫은 후에도 절벽에서 메아리 소리가 울린다. 재미있다. 나는 두 세번 다시 반복했다. 크리스는 뭐가 잘못된건가하고 궁금해했다. 나는 메아리를 들어보라고 했다. 크리스는 별다른 말이 없다.
이 낡은 엔진은 쩽그렁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그 안에서 잔돈들이 날아다니는 것 같다. 이상하게 들리지만 실은 밸브가 내는 정상적인 소리다. 일단 그 소리에 익숙해지고 그런 소리를 기대하게 되면 약간의 차이도 알아듣게 된다. 뭔가 틀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다.
나는 존이 그 소리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려고 시도 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어림없는 일이었다. 그가 듣고 보는 것이라곤 소음과 기계와 기름때뭍은 장비들을 들고 서 있는 나뿐이었다. 소용없었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알지 못했고 그걸 알아낼 만큼 관심도 없었다. 그는 그것들이 [무엇인가]를 알고 싶어 하는 것만큼 [무엇을 의미하는 가]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가 사물을 이렇게 본다는 것은 중요하다.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문화학교를 위해서도 이 차이를 정확히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그가 기계적인 문제라면 생각도 해보기를 거부하는 데 질려서 그를 입문시킬 방법을 찾아왔다. 그러나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의 오토바이가 고장날때까지 기다려 [그]가 수리하는 것을 도와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방식이라면 그도 오토바이 관리를 배우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가 사물을 보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그런 기회를 망쳤다.
한번은 그의 오토바이 손잡이가 철컥이기 시작했다. “아주 심한 건 아냐.” 그가 말했다. 세게 돌리면 약간 그럴뿐이다. 나는 너트를 죄인다고 몽키스패너를 쓰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그렇게하면 크롬이 상처가 나서 녹이 슬기 시작 할 것이다. 그는 내 계량 소켓과 회양목 조각을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오토바이를 가져왔을 때 나는 렌치를 가져왔지만 이미 죄는 건 소용없었다. 테두리 끝이 이미 죄여진채로 잘라졌기 때문이다.
“이거 조각으로 메꿔야 하겠는걸”
“무슨 조각?”
“얇고 평평한 금속 띠야. 손잡이의 저 테두리 밑에 그걸 집어넣는 거지. 그럼 테두리가 조일 수 있는 위치로 열릴거야. 기계들을 다루다보면 그런 조각메꾸기를 늘 한다고.”
“그래?”그가 말했다. 그는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좋아. 그걸 어디서 사지?”
“내가 바로 여기에 가지고 있지.” 손에든 맥주 깡통을 들어올리며 나는 매우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잠시 이해를 못했다. 그가 말했다. “이봐. 뭐 맥주깡통 말이야?”
“물론이지.” 내가 말했다. “세상에서 최고로 멋진 금속 조각 창고라고.”
나로서는 이게 아주 기발한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그걸 구할 수고를 덜어줄 것이다. 사실 도대체 그걸 어디서 구하겠는가. 시간을 절약하고. 돈도 절약하는 일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이게 기발한 생각이라는데 전혀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다. 실제로 그는 갑자기 매우 눈에 띄게 모든 것에 대해 건방진 태도가 되었다. 곧 그는 온갖 핑계를 대고 피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내가 그가 뭘 하려는가를 깨닫기도 전에 손잡이를 고치지 않기로 결정해 버렸다.
내가 아는한 그 손잡이는 아직도 느슨하다. 나는 이제 그가 그때 기분이 나빴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반백년 정밀 독일 기계의 자존심이며 천팔백불을 주고 산 그의 새 BMW 오토바이를 감히 [맥주] 깡통으로 고치려고 했던 것이다!
오. 내 사랑!
그때부터 우리는 오토바이 관리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별로 없다. 실은 지금와 생각해보니, 전혀 없다.
더 이상 압박을 하면 왜 그런지도 알기도 전에 갑자기 화가 날것이다.
설명해 두자면, 맥주깡통 알루미늄은 금속으로서 부드럽고 미끄러지지 않는다. 이런 일에는 안성맞춤인것이다. 비가 와도 알루미늄은 산화하지 않는다- 좀더 정확히 말해서, 알루미늄은 언제나 얇은 막의 산화층을 가지고 있어서 더 이상 산화하지 않는다. 이 또한 안성맞춤이다.
다시말해, 반백년의 독일 정밀 기계를 배경으로 하는 [진짜] 독일 수리공이라면 이 문제에 있어서 이 해결책은 [완벽]하다고 말했을 거라는 것이다.
한동안 나는 내가 작업대로 몰래 가서 맥주깡통에서 조각을 떼고 인쇄된 것을 지웠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운 좋게 독일에서 특별히 수입한 금속조각이 딱하나 남아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바론 알프레드 크룹이 개인적으로 만들어서 대단한 개인적 피해를 감수해가며 팔아준 특별한 금속조각. 그럼 그는 그것에 열광했을 것이다.
크룹의 사제 금속조각판을 상상하는 것은 한동안 나를 즐겁게 했지만 결국 시들해졌다. 결국 복수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이 빠져나가자 이번엔 전에 말했던 생각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표면적인 것보다 깊은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 말이다. 사소한 어긋남을 오랜 동안 쫒다보면 때로는 커다란 진실이 나타난다. 생각 없이 일을 벌이기에는 너무 큰일이 관련 된 것 같다. 나는 그렇게 하는 대신에 그 멋진 금속조각에 대해 존과 내가 왜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지 습관처럼 인과관계를 따지기 시작했다. 기계를 다루다보면 이런 일은 언제나 일어난다. 막다른 골목 같은 것이다. 그럼 우리 거기 앉아 쳐다보면서 생각을 한다. 새로운 정보를 찾아 생각 없이 여기저기를 뒤져보거나 어딘가 다녀오거나 한다. 시간이 좀 지나고 그러다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애매하게 떠올랐지만 차츰 분명해진 생각은 나는 그 금속을 지적이고 이성적이고 대뇌에 관련된 것으로 즉 금속의 과학적 성질만 중요해지는 그런 방식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존은 직접적인 방식으로 피부에 닿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그 안에 빠져드는 방식으로 그것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기본적 형태라는 관점에서 보고 있었지만 그는 그 외양을 중심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금속조각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를 보고 있었다면 그는 그 금속조각이 [무엇인가]를 보고 있었다. 나는 이런 식으로 그 차이를 알게 되었다. 그 금속조각이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보게 된다면 이 경우 그건 우울한 일이다. 누가 이 아름답고 정교한 기계를 낡은 쓰레기 조각으로 수리하려고 하겠는가?
존이 음악가 좀더 정확히 말해 드러머라는 사실을 잊고 말하지 않은 것 같다. 도시의 사방 여기저기에서 여러개의 그룹들과 일하면서 그는 꽤 괜찮은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생각하기를 그가 드럼을 생각하는 것처럼 하는 것 같다. 다시말해 그는 전혀 [생각]을 안한다. 그는 그냥 한다. 거기에 함께 하는 식으로 한다. 오토바이를 맥주깡통으로 고치는 일에 그가 반응하는 것은 누군가가 박자에 늦을 때 그가 반응하는 것과 같은 식이다. 그는 쿵하고 충격을 먹는다. 그럼 끝이다. 그는 이제 상관하고 싶지 않다.
처음에 이 차이는 별거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게 자라고 … 자라고 . . . 자라고 마침내 내가 왜 그 차이를 느끼지 못했는지를 깨달을 때 까지 자랐다. 뭔가가 너무 작으면 우리는 그걸 놓치게 된다. 그러나 뭔가가 너무 커서 그걸 놓칠 때도 있다. 우리는 같은 것을 보고 서로에게 말하고 생각했다. 단지 그는 다른 [차원]에서 보고 말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기계문명을 하찮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 다른 차원에서는 모든게 엉망이고 기계문명이 그를 거부하고 있었다. 뜻한대로 되질 않았다. 그는 어떤 이성적인 계획 없이 거기에 대응해보려고 했다. 그리고 망치고 망치고 망쳐서 수없이 망친다음에는 그 볼트와 너트 같은 일 모두에게 저주를 잔뜩 퍼붇고 포기해 버렸던 것이다. 그는 거기에 빠져들듯이 접근하면 안되는 일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은 믿지도 않을 것이고 믿을 수도 없을 것이다.
그게 그가 있는 차원, 빠져드는 차원이다. 내가 기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언제나 대단히 논리 정연하게 하려고 나는 노력한다. 그렇게 해서 모든 것이 순전히 부속품들이 되고 상호관계의 문제가 되며 분석이고 조합이고 문제가 뭔지를 알아내는 것 일 때 그건 그에게 [여기]가 아니었다.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어딘가 다른 곳에 있었다. 백만키로 밖에 말이다. [이게] 모든 이유였다. 그가 겪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60년대에 일어난 문화적 변동의 상당부분을 설명하며 여전히 온 나라에서 사물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있는 차원적 차이에 대한 것이다. 그 결과“세대차”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비트족”이나 “히피”라는 말이 거기서 나왔다. 이제 이런 차원이 일시적 유행으로 내년이나 내후년이면 없어질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하다. 그건 이제 우리와 함께 머물 것이다. 그것은 심각하고 중요한 사물을 보는 방식들중의 하나이며 이성이나 질서나 책임감 따위와는 반대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제 우리는 문제의 뿌리에 도달했다.
다리가 너무 뻣뻣해져서 아프다. 나는 한번에 하나씩 다리를 뻣었다. 그리고 다리를 펴주기 위해 왼쪽과 오른쪽으로 다리를 움직일수 있는데까지 돌렸다. 이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하자 다리를 펴느라 다른 근육이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현실세계에 대한 시각]의 차이다. 과학자들이 뭐라고 하건 여기서 지금 우리가 세상을 보는 그대로가 바로 [현실세계]다. 이게 존이 현실세계를 보는 방식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별도로 과학적 발견을 통해 보여지는 것도 또한 현실세계다. 이것도 단순히 무시할수 없고 뭔가를 해줘야 하는 것이다. 존의 차원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들 차원에 머무를 생각이라도 말이다. 차단기가 타버리는 순간 존에게도 이것은 명백해 진다.
그게 시동이 안 걸릴 때 존이 그렇게 화가나는 이유다. 그건 그의 [현실세계에 대한 공격]이다. 그게 사물을 보는 있어서 그가 사용하는 그의 빠져드는 차원에 구멍을 냈는데 그는 그것을 똑바로 바라볼수가 없었다. 그의 생활방식이 위협받는 것같기 때문이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추상 예술에 대해 때때로 느끼는 혹은 최소한 [전에는 느꼈던] 그 분노를 그도 어떤면에서는 겪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그들]의 생활방식에는 맞지 않았다.
우리는 여기서 정말로 [두개]인 현실세계를 다루고 있다. 하나는 즉각적인 예술적 외양에 대한 것이고 또하나는 과학적 바탕에서 설명을 하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 맞아 떨어지지 않고 따로 따로 논다. 그들은 별로 서로 관련되어 있지 않다. 그게 지금 우리가 가진 상황이다. 이런 문제가 뭐가 큰 문제냐고 생각하고 있는가?
기다랗고 버려진 길의 한자락에서 우리는 홀로 서있는 잡화점을 보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뒤쪽에 앉을 자리가 있다. 우리는 포장하는 상자위에서 맥주를 캔으로 마셨다.
피곤하고 등도 아파오기 시작한다. 나는 포장상자를 기둥으로 밀어서 거기에 기댄다.
크리스의 표정을 보니 뭔가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오늘은 길고 고된 하루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미네소타에서 두번째나 세번째 날이면 이런 슬럼프를 겪을 것이라고 실비아에게 말했다. 지금이 그때다. 미네소타 ? 그게 언제였더라?
심하게 술에 취한 여자가 밖의 차에 있는 남자를 위해 맥주를 사고 있다. 그녀는 어느 상표의 맥주를 사야할지 결정을 할 수가 없다. 기다리던 주인의 아내가 화가 났다. 그래도 고를 수가 없다. 그러다가 우리를 본다. 우리쪽으로 뚫고 들어오더니 우리가 오토바이들의 주인이냐고 묻는다. 우리는 고개를 끄덕여 그렇다고 했다. 그녀는 한번 태워 줄 수 없냐고 했다. 나는 존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뒤로 물러났다.
그는 품위를 지키면서 그녀에게 변명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자꾸 자꾸 돌아왔다. 태워주면 일불을 주겠단다. 내가 그걸 가지고 농담을 했는데 웃기지가 않다. 괜히 더 우울해졌을 뿐이다. 우리는 밖으로 나와서 갈색 동산으로 돌아 나왔다. 그리고 다시 달렸다.
레몬에 도착했을 때 쯤, 우리는 정말로 지쳐 있었다. 바에서 우리는 남쪽에 캠프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존은 레몬의 중앙 공원에서 캠프를 하자고 한다. 괴상한 생각이다. 크리스는 그 소리에 화가 많이 났다.
내가 기억하는 한 근래들어 내가 이렇게 피곤했던 때가 없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슈퍼마켓에 들러 필요한 식료품을 생각나는대로 집고 약간의 어려움끝에 그걸 오토바이에 얹어 씌웠다. 해가 너무 많이 저물어서 빛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한시간이면 어두워질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을 것같다. 뭐야. 우리가 빈둥거렸던건가?
“이봐. 크리스. 가자.”나는 말한다.
“소리치지 마요. 준비됬어요.”
우리는 레몬에서 시작되는 시골길을 달린다. 우리는 매우 지쳐있고 아주 아주 오랜 기간 달린 것같다. 그러나 아직 석양이 지지 않은 것을 보면 그리 오래 달렸을리는 없다. 캠프장은 버려져 있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해는 30분도 남지 않았는데 에너지가 없다. 지금이 제일 힘들다.
최대한 빨리 짐을 풀려고 했다. 그러나 피곤으로 멍청해져서 나는 거기가 얼마나 나쁜 장소인지 알지 못한채 캠프장 도로 옆에다 모든 짐을 풀었다. 그때 바람이 거세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이건 높은 평원의 바람이다. 여기는 거의 사막이나 다름없다. 호수 부분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바싹 타버렸다. 그 호수는 일종의 저수지로 우리 아래 쪽에 있다. 바람이 후욱하고 지평선에서 호수를 가로질러 불어온다. 벌써 춥다. 길에서 20미터쯤 떨어진 곳에 초라한 소나무가 몇그루있다. 나는 크리스에게 물건들을 그리로 옮기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질 않았다. 그는 저수지쪽으로 어슬렁거리며 가버렸다. 나는 짐들을 직접 날랐다.
왔다갔다하다보니 실비아가 요리를 하려고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그녀도 나만큼이나 피곤했다.
해가 졌다.
존은 나무들을 모아왔다. 그러나 나무는 너무 크고 바람이 거세서 불을 불이기가 어려웠다. 불쏘시게처럼 나무를 쪼갤 필요가 있다. 나는 작은 소나무들 사이로 돌아가서 석양 속에서 정글칼을 찾아헤맸다. 그러나 너무 어두워서 찾을 수가 없다. 나는 손전등이 필요했다. 그걸 찾으려고 하니 그것도 너무 어두워서 찾을 수가 없다.
다시 돌아갔다. 손전등을 찾기위해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돌아와 짐들을 비췄다. 모든 짐들을 하나씩 뒤지며 손전등을 찾았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내가 필요한 물건은 손전등이 아니라 정글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칼은 바로 눈앞에 있었다. 내가 칼을 가지고 돌아갔을 무렵에는 존이 불을 이미 붙여 놓았다. 나는 칼로 좀더 큰 나무조각들을 쪼갰다.
크리스가 다시나타났다. 손전등은 그가 가지고 있었다!
“언제 먹어요?” 불평을 한다.
“금방 차릴 거다.” 내가 그에게 말했다. “손전등은 여기에 나둬.”
그는 손전등을 들고 다시 사라진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불길이 스테이크에 닿지를 않는다. 우리는 길에서 큰 돌을 줏어와서 바람을 막는 보호막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너무 어두워서 보이는게 없었다. 우리는 들다 오토바이를 가지고 와서 헤드라이트로 그 장소를 엑스자로 비췄다. 이상한 조명이다. 불속에서 날려온 나무재가 갑자기 허공에서 밝게 빛을 내다가 바람속에서 사라져버렸다.
빵! 우리 뒤에서 커다란 폭발소리가 났다. 크리스가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실비아가 화가 났다.
“폭죽이 있더라구요.” 크리스가 말했다.
나는 화를 억누르고 그에게 차갑게 말했다. “이제, 식사시간이다.”
“성냥이 필요해요.” 그가 말했다.
“앉아서 먹어,”
“먼저 성냥좀 주세요.”
“앉아서 먹어.”
그는 앉았다. 나는 스테이크를 내 군대용 식기칼로 먹으려고 한다. 그러나 너무 질기다. 그래서 나는 사냥칼을 꺼내서 대신 그걸 사용한다. 오토바이 헤드라이트 불빛이 나를 정면으로 비추고 있다. 칼이 식기안으로 들어갈때는 칼이 안보인다. 나는 칼이 어디로 들어가거 있는지 알수가 없다.
크리스는 자기 스테이크를 자를수가 없다고 했다. 나는 내칼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걸 잡으려다가 크리스가 모든 걸 전부 다 방수천위에 쏟아버렸다.
아무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가 그걸 쏟았을 때 나는 화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화가난다. 방수천이 남은 여행내내 기름에 번들거릴 것이다.
“더있어요?” 그가 물었다.
“그걸 먹어” 내가 말했다. “방수천에 떨어진 것 뿐이야.”
“너무 더러워요.” 그가 말했다.
“글쎄 그것밖에는 없다.”
우울함이 몰려든다. 이젠 누워서 잠이나 자고 싶다. 그러나 그는 화가 났고 한바탕 할것같다. 기다리도록 하자. 얼마지나지않아 일은 시작된다.
“이거 맛이없어요.” 그가 말한다.
“그래. 그거 질기더라. 크리스.”
“좋은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이 캠프는 진짜 재미없어요,”
“[네] 생각 이었잖니.” 실비아가 말한다. “캠핑가고 싶다는 건 너였어.”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러나 그녀가 그걸 알리가 없다. 아이가 주는 미끼를 물면 아이는 또다른 미끼를 던져준다. 그리고 또하나 또하나 우리가 아이를 때릴 때 까지 그일이 계속된다. 그게 아이가 원하는 것이다.
“알게 뭐야.” 그가 말한다.
“그게 뭐야. 인정할 건 해야지.” 그녀가 말한다.
“글쎄. 내가 알바아니예요.”
폭발의 임계점이 가깝다. 존과 실비아가 나를 쳐다봤지만 나는 무표정한 표정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되서 미안하지만 지금은 내가 할수 있는게 없다. 말싸움을 하는 것은 단지 상황을 더나쁘게 할뿐이다.
“배 안고파요.” 크리스가 말한다.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배가 아파요.” 그가 말한다.
크리스는 돌아서서 어둠속으로 걸어가 버렸다. 우리는 폭발을 피했다.
먹기를 마쳤다. 나는 실비아가 설걷이를 하는 것을 도왔다. 그리고는 한동안 우리는 그저 그렇게 앉아 있었다.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헤드라이트를 껏다. 어차피 오토바이 불빛은 보기 흉하다. 바람이 약간 잦아들었고 피어놓은 불에서 약간의 빛이 나오고 있었다. 조금 지나자 그 빛에 눈이 익숙해졌다. 식사와 분노때문에 졸린게 약간 사라졌다. 크리스는 돌아오지 않는다.
“[처벌행위]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실비아가 묻는다.
“그런거 같네요.” 내가 말했다. “그 말은 좀 적당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잠시 생각을 한 후에 덧붙여 말했다. “그건 아동심리학의 용언데 나는 그걸 싫어해요, 그냥 저녀석이 순 개자식처럼 행동한다고 합시다.”
존이 약간 웃는다.
“어쨌건.” 나는 말한다. “저녁 잘먹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애를 먹여서 미안합니다.”
“아, 그건 괜찮아.” 존이 말한다. “그 애가 아무것도 먹질 않아서 걱정이 되는 군.”
“그건 별일 아니야.”
“저기서 길을 잃는건 아니겠지?”
“아니. 그렇게 되면 소리치겠지.”
크리스는 가버리고 우리는 할일이 없다. 나는 내 주변의 공간을 좀 더 돌아보게 된다. 어디든 소리하나 없다. 외로운 초원이다.
실비아가 말한다. “그애가 정말로 배가 아프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요,” 나는 말한다. “약간 독보적인 방식으로 말이죠.” 계속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서 미안하지만 좀 더 잘 설명해야겠다. 그들도 아마 여기에 보기보다 더 심각한 뭔가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분명히 아플거에요.” 나는 결국 말을 한다. “이런 문제로 검사를 한적이 대여섯번은 있어요. 한번은 너무 심해서 우리는 이건 맹장염이라고 생각 했었죠. . . . 우리가 저 북쪽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중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나는 오백만 달러짜리 기술 제안서를 막 제출한 참이었습니다. 그것때문에 나는 녹초가 되어 있었어요. 그건 정말 다른 세상이었죠. 시간도 없고 참을성도 없고 매주마다 육백페이지의 정보를 내보내야 했습니다. 나는 그때 한 세사람쯤은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고 우리는 숲으로 가서 한동안 쉬어야 겠다고 생각한 참이었습니다.”
“숲의 어느 부분이었는지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머리엔 기술 정보가 맴돌고 있었습니다. 어쨌건 크리스가 비명을 질렀어요. 그는 건드리지도 못하게 했어요. 결국 병원으로 데려가야 겠다고 생각했죠. 어디 병원으로 갔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결국 그들은 아무 것도 찾아내질 못했죠.”
“아무것도?”
“그래요.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났던 적이 또 있었어요.”
“[어떤] 의견이라도 없던가요?” 실비아가 묻는다.
“올 봄에 정신적 질환이 시작되는 증세라고 진단을 받았습니다.”
“뭐야?” 존이 말한다.
이젠 너무 어두워서 존과 실비아가 보이질 않는다. 심지어는 언덕의 모습도 보이질 않았다. 나는 멀리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다. 뭐라고 답할지 몰랐다. 그래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잘 쳐다보면 머리위로 별이 보였다. 그러나 앞에 놓인 불 때문에 잘 보이질 않았다. 밤은 우리주변을 두껍고 불투명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담배가 손가락까지 타들어 갔다. 나는 그걸 껐다.
“그런 줄 몰랐어요.” 실비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화가 난 기색이 없어졌다. “부인대신에 아이를 데려와서 왜 그럴까하고 생각했었어요.”그녀가 말한다. “말해줘서 기뻐요.”
존이 불속에다 타지 않은 나무들의 끝자락을 쑤셔넣는다.
실비아가 말한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대화를 막으려는 듯 존의 목소리가 뭔가를 초조하게 말한다. 하지만 나는 대답했다. “모르겠어요. 일의 원인과 결과를 짜맞추기 힘들더군요. 이러저러한 게 원인이고 이게 그 결과라는 것은 우리가 짜맞춰서 만들어 낸 생각의 결과죠. 정신병은 그런 생각들 이전의 어딘가에 있는 문제같아요. “ 그들은 이해할수 없을 것이다. 분명히 그럴것이다. 나도 이해가 안된다. 하지만 그걸 생각해 보기에는 너무 지쳐있다.
“정신 상담의는 뭐라고 하지?” 존이 물었다.
“아무 말도 안해. 거기 안가지.”
“안간다고?”
“그래.”
“그래도 괜찮나?”
“몰라.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으로 그 이유를 설명해 줄수가 없어. 그냥 마음에 뭔가가 걸려. 나도 생각을 해보고 그래야만 하는 이유들을 생각하고 약속시간을 정할 계획을 세우고 심지어는 전화번호까지 찾았는데 그러고 나면 뭔가가 걸려. 뭔가 문이 꽝하고 닫히는 것처럼.”
“그러면 안될것같은데.”
“다른 사람도 그러더군. 아마 계속 이럴수는 없겠지,”
“그치만 정말 [왜] 그러세요?” 실비아가 묻는다.
“나도 왜 그런지 [알지] 못해요. . . . 단지 . . . 모르겠어요. . . 그들은 [친](kin) 하질 않아요.” . . . 정신을 번쩍들게 하는 말이다. 전에 이런 말을 쓴 적이 없는 것같다. [친] 하질 않다라 . . . 촌 사람이 하는 말같다. . . 같은 종류가 아니다 (not of a kind) . . . 같은 어근이다. . . . [친]절함 (kindness) 역시 그렇다. . . 그들은 그에게 진짜로 [친절]할 수가 없다. 그들은 [친] 하질 않다. . . .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이건 옛날에 쓰던 말이다. 너무 오래되서 거의 흘러간 말이다. 몇세기를 거치며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가. 요즘은 모든 사람들이 “친할”수가 있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으로 생각 된다. 오래 전에는 이것은 날때부터 상황이 그렇다는 의미였으며 맘대로 결정될 수 없는 것이었다. 지금, 이제 친하다는 것은 절반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태도다. 마치 첫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가지는 태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같은 종류가 아닌 그들이 [친함]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나는 생각을 계속했다. . . . [mein Kind]- 나의 아들. 다른 나라말에도 이런 표현이 있다. 나의 아들 (Mein Kinder) . . .
“누가 이렇게 늦게 말을 타고 가나 밤에 바람이 심한데? 아버지가 그의 아이를 데리고 간다 (Wer reitet so spat durch Nacht und Wind? Es ist der Vater mit seinem Kind. )”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무슨 생각을 하세요?” 실비아가 묻는다.
“옛날 시, 괴테의 시입니다. 아마 2백년은 되었을 겁니다. 오래전에 배운 거지요. 왜 그게 생각나는지 모르겠군요, 단지 . . . “ 이상한 느낌이 돌아온다.
“어떻게 되는데요?” 실비아가 묻는다.
나는 기억해 내려고 노력했다. “바람이 부는 밤입니다. 한 남자가 해변을 따라 말을 타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아들을 그의 팔에 힘껏 안고 있는 아버지 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왜 그렇게 창백해 보이냐고 묻습니다. 아들은 대답합니다. ‘아버지, 유령이 보이질 않아요?’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들이 보고 듣는 것은 해변에 깔린 안개와 바람에 부딛혀 나뭇잎들이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아들은 그것이 유령이라고 계속 말합니다. 아버지는 밤새 더더 빨리 달려나갑니다.”
“어떻게 끝나요?”
“실패로 끝이 납니다. . . . 아이의 죽음으로 끝이 납니다. 유령이 이기는 거지요.”
바람이 불어서 숯의 빛이 강해졌다. 나는 실비아가 깜짝 놀라서 나를 보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건 다른 나라의 다른 시대이야기입니다.” 나는 말한다. “여기서는 살아남는 것으로 끝나고 유령은 아무 의미도 없지요. 나는 그렇다고 믿습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믿고 있습니다.” 어두워진 초원을 바라보며 나는 말한다. “이 모든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 . . 사실 요즘에는 확실하다고 느끼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걸겁니다.”
숯은 죽어가면서 점점 미약해 진다. 우리는 담배를 피운다. 크리스는 이 어둠속 어딘가에 떨어져 있지만 나는 그를 쫒아가 잡지 않을 것이다. 존은 조심스레 조용히 있었고 실비아도 조용하다. 갑자기 우리 모두가 서로 떨어져서 각자의 세계속에서 외롭게 존재하고 우리는 이제 서로간에 소통이 없다. 불에다 물을 끼얹고 소나무들 사이에 있는 침낭으로 간다.
이것은 작고 초라한 소나무들로 된 피신처다. 나는 내가 침낭을 놓아둔 이곳이 저수지로부터 오는 수백만의 모기들로 부터도 우리를 피난 시켜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모기를 쫒는 약이 전혀 그들에게는 듣지를 않았다. 나는 침낭으로 깊이 기어들어가서는 숨쉴 구멍만 남겨 두었다. 크리스가 마침내 나타났을 때 나는 거의 잠이 들어있었다.
“저쪽에 거대한 모래산이 있어요.” 가시 같은 소나무 잎들위로 쪼그려앉으면서 그가 말한다.
“그래.” 나는 말한다. “가서 자라.”
“아버지도 그걸 봐야 해요. 내일 가서 보실거죠?”
“우린 시간이 없을 거야.”
“내일 아침에 저기서 놀아도 되요?”
“그래.”
옷을 벗느라 잡음을 끝도 없이 내더니 침낭으로 크리스는 들어간다. 이제 침낭안에 있다. 그가 돌아눕는다. 조용하다. 그리고 조금더 돌아눕는다. “아빠?”
“뭐?”
“아빠가 어렸을때는 어땠어요?”
“[자라]. 크리스!” 들어주는데에도 한도가 있다.
잠시후 나는 빠르게 가래를 삼키는 소리를 듣는다. 크리스는 울고 있었다. 난 너무 피곤했지만 깨어있었다. 몇마디 위로의 말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는 친근감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슨 탓인지 말이 나오질 않는다. 위로의 말들은 이방인이나 병원에서 하는 말이다. 친족사이에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필요하고 그가 찾고 있었던 것은 그런 조그만 정서적 밴드에이드가 아니다. . . . 나는 그가 필요로 하는지 것이 뭔지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
부풀은 달이 소나무 너머의 지평선에서 솟아오른다. 반쯤 잠이 든 상태로 시간이 간다. 떠오른 달이 천천히 그리고 끈기있게 하늘에 반원을 그리는 모습을 통해 나는 내가 얼마나 잠을 잤는가를 확인했다. 너무 피곤하다. 달과 이상한 꿈들과 모깃소리 그리고 기억들의 이상한 조각들이 비현실적이고 잊혀진 땅에서 겹치고 섞인다. 그 땅에는 달이 빛나지만 안개가 자욱하다. 나는 말을 타고 있었고 크리스도 함께 있다. 말은 작은 모래사이로 흐르는 개천을 뛰어 넘어서 어딘가 저너머에 있을 대양을 향해 달린다. 그리고 꿈이 끊긴다. .. 그리고 다시 꿈이 나타난다.
안개속에는 한 사람의 자취가 있다. 정면으로 보면 그것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고개를 돌리면 시야의 한쪽 구석에 그것이 다시 나타난다. 그것에게 큰소리를 치고 그걸 뭔지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뭔가 말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나는 알고 있다. 어떤 손짓이나 행동으로 그걸 알아보는 순간 그 녀석은 실체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녀석은 그래서는 안된다. 그러나 소리내어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그녀석을 알아볼 수가 있다. 그것은 패드러스다.
사악한 유령. 미친 존재. 삶도 죽음도 없는 세계로부터 온 녀석.
그녀석은 사라진다. 당황한 자신을 가라앉히려고 한다. . . . 팽팽하다. . . . 서두르지 않는다. . . 단지 천천히 가라앉게 한다. , , 그걸 믿지도 않는다. 그걸 부인하지도 않는다. . . . 그러나 뒷머리가 천천히 곤두선다. . . 그는 크리스를 부르고 있다. 그런건가? . . . 맞나? . . .
6.
[시계는 9시를 가르킨다. 그런데 벌써 잠을 자기에는 너무 덥다.] 침낭밖을 나와보니 이미 해가 높이 떠 있다. 주변의 공기는 깨끗하고 건조하다.
일어났다. 눈은 부어있고 땅에서 자서 그런지 몸이 여기저기 쑤신다.
입이 마르고 갈라진다. 얼굴과 손들이 모기가 물린 자국으로 덮여있다. 어제 아침에 생긴 햇볕화상이 쓰라리다.
소나무 뒤로 타버린 잔디와 흙과 모래의 더미들이 보였다. 너무 밝아서 쳐다보기가 힘들다. 열기, 고요함 그리고 불모의 언덕들과 빈 하늘은 거대하고 강렬한 공간의 느낌을 내게 주었다.
하늘에 습기라곤 하나도 없다. 오늘은 지독히 더운 날이 될것이다.
나는 소나무들 사이에서 약간의 잔디들 사이로 난 황량한 모래톱으로 걸어 나왔다. 나는 오래 오래 명상에 잠기듯이 주변을 둘러 보았다. . . .
오늘부터 패드러스의 세계를 문화학교에서 둘러보기 시작할 것이다. 전에는 그가 가진 기계문명과 인간의 가치에 대한 몇가지 생각들을 그냥 말하고 그에 대한 개인적인 언급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지난밤의 생각들과 기억들의 모습은 그게 옳은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었다. 그를 생략하는 것은 내가 도망치지 말아야 하는 것에서 도망치는 것이 될것이다.
아침의 회색 새벽빛 속에서 나는 크리스가 전에 인디언 친구의 할머니에 대해 말했던 것을 다시 생각한다. 그걸로 뭔가가 분명해 졌다. 그녀는 말했다. 유령은 누군가가 제대로 묻히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그말이 맞다. 그는 결코 제대로 묻히지 못했다. 그게 정확히 문제의 원인이었다.
잠시후 내가 돌아보았을때 존은 멍청한 표정으로 일어나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 완전히 잠에서 깬것이 아니다. 그는 머리를 맑게 하려고 목적없이 둥글게 걷고 있었다. 곧 실비아도 일어났다. 그녀의 왼쪽눈이 크게 부풀어 있다.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모기에게 물렸단다. 나는 물건들을 집어 오토바이에 짐을 싸기 시작했다. 존도 같은 일을 했다.
그 일이 끝나고 실비아가 아침으로 먹을 베이컨과 계란과 빵 봉지를 여는 동안 우리는 불을 피웠다.
아침이 준비되자 나는 건너가서 크리스를 깨웠다. 그는 일어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나는 다시 말했다. 그는 싫다고 말한다. 나는 침낭의 바닥부분을 잡고서 탁자보를 펴듯이 세게 털었다. 크리스가 밖으로 나와서 소나무 잎위에 앉아 눈을 껌뻑인다. 나는 침낭을 말았고 그는 한동안 시간을 쓰고서야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이해했다.
그는 모욕을 당했다는 표정으로 아침먹으러 와서는 한입을 깨문다. 하지만 그는 배가 고프지 않다. 그는 배가 아프다고 말했다. 나는 아래쪽의 호수를 그에게 가르켰다. 절반은 사막인 이곳에서 그 호수는 매우 이상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시 불평을 반복했다. 나는 그냥 내버렸두었고 존과 실비아도 그것을 무시했다. 그가 어떤 상황인지를 말해두기를 잘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심각한 마찰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조용히 아침을 먹었다. 나는 이상하리 만큼 마음이 평온했다. 아마 패드러스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또한 우리는 저수지 위로 30미터는 되는 곳에 있었다. 그 너머로는 서부의 광활함이 보였다. 불모의 언덕들, 아무곳에도 사람은 없다. 소리하나 들리지 않는다. 이런 곳에서는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모든 것이 잘되어 갈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은 짐들을 수화물칸에 올리는 동안 나는 뒷바퀴 타이어가 놀라울 만큼 많이 닳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속력을 냈던 일들이며 무거운 짐을 실은 것 그리고 뜨거운 도로를 달린 것때문에 이렇게 되었을 것이다. 체인도 쳐져있어서 나는 도구를 꺼내서 그걸 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신음소리를 내고 말았다.
"무슨일이야?" 존이 말했다.
"체인 조절기의 끈이 잘라져 버렸군."
나는 조절하는 볼트를 제거하고 끈을 확인했다. "내가 전에 차축의 너트를 느슨하게 안하고 조정을 하려고 했던 탓이야. 볼트는 괜찮아." 나는 그것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내부의 끈이 끊어진것 같아."
존은 오랬동안 바퀴를 쳐다봤다. "마을까지 갈수 있을 것같아?"
"아. 물론이지. 계속해서 달려도 돼. 단지 체인을 조절하기가 어려워 졌을 뿐이야."
나는 뒷축의 너트를 약간 느슨하게 하고는 망치로 그걸 옆쪽으로 쳤다. 체인의 장력이 적당해 질때 까지 그렇게 했다. 나는 차축이 나중에 앞으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온힘을 다해 그걸 조이고 쐐기 핀을 교체했다. 내가 그렇게 하는 동안 그는 그것을 조심스럼게 쳐다보고 있었다. 자동차 차축의 너트와는 달리 이건 베어링이 조여지는 정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걸 그렇게 하는 건지 어떻게 알았어?" 그가 말했다.
"그냥 스스로 알아냈지."
"나라면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알수가 없었을거야." 그가 말했다.
바로 그게 문제다.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 나는 혼잣말을 했다. 그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뒤로 뒤로 가야한다. 많이 뒤로 가도 우리는 그 보다 더 많이 뒤로 가야 한다는 것을 볼 것이다. 그래서 작은 의사소통의 문제인것 처럼 보이던 것이 이 주된 철학의 문제가 될때까지 그렇게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내생각에는, 문화학교가 필요하게 되는 이유다.
나는 도구상자를 다시 챙기고 옆면 커버를 닫았다. 나는 중얼거렸다. 그는 그렇게 할 값어치가 있다.
길위로 나서자 건조한 공기가 체인을 조정하느라 생긴 약간의 땀을 식혀주었다. 나는 한동안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땀이 다마르자 마자 이제는 덥다. 이미 27도는 될 것이다.
길에는 차가 없었다. 우리는 나란히 달렸다. 오늘은 달려야 하는 날이다.
* * *
이제 나는 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해야만 하겠다. 한때 한사람이 있었다. 그는 더이상 이곳에 있지는 않다. 그 사람은 말할것이 있었고 그걸 말했다. 그렇지만 아무도 그를 믿거나 이해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잊혀졌다. 앞으로 왜 그랬는지 분명해지겠지만 나는 그가 잊혀진 채로 남기를 바랬다. 그러나 이제 그를 다시 거론해야만 한다.
나는 그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못한다. 더 이상 말을 할수가 없는 패더러스를 제외하면 아무도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글이며 다른 사람의 말들 그리고 내 자신이 기억하는 것들의 조각들에서 그가 말했던 것을 복원하는 것은 분명히 가능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문화학교에 대한 생각은 그의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옆으로 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이야기가 확장이 되어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없이 순전히 추상적으로 이야기했을때보다는 보다 이해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확장의 목적은 그를 변호하자는 것이 아니고 분명히 그를 찬양하자는 것도 아니다. 목적은 그를 묻어버리자는 것이다 - 영원히.
우리가 늪지를 통과해서 여행하고 있던 미네소타에서 나는 기계문명의 "형체들"과 서덜랜드 부부가 탈출하려고 하는 "죽음의 힘"들에 대해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나는 이제 서덜랜드 부부와 반대쪽으로 가려고 한다. 바로 그 힘들을 [향해서] 그 중심으로 말이다. 그렇게 할때 우리는 패드러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될것이다. 그가 알았던 유일한 세계, 바로 모든 이해는 그 근원적 형태를 통해서 이뤄지는 세계말이다.
근원적 형태의 세계는 그것이 실제로 논의를 하는 [방식들]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논의의 대상으로서는 별난 것이다. 우리는 사물들을 그 직접적 외양의 측면에서 논의 하거나 그 근본적 형태의 측면에서 논의 한다. 그래서 이 논의의 방식들을 논의하게 되면 우리는 기반의 문제 (platform problem)라는 것과 마주치게 된다. 우리는 그 논의의 방식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그 논의의 방식들을 써야만한다.
전에 나는 근본적 형태의 세계에 대해. 혹은 최소한 그 일부라고 할수 있는 기계문명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외양의 측면에서 이야기한적이 있다. 이제 나는 근본적 형태의 세계를 그 자신의 시각으로 이야기 할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근본적 형태의 세계 자체가 어떤 근본적 형태를 가지는 가를 이야기하고 싶다.
이걸 위해서, 먼저, 우리는 이분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걸 내가 속임수 없이 사용하려면 우선 뒤로 물러나서 [이분법]이 뭔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말해야 한다. 실은 그것 자체가 긴 이야기다. 여기도 이 뒤로 물러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우선 이분법을 그냥 쓰고 그것이 뭔지는 나중에 설명할 것이다. 나는 인간의 지성을 두종류로 나누고 싶다 - 고전적 지성과 낭만적 지성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런 이분법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근본적 형태의 세계를 발견하거나 창조해내기 위해 고전적 방식으로 행동할때 이것은 적합한 것이다. 이 [고전적]이니 [낭만적]이니 하는 말들은, 패드러스가 사용한 대로라면, 다음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고전적인 지성은 세계를 주로 근본적 형태들로 이뤄진 것으로 본다. 낭만적 지성이 세계를 볼때는 주로 직접적인 형태를 통해서 본다. 만약 엔진 또는 어떤 기계의 그림이나 전기기구의 개략도 따위를 낭만주의자에게 보여준다면 그는 아마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가 보는 현실세계란 그 표면이기 때문에 그것들은 매력이 없다. 지루하고 복잡한 이름들의 목록이나 숫자들에 불과하다. 관심둘만한게 없다. 그러나 같은 블루프린트나 개략도를 고전주의자에게 보여준다면 그는 아마 그것에 푹빠져들 것이다. 그는 그 선과 그림과 심볼들 안에서 대단히 다채로운 근본적 형태를 보기 때문이다.
낭만적 방식은 주로 영감을 주고 상상을 하고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것이다. 사실보다는 느낌이 지배한다. ""과학"에 대비된 "예술"은 낭만적이다. 예술은 이성이나 법칙에의해 주도되지 않는다. 예술은 느낌과 직관과 심미적 양심에 의해서 주도된다. 북유럽 문화들에서는 낭만적 방식은 주로 여성다움과 관련지어진다. 그러나 분명히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고전적 방식은 이와는 달리 이성과 법칙에 의해 주도된다. 이성과 법칙은 그 자체가 사고와 행동의 근본적 형태들이다. 유럽의 문화에서는 이것은 대개 남성적인 방식이며 과학의 여러 분야들과 법 그리고 의학은 주로 이런 이유로 해서 여자들에게는 매력적이지가 않다. 비록 오토바이 타기는 낭만적인것이지만 모터사이클 관리는 순수히 고전적인 것이다. 낭만적 방식에서 보았을때 먼지, 기름때 그리고 근본적 형태들을 숙련하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래서 여자들은 거기에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는다.
비록 표면적인 흉함은 종종 고전적 방식의 지성에서 발견되는 것이지만 언제나 그렇지는 않다. 그 미묘함 때문에 낭만주의자들은 종종 알아보지 못하곤 하지만 고전적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있다. 고전적 양식은 직설적이며 꾸밈이 없고, 감정적이지 않으며, 경제적이고 조심스럽게 균형잡힌 것이다. 그 목적은 감정적으로 영감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혼돈에서 질서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며 미지의 것을 알려진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미적인 것이 전혀 없는 자연그대로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름답게 절제 되어진 것이다.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다. 그 가치가 평가되는 것은 이 통제를 유지되는 기술의 측면에서 이다.
낭만주의자에게 이 고전적 방식은, 기계관리같은 것이 그렇듯이, 종종 지루하고 우스꽝스럽고 흉하게 보인다. 모든 것이 조각과 부품과 성분과 상호 관계들의 측면으로 이뤄져 있다. 컴퓨터를 대여섯번 통과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이해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같다. 모든 것은 측정되고 증명되어져야 한다. 억압적이다. 끝없이 회색빛이다. 죽음의 힘이다.
그러나 고전적 방식안에서도 낭만적 방식은 나름대로의 선입견 속에서 이해 되어진다. 사소하고 비이성적이며 신뢰할 가치가 없고 주로 욕망을 채우는데만 관심이 있는 것으로 말이다. 피상적이다. 실속이 없다. 종종 그 자신을 떠받힐 능력도 의지도 가지지 못한 기생충으로 생각된다. 사회의 무거운 짐일 뿐이다. 이제는 당신에게도 이 싸움의 광경이 친숙해 보일거라고 생각한다.
이게 문제의 근원이다. 사람들은 주로 한쪽 방식으로 생각하거나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서 다른 방식이 관여하고 있는 것들을 오해하거나 평가절하 한다. 그러나 아무도 자기가 보는대로의 진실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아는한, 살아있는 사람중 아무도 이 복수의 진실들과 방식들을 화합시키고 있지 않다. 이 현실세계에 대한 관점들이 합쳐지는 장소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최근 고전적 문화와 낭만적 반문화사이에서 거대한 쪼개짐이 생기는 것을 보아왔다. 두 세계는 점점더 이질적으로 변해가고 서로를 미워하게 된다. 한 집안이 둘로 쪼개지고 모두들 세상이 언제나 항상 이랬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쪽 차원에 있는 사람이 아무도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할때 그의 반대편 차원에 있는 사람은 전혀 다르게 생각한다.
패드러스가 생각하고 말했던 것이 중요해 지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그때는 [아무도] 그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가 좀 괴팍하다고 생각했다가 그다음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고 그리고는 약간 미친게 아니냐고 하다가 마침내는 완전히 돌았다고 여겼다. 그가 정신병이 있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 당시 그가 쓴 글들을 보면 그는 그가 가진 호전적인 의견들 때문에 미치게 된것같다. 유별난 행동은 종종 다른 사람들을 멀어지게 하는데 그것은 다시 유별난 행동을 증가시키고 사람들을 더욱 더 멀어지게 한다. 이런 반복되는 주기는 어떤 절정에 도달 될 때까지 계속된다. 패드러스의 경우, 그 절정은 법원명령에 의한 경찰의 체포와 사회로부터의 영구추방이었다.
우리는 US12로 가는 좌회전 선에 있다. 존은 가솔린을 넣으려고 멈춰섰고 나는 그의 옆에 멈춘다.
주유소 문가의 온도계는 33도를 가르킨다. "오늘도 어려운 날이 될꺼야." 나는 말한다.
탱크가 다 찻을때 우리는 커피를 마시러 길건너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크리스는 물론 배가 고팠다.
나는 그에게 이걸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나는 우리랑 같이 먹던지 아니면 먹을수 없다고 말했다. 내가 화를 낸 것은 아니다. 나는 그냥 당연한 사실을 말하는 것같은 투로 말했다. 그는 부끄럽게 행동했다. 하지만 이제 앞으로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갈것인지 깨달은 것같았다.
실비아의 얼굴에 안도의 표정이 스친다. 분명 그녀는 이문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음에 틀림없다.
커피를 다마시고 밖으로 다시 나왔을 때 열기는 너무나 지독했다. 우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능한한 빨리 움직였다. 다시 초기의 차가움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은 곧 사라진다. 태양이 타버린 잔디와 모래를 너무나 눈부시게 만들고 있어서 나는 번쩍임을 줄이기 위해 얼굴을 찡그려야 했다. 이 US12는 오래되고 엉망인 고속도로다. 콘크리트가 부서진 곳을 타르로 메워서 울퉁불퉁하다. 길표지판이 앞쪽에 우회로가 있다고 말해준다. 길 양쪽으로 낡은 오두막이며 판잣집이며 길가의 광고판들이 드문드문 나타난다. 그것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누적된 것이다. 이제는 차가 많다. 나는 패드러스의 이성적이고 분석적이며 고전적인 세계나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그가 가지고 있던 종류의 합리성은 사람들이 고대로 부터 사용해 온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그들 주변의 지루함과 우울함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사용했다. 알기 어려운 것은 그 모든 것에서 탈출하기위해 사용된 합리성은 너무나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사용된 곳에서는 이제 낭만주의자들이 "그 모든 것"으로 부터 탈출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있던 세상을 알아보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이상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이 너무나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익숙하다는 것은 사람들을 장님으로 만들수 있다.
사물을 보는 그의 방식은 "분석적" 묘사라고 불릴만한 것을 만들어 낸다. 이것은 사람들이 사물을 근본적 형태의 측면에서 논의하는 고전적 기반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는 완전히 고전적인 사람이었다. 이 말의 의미를 보다 완전히 설명하기 위해 나는 그의 분석적 방법을 그 자신에게 적용하려고 한다. 그것을 위해 나는 먼저 많은 예를 드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것들을 분류할 것이다. 오토바이는 이를 위한 완벽한 예가 된다. 오토바이는 고전적 정신에 의해 발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들어보자. :
하나의 오토바이는 고전적이고 이성적인 분석을 위해서 그 부분들의 조합에 따라 그리고 그 기능들에 따라 나뉘어 질수 있다.
그 부분들의 조합에 따라 나뉘어 진다면 그 가장 간단한 분리는 동력부분과 구동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동력부분은 엔진과 동력전달 시스템으로 나뉘어 질것이다. 엔진을 먼저 보자.
엔진은 연쇄전동장치, 연료기화시스템, 점화시스템, 피드백 시스템, 그리고 윤활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연쇄전동장치는 실린더, 피스톤, 연접봉, 크랭크축, 플라이휠로 이뤄진다.
엔진의 일부인 연료기화시스템은 가솔린 탱크, 공기정화기, 캬뷰레이터, 밸브들과 배기관으로 이뤄진다.
점화시스템은 교류기, 정류기, 배터리, 고압전류 코일 그리고 스파크 플러그로 이뤄진다.
피드백 시스템은 캠 체인, 캠 축, 타펫과 분배기로 이뤄진다.
윤활 시스템은 오일 펌프와 오일의 분배를 위해 몸체 전체를 흐르는 채널들이다.
엔진과 함께 작동하는 동력전달 시스템은 클러치, 트랜스미션 그리고 체인이다.
파워 부분과 함께하는 지지대 부분은 발받힘, 자리, 흙받이를 포함하는 프레임, 조정부분, 앞뒤의 충격완충기, 바퀴, 조정 레버와 케이블, 라이트와 경적, 그리고 속도와 주행거리 측정기들이다.
이게 그 조합부분들에 따라 오토바이를 나눈 것이다. 각 부분들이 뭘하는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기능에 따라 각부분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한대의 오토바이는 정규 주행 기능부분과 특별한 운전자 조정 기능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정규 주행 기능 부분은 흡입 주기, 압축 주기, 파워주기, 배기주기들에 관한 기능들로 이뤄진다.
기타 등등. 나는 각 네개의 주기들 동안에 적당한 순서로 일어날 기능들에 대해 이야기 할수 있고 그리고는 운전자 조정기능부분으로 넘어 갈수 있다. 그러면 이것은 오토바이의 근본적 형태에 대한 매우 요약적인 묘사가 될것이다. 이것은 이런 종류의 묘사치고는 극도로 짧고 기본적인 것이다. 언급된 부품들은 대개 거의 무한대로 확장해서 설명할 수가 있다. 나는 한권 전체에서 컨텍트 포인트만 논하고 있는 책들을 본적이 있다. 컨텍트 포인트는 분배기 안에 있는 작지만 중요한 한 부분이다. 여기서 묘사된 일기통 오토 엔진 말고 다른 종류의 엔진들도 있다 : 이 기통 엔진, 다기통 엔진, 디젤엔진, 원켈 엔진. 그러나 이정도 예면 충분하다.
이 묘사는 오토바이의 ‘무엇인가’부분을 부품들의 측면에서, 엔진의 ‘어떻게’ 부분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다룬 것이다. 화보의 형태로 더해질 ‘어디에’ 부분과 이 특별한 부분들의 조합을 나오게한 공학적 원리의 형태인 ‘왜’ 부분이 여기에 꼭 첨가되어져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의 목적은 오토바이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목적은 출발점 즉 그 자체가 분석의 대상이 될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의 예를 제시하는 것이었다.
처음 듣기에는 이 묘사에 이상한 점이라고는 없는 것같다. 이것은 이 분야의 초보적 교과서에 나오는 것 처럼 또는 직업학교의 첫번째 강의처럼 들린다. 이것이 특이하게 보이는 순간은 이것들이 어떤 설명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설명을 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질때 이다. 그때 우리는 몇개의 사실들을 가르킬 수가 있다.
이 묘사에서 관찰되어지는 첫번째의 것은 너무나 명백해서 우리는 이것을 억눌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실이 모든 다른 관찰할 만한 것들을 질식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그 사실이란 : 이 묘사가 엄청나게 따분하다는 사실이다. 중얼 중얼 중얼 캬부레이터, 기어 비율, 압축, 중얼 , 피스톤, 플러그, 흡입, 중얼, 등등등. 이것이 고전적 방식이 가지는 낭만적인 얼굴이다. 지루하고, 우스꽝스러우며, 흉하다. 대부분의 낭만주의자들은 이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포기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 가장 분명한 관찰 사실을 억누르고 나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다른 것들이 눈에 띄게 된다.
우선 이렇게 묘사된 오토바이라는 것은 이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그것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있지 못하는 한 말이다. 이 묘사에는 기초적 이해를 위해 꼭 필요한 직접적인 표면의 인상이 사라지고 없다. 단지 근본적 형태만이 남아있다.
두번째는 관찰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묘사는 피스톤을 보기위해서는 실린더 뚜껑을 열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당신”이라는 것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심지어 “조종사”도 일종의 개성없는 로봇으로 그가 기계를 타고 행하는 기능은 매우 기계적으로 느껴진다. 이 묘사에는 진짜 주체가 없다. 오직 관찰자에 무관한 객체만이 존재한다.
세번째는 “[좋다]”와 “[나쁘다]”는 단어들 그리고 그들의 동의어들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가치판단은 어디에서도 내려지고 있지않다. 오직 사실뿐이다.
네번째는 여기 있는 것은 움직이는 칼날, 매우 무시무시한 칼날 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지적인 외과수술용 메스로 매우 빠르고 매우 날카로워서 때로 언제 움직였는지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 부분들은 원래 그렇게 존재하고 있었고 그들이 존재하는대로 그 이름이 지어진 거라는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그 칼날이 어떻게 움직였는가에 따라 그들은 전혀 다르게 이름지어지고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진 것으로 생각되어 질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보자. 캠축과 캠체인과 테핏 그리고 분배기를 포함하는 피드백 시스템은 단지 이 칼날이 이상하게 움직였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오토바이 부품 가게에 가서 피드백 부품을 달라고 한다면 그들은 당신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오토바이를 그렇게 나누지 않는다. 어떤 제조업자도 오토바이를 서로 똑같이 나누지 않으며 수리공들은 제조업자가 그걸 다른 부분의 일부로 다르게 분류했기 때문에 어떤 부품을 살수 없게 되는 일을 종종 겪는다.
이 칼날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오토바이건 어떤 다른것이건 칼날이 우연히 그렇게 움직였기 때문에 그렇게 분류된 것을 가지고 바보처럼 속아서는 그것들이 실제로 그렇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것이 중요하다. 칼날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나는 어떻게 이 칼날을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움직여서 고전적인것과 낭만적인것들이 쪼개지는 문제를 해결하는가를 보일 것이다.
패드러스는 이 칼날의 명수였고 그것을 능숙하게, 지배력을 느끼며 사용했다. 한번의 분석적 생각만으로 그는 세상을 그 자신이 선택한 두 부분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그 부분들을 나누고 다시 그 부분들의 조각들을 나누고 다시 더 작고 작고 작게 그가 원하는 것이 될 때까지 나누었다. 심지어 이 “[고전적]” 그리고 “[낭만적]”이란 특별한 말들도 그가 칼질을 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 분석적 기술이 그가 가진 전부라면 나는 그에대해 입을 다물었을 것이다. 그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드는 중요한 점은 그가 이 기술을 괴상하지만 의미있게 사용했다는 것이다. 아무도 그것을 알아 차리지 못했다. 난 심지어 그조차 이것을 알아차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아마도 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칼날은 암살자의 칼날이기보다는 불쌍한 외과의사의 칼날이었다. 어쩌면 그 둘사이에는 아무 차이가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질병이 되어버릴, 아픔을 주는 어떤 것을 보았다. 그리고 깊게 깊게 그 문제의 뿌리에 다다를때까지 칼날을 그어 나갔다. 이것이 중요한 점이다. 그는 무언가를 추격하고 있었다. 그가 가진 도구는 그 칼날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는 그것을 사용했다. 그러나 그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관계했고 너무 멀리 나갔다. 그결과 그는 결국 그 자신을 그의 희생자로 만들고 말았다.
7.
[이제 사방이 열기다. 신경이 쓰인다.] 공기는 용광로 불길 같이 뜨겁다. 고글밑의 눈이 얼굴의 나머지 부분보다 상대적으로 차갑게 느껴진다. 내 손은 시원하지만 장갑에는 땀때문에 뒤쪽에 커다란 검정색 점이 생겼다. 그 점 주변을 마른 소금으로 이뤄진 선이 둘러싸고 있다.
길의 앞쪽으로 썩은 고기를 쪼아대는 까마귀가 있었다. 우리가 접근함에 따라 까마귀는 천천히 날아올랐다. 길에 있는 것은 타르에 말라 붙은 도마뱀인것 같다.
지평선위로 약간씩 흔들리는 빌딩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나는 지도를 보고 그것이 보우만이라는 것을 알았다. 얼음물과 에어컨 생각이 났다.
차가 많이 주차되어진 것을 보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보우만의 도로와 길가에서 우리는 거의 아무도 볼수가 없다. 모두가 안에 있다. 우리는 사선으로 만들어진 주차장안으로 오토바이를 돌렸다. 출발할 때를 생각해서 우리는 급회전으로 앞머리가 밖으로 향하게 했다. 우리는 오토바이를 받침대 위에 세우고 핼맷과 고글을 벗었다. 외롭고 나이들어 보이는 사람이 넓은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서 우리를 보고 있다.
"덥지 않나요?" 그가 묻는다. 그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다.
존은 머리를 흔들며 말한다. "아우!"
모자에 가려진 얼굴이 웃는 것처럼 변했다.
"몇도죠?" 존이 물었다.
" 39도요." 그가 말한다. "마지막에 봤을때는 그랬지. 아마 이젠 40도는 될꺼요."
그는 우리가 얼마나 먼곳에서 왔는지를 묻는다. 우리가 대답하자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 멀구만." 그가 말한다. 그는 오토바이들에 대해 질문을 한다.
맥주와 에어컨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화를 끊지 않는다. 우리는 39도의 태양아래 서서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는 은퇴한 증권회사 직원이다. 이 근처는 대개 농장지대이며 그도 전에는 핸더슨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었던 적이 있다고 말해준다. 이 39도의 태양아래서 그가 그의 핸더슨 오토바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웃긴 일이다. 존과 실비아와 크리스의 참을성이 점점 한계에 다다르는 동안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가 마침내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그는 우리를 만나서 기쁘다고 말한다. 그는 여전히 표정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수 있다. 그는 39도의 태양아래서 천천히 근엄한 태도로 걸어서 사라진다.
레스토랑에서 나는 이 이야기를 했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존과 실비아는 완전히 딴세상에 가있는 것같았다. 그들은 그저 그자리에 앉아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채 에어컨 바람을 흠뻑 쐬고 있다. 여자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을때 그들은 그 세계에서 약간 벗어나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들은 주문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그 여종업원은 다시 가버린다.
"여기서 떠나고 싶을 것 같지 않아요." 실비아가 말한다.
밖에서 만난 넓은 챙을 가진 모자를 쓴 노인의 이미지가 다시 떠올랐다. "에어콘이 나오기전에 이근처에서 사는게 어땠을런지 생각해 보세요." 내가 말했다.
"이미 생각 하고 있어요." 그녀가 말한다.
"이렇게 도로가 뜨겁고 타이어가 지금 내 뒷바퀴처럼 나쁜 상태일때는 우리는 시속 백킬로 이상으로 달리면 안되요," 내가 말한다.
그들은 말이 없다.
그들과는 달리 크리스는 이제 보통때의 크리스로 돌아와서는 맑은 정신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있다. 음식이 나왔을때 그는 정신없이 먹어치워서 우리가 반도 먹지 않았을때 더달라고 한다. 그가 그걸 받았을때 우리는 그가 식사를 마치는 것을 기다렸다.
몇킬로미터를 달린다. 열기는 정말 지독했다. 이렇게 번쩍인다면 선그라스와 고글로는 역부족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용접공의 마스크다.
높은 평원은 빛이 바래고 도랑이 생긴 언덕들로 갈라지고 변한다. 사방이 온통 환하고 흰빛의 황갈색이다. 어디에도 잔디 한줄기 없다. 단지 흩어진 잡초줄기와 바위와 모래뿐이다. 고속도로의 검은 빛쪽이 쳐다보기 편했으므로 나는 아래 쪽을 보면서 흐린 얼룩들이 발밑을 윙하고 지나가는 모습을 쳐다 본다. 그 옆쪽으로 왼쪽 배기관이 전보다 푸른 빛을 띄게 된것이 보인다. 장갑끝에 침을 뱉어서 그걸 만지자 지글거린다. 별로 안좋다.
지금은 그냥 이 현실을 받아들이자. 정신적으로 그것과 싸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 . 정신 조절. . . .
나는 이제 패드러스의 칼날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그건 우리가 이야기했던 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다.
칼날을 휘두르는것 즉 세상을 그 구조안의 빌딩이며 여러부분으로 나누는 것은 모든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항상 우리는 우리 주변의 수백만개의 것들을 - 저변해가는 모양들, 불타는 언덕들, 엔진의 소리, 스로틀의 느낌, 각각의 바위와 잡초와 울타리 기둥과 길가의 부스러기들을 - 인식하고 있다. 그것들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그것들을 의식하고 지각을 보내지는 않는다. 뭔가 특별한 것이 있거나 우리가 보려고 하는 어떤 것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모두 의식하고 기억 할수는 없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의 마음은 쓸데없는 세부사항으로 가득차서 전혀 생각을 할수가 없을 것이다. 이 모든 인식속에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선택하고 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결코 인식한 것과 같지 않다. 선택의 과정이 그것을 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끝없이 펼쳐진 인식의 세상에서 한줌의 모래를 퍼올리고 그 한줌의 모래를 세계라고 부른다.
일단 그 한줌의 모래 즉 우리가 의식하는 세계를 가지게 되면 차별화의 과정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게 그 칼날이다. 우리는 그 모래를 여러 부분으로 나눈다. 이거 그리고 저거. 여기 그리고 저기. 검은것과 하얀것. 지금과 그때. 차별화는 의식한 세계를 여러부분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 한줌의 모래는 처음에는 균일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을 오랬동안 보면 볼수록 그것들은 우리에게 더욱 다양하게 보인다. 각각의 모래알이 서로 다르다. 서로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몇몇개는 이런 방식으로 비슷하고 몇몇개는 다른 방식으로 비슷하다. 우리는 이 비슷함과 비슷하지 않음을 기준으로해서 모래를 몇개의 분리된 뭉치들로 나눌수가 있다. 다른 뭉치들의 색조 - 다른 뭉치들의 크기 - 다른 뭉치들의 알갱이 모양- 다른 뭉치들의 알갱이모양의 세부적 형태-다른 뭉치들의 불투명성의 정도- 등등등. 사람들은 이 세부적 나누기와 분류가 어딘가에서 끝날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에서도 끝나지 않는다. 그저 영원히 계속된다.
고전적 지성은 그 뭉치들과 그 분류 그리고 그들간의 관계짓기에 대한 것이다. 낭만적 지성은 그 분류가 시작되기전, 그 한줌의 모래에 관련된 것이다. 그들은 서로 함께 할수는 없지만 모두가 이 세계를 보는 타당한 방식들이다.
지금 우리가 급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이 두가지 방식 모두에게 폭력적이지 않으면서 그들을 합칠수 있는, 그런 세상을 보는 방식이다. 그런 지성은 모래를 분류하는 것 이나 분류되지 않은 모래를 그 나름의 목적을 위해 숙고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지성은 그런 일을 하는 대신에 그 모래를 채취했던 끝없는 세상으로 관심을 돌리려고 할것이다. 그것이 이 불쌍한 외과의사인 패드러스가 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가 하려고 했던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있다. 그 한가운데에서 모래를 분류하고 있는 그 사람도 그 끝없는 세계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그가 하려고 했던 것과 [분리되어 질수 없는] 것이며 우리가 꼭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이 사람을 제하고 그 세상을 보는 것은 그 세상을 보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토바이를 분석하고 있는 불성의 바로 그 부분을 거부하는 것은 불성을 모두 놓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세상에는 해묵은 질문이 있다. 어느 부분의 오토바이가, 어느 뭉치의 모래가, 불성인가 하는 것이다. 분명 그렇게 묻는 것은 잘못된 방향을 보고 있는 것이다. 불성은 어디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묻는 것은 분명히 [옳은] 질문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불성은 어디나 있기 때문이다. 분석적 사고와는 상관없이 존재하는 불성에 대해서는 많은 것이 말해져왔다 - 이미 너무 많아서 사람들은 거기에 더하여 또 다른 말을 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분석적 생각[안에]존재하는 불성, [그 분석적 사고에 방향을 제시해 주는 불성]에 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말해진것이 없다. 이것에는 역사적 이유가 있다. 그러나 역사는 계속된다. 이 분야에 대한 설명을 얼마간 논하는 것은 아마 우리의 역사적 유산에 전혀 해가 없거나 얼마간의 좋은 기여를 하게 될것이다.
분석적 사고 바로 그 칼날이 경험에 적용될때 뭔가는 반드시 그 과정에서 죽는다. 이것은, 최소한 예술에 있어서는, 잘 알려져 있다. 마크 트웨인의 경험이 생각난다. 그는 미시시피 강을 운행할 분석적 지식을 숙달하였다. 그렇게 하고 난후에 그는 발견한다. 그 강이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것이다. 뭔가는 반드시 죽는다. 그러나 예술의 분야에서 덜 주목 되었던 것은 뭔가가 항상 창조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뭐가 죽었는가만을 생각하는 대신에 뭐가 창조되었는가를 생각하고 그 과정을 일종의 생사의 연속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 과정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그냥 그런 것이다.
우리는 마마스라는 지역을 통과했지만 존은 잠깐의 휴식을 위해서라도 서는 일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냥 달린다. 더많은 용광로의 열기을 느끼면서 황무지를 향해 간다. 우리는 몬타나주의 경계를 건너고 있다. 길가의 표지판이 그렇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실비아는 그녀의 팔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나는 그 대답으로 경적을 울린다. 그러나 내가 그 표지판을 보았을때 나는 조금도 환호하는 기분을 느낄수 없었다. 그들과는 달리 그소식은 내게 내적인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은 그가 살았던 땅에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를것이다.
이제까지 말했던 고전적 낭만적 지성에 대한 이야기는 그를 설명하기 위한 방식으로서는 매우 간접적인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패드러스를 이해하는데에는 이 간접적인 방식밖에 없다. 그것이 유일한 것이다. 그의 육체적 외양을 묘사하거나 그의 인생에 대한 숫자들을 나열하는 것은 오해를 만들어낼 피상적인 것들을 다루는 것이다. 그를 직접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
그는 비정상적인 사람이었다. 비정상적인 사람을 직접적으로 보려고 할때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그가 비정상적인 사람이라는 우리의 지식이 만들어 내는 반향일 뿐이다. 그것은 그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그가 본것을 봐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가 비정상적인 사람이 본것을 보려고 할때는 간접적인 방식이 유일한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자신의 의견이 보는 것을 막아버린다. 그에게 도달하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많은 길을 가야한다.
내가 이 분석들과 정의들과 분류체계를 논한 것은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패드러스가 간 방향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 배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나는 이전날 밤 크리스에게 패드러스가 평생 유령을 쫒으며 보냈다고 말했다. 그건 사실이다. 그가 쫒았던 유령은 모든 기계문명과 모든 현대 과학 그리고 모든 서양사고의 근본에 있는 유령이다. 그것은 합리성 그 자체의 유령이다. 나는 크리스에게 그가 그 유령을 찾았으며 그가 유령을 찾았을때 그가 그것을 세게 후려쳐줬다고 말했다. 비유적인 의미에서 이말은 옳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진도를 나감에 따라 내가 분명하게 만들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그가 발견한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이다. 이제 마침내 사람들이 그것들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때는 아무도 패드러스가 추적한 유령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더 많은 사람이 그것을 보고 있거나 몇몇 좋지못한 순간들에 그것을 어설프게 목격하고 있다. 그 유령은 스스로를 합리성이라고 부르지만 그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고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일상생활을 하는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약간 화가난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때문이다. 그들은 다른 어떤 것들에게도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평범한 매일매일의 유령이다. 이 유령은 궁극적 삶의 목적이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동시에 영원히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한다. 위대한 학자들은 병을 고쳐서 사람들을 더 오래 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미친 사람은 묻는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 더 오래 살기위해서 더 오래 사는 것인가. 인생에는 다른 목적이 없다. 그것이 이 유령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멈춘 베이커에서는 그늘에 있는 온도계가 42도를 가르키고 있었다. 장갑을 벗자 가솔린 탱크의 금속부분이 너무 뜨거워서 손을 댈수가 없다. 엔진은 과열로 인해서 불길한 틱-틱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건 많이 안좋은 일이다. 뒷바퀴도 너무 닳았다. 손으로 만져보니 바퀴가 거의 가솔린 탱크만큼이나 뜨거웠다.
"천천히 가야해." 나는 말한다.
"뭐?"
"80킬로보다 빠르면 안된다고 생각해." 나는 말한다.
존이 실비아를 보고 실비아는 존을 본다. 그들은 이미 내가 천천히 달리는 것에 대해 뭔가 말을 했던 것이 틀림없다. 그들 둘다 이미 그런 이야기를 했었던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단지 거기에 빨리 도착했으면 하고 생각할 뿐이야." 존이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레스토랑으로 걸어가 버린다.
체인 역시 뜨겁고 건조하다. 오른쪽 안장주머니를 뒤져서 윤활 스프레이를 찾는다. 엔진시동을 걸고 움직이는 체인에 스프레이를 뿌린다. 체인은 여전히 뜨거워서 용매가 거의 즉시로 증발해 버린다. 약간의 기름칠도 하고 1분간 엔진을 돌게 하다가 껐다. 크리스는 참을성있게 기다리고 나를 따라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내가 생각하기에 큰 슬럼프가 오는 것은 둘째날이라고 말한 것같은 데요." 우리가 그들이 있는 칸으로 다가가자 실비아가 말한다.
"둘째날 아니면 세째날이죠." 내가 답한다.
"아니면 네째날 아니면 다섯째날?"
"어쩌면"
그녀와 존은 다시 서로를 본다. 그들은 그들이 전에 보여주었던 표정을 하고 있다. 그 표정은 "세명은 이미 너무 붐벼"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들은 빨리 먼저가서 앞쪽의 마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먼저 그렇게 하라고 제안했을지도 모른다. 단지 한가지만 제외하면 그렇다. 그들이 그렇게 훨씬 빨리간다면 그들은 우리를 어떤 마을에서 기다리게 되는것이 아니라 길가에서 기다리게 될것이다.
"나는 여기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버티는지 모르겠어요." 실비아가 말한다.
"글쎄. 힘든 시골이니까." 나는 약간 신경이 거슬리는 것을 느끼며 말한다. "그들은 여기 이사하기 전에 그게 힘들다는 것을 알고있었고 준비가 되어있지요."
나는 덧붙인다. "누군가가 불평을 한다면, 다른 사람은 그것때문에 더 힘들어져요. 그들은 [지구력]이 있어요. 그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가는 법을 알지요."
존과 실비아가 별로 말이 없다. 존은 그의 코카콜라를 빨리 마시고 한잔하기위해 바로 나간다. 나는 밖에 가서 오토바이의 짐을 확인했다. 새로운 꾸러미가 약간 눌려있다. 나는 줄들이 느슨한 곳을 당기고 그것들을 다시 묶었다.
크리스가 직사광선이 비치는 곳의 온도계를 가르켰다. 우리는 온도가 49도까지 올라간것을 알았다.
마을을 벗어나기도 전에 다시 땀을 흐르기 시작한다. 차가움이 유지되는 시간은 30초도 되지 않는다.
열기가 우리를 때리고 있다. 어두운 선그라스를 쓰고도 나는 눈을 찡그려야 한다. 불타는 모래와 창백한하늘밖에는 없다. 눈이 부셔서 어디던 보기가 힘들다. 어디던 하얗게 달아올라있다. 진짜 불지옥이다.
앞쪽의 존은 점점 더 빨리 달리고 있다. 나는 그를 포기하고 90킬로로 속력을 줄인다.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면 이런 열기속에서 135킬로로 타이어를 움직여서는 안된다. 이런 길에서 펑크가 나면 분명히 문제다.
그들은 내가 말한 것을 일종의 비난으로 받아들인것 같다. 그러나 그런 의미는 없었다. 이런 열기속에서 나라고 그들보다 편할리 없다. 다만 그걸 계속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내가 하루종일 패드러스에 대해서 생각하고 말하는 동안 그들은 이 모든 것이 얼마나 나쁜 일인가만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을 지치게 만드는 진짜 원인은 그것이다. 그 생각이 문제다.
한명의 사람으로서의 패드러스에 대해 몇가지를 말할 수가 있다. :
그는 논리를 아는 사람이다. 논리는 고전적 시스템의 시스템이다. 그것은 분석적 지식을 구조화하고 상호 연관을 짓는 체계적 사고의 규칙과 과정들을 묘사한다. 그는 이런일에 솜씨가 좋아서 그의 스탠포드-비넷 IQ는 170을 기록했다. IQ는 기본적으로 분석적 조작의 기술을 보는 것이라고 할수가 있다. 5만명중의 한명만이 이런 숫자를 기록한다.
그는 매우 체계적이었다. 그러나 그가 기계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고 말하는 것은 그의 사고의 본성을 오해하는 것이 될것이다. 그는 거대하고 모두 함께 움직이는 피스톤과 바퀴와 기어같지는 않았다. 그것보다는 레이저 빔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 이 한줄기 빛은 매우 높은 에너지와 집적도를 가져서 달에 그 빛을 쏘아도 지구에서 그 반사된 빛을 관찰할수가 있다. 패드러스는 일상적인 조명을 위해 그의 뛰어남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는 아주 멀리있는 특정한 하나의 목표를 추구했고 그걸 겨냥했으며 그것을 명중시켰다. 그게 다다. 그 목표에 대한 일상적 조명의 문제는 내게 남겨져 있는 것같다.
그의 지능에 비례하는 정도로 그는 고립되어있었다. 그가 친한 친구를 가진 적이 있다는 기록은 없다. 그는 홀로 여행했다. 언제나 그렇다. 다른 사람이 있을때도 그는 완전히 외로웠다. 사람들이 때로 이것을 느끼고 그들이 거부당했다고 생각하여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혐오는 그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와 가족은 가장 크게 괴로움을 당했던 것같다. 그의 아내는 말한다. 그의 침묵의 벽을 넘어서려고 했던 사람들은 그저 공백을 만나게 되었을 뿐이었다고. 나는 그들이 일종의 애정에 굶주려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것은 그가 그들에게 결코 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를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이 그가 원했던 것이고 현실에서도 그랬다. 그의 외로움은 그의 지능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의 지능이 그의 외로움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둘은 언제나 함께였다. 그는 괴상하고 외로운 지성이었다.
이런 이야기들도 충분하지 않다. 왜냐면 이 말들과 레이저빔의 이미지는 그가 매우 차갑고 냉정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내가 합리성의 유령이라고 부르는 것을 추적하는 데에 있어서 그는 광적인 사냥꾼이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한 산의 광경이 특히 생생하게 떠오른다. 태양은 반시간전에 산너머로 졌고 이른 석양은 나무들을, 심지어는 바위들도 검어진 청색과 회색과 갈색의 색조로 물들이고 있었다. 패드러스는 이미 3일동안 음식 없이 거기 있었다. 음식은 떨어졌지만 그는 매우 깊게 생각에 잠겨서 사물을 보고 있어서 떠나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그는 그가 길이 있다고 알고 있는 장소에서 멀리 있지 않았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산길에 떨어지고 있는 황혼속에서 그는 뭔가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는 개처럼 보이는 것이 산길에 접근하고 있었다. 매우 큰 양치기 개 또는 에스키모 개 같은 짐승이었다. 그는 개가 이런 저녁시간에 이런 외진 곳에 왜 있을까하고 궁금히 여겼다. 그는 개를 싫어했다. 그러나 그의 그런 감정은 이 짐승의 행동 방식에 의해 억눌러졌다. 그녀석은 그를 관찰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를 판정하고 있는 것같았다. 패드러스는 그 동물의 눈을 오랬동안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순간 그녀석이 뭔가를 알아보았다는 사실이 느껴지는 것같았다. 곧 그 개는 사라졌다.
한참후에야 그는 그것이 얼룩이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기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나는 그 기억이 그에게 오래 남았던 것은 그가 그 자신의 이미지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은 시간이 멈춰진 물리적 이미지를 보여줄수 있고 거울은 시간이 변하는 물리적 이미지를 보여줄수가 있다. 그러나 그가 산에서 보았던 것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고 시간속에 존재하는 것도 아닌 또다른 종류의 이미지였던 것같다. 지금의 내게 그것이 생생한 이유는 지난밤 그것을 패드러스 자신의 모습으로서 다시 보았기 때문이다.
그 산위의 얼룩이리처럼 그는 일종의 동물 같은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의 길을 가면서 그 결과에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결과에 기절할 것처럼 놀랐다.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도 마찬가지다. 그는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방향을 트는 법이 별로 없었다. 나는 그걸 안다. 그러나 이런 용기는 자기희생과 같은 이상주의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직 그의 추구의 격렬함에서 나왔다. 거기에는 숭고함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그가 합리성의 유령을 쫒았던 이유는 그가 그것에게 [복수]를 하기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그 자기 자신이 그것에 조종받아 왔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자신의 이미지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기 원했다. 그는 그자신이 바로 그 유령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파괴 하고 싶어했다. 그는 자기 자신의 정체성이 자신을 속박하는 것에서 자유롭게 되기 응원했다. 예상치 못한 방식이긴 했지만, 그는 결국 자유로워졌다.
그에 대한 이런 설명은 비현실적으로 들릴것이다. 그러나 가장 비현실적인 부분은 아직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나와 그의 관계다. 이것은 이제까지 억눌러지고 얼머부려졌었지만 이제는 말해야 한다.
여러해 전에 일련의 이상한 사건들이 있었다. 내가 그를 처음 발견하게 된 것은 그것들로 부터 추론을 한 끝에 그렇게 된것이다. 어느 금요일날 나는 일터로 갔고 주말이 되기전에 많은 일을 마칠수가 있었다. 기분이 좋아져서 하루의 일이 끝나고 나는 차를 몰고 한 파티장소에 갔다. 나는 거기서 모든 사람들과 너무 길게 그리고 너무 시끄럽게 이야기를 했다. 너무 술에 취한 나는 잠시 들어 눕기 위해 뒷방으로 갔다.
눈을 떳을 때 나는 내가 밤새도록 잤다는 것을 알았다. 이미 대낮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나는 집주인 이름도 모르는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 이일로 얼마나 당황스러운 일을 겪게 될것인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방은 내가 누웠던 방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어차피 방에 들어올때는 어두웠고 나는 술에 잔뜩 취해 있었다.
일어나자 내옷이 바뀐 것이 보였다. 이 옷들은 내가 지난밤에 입었던 옷들이 아니다. 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놀랍게도 문밖에는 집의 다른 방들이 있지 않았다. 거기에는 긴 복도가 있었다.
복도를 걸어내려가자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세번이나 모르는 사람이 나를 멈춰세우더니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내가 술에 취했었던것을 말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숙취도 없다고 말해주었다. 이말을 듣고 그들 중의 하나는 크게 웃기 시작하더니 곧 정색을 했다.
복도의 끝에 있는 방에서 어떤 모임같은 것이 벌어지고 있는 탁자를 보았다. 나는 근처에 앉았다. 이게 다 무슨일인지 알아낼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흰옷을 입은 여자가 오더니 내가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그녀의 블라우스에는 작은 이름표가 있었다, 나는 그걸 읽었다. 그녀는 내가 무슨일을 했는지 모르고 놀란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빠르게 가버렸다.
그녀는 한남자와 함께 돌아왔다. 그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는 내옆에 앉더니 자기 이름을 아냐고 물었다. 내가 그에게 아까일이 어떻게 된일인가를 설명해주자 그는 내가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에 놀랐던 것 만큼이나 놀라는 것 같아 보였다.
"이러기엔 아주 빠른데!" 그는 말했다.
"여기는 병원같군요." 나는 말했다.
그들이 그렇다고 했다.
"내가 여기를 어떻게 온거죠?" 술에 취한 파티를 생각하면서 나는 이렇게 물었다. 그남자는 말이 없었고 여자는 바닥을 쳐다보았다. 설명은 거의 없었다.
나는 내주변에 있던 증거를 통해 추론을 했다. 내가 일어나기 전에 있었던 일은 모두 꿈이며 일어난 후의 것들이 현실세계라는 것을 내가 알아내는데는 일주일 이상이 걸렸다. 쌓여가는 새로운 일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고 있었지만 그것들을 제외하면 그 둘은 모두 똑같아 보였다. 작은 일들이 떠올랐다. 예를 들어 내가 그바깥쪽에 뭔가 있는 지는 본적이 없었던 잠겨진 문같은 것이 떠올랐다. 어떤 사람이 비정상이 되었다는 검인법원으로부터의 서류가 생각난다. 그게 [나]라는 거야?
마침내 그들은 내게 설명해 주었다. "당신은 이제 새로운 자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말이 되지 않는 설명이었다. 나는 "옛날"의 자아를 조금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건 나를 어느때보다 더 당황하게 만들었다. 만약 그들이 "당신은 새로운 자아입니다."라고 말했더라면 그건 훨씬 명확했을 것이다. 훨씬 말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은 자아가 일종의 소유물인것 처럼, 사람들이 입는 옷같은 것인것처럼, 생각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자아를 빼면 뭐가 남는가? 뼈와 살이다. 뼈와 살과 법적인 숫자들이 자아가 입는 옷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알고 있던 자아, 그들이 내가 연속된다고 생각하는 "옛날" 자아는 누구인가?
이런식으로 나는 여러해 전에 패드러스가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되었다. 그뒤로 몇일이 지나고 몇주가 지나고 몇년이 지나면서 나는 훨씬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죽었다. 법원의 명령에 의해 파괴되었다. 고압의교류전류를 두뇌의 여러 두엽에 흘려보내서 그렇게 만들었다. 약 800밀 암페어의 전류를 0.5에서 1.5초간 흘려넣는 것을 28번 연속해서 시행했다. 기술적 용어로 이것은 "애니힐레이션 ECS"라고 말한다. 실수없는 기술적 행위에 의해서, 우리들이 이런 관계를 가지게 한 바로 그 행위에 의해서 모든 자아가 자취도 없이 녹아버렸다. 나는 그를 만난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러나 이상한 한줄기의 기억이 갑자기 이 길과 저 사막의 깍아지른 곶, 우리를 둘러싼 하얗게 달궈진 저 모래들과 맞아 떨어지고 있다. 이상한 일치감이다. 나는 그가 이 모든 것을 본적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여기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이걸 알지 못할 것이다. 그는 여기에 있었음에 틀림없다. 이렇게 갑작스레 맞아 떨어지는 그림들을 볼때, 그리고 어디서 온것지 모르는 이상한 생각의 조각들을 기억해 낼때 나는 다른 세상에서 정보를 얻는 정령인 천리안같다. 이건 그런 기분이다. 나는 사물을 내눈으로 본다. 나는 사물을 그의 눈으로도 본다. 그 눈은 전에는 그의 것들이었다.
그 눈들! 그것이 공포스럽다. 오토바이를 몰고 길을 달려가는 저 장갑낀 손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손들은 한때는 [그]의 것들이었다! 그런 느낌이 이해가 된다면 당신은 진정한 공포가 무엇인지 알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달아날수 있는 곳은 아무곳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생기는 공포다.
우리는 가장자리가 나지막한 계곡에 들어선다. 머지않아 내가 기다려온 길가의 정거장이 나타난다. 벤치 몇 개와 뿌리에 호스가 이어져 있는 작은 녹색나무들이 있다. 존은, 하나님 맙소사, 반대쪽의 출구에 있었다. 고속도로를 탈 태세다.
나는 이걸 무시하고 빌딩 옆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크리스는 뛰어내리고 우리는 오토바이를 지지대위에 세웠다. 엔진에서 불이 난것처럼 열이났다. 아지랑이가 엔진주변의 것들을 왜곡하고 있었다. 시야의 한쪽으로 다른 오토바이가 돌아오는 것이 보인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그들은 둘다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실비아가 말한다. “우리는 정말 . . . . 화가 나요!”
나는 어깨를 으쓱거리고 물마시는 곳으로 걸어갔다.
존은 말한다. “우리한테 말하던 스테미나는 어디에 있는거야!”
내가 그를 보았을 때 나는 그가 정말로 화가 났다는 것을 바로 알수 있었다. “그말을 네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유감이야.” 나는 말한다. 그리고 돌아섰다. 나는 물을 마신다. 비눗물처럼 알카리성이다. 어쨋건 나는 그냥 마셨다.
존은 그의 셔츠를 물에 적시기 위해 건물로 들어갔다. 나는 오일의 양을 확인했다. 오일필터의 뚜껑이 너무 뜨거워서 장갑을 지나고도 내 손가락을 태운다. 엔진의 오일은 별로 줄지 않았다. 뒷타이어의 홈은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괜찮다. 체인은 충분히 팽팽하지만 약간 건조하다. 나는 안전을 위해서 오일을 쳤다. 중요한 볼트들은 모두 단단하다.
존은 물을 떨어뜨리며 다가와 말했다. “이번엔 네가 먼저가, 우리가 뒤에 남을 테니까.”
“난 빨리 안갈거야.” 내가 말한다.
“그래도 좋아.” 그가 말한다. “도착은 할테니까.”
그래서 내가 먼저 달렸고 우리는 천천히 달렸다. 예상한대로 계곡을 지나는 길은 우리가 지나온길처럼 직선이 아니었다. 그러나 위로 휘어지기 시작한다. 이건 예상밖이다.
이제 길은 약간 굽이치고 있다. 이제는 길이 우리가 가야하는 방향에서 멀어지다가 다시 돌아온다. 곧 길이 약간 오르막이 되는듯하더니 조금지나자 조금 더 올라간다. 우리는 사선방향으로 달려서 좁은 틈새들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더 위쪽으로 달린다. 매번 조금씩 높아진다.
약간의 관목들이 나타난다. 그리고는 작은 나무들이다. 길은 더 높아지더니 잔디가 나오고 마침내는 울타리를 친 목초지가 나타난다.
머리윗쪽으로 작은 구름이 나타났다. 비가 올까? 아마도 그럴것이다. 목초지는 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저 목초지들에는 꽃이 피어있었다. 모든 것들이 변해 가는 것은 신기하다. 지도를 보고는 그런것을 알수가 없다. 그 기억을 지닌 의식도 사라졌다. 패드러스는 이리로 오지 않았던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여기엔 다른 길이 없다. 이상한 일이다. 길은 계속 위로 올라가고 있다.
태양은 구름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구름은 우리 위쪽의 지평선에 닿을 만큼 아래쪽으로 자라나 있다. 소나무들이 지평선에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나무에서 나는 솔잎향기를 품고서 내려온다. 목초지의 꽃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오토바이의 기름 연소가 좀 나빠졌나 싶더니 갑자기 시원해졌다.
크리스를 돌아보니 미소를 짓고 있다. 나도 미소짓는다.
잠시후 비가 세차게 길에 내린다. 훅하는 흙냄새가 오랬동안 비를 기다린 먼지로부터 몰려왔다. 첫번째 빗방울들이 길가의 먼지를 찌른다.
이 모든 것은 너무나 새롭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 이 새로운 비가 너무나 필요했다. 내 옷이 젖는다. 고글에 물이 튀긴다. 냉기가 시작되고 달콤한 기분을 느낀다. 구름은 태양아래로 지나가고 소나무 숲과 목초지는 다시 빛이 난다. 작은 빗방울들이 있는 곳들이 반짝인다.
우리가 꼭대기에 올랐을 때 우리는 다시 몸이 말라있었지만 이제는 시원했다. 우리는 멈춰서서 커다란 계곡과 강을 아래로 내려다 보았다.
“이젠 다 온것같은데.” 존이 말한다.
실비아와 크리스는 목초지의 꽃들사이와 소나무 아래로 걸어들어간다. 그쪽으로 계곡의 반대편이 보였다. 멀게 저 아래에 있다.
이제 나는 약속의 땅을 바라보는 개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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