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글모음/과학자의 시선

베이지안 확률 문제 1

by 격암(강국진) 2017. 11. 7.

17.11.7

최근 베이지안 이론은 다시 내 생각을 자극하고 있다. 나는 요즘 베이지안 이론에 대한 두개의 비디오를 찾아서 봤는데 생각을 정리할 겸해서 그 일부를 여기에 소개할까 한다. 

 

첫번째 비디오는 베이지안 공식에 따라서 계산한 확률이 얼마나 우리의 통상적인 생각과 다른가를 알려준다. 작가가 말하는 예는 이렇다. 여기 천 명중 한 명정도만 걸리는 희귀병이 있다. 그런데 당신이 병원에 가서 테스트를 해보니 그 테스트는 당신이 그 병에 걸렸다는 결과를 말해 줬다. 당황한 당신은 이 테스트가 얼마나 정확한가를 의사에게 묻는다. 그러자 의사는 대답한다.

 

"이 테스트는 병에 걸린 사람의 경우 99% 확률로 병에 걸렸다고 말하고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경우1%의 확률로 병에 걸렸다고 말하는 정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확률계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통상 나는 병에 걸렸다고 결과가 나왔으니 내가 병에 걸릴 확률은 99%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제대로 계산을 해보면 그 결과는 9% 혹은 1/11에 가깝게 확률이 나온다. 여전히 내가 병에 걸렸을 확률은 10%도 안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소위 조건부확률을 계산해야 할 때 사람들은 그냥 병에 걸린 사람의 경우 이 테스트가 99% 확률로 맞는다는 것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병은 매우 희귀한 병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테스트 없이 말하자면 당신이 병에 걸려 있을 확률은 지극히 낮다. 이때문에 병에 걸려서 테스트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경우보다 병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테스트 양성으로 나온 쪽이 열배는 많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테스트 양성인 사람도 실제로 병에 걸려 있을 확률은 여전히 낮은 것이다. 

 

 

두번째 비디오는 확률에 대한 베이지안주의자의 태도와 빈도주의자의 태도를 또 다른 예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저자는 한가지 이상의 예를 들지만 그 중에서 가장 간단한 예를 조금 변형해서 설명해 보겠다. 

 

여기서 우리는 간단한 게임을 한다. 그 게임은 이렇다. 여기 A와 B 두사람이 있다. 매번 두 사람은 같은 내기를 하는데 A가 이길 확률은 p이고 B가 이길 확률은 1-p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p가 얼마인지 모른다. 둘중 한사람이 내기에 이긴 횟수가 6번이 넘으면 전체 게임이 끝난다. 이 게임을 시작하고 8번의 내기를 했다. 그 결과는 A의 5번의 승리, B의 3번의 승리였다. 이때 B가 이길 확률은 얼마일까?

 

빈도주의자의 답은 이렇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p의 값은 5/8이다. B가 이기려면 세번 연속해서 이겨야 하므로 이 상황에서 B가 이길 확률은 (3/8)^3이 된다.

 

베이지언은 빈도주의자의 계산을 비판한다. 우리는 사실 p값을 모른다. 그런데 빈도주의자는 어떤 추정하나를 하고 그것이 최대로 잘 알아낸 p값이므로 그 p값에서 우리는 답을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베이지언은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여러개의 p값들을 사용해서 답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어떤 p값은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 예를 들어 5/8이 될 확률은 더 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또한 p값에 대해 어떤 프라이어 분포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즉 관찰이 없어도 우리는 p값이 어떤 값을 가질지에 대해 어떤 의견이 있다는 것이다. 이 두 숫자의 곱에서 우리는 p값이 어떤 특정한 값이 될 확률을 계산하고 그 각각의 p에서 나오는 답을 이 확률로 평균한다. 

 

이 두개의 계산은 서로 다르므로 B가 이길 확률에 대한 답도 다르다. 이렇게 해서 확률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은 다른 확률값에 다다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가. 여기서는 베이지언과 빈도주의자 논쟁에 대해 아주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다만 확률이 뭔가에 대한 오해때문에 우리는 확률에 대한 값을 다르게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으로 멈추자. 많은 사람들은 확률론을 완성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러나 확률론은 아직 완성된 학문은 아니다. 

 

 

 

'주제별 글모음 > 과학자의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찰자의 편견  (0) 2017.11.14
반직관적인 확률계산  (0) 2017.11.12
우리가 무시하는 결정의 고통  (0) 2017.08.23
믿음과 증명 그리고 합리적 판단  (0) 2017.07.28
확률이론과 인생  (0) 2017.06.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