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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한국이라는 감옥

한국이라는 감옥 3 : 우리안의 작은 감옥들

by 격암(강국진) 2018.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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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지만 사회적 자유란 항상 질서라는 이름의 부자유에 의해서 만들어 집니다. 그것은 위라는 개념없이 아래가 있을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예인 교통질서를 생각해 봅시다. 교통법으로부터의 자유라는 것이 자유가 될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들이 교통신호를 안지키고 우측통행의 원칙같은 것을 무시하며 '자유롭게' 운전한다면 그것은 결코 자유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전혀 자유가 없는 지옥같은 세상입니다. 차는 막히고 사고와 싸움이 날 것입니다. 사람도 죽을 것입니다. 


불행히도 한국에서는 건국 세력 혹은 건국 정신이 없거나 뿌리가 약합니다다만 자신들이 건국세력이라거나 건국정신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하는 세력들만 많을 뿐입니다. 나라는 하나인데 주인은 여럿이니 마치 한 나라안에 교통법이 여러가지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보편질서안에서 통합되질 못하니까 여기 저기에서 작은 파벌들이 생기고 그 파벌들은 사람들을 가두는 감옥이 됩니다. 패거리 정신이나 부채의식은 공공의 이익을 해치고 종종 사람들에게 나쁜 일을 하도록 강요합니다. 재벌도 이런 파벌의 예들 중 하나지만 보수 정치권도 그렇고 사학재단들이 그러하며 학생운동권도 그렇고 종교집단들도 그렇고 군인세력들도 그렇고 심지어 노조도 그렇습니다. 


한 나라안에서 여러 파벌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서로 견제하고 다투는 일 자체는 당연한 것입니다. 다만 그것이 진짜로 당연한 일이 되기 위해서는 그 파벌들 모두가 동의하는 국가적 정체성이라는 것이 있어야만 합니다. 축구를 하는데 있어서 여러 팀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두 축구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해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누군가가 축구를 하다가 이따금 총질도 한다면 축구리그는 유지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파벌의 존재는 어느 나라나 있지만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다투는 것은 한국의 정당들이 다투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한국의 정당들이 다투는 것은 사실 외국과의 전쟁이나 마찬가지라서 내가 이기지 못할 바에야 한국이 망하는 것이 좋겠다는 수준까지 갑니다. 그들은 모두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한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자가 그 단어에 다른 뜻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종종 서로를 가르켜 매국노라고 부릅니다. 건국절이나 친일파 논란, 종북세력 논란같은 것이 생기는 것도 같은 이유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정적을 향해 당신은 매국노라고 부르는 일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하나의 나라는 그 나라를 지탱하는 사람들이 합의하고 믿는 원칙에 의해서 지켜집니다. 그리고 그 원칙을 세우는 일은 대개 피를 동반하는 혁명을 수반합니다. 지금의 미국도 독립전쟁은 물론 남북전쟁이라는 전쟁끝에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피가 핵심은 아닙니다. 혁명은 그 나라의 구성원 모두가 진심으로 새로운 질서를 납득할 때 완성됩니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모두 죽여서 공감대를 만들던 그게 아니라 반대파를 설득하고 체념하게 만들어 새로운 질서를 만들던 새로운 질서는 이제 건드릴 수 없는 숭고한 것이라는 점을 압도적 다수가 인정할 때 혁명은 완수되는 것입니다. 


공식적으로는 한국에 사회적 합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헌법입니다. 한국의 국가적 질서는 공식적으로는 헌법에 기초하고 그 헌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민주자유공화국입니다. 하지만 그 헌법은 온전히 한국인의 피만으로 세워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국의 헌법은 극동지방에 있던 조선이라는 나라의 절반쯤 되는 지역에 미국이라는 외부세력이 간섭해서 공포된 것이죠. 게다가 스스로 혁명세력이라고 주장하는 박정희 군사세력의 쿠데타에 의해서 오염된 적도 있는 것이 한국의 헌법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보수세력들은 대개 헌법을 포함해서 법을 우습게 압니다. 그들은 그들만이 한국의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헌법정신이니 선거니 하는 것은 그냥 형식일 뿐입니다. 만약 보수세력의 승리에 방해가 된다면 바뀌어야 하는 것은 법이지 보수세력이 아닙니다. 보수세력이 생각하는 한국이라는 사회의 정체성은 부분적으로는 왕조죠. 그러니까 한국은 특정 가문들의 소유라는 것입니다. 왕의 자식이 다음 번 왕이 되어야 하는 것이 정의인것처럼 박정희 집안이나 삼성 현대같은 재벌집안들을 비롯해 많은 세습된 부자들은 개인적으로 한국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따르면 그들이야 말로 한국이 지금까지 성취한 모든 것의 정당한 주인이며 한국을 지켜나갈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군사세력이 기업가들과 손잡고 일으켜 세운 나라라는 것입니다. 보수세력이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또다른 정체성은 반공입니다. 즉 북한과 대립하고 싸워야 하는 것이 한국입니다. 그러므로 한명의 간첩을 잡기 위해서라면 백명 천명의 일반인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어차피 그들은 국가의 기둥도 아니고 한국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는 북한과 싸우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수세력이 아닌 다른 정치세력들은 서로 차이가 좀 있지만 대개 훨씬 더 법을 존중합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헌법적 질서위에 한국을 정착시키려고 하며 헌법적 질서가 한국내에서 가장 권위있는 합의라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그 헌법이 세계적 보편에 가까운 자유 민주주의 공화국 헌법이라서 그렇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기댈 것이 그것밖에 없으며 국제적 보편에 호소하는 일은  외국에게도 설득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한국의 법은 언제나 그들을 배신해 왔습니다. 유전무죄요 무전유죄고 유력무죄요 무력유죄가 아닙니까?


보수세력이 사람을 갈아치울 때나 어떤 정책을 밀어부칠 때에는 법이고 절차고 없습니다. 언론도 시비를 걸지 않습니다. 군사독재세력이 사람들을 고문하고 유죄판결낼 때 거기에 무슨 법이 있었습니까. 그나마 있는 법질서도 귀찮아서 삼청교육대같은 것을 만들어 아무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둬버렸습니다. 이것은 수십년 전의 일만도 아닙니다. 이명박 박근혜 시절에 있었던 일들을 들으면 하나같이 절차고 법이고 없습니다. 그래놓고 그들은 그것이 관행이었다고 말합니다. 이명박 정권시절의 국방부장관은 국익을 위해서 였다면서 국회비준을 받아야 하는 외국과의 군사동맹을 자기 맘대로 해버렸다고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이 나라의 주권이 소수의 사람에게만 있으며 나머지의 사람들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는 발상이 아니면 내뱉을 수 없는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법부는 보수세력과 재벌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합니다. 먹을 거 훔치다가 3년 4년 감옥가는 일반인들이 있는 나라에서 천억씩 1조씩 나라에 해를 끼친 사람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2-3년 형을 살 뿐입니다. 한국에 100억주면 기꺼이 감옥가겠다는 사람은 많을 것입니다. 그것보다 적게 줘도 많을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보면 한국의 법은 적어도 아직은 정의와 상식을 이땅에서 지키기에는 한없이 부족합니다. 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법에 대한 존중이 없습니다. 애초에 법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나라에서 가장 유력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살아도 이제까지 많은 국민적 지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성공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로 취급되는 것은 법위에 서는 것입니다. 법을 어겨도 나는 특별취급받으며 절차를 무시하고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이는 것이야 말로 한국에서 가장 큰 성공의 증표가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는 한국에서 법을 어기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자랑스런 성취입니다. 가끔 재벌3세들이 개망나니짓을 해보이면서 이것을 증명해 주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이순간에도 한국에는 많은 막장드라마들이 방송되고 있는데 거길 보면 재벌회장이 어디서 자기 아들이나 딸을 데려와서 후계자로 삼으면 그것이 아름다운 정의로 그려집니다. 그 회사들은 동네슈퍼가 아니라 주식회사인데 말입니다. 그런 행위가 법이나 절차를 무시하는 일이라는 생각은 아예 없습니다. 도요타나 애플의 사장이 어딘가에 있던 아들이 갑자기 나타나면 아 이제까지 고생했지 수고했다 내가 이제는 너를 사장으로 만들어 주마하면서 도요타나 애플 사장으로 만드는 일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하물며 그런 일을 아름다운 정의로 그리는 드라마가 가능할까요? 막장드라마들은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런 현실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 국민세뇌 컨텐츠입니다. 세상은 원래 이렇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고치기 위해서 한국인들은 많은 피를 흘렸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에서 피를 흘렸고 87년 6월 항쟁에서 피를 흘렸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탄핵저지 촛불집회와 박근혜 탄핵 촛불혁명으로 나라를 지켜왔습니다. 이 나라의 시민들은 한국에는 대통령과 재벌가문을 포함해서 누구나 존중해야만 하는 질서가 있고 사람이 넘어지말아야 할 선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혁명은 아직 완수되지 못했습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어수선하고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이고 사회적인 감옥속에 있습니다. 국가의 기초가 튼튼히 다져지는 해방은 아직 멀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어두운 감옥들에는 사학재단이 있고 종교집단들이 있으며 군인세력들이 있습니다. 이 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해서 언론에서 크게 비판도 안합니다. 게다가 여러가지 핑게를 대고 아주 불투명하게 운영됩니다. 예를 들어 사학법을 개정하는 일의 핵심은 사학재단의 운영을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학재단에는 국가의 후원이 들어가고 사학재단들의 재산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지극히 상식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친인척들이나 이름을 빌려준 재단이사장의 지인들이 재단의 이사회를 채우고 독단적으로 운영되는 일이 흔하다고 합니다. 재단을 만드는 일이 재산축적과 탈법적 재산 승계를 위한 범죄의 수단으로 쓰인다는 사실은 상식입니다. 그런데 사학법을 개정하려고 하면 나라가 망해도 이것만은 안된다고 나서는 정치가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사실 사학재단의 돈으로 키워진 정치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10대 교회중 절반은 우리나라에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이런 교회들은 북한처럼 부자세습을 해서 사회적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부자 교회들은 세금을 안냅니다. 돈을 어떻게 쓰는지도 비밀입니다. 세무조사에 반대합니다. 문제는 부자교회들만이 아닙니다. 부자교회를 지향하는 소규모 교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 방방 곡곡 교회가 가득합니다. 나는 기독교에는 딱히 반대하지 않습니다만 다만 대부분의 목사에는 반대합니다. 온갖 장소에서 남발되는 목사 직함을 써서 전혀 타인의 정신적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종교공동체를 만들고 전국 방방곡곡에 정신적 감옥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물론 그게 돈이 되는 사업이라서 그렇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런 현실은 주로 국가 공동체나 지역 공동체가 붕괴해 있다는 사실때문입니다. 즉 약한 시민들이 자신들을 보호할 공동체를 찾을 때 그것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교회라는 조직에 들어가고 거기에 충성함으로서 소속을 만들고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국가와 사회가 정신적 생활적 보호를 제공하지않으니 사이비 종교인이나 다름 없는 사람들이 사방에 자신의 왕국들 혹은 사설감옥들을 만들어 사람들을 가두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어떨까요. 한국의 국방비는 한해에 40조로 전세계 10위입니다. 국가의 기밀이라는 이유로 이 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는 언제나 베일에 가려있습니다. 언론에서 국방비 사용처에 대해 자세한 분석보도를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국방부가 어떻게 돈을 쓰는지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었다. 병영현대화 사업에 10년간 6조 8천억을 쓰고 그것도 모자라서 2조 6천억을 더 요구한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병영현대화 사업은 군인들의 숙소인 생활관을 개선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돈을 쓰고도 육군 일부대대의 침상은 그대로라고 합니다. 한국의 국방비는 10년 20년 단위로 하면 몇백조의 돈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게 한국에 사병이 많아서라고 오해하지만 이번에 사병들 월급을 올리는 과정에서 들어났듯이 사병들 월급으로 들어가는 돈은 전체 국방비중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장교월급쪽이 훨씬 더 많습니다.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을 거치면서 양산된 현직 퇴직 장교들은 다 어디서 뭘할까요? 권위주의적 군대안에서 왕처럼 살던 그들은 엄청난 돈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요? 엄청난 국방비를 쓰면서 왜 우리는 여전히 북한같이 인구도 절반밖에 안되고 가난한 나라에게 군사적인 위협을 느끼며 살아야 할까요. 


내가 거론한 세력들은 대부분 정치적으로 보수세력을 지지하고 온갖 방식으로 사람들을 옭아매서 감옥에서 탈출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들이 왜 그러는가는 뻔합니다. 그들은 투명한 세상에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재벌 말고도 한국에는 이런 세력들이 넘쳐나는데 일반시민들은 열심히 일해서 세금내고 있고 올라가는 부동산이나 교육비때문에 허리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가 1조 10조씩 돈을 날릴 때 우리는 알파고같은 인공지능을 부러워하고 닌텐도 게임기를 부러워합니다.  


한국안에 존재하는 많은 감옥들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방법은 한국을 하나로 녹여서 통합시키는 것뿐입니다. 촛불혁명을 완수하는 역사적 의미는 바로 한국인의 해방에 있습니다. 양심바르게 행동하면 이런 저런 파벌에게 미움을 사서 생존의 위기에 몰리는 그런 세상을 없애기 위한 것입니다. 촛불혁명은 위대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완결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온다고 해도 그 세상도 불완전하겠지만 그래도 혁명이 완수된다면 우리는 자랑스럽게 한국에서는 사람은 이 선은 절대 못넘는다는 상식이 있다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한국이라는 공동체에 좀 더 자신을 가지게 될 것이며 거기에 기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낡은 감옥들을 파괴하고 거기로부터 사람들을 해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해방된 한국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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