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면 그럴 수록 자연히 그에 대한 투자개발이 더 가속화되어 소프트웨어가 좋아지게 되고 그 결과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에서 가지는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는 긍정적 되먹임 효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는 근원적 이유는 자동차에서 단순히 엔진에서 힘을 발생시켜서 차를 달리게 하는 기능은 이제 너무 기본적인 것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특히 전기모터로 바퀴를 돌리는 전기차에서 더욱 그렇습니다만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현대의 자동차는 성능향상을 위해 여러가지 제어장치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자동차가 이미 달리는 컴퓨터에 가까워져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동차에는 이미 ABS, ESC, TCS등 여러제어장치가 달려 있어서 브레이크를 조절하고, 현가장치를 조절하고, 트랙션을 조절하는데 이것들은 모두 운전을 더 쉽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로 어느 정도 자율운전 장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차가 환경에 따라서 인간의 개입없이 컴퓨터에 의해서 최적의 상태로 반응하도록 하는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전기차는 이론적으로는 네 바퀴가 모두 따로 구동되는 것도 가능할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차를 운전하는데 있어서 전기제어가 더 중요하고 이는 하드웨어 이상으로 소프트웨어를 중요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자동차 제어장치의 발전의 절정은 물론 자율운전입니다. 아직 실질적인 자율운전차량은 시장에 없지만 자동차가 자율운전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면서 자동차의 모든 조작을 자동으로 하게되었고 자동차에 달린 센서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그 센서에서 오는 신호를 처리할 필요도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증가시킵니다.
테슬라는 아직 완전자율운전 기능을 가지지 못했지만 그들이 하는 주장은 하드웨어적으로는 테슬라차는 이미 완전자율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완전자율운전을 할 수 있는 신호와 심지어 그걸 처리할 수 있는 칩도 설치되어 있는데 이제 그걸 소프트웨어적으로 다듬는 것만 남았다는 겁니다. 이걸 다르게 말하면 일전에 사람들을 놀라게한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주로 소프트웨어의 문제였지 더 빠른 컴퓨터를 만드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는 문제와 같은 차원이라는 겁니다.
자율운전이 아니더라도 테슬라 자동차같은 것은 그 센서를 가지고 주변의 자동차는 물론 사람까지 인식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시야의 사각이 만드는 위험을 줄여 줍니다. 수동기어조작이 자동기어조작으로 바뀌어서 요즘에는 수동기어조작을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가까운 미래가 되면 이런 센서가 달려있지 않아서 시야의 사각지대가 있는 차는 운전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내비에 익숙해졌습니다. 예전에는 라디오나 달리고 CD플레이나 되면 감사했던 자동차가 이제는 애플의 카플레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같은 것을 달고 나오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에는 내비가 달린 것이 최신이었는데 이제는 실시간 교통상황반영같은 것이 안되는 내비는 구식이 되었습니다.
테슬라는 스마트폰처럼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일정부분 개방해서 앱을 설치하는 시장을 만들라는 압력을 받고 있으며 엘론 머스크는 당연히 그렇게 할 용의가 있는데 다만 아직 테슬라 자동차가 판매된 댓수가 충분히 많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다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같은 것이 전기차 소프트웨어 시장에 생기는거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테슬라는 자사가 아직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오락같은 소프트웨어나 센트리 모드, 캠핑모드, 도그 모드 같은 것을 개발하는 것이죠. 거대한 배터리를 가진 전기차는 24시간 주변을 감시하거나 캠핑을 할 때 모든 오락기능을 쓰고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을 해줄 수 있으며 개를 그 안에 놓고 다녀도 알아서 온도조절을 해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지금의 자동차 소프트웨어 상황은 분명히 과도기적입니다. 그 말은 소프트웨어의 눈부신 발달이 있을 시기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자신이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다 만들기 때문에 다른 일로 바뻐서 할 수 있는 일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좋은 예가 음성인식인데 아무래도 스마트폰에서는 애플이나 구글이 이미 다 했고 아마존이 스마트 스피커로 한 것을 따로 개발하는 것이니까 그 수준이 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같습니다. 자동차는 알아서 달리고 사람이 음성으로 이것저것 주문하면 일을 처리해 주는 스마트한 공간이 되어 갑니다. 일단 전기차가 어느 이상으로 팔려서 소프트웨어 시장이 커지면 여러가지 서비스들이 앱으로 나올 겁니다. 그게 노래방일지, 화상통화방일지, 비디오방일지 모르지만 자동차는 가장 스마트한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몇천만원이나 되는 돈을 투자해야 하는 공간이라 그걸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스마트폰에서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개발하고 그걸 스마트폰 회사들이 쓰는 것처럼 구글이나 애플이 자동차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따로 개발하면 안될까요?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 카 플레이고 앤드로이드 오토이긴한데 여기는 다른 한계가 있습니다. 그 소프트웨어는 테슬라 소프트웨어처럼 자동차 하드웨어 전체를 컨트롤하지 않습니다.
테슬라 소프트웨어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어서 자동차의 기능 자체를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모델 3가 브레이크 성능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을 때 테슬라는 그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는 그냥 내비기능에 앤터테인먼트 기능이 있을 뿐입니다. 테슬라 소프트웨어는 차와 완전히 결합된 느낌이라면 구글이나 애플 소프트웨어는 자동차에 살짝 걸치기만 했을 뿐 진정으로 차를 컨트롤하는 소프트웨어는 아닙니다.
테슬라 차가 증가하고 테슬라가 앱시장을 여는 때가 오면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빨라질 겁니다. 그게 아니라 아예 구글에서 자동차의 안드로이드라고 말할만한 것을 내놓을지도 모르지요. 이 두가지 방향은 모두 난관이 있습니다만 저는 테슬라쪽이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도 애플이 아이폰으로 이게 스마트폰이다라는 것의 개념정리를 확실히 한 후에야 안드로이드가 발전했습니다. 미래의 자동차란 어떤 것인지 개념정리를 먼저 할 쪽은 구글보다는 테슬라일 것같습니다. 테슬라는 차를 만들어 실험하지만 구글은 여전히 간접적으로만 관여하니까요. 물론 누구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결국 점점 더 자동차가 뭘 할 수 있는가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동차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기계로 변신중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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