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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렬이라는 추악함

by 격암(강국진) 2021. 3. 9.

때로는 그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나빠지는 인물들이 있다. 진중권같은 이름이 그런데 요즘은 윤석렬이라는 이름도 그 못지 않다. 현정권이 스타로 만든 사람이 난동을 부려서 보수가 지지하는 유력한 대권후보가 되었다니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하다. 윤석렬이 단순히 많은 공무원중의 하나로 끝나면 관심도 두지 않을 것이며 사실 지금도 내심으로는 관심둘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대선후보 지지율이 그렇게 높게 나온다니 세상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관심을 두지 않을 수도 없고 생각도 없이 칼춤을 추고 있는 윤석렬이라는 인물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나는 왜 윤석렬이라는 인물이 그토록 추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이런 질문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나는 악의 시작은 자기 능력이상의 자리에 앉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마 내가 싫어하는 이명박이나 박근혜도 자기 그릇을 알고 적당한 자리에 주저앉을 수 있는 현명함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세상에 큰 피해를 남기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 것이며 심지어 박정희도 이만하면 되었다고 하고 적당히 물러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면 어쩌면 좋은 사람으로 이름을 남길 수도 있었을 지 모른다. 따라서 이 글은 기본적으로 나는 왜 윤석렬이 자기가 가진 욕심에 비해 아주 작은 인간으로 느껴지는가를 말하는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윤석렬이 추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대권에 욕심을 내고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그릇을 생각하면 욕심이 커도 너무 크다. 사실 오랜동안 사람들은 대선후보 지지율을 따지는데 그의 이름이 있는 것을 기이하게 생각했다. 본인이 원한다면 그 이름을 여론조사에서 뺐을 것이다. 주변에서 그렇게 하라는 조언도 들었을 것이다. 이것은 그의 대권욕심이 오래되었다는 증거이며 그가 염치가 없다는 작은 증거다. 남에 대한 배려가 그에게서는 애초에 보이질 않는다. 다른 사람은 그의 성공을 로또맞은 것이라고 여기는데 정작 그 자신은 자기의 성공은 오로지 다 자기 능력으로 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같다. 

 

그가 작은 인간이라는 것은 보여주는 작은 사례는 또 있다. 검찰총장을 그만둘 때도 그렇다. 대개 그런 일을 할 때는 미리 청와대와 조율하고 협의해서 발표하게 되어 있는데 그가 총장을 그만둔다는 말을 가장 먼저 발표한 것이 기자앞이라는 말을 들었다. 검찰총장이라는 자리가 그렇게 가벼운 자리인가? 정치적 견해를 떠나 국가의 요직을 그렇게 가볍게 취급해도 되는가? 그는 마치 삐진 아이처럼 행동한다. 그런 언행은 천박한 사람들에게 잠깐의 인기를 얻게 해 줄 것이다. 청와대가 무시당했다면서 통쾌해 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가 작은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뿐이다. 큰 인간은 적에게도 예의를 차린다. 노무현의 장례식에 나타난 이명박에게 고개를 숙이는 문재인을 보라. 많은 사람들은 그때 깊은 감명을 받았다. 

 

대통령같은 엄청난 권한을 가진 자리에 손을 뻣을 생각이면 할 수 있을 것같아서 해봤다라는 말로는 변명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가 대권을 위해 뛰어도 추하지 않는 것일까? 일찌기 노무현 대통령은 운명이다라는 말을 하셨다. 대선은 시대 상황이 나를 빠져나갈 수 없게 한다는 느낌이 아니면 발을 들여놓을 곳이 아니다. 지금의 대통령인 문재인도 그렇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가 정치를 하기 싫어했다는 것을 안다. 몇번이나 실제로 재야로 내려갔다. 그러나 시대가 그를 불렀고 특히 노무현대통령의 서거가 그를 불렀다. 

 

윤석렬이나 황교안같은 인물들은 대선을 뭘로 생각하는 것인가? 자기가 자기를 보면 자기의 능력이 넘치고 자신의 삶이 일관성있게 뭔가를 추구해왔다고 느껴질지 모르나 나는 이런 사람들은 그야말로 양지만 쫒으며 살다가 기회주의적으로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어떤 사람이 민주화 세력쪽에게 당해서 인생 망하기 직전이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그를 중용하여 검찰총장까지 시키고 스타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반대해서 검찰총장을 그만둔다. 여기까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바로 대권을 욕심낸다? 이건 염치의 문제가 아닌가? 

 

노무현대통령은 3당야합에 반대해서 김영삼을 따라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후 오랜기간을 아주 불쌍하게 살았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지키며 살았다. 윤석렬이 현 정부에 반대하는 것이 3당야합에 반대한 것같은 명분이 있다고는 보이지 않지만 그거야 자기 주관이라고 치자. 현정부 아래에서 온갖 영화를 누린 윤석렬이 현정부를 반대하는 것에 멈추는 게 아니라 그걸 발판으로 보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겠다고? 이건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거의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그를 부활시켜 잘살게 해준 사람들에게 잘도 침을 뱉는다. 물론 살다보면 사회적 정의를 위해 개인적 부채를 잊을 수도 있지만 그럼 본인은 어떤 희생을 했나? 자기만 꽃길을 걷겠다고 하는 사람은 추하다. 이런 인물이 대권 운운 한다는 것이 추하다. 

 

꽃길만 걸었던 사람의 특징은 그가 대통령이 되어서 뭘하겠다는 것이 막연하다는 것이다. 윤석렬은 대체 대통령이 되어서 뭘 하겠다는 것인가? 윤석렬의 최근 행동을 보면 이 나라는 검찰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어야 할 것같다. 그게 그가 말하는 정의다. 그렇다면 본인이 대통령이 되어도 검찰이 나라를 지배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꿈인가? 다시 말해 스스로 검찰의 허수아비가 되겠다는 것이 대선공약이란 말인가? 검찰이 사건조작하는 걸 적극 도와주겠다는 것이 대선공약인가? 이명박이나 박근혜 정권때라면 윤석렬 따위는 단숨에 척결되었을 것이다. 현정권의 민주적 성향때문에 자리를 보전한 인물이 현 정권에 반대한다는것은 모순적이다. 지금 대통령을 우습게 대하는 그가 도대체 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인가. 우스운 취급을 받고 싶다는 것인가? 

 

정의나 법대로를 외치는 그는 실상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가 조국일가나 한명숙 전총리 사건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그는 양심도 없고 시대정신도 없다. 요즘 시중에는 자원봉사 표창장을 받지는 않았잖아라는 농담이 돌아다닌다. 자원봉사 표창장 수령사건은 헌법유린이나 살인이나 강간보다 더 악질의 범죄로 처벌되기 때문이다. 한명숙 전총리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막는 모습을 누구나 보고 있는데 그런 적없다고 말하는 것은 또 뭔가? 이게 그가 보여주고 싶은 정의이고 미래의 한국인가? 지금의 법조계는 끝없이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판결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그걸 보수적으로 지켜내겠다는 것이 그의 공약인가? 

 

그는 어쩌면 나름의 이유나 변명을 가지고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애초에 대통령이나 정치인이란 언제나 그런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일개 검사나 일개 공무원은 변명을 할 수 있다. 그는 조식과 시스템의 일원으로 관행과 법규에 따라 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그런 변명따위를 하는 사람은 애초에 대권을 꿈꾸거나 정치가를 꿈꾸면 안된다. 모든 사람이 개혁가이거나 독립운동가인 것은 아니다. 일제가 절대 망할 것같지 않아서 친일하고 숙이고 살던 사람들도 나름의 변명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정치가를 하면 안된다. 정치가란 자신의 소신과 가치관에 따라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행동하고 자신의 그런 행동을 남에게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선은 이렇다. 만약 윤석렬이 그토록 현정권의 개혁과 생각이 달랐다면 애초에 검찰총장에 지명되었을 때 그걸 사양했어야 한다. 그런데 직은 받아들이면서 이렇게 난동을 벌여서 결국 검찰을 초토화시켜놓았다. 어떤 사람들은 윤석렬은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지를 가장 잘 보여준 사람이라고까지 말한다. 즉 그는 검찰에게까지 큰 상처를 남긴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는 최악의 검찰총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할지 모른다. 말이 쉽지 그런 영광을 어떻게 쉽게 거부하겠냐고. 그렇다.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게 윤석렬의 사이즈인 것이다. 누구나 대통령이 되고 누구나 검찰총장이 되는게 아니다. 그정도가 자기 크기라면 닥치고 자기 직분이나 잘 할 것이지 검찰총장하고 나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욕심때문이건 생각이 부족했기 때문이건 윤석렬이 대통령 운운 하는 것은 기가찬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대통령은 고사하고 검찰총장도 할 그릇이 못되었다. 이정도도 생각못하는 사람이 더 거대한 권력을 가지고 아집을 부리면 어떻게 될 것인가? 

 

누군가의 욕을 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욕의 시작은 바로 그가 검찰총장직을 받아들임으로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역시 악의 시작은 자기능력에 비해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가 조금만 자기 자신을 알았더라면 그냥 위에서 시키는데로 수사나 하면서 살았어야 했다. 분수에 맞지 않는 출세를 한 순간 그는 사회적 악이 되어 버렸다. 그러니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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