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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단상

by 격암(강국진) 2022. 2. 27.

22.2.27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공격했다. 이 일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일단 우리는 이것이 과연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칸을 공격한 것과 얼마나 다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것이 같다고는 하지 않지만 다르다면 또 얼마나 다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약소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권리는 미국만 있는 것인가? 애초에 그런 권리가 세상에 있나? 세계 군사력 순위 2위인 러시아가 이제 나도 할 수 있다고 했으니 3위인 중국도 나도 할 수 있다고 할 것인가? 참고로 말하면 4위는 인도고 5위는 일본이며 6위는 한국이다. 

 

약자인 우크라이나가 믿을 것은 명분과 동정 그리고 국제적 이익밖에 없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1대1로 붙으면 상대가 안되기 때문이다. 만약 우크라이나의 침공이 서유럽과 미국에 치명적인 불이익을 당장 가져온다면 서유럽과 미국은 이렇게 불구경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그들은 러시아를 경제제재 하겠다고 하지만 우리는 두가지 사실을 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공격하고 나서 그 경제제재라는 것이 몇년이나 갔나? 최근까지도 서유럽 특히 독일은 러시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지 않았던가? 둘째로 국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겨우 하루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주식은 38%가 폭락한 다음날 전쟁 하루만에 다시 26%가 반등했다. 그러니까 경제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 일로 큰 피해를 보지 않을거라고 겨우 하루만에 판단이 끝났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잘했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전쟁은 비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렇게 허약한 약속과 지지를 믿고 나토에 가입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는가? 이걸 생각하면 우크라이나가 재앙을 스스로 불러 들였다는 생각도 든다. 러시아와 서방의 사이에 끼어있던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 가까워지겠다고 생각했더라도 실력을 키우고 국민을 하나로 뭉치는 일을 먼저했어야 했다. 그것은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조선의 망국이 보여주듯이 외세에 기대어 어떻게 한방에 고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면 그 나라는 더 빨리 망한다. 조선도 청에 기대고 러시아에 기대고 일본에 기대다가 망하지 않았던가? 

 

지금의 한국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미국에 바짝 붙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반미이며 친중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한미안보조약을 두고 우크라이나를 봐라 우리는 미국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냐고 말한다. 나는 미국을 지지한다. 나는 반미가 아니다. 한미 안보조약도 훌룡하고 과거 미국이 한국전쟁때 한국을 구해준 것도 사실이다. 미군 주둔에도 반드시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미국이 아무리 우방이라도 결국 외국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 알지만 자국이익을 위해서라면 그들은 아주 냉정하고 잔인할 수 있다. 그걸 위해서라면 중국이나 러시아와 손잡고 한국을 팔아먹는 일도 능히 할 것이다. 사실 우리도 그렇다. 미국이 중국보다는 훌룡한 나라라고 믿지만 미국을 천사로 생각하고 구원자로 생각하는 것은 정말 곤란하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첫번째 교훈은 당연히 우리의 힘, 우리의 단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단합, 우리의 군인, 우리의 미사일, 우리의 경제력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을 고마워 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제 슬슬 대만이야기를 한다.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가진 대만, 세계 3위의 군사력을 가진 중국이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비교할 수 없는 경제대국이니 괜찮을거라고? 글쎄 모르겠다. 사실 우크라이나도 농업으로는 매우 중요한 나라다. 게다가 아주 섬뜩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대해 생각하는 플랜중의 하나는 중국과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만의 반도체 공장을 파괴하고 대만의 반도체 인력을 빼내가는 것이라고 한다. 대만인들은 미국이 대만을 지켜줄거라고 믿을지 모르지만 미국은 중국의 이익을 파괴하고 대만의 인력을 빼내가서 자국 배만 불리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것도 잡지에 발표할 정도로 대놓고 말이다. 

 

우크라이나는 생각보다 오래버티고 있다. 하루버티는것이 현대전과 러시아의 무력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의지에 대한 판단을 크게 크게 바꾼다.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야 세상은 도울 마음이 생기고 존경하게 된다. 우리도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의지가 있어야 한다. 어려워 보이니까 안될거라고 체념하면 세상은 우리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러시아는 그걸 또 알기에 버티면 더 강수를 둘 것이다. 명분없는 전쟁이라 러시아도 여유가 없다. 아무쪼록 희생이 너무 커지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만으로 뭘 어쩌지는 못하겠지만 한국도 균형있는 대처가 필요하다. 서방말만 듣다보면 바보같은 희생양이 될것이다. 그렇다고 눈치만보고 결단이 없으면 정의롭지 않은 일일 뿐아니라 결국 국익에도 도움이 안된다. 세계가 한국을 무시할 것이다. 우리의 기준과 결단력이 필요한 시기다. 

 

언제는 안중요했나만은 이번 대선 정말 중요하다. 21세기에도 망국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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