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전문가의 기초적 모순

 

23.8.16

한국에서 경제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아니면 대부분 하나의 모순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대개 경제 진단을 하고 그에 맞는 정책은 이거라고 말하는 일이 많다. 다시 말해 경제 정책이 경제의 미래를 바꾼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분석에는 정치가 없다. 즉 과거 30년 40년을 돌아 볼 때 그들은 보수와 민주 정권의 차이를 거의 말하지 않거나 무시한다. 이는 한가지 결론을 만드는데 보수던 민주던 결국 정권을 잡으면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나라는 해방이래 똑같은 사상과 정치를 펼쳐왔고 따라서 그 안에서 정치없는 경제분석이 의미를 가진다. 즉 경제는 정치와 상관없는 법칙에 따라 변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없다면 그들의 경제 분석은 의미가 없다. 그런데 그런 주장이 맞다면 정책제안은 소용없다. 미래는 정책과 상관없이 결정론적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러니 이게 다 하나 마나한 소리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따금씩 경제 위기에 대한 전망과 해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이 미디어를 채우는 일이 생긴다. 요즘도 그렇다. 그들이 언제나 하는 일은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다. 경제학은 절대 데이터 없이 뭔가를 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데이터 없이 어떤 뉴튼의 운동법칙같은 기초원리에 따라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그런데 그렇게 할 때 그들은 정권은 생각하지 않는다. 즉 그냥 버블이 성장하고 꺼졌다라고 말하고, 신용위기가 왔다가 갔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신용위기들 안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이러저러한 것이 같으므로 한국의 미래는 일본과 같을 거라고 한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실질적으로 메이지 유신 이래 정권 교체가 없다시피하다는 정치적 요소는 무시된다. 그런건 경제에서 중요한 게 아니다. 경제는 마치 뉴튼의 운동법칙에 따라 날아가는 돌멩이처럼 초기조건이 같으면 같은 법칙에 따라 같은 미래를 그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학자라고 해도 날씨만가지고 특정한 사람이 내일 아침을 뭘 먹을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확실히 비온 다음날에는 아침을 먹지 않았던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해도 내일 아침에 뭘 먹을까 하는 것은 압도적으로 그냥 그 순간의 그 개인의 의지에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개인의 심리를 날씨와 아침식사라는 얄팍한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다고는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를 무시하면서 경제를 예측하는게 정말 이것과 차이가 있는가?

 

정치란 집단적 의지다. 국민이 죽고자 하는데 어떻게 법칙이 경제를 살리며, 국민이 살고자 하는데 무슨 법칙에 따라 망한다는 말인가. 문재인 정권때 평창 동계 올림픽을 잘 치뤘던 것과 이번에 윤석열정부가 겨우 아이들 캠핑 놀이에 불과한 잼보리를 망쳤던 것도 무슨 공통의 경제 법칙에 따라서 일어나는 일인가? 이런건 경제학이 아닐까? 그렇다면 적어도 김영삼이래 즉 과거 30년간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경제가 폭망하고 주식시장이 현상유지거나 계속 불황이었는데 이게 행정의 결과가 아니라 경제학 법칙의 결과라는 말인가.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언론 자유도가 떨어지고, 부패가 증가하고, 결국 경제가 엉망이 되는 것이 경제학 법칙인가 아니면 정치인가.

 

이런 과거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온갖 미디어에는 '정치를 뺀' 경제분석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런 분석들은 하나의 착각을 열심히 전파한다. 그것은 경제는 정치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경제학 법칙은 그것과 무관하게 미래를 결정해 간다는 것이다. 정치와 경제가 상관이 있어 보이는 것은 그저 우연이다. 보수는 경제를 망친 적이 없다. 예를 들어 윤석열 정권이 시작되고 2년도 안되어 경제는 폭망이다. 통계를 수집한 이래 이보다 나쁜 통계수치가 없다는 수치가 무역이며, 재정쪽에서 마구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건 정치나 행정과는 상관없는 우연이다. 그러니까 지금 경제가 매우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그 원인을 외국에서 찾게 된다. 중국 경제가 어쩌고 미국 경제가 어쩌고 하면서 해설을 붙인다. 미국 금리가 이래서 한국 경제가 이렇고 저렇고 한다.

 

분석가들이라는 사람들이 눈앞에 있는 거대한 원인을 빼고 분석하다보니 오히려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있다. 전문가나 미디어는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곳인가? 불과 몇년전만 해도 한국인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웠는데 지금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겨우 아이들 캠핑 놀이인 잼보리 준비도 못해서 세계적인 화제가 된다. 누군가 말한다. 코로나 때 보수 정부였으면 우린 다 죽었다고. 지금 정부도 코로나 대처를 이렇게 한다. 미디어 보도는 안하고 검사는 자기 돈으로 하라고 해서 검사 건수를 줄인다. 이거 일본 대처와 똑같다. 이명박때도 구제역으로 전국이 난리였고 박근혜때는 사스로 난리였다. 이래도 정치와 방역이 상관이 없나? 정치는 방역과만 상관있고 경제와는 상관이 없을까?

 

윤석열이 대통령인데 무슨 경제 분석을 하고 예측을 하나. 내가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이 나라 경제는 분명히 윤석열이 대통령인 한 더 나빠질 것이다. 사소한 위기는 심각한 위기로 만들 것이고, 없는 위기도 만들 것이다. 윤석열을 포함한 보수 대통령들은 확실한 사람들이다. 꼭 국익에 반대되는 선택을 한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후 1년간은 돌아보면 아무 쓸데도 없는 청와대 탈출로 시간과 돈을 썼고 그동안 나라 경제는 파탄났다. 이제 2년차에는 잼보리 망신으로 이어진다. 그간 있었던 이태원 참사나 외교적 망신들을 거론하지 않아도 이렇다. 한국에 진짜 위기가 닥치면 그들이 좋아하는 이승만과 똑같이 행동할게 뻔하다. 다리를 끊고 도망가서 나라를 파탄내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들은 아주 예측가능하고 믿을 만한 사람들이다. 무슨 답이든 그들이 선택한 답이면 오답이다. 여기에 경제학 법칙이 무슨 상관이고 데이타가 무슨 상관인가.

 

이명박, 박근혜가 파탄낸 나라가 문재인 민주 정부가 들어서서야 희망을 가졌듯, 이 정권에서는 절대 희망이 없다. 50억 먹은 놈들이 우르르 나와도 조국 집안 표창장으로 세월을 보내는 정부다. 조단위 고속도로 사업도 장관 한마디로 하거나 말거나 하는 정부다. 이명박이 4대강 하면서 목사를 데려와서 선전하고, 장난감 로보트로 녹조막는다고 하면서 전문가들의 상식을 비웃었는데 윤석열정부가 무슨 정책단이 필요한가. 사이비 종교 교주가 더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이런 나라에서 경제 법칙, 경제 분석 이야기하면서 정치는 빼고서 미래를 예측해? 신기한 일이다. 운전사가 누군지도 안보고 자동차가 어디로 갈지를 법칙과 데이터로 안다고 하니 말이다. 나는 이 정권이 끝나고 정권 교체가 가능해 보인다면 그때 투자할 것이다. 지난 30년간 한국에서 투자에 성공하는 확실한 방법은 이거였다. 보수가 망치고 민주가 살린다. 민주가 능력이 있다기 보다는 보수가 워낙 많이 망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상승은 불보듯 하다. 너무 확실한 경제 예측이다. 도표를 찾아보라. 윤석열 당선되었다는 소식에 부동산, 주식 다 팔았던 사람들은 가장 현명한 사람들이었다. 이명박이 당선되어 정권교체가 된다는 소식에 모두 다 판 사람이 승자였다. 반대로 민주로 정권교체되고 김대중 노무현 기간이 시작되었을 때 투자한 사람이 성공했고 문재인 당선 소식에 투자한 사람이 승자였다. 여기 무슨 경제법칙이 있는가.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다. 데이터가 보여준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경제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