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지만 아마도 AI에 대해서 실망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재미있지만 그래서 뭐 라는 식의 반응이 세상에는 많습니다. 특히 이 분야가 낯선 사람일 수록 그럴텐데요. 그들이 AI를 잘 몰라서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AI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 제대로 된 생각이 없이 AI가 선전되고 교육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 나온 AI가 대단하다고 흥분하는 사람들은 종종 이 분야에서 오랜간 연구하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그 AI가 얼마나 과거의 것보다 뛰어나며 얼마나 만들기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그 AI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은 여전히 AI를 그냥 사람과 직접 비교합니다. 그래서 AI가 뒤뚱거리면서 물건을 집어올려도 감동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사람보다 못하네 하는 정도의 반응이 나오기 쉽고 마치 병에 걸린 누군가를 조롱하듯 AI를 조롱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왜 AI가 필요한 걸까요? 재미있어서? 인간의 소원을 다 들어줄 기적의 기계이기 때문에? 사람이 해오던 일을 기계에게 시킬 수 있으니까? 하지만 AI는 수 많은 직장을 없앨 것입니다. 그리고 만들기도 어렵고 많은 전력도 소모합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똑똑하지 못해서 신과 같은 AI가 나올거라는 말 따위에 너무 흥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AI중 가장 뛰어난 AI에게 질문을 해서 바보같은 답을 얻는 것은 쉽습니다. 그들은 적어도 언제나 지혜로운 말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많은 분야의 진짜 전문가들은 AI가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 인간을 위협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죠. 그림이든 음악이든 그저 가끔 뛰어난 것이 몇 있을 뿐입니다. 음악을 만들어 주는 AI가 있으니 이제 나도 유명 작곡가가 될 수 있다는 착각은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그럼 우리는 AI를 왜 쓰는 걸까요? 답이 아닌 것만 말하지 말고 답을 바로 말하겠습니다. AI는 빠르게 변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변화가 없고 단순한 환경에서는 AI가 필요없다는 말입니다. 아마도 어떤 분들은 시골에서라도 AI 로봇이 있으면 편할텐데같은 생각을 하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이런 질문에서 부터 시작해 봅시다.
아주 작은 마을에서 운전을 할 때 네비가 필요할까요?
작은 마을에서는 네비가 필요없습니다. 그 마을 사람들은 항상 최적의 경로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을이 충분히 작다면 아마 차도 필요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걸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의 기술이 좋은가 나쁜가 하는 것은 그걸 둘러싼 환경이 결정한다.
환경은 하나의 질문이나 문제와 같습니다. 질문이 있어야 답이 있는 것처럼 환경이 있어야 기술도 쓸모가 있냐 없냐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물이 귀한 곳에서는 우물파는 기술은 아주 소중한 것이지만 사방에서 깨끗한 물이 솟아나는 곳이라면 아무 쓸모 없는 기술이겠죠.
사실 AI는 본래 데이터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기술이라고 소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죠.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변하고 복잡한 환경처럼 대량의 데이터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쓸모 있어지는 것입니다.
AI는 말하자면 빠르게 변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방법의 일부입니다. 아마도 앞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테지만 그 방법의 전부도 아닙니다. 이런 것을 연구하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확률통계 분야로 불립니다. 요즘 빅데이터라는 이름이 붙은 곳도 많이 나오는 데 이는 현대사회가 점점 빠르게 변하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같은 시대에서도 학교나 종교기관처럼 변하지 않는 곳은 이런 것이 큰 관심이 없을 수 있지만 경제나 경영, 투자같은 곳에서는 이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투자자들이 읽을 법한 책에는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고민들이 가득합니다.
우리는 답에 대해 배우기 전에 질문을 기억해야 합니다. 질문이 답보다 중요합니다. 우리에게 현 시대가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간단한 해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모두의 문제입니다. 현대 사회는 이 문제로 서서히 망가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왜 요즘 청년들이 취업문제로 고생할까요? 그 근본원인은 교육이 보편화되어서 그렇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대학까지 공부합니다. 특히 베트남, 중국, 인도같이 인구 많은 나라에서도 그렇게 합니다. 그러니까 네트웍으로 세상이 이어진 오늘날 대학졸업장만으로는 취업이 어려운 겁니다. 그리고 교육과 지식이 점점 더 흔해지는 미래에는 더욱 더 그렇겠죠. 이런 환경적 변화가 세상을 더욱 더 빠르게 변하게 만들고 복잡하게 만드는 겁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환경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간단한 해법은 없습니다. 그러니 그걸 위해서 공부해야 하는 것도 끝이 없습니다. AI는 이 분야에서 중요하지만 한가지 방법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현대문명에서 비행기가 중요하지만 그건 문명의 일부일 뿐이죠. 원숭이가 비행기를 탄다고 갑자기 문명인이 되는게 아닙니다. 비행기 추락으로 죽기 쉽죠. AI도 훨씬 더 넓은 문맥에서 이해하지 않고 그저 이런 저런 AI들을 써보는 재미에만 몰두하면 위험하기만 할 뿐 별 쓸모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AI는 문제를 풀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AI를 가르치는 학교들은 대개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환경과는 정반대의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깥의 현실세계와는 달리 학교는 변하지 않고 단순한 문제들만 풉니다. 그 안에서 AI를 배운다는 것은 마치 손바닥만한 운동장에서 차를 타고 네비를 쓰는 것과 같은 겁니다. 사실 선생님들은 대개 가장 보수적인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은 이거 재미있네라고 말할 지 모르지만 진심으로는 자동차나 네비에 대해 감탄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런 환경에서는 사실 자동차나 네비가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이미 80억의 인간이 있습니다. 인간같은 기계는 무조건 필요한게 아닙니다. 인간 교환수가 있던 시절이 전자자동교환기로 바뀐 이유는 어떤 인간도 수 많은 전화통화를 전부 연결해 줄 수 없을 정도로 전화가 보편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복잡함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했기 때문에 우리는 AI가 필요한 것입니다. AI는 인간의 지능을 확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AI는 인간과 인간을 연결해서 사회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AI처럼 작동하게 할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쓰지 못해서 은행사용을 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걸 보면서 미래의 우리를 상상해야 합니다. 세상은 AI가 나온 이래 엄청난 속력으로 복잡해져가고 있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AI의 도움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거나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는 일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은 우선 무엇보다 큰 문맥을 이해하는 겁니다. 왜 이런 도구들을 쓰는 것을 피할 수가 없는지를 이해하는 겁니다. 왜 AI를 쓰는지도 모르면서 재미삼아 AI에 몰두해 봐야 물이 넘쳐나는 곳에서 우물파는 연습하는 사람처럼 되기 쉽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얼마지나지 않아 AI에게 실망할 겁니다. 현실적인 문제들은 뭐하나 풀지 못하다고 말이죠. AI는 AI가 필요한 환경에 가져다 놓아야 쓸모가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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