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조금 짧아야 하기 때문에 앱과 소프트웨어 산업이 망한다고 했지만 아마 완전히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도 상당히 걸릴 것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말한다면 머지않아 망한다고 봐야 한다. 이 글에서는 이게 왜 이런 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앱과 소프트웨어 산업이 망하는 이유는 그들의 비지니스 모델이 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왜 파워포인트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드는 대신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사고, 그것을 쓰는 법을 익히는가?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노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아무리 참신해도 그 소프트웨어를 발표하고 나면 누구에게나 공개된 것이다. 문제는 노동이다. 거대한 회사가 오랜 시간 노동력을 들여서 만든 거대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상용 프로그램은 일반 개인이 혼자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다. 할 수 있다고 해도 돈을 조금 내면 되는 걸 굳이 긴 고생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신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집에서 쌀을 생산하지 않고, 운동화를 직접 만들지 않는 이유와 같다.
하지만 여기에는 댓가가 있다. 그리고 그 댓가는 우리가 치뤄야 하는 요금뿐만이 아니다. 일단 상용 소프트웨어는 내가 거의 쓰지 않는 기능들도 잔뜩 있는 거대한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그렇게 되면 될 수록 우리는 이제 그 상용 소프트웨어를 잘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를 돕기 위한 것이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인데 우리는 거꾸로 시간을 들여서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쓰는 법을 익혀야 한다.
상용프로그램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 크고 복잡해 지는 경향이 있다. 왜냐면 기존의 프로그램에 계속 노동력을 더해서 기능을 더하기 때문이다. 그게 소프트웨어 회사에 있는 노동자들이 하는 일이고, 그들이 돈을 요구하는 근거다. 업데이트도 안하고 10년전 프로그램을 계속 파는 경우는 별로 없다. 멈춰있으면 경쟁자가 그 프로그램을 대체할 가능성이 생긴다. 문제는 그러면 그럴 수록 상용 프로그램은 나라는 일개 개인의 요구와는 멀어지는 면도 있다는 것이다. 대개는 더 비싸지고 더 복잡해 진다. 우리는 컴퓨터가 지금보다 열배 백배 느리던 시절에도 컴퓨터를 잘썼다. 그런데 체감상으로는 쓸모가 그렇게 좋아진 것같지도 않은데 백배 빠르다는 최신 컴퓨터가 힘들어 할 정도다. 30년전에도 워드 프로그램이 있었다. 워드프로그램이 처음 나온건 거의 50년전이다.
AI의 시대는 두가지 차이를 만든다. 하나는 AI가 인간적인 혹은 지능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AI가 코딩을 잘한다는 것이다. 사실 프로그램이란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순서대로 적어놓은 것이라고 할 수있다. 그러니까 AI의 지능적 판단과 AI의 코드를 섞으면 이전과는 비할 수 없이 간단하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AI에게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라고 한다고 해서 그것이 그렇게 크고 복잡하고 아름다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그리고 그건 아마도 꽤 오랜간 그럴 것이다. 그건 말하자면 아주 길고 복잡한 단계를 거쳐서 해야 하는 일을 목표를 주고 AI에게 혼자서 해내라고 하는 것인데 쉽지 않다. 중간 중간에는 미적 감각과 가치 평가와 같은 인간적인 판단도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AI가 지능적인 판단을 한다는 사실과 코딩을 잘한다는 사실이 합쳐지면 이제 우리는 우리가 꼭 필요한 것만 하는 우리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할 것이다. 사실 세상에는 노코드 툴이니 하는 사무 자동화 서비스가 이미 있다. 그런건 이미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어떤 범용의 서비스가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어느 정도는 개인이 스스로 사무 자동화 과정을 설계하고 쓰는게 더 편하다는 것이다. 왜냐면 개개인들의 사정은 무한히 많고 그걸 하나의 범용 소프트웨어가 모두 담으면 너무 크고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다음은 AI가 찾아준 노코드툴로 사무자동화를 하는 예들이다.
- 리드 생성 자동화 (Zapier 활용)
- 온라인 스토어나 마케팅 팀이 웹사이트 문의 양식을 Google Forms로 받으면, Zapier를 통해 자동으로 CRM(예: HubSpot)이나 스프레드시트(Google Sheets)에 리드 정보를 입력하고, 영업팀에게 Slack 알림을 전송합니다. 이로 인해 수동 데이터 입력 시간을 80% 줄일 수 있습니다. Zapier의 간단한 'Zap' 설정으로 비개발자도 쉽게 구현 가능합니다.
- HR 온보딩 프로세스 자동화 (Kissflow 또는 Microsoft Power Automate)
- 신입 직원 입사 시, Kissflow나 Power Automate를 사용해 이메일 초대, 문서 서명, IT 계정 생성, 캘린더 일정 조정을 한 번에 자동화합니다. 예를 들어, Ergo(아일랜드 IT 서비스 제공업체)처럼 고객 온보딩을 위해 사용하면, 여러 도구(Office 365, Slack) 간 연동으로 온보딩 시간을 50% 단축할 수 있습니다.
- 인보이스 처리 자동화 (FlowForma 또는 Automate.io)
- 재무팀이 받은 인보이스를 스캔하면, FlowForma를 통해 자동으로 데이터 추출 후 ERP 시스템(예: QuickBooks)에 입력하고, 승인 워크플로를 트리거합니다. NHS(영국 국립보건서비스) 클라이언트처럼 대규모 조직에서 사용 시, 수동 검토를 줄여 오류를 70% 감소시키고 처리 속도를 높입니다.
이 노코드 툴을 이용한 사무자동화를 조금만 넘어서면 있는게 바로 AI와 AI가 짠 코드가 합쳐져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다. 사실 노코드툴은 여전히 상용서비스이다. 우리는 어떤 플랫폼에 의존해야 하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AI는 얼마지나지 않아 사실상 무료가 될 것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무료다. 내 컴퓨터에서 AI를 돌리는 시대가 온다고 해도 하드웨어 비용과 전기비가 드니까 무료는 아니다. 지금도 AI 모델중 작은 모델은 아주 값싸게 쓸 수가 있다.
그러니까 방향은 분명하다. 누군가가 시간을 들여서 노동을 누적시켜 만들어 낸 거대한 소프트웨어나 앱을 쓰는 대신 개인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 만들어 낸 코드와 AI의 혼합을 쓸 것이다. 이 혼합의 다른 이름이 바로 AI 에이전트다. 우리는 온갖 종류의 AI 에이전트들을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그걸 법으로 불법화시킬 수 있을 것같지는 않다. 그건 마치 언어나 글자를 불법화시키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앱과 소프트웨어 회사의 비지니스 모델은 무너진다. 적어도 다수의 사람들이 월급 받아가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그걸 파는 일은 수지가 맞지 않게 될 것이다. 훨씬 소수의 사람들이 AI의 도움을 받으면 해낼 수 있는데, 따라서 개발비를 훨씬 적게 들여도 되는데 어떻게 앱이나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비싸게 받을 수가 있겠는가? 이 말은 매출과 수익이 줄어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두가지만 더 덧붙이고 이 글을 마치자. 첫째로 이런 문제나 경향은 단지 앱이나 소프트웨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인간은 수 많은 시스템을 시간과 노동을 들여서 구축하고 그 사용비를 받아왔다. 그것은 물론 개인이 직접 그 일을 하는 것보다 그렇게 만든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에서와 같은 문제도 발생했다. 통상 근대의 문제라고 불리는 이것은 거대해진 시스템이 개인을 억압하는 일이라고 말해진다. AI와 모든 것이 연결된 초고속 통신의 시대에 이런 현실은 경쟁력을 잃기 시작할 것이다. 앱과 소프트웨어 산업은 그 중 먼저 영향을 받는 분야겠지만 종국에는 거의 모든 분야가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변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이런 것이 현실인데도 사람들은 AI를 쓰는 법에 대해서 너무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만드는 법인데 여전히 파워포인트 쓰는 법을 익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누가 AI를 쓰는 법에 대해서 배운다고 하면 사람들은 여전히 클로드니 챗GPT니 제미나이니 하는 AI들을 만드는 회사들이 내놓은 새로운 서비스의 기능과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그 핵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챗GPT를 써서 보고서 쓰는 법같은 것이 AI의 사용법이라는 것이다. 이건 파워포인트 같은 소프트웨어를 그런 AI 회사의 소프트웨어로 교체하는 것밖에는 안된다. 그런데 AI의 세계는 너무 빨리 변해서 1,2년만 지나면 기능들이 다 낡은 것이 된다. 1년전만 해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니 하는 말이 유행이었지만 이제는 AI가 알아서 잘 한다. 프롬프트를 설계하는 기술이 반년도 안되어서 낡은 것이 된다.
그렇다면 AI를 쓰는 미래지향적 방법은 무엇인가? AI에 여러분의 도구를 더하고, 여러분의 정보를 더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AI는 여러분을 위한 AI 에이전트가 될 것이고, 더욱 더 강력한 AI 에이전트가 될 것이다. 그 일은 물론 남들의 도움도 받아야 하겠지만 여러분이 직접해야 한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필요가 있고, 개인정보를 남에게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걸 가르치는 곳은 내가 알기로 현재 거의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알기로는 없다. 아직도 AI 시대는 초기다. AI 교육은 현재 방향을 잘못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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