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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공개 회의가 보여주는 것

by 격암(강국진) 2025. 12. 14.

이재명 정부는 국정 보고등 각종 회의를 공개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두개를 봤더니 유튜브에서 자꾸 추천해줘서 회의 동영상이 올라오는 것을 보는데 그다지 자세히 보지는 않지만 한가지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었다. 그것은 국가조직이 매우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고의로 말이다. 

 

거대한 조직은 느리다. 그리고 그 느림은 사실 수 많은 핑게를 만들어 낸다. 누군가가 일을 할 때 누가 협조해 주지 않아서, 누가 돈을 주지 않아서, 내 소관 업무가 아닌 것같아서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계속 국가 조직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마치 대학입시가 더 복잡해지고, 법률이 더 복잡해 지듯이, 작게 보면 큰 조직을 작게 나누는 것같은 행위도 더 크게 보면 결국 더 많은 조직을 만들어서 전체 국가 조직을 더욱 더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이것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AI의 시대에 이것은 특히 더 그렇다. AI의 시대는 여러가지를 의미하지만 그 중의 하나는 결국 정보가 빠르게 흐르는 시대를 말하는 것이다. 자동화때문에 말이다. 그런데 그런 시대적 흐름이 이런 거대하고 복잡한 조직과 만나면 정보의 병목현상은 더 심해진다. 실제로 일을 하는 현장, 시장 속의 현실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해가는데 정부 조직만 만나면 한가한 소리가 마구 흘러나온다. 

 

예를 들어 언뜻 지나가다 본 영상이지만 새만금 개발 이야기하면서 그 책임자가 대통령에게 30년 운운하는 것에는 기가차서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30년 후를 지금 예측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도 교육이나 기초연구같은 것이라면 그런 말도 조금 이해가 되지만 태양광 사업을 가지고 30년 운운하면서 사업을 한다는 게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가? 누가 30년뒤의 시대적 요구를 이해하고 태양광 사업을 할 수 있는가? 10년뒤면 세상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이건 마치 조선 시대에 5백년 뒤를 이야기하면서 말을 키우자고 하는 것보다 더 하다. 실제로 5백년뒤에는 아무도 말을 타지 않는다. 이런 예는 금방 금방 쏟아진다. KTX와 SRT를 분리한 예가 그렇고 차량을 공급하는 회사에 거의 조단위의 돈을 미리 지급했는데 3년이고 5년이고 차량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개의치 않고 선급금을 70%씩 지불해 가면서 같은 회사보고 차를 만들라고 선정한단다. 1조면 몇년 이자만 해도 엄청날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는 핑게가 있다. 일들이 그렇게 흘러가게 되는 이유를 대자면 또 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이 늦어지는 부분이 전체에게 요구하는 비용은 점차로 더 커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정당한 몫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다른 사람의 피를 빠는 일이 되고 있다. 지금 정부 회의가 유튜브를 통해서 전국민에게 공개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시대적 변화의 결과다. 30년전에는 유튜브도 없었고 동영상 편집도 그렇게 빨리 할 수 없었으니 회의를 공개한다고 해도 이렇게 정보가 보기 쉽게 정리되어서 사람들에게 배달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언론사들 조차 점점 정보 병목 현상을 일으키는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 일개 유튜브가 하는 일을 거대한 KBS나 MBC가 못한다면 그 비용을 생각하면 엄청난 문제다. 

 

이런 일들도 다 같은 것을 원인으로 한다. 과거에는 뭔가 큰 것을 하자고 만든 조직이고 관행이었겠지만 그것들이 빠르게 변해야 하고, 빠르게 정보를 소통시켜야 하는 오늘날에는 오히려 낭비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이러한데 AI 혁명이라고 할만한 것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5년뒤 10년뒤에는 정말 우리는 살아있는 원시인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의 세상에서 인터넷이 없어지고 우체부가 말타고 다닌다면 그 혼란이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제자리에 서있는 사람들은 미래에는 그 꼴이 되기 쉽다. 

 

이런 말을 듣고 우리 이제 더 열심히 일하자는 반성으로만 끝나서는 안된다. 물론 당장은 그것도 꼭 필요하다. 길을 가로막는 고장난 차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신 차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조직의 논리를 다시 반성해야 한다. 필요없는 조직을 정리해야 한다. AI 시대에 가장 필요없는 사람들이 바로 중간관리자고 가장 필요한 사람이 비전과 결단력을 가진 뛰어난 리더다. 검사들이 보여주는 것같은 패거리 정신은 이제 필요없다. 이제는 느긋하게 사람좋은 미소만 짓고 그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리더가 일은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하는 거라고 말해도 좋은 시대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의 회의 동영상을 보면 조직의 장이라는 사람이 평상시에 아무런 긴장도 고민도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계속 나온다. 그래서 이쪽에서는 만원 10만원이 큰일이라고 하는데 저쪽에서는 몇조가 한가하게 흐르고 있다. 

 

모순은 누적되고 있다. 그리고 긴장은 더 올라갈 것이다. 주의하라. 아마도 원시인과 문명인의 싸움은 더 강력해 질 것이다. 원시인은 원시시대처럼 살자고, 나는 그렇게 못한다고 저항할 것이고 그러면 그럴 수록 생겨나는 엄청난 손실은 원시인이 아니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깊은 분노를 일으킬 것이다. 보수 정권이서면 거대한 사고가 생기고, 질병관리가 안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주게 된다. 분열은 지금도 분명하지만 이 깨어짐은 앞으로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결코 쉽사리 봉합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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