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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과학자의 시선

세상에서 가장 흔한 오류.

by 격암(강국진) 2008. 6. 8.

2008.6.8

세상이 시끄러운 이유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범하는 반복적 오류때문이다. 이 오류는 대개 무관심과 무지라는 증상과 동반되어 나타나는데 그 오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특정인들에게 어떤 이름을 붙인다. 이 이름은 특히 고의적 편향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둘째, 그 집단의 소수의 행위를 전체의 행위로 말한다. 반면에 자기 패거리를 변호할 때는 다수의 일을 소수의 일로 말한다.

 

이런 예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빨갱이 딱지붙이기가 그런 예다. 우리나라 정치지형은 보수와 진보의 싸움 혹은 빨갱이와 보수의 싸움으로 사람에 따라 말해지는데 이 이름붙이기는 지극히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편향적이다.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니 하는 것도 그렇다. 어떤 미친 사람이 일본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자. 그 사람의 국적이 한국인일 때 몇몇 극우 일본사람들은 국적에 주목한다. 한국인이 그랬다는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한국인이 대단한 일을 하면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이 생긴다. 그러나 그 정도가 너무 심하면 오류에 빠지게된다. 한국인은 다 그렇다는 식이다. 인종차별이며 국적에 근거한 차별은 이렇게 생긴다.

 

외국인 노동자가 범죄를 저지르는것도 그렇다.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라는 테두리에 한무리의 사람을 몰아 넣고서 범죄가 벌어지면 말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범죄를 저질렀다. 외국인 노동자에 의한 범죄가 심각하다. 이런 말이 정설이 된다. 그 말은 맞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그룹만들기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부당한 선입견을 주는가. 외국인노동자들에는 국적별로 인종별로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전부를 외국인 노동자로 말하는가?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카테고리를 만들고 이름을 붙이고 그것에 기반하여 세상을 설명하고 이해하면 참으로 편하다. 그러나 이름이란 애초에 애매한 점이 있다는 점을 망각하면 이름들의 노예가 된다. 평생 전라도 사람에게 험한 일 당한 적 없는 경상도 사람이 경상도 전라도 지역감정의 노예가 되는 것도 같은 순서를 따른다. 그 그룹에 속하는 사람이 모두 같은 사람들인가? 몇%나 그렇다는 말인가. 숫자를 도입하는데 정확한 기준은 있는가? 세상이 그렇게 단순한가. 오히려 어떤 그룹을 억압하거나 칭송하기위해 억지 부리고 있는거 아닌가?

 

촛불집회가 폭력적으로 변한다고 걱정이란다. 문제는 국민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가둬서 일반화하고 소수의 사람들을 전체로 왜곡 호도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중에는 분명 폭력적인 사람이 있다. 그게 신기한가? 그게 촛불집회자들은 폭력적이다라는 말이 되야 하는가? 우리 국민중에는 친북좌파도 있다. 그러니까 촛불집회는 친북좌파의 꼬드김에 의해 일어나는 것인가?

 

우리가 어떤 것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그 각각의 개성을 무시하지 않는다. 당신이 한반도의 산을 사랑한다면, 그것들을 정말 알고 있다면 함부로 뭉뚱그려서 한반도의 산은 이렇다라는 식의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지역마다 산이 다르고 산마다 개성이 있는데 그걸 한뭉치로 말해버릴 수 있을까? 당신이 학생들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진 선생님이라면 우리반 학생은 이렇다라고 한마디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마다 그렇게나 다르고 개성이 뚜렸한데 우리반 학생은 이렇다라고 뭉쳐버릴까?

 

국민을 자주 개성없는 덩어리처럼 말해버리는 집단이 있다. 촛불집회가 친북좌파들에 의한 것이라고 말해버리고 마는 대통령이 있다. 나는 그들이 어떻게 국민에 봉사하고 국민을 사랑한다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국민에게 관심이 없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무지하고 무관심하다. 언행이 나에게 분노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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