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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과학자의 시선

시작. 왜 과학인가.

by 격암(강국진) 2009. 6. 25.

왜 과학인가.

 

오늘날이 과학의 시대라는 말은 이제 너무 흔해서 진부한 말이 되었다. 오히려 우리는 과학만능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조차 지겹게 들었을 정도다. 그러나 과학적 사고를 구체적으로 알면서 하는 사람은 드문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과학을 중요시하라는 메시지와 과학만능적 사고를 주의하라는 메시지가 서로 충돌하여 서로 중화되고 만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과학적 지식과 논리를 배우면서도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일은 별로 없고 엄밀한 사고를 하는 것을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같다. 때로 어떤 어른들은 원칙과 원리를 따지려는 태도를 너는 세상을 모른다는 알 듯 말듯한 말로 억눌러 버리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지혜는 흔히 도사나 종교에 관련된 사람이나 인문학적인 공부를 한 사람 만이 줄수 있으며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사고가 사는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지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확실히 세상일은 수학이나 과학에서 처럼 뭐든지 엄밀히 정의되지 않는다. 세상일을 책상앞에서 책읽은 것으로만 따지는 사람을 책상물림이라고 부르고 비웃는 판인데 세상일을 방정식과 물리학 또는 화학이나 생물학으로 보는 사람은 비웃음을 싸도 당연할것도 같다. 그러나 검정이 뭔지 모르면서 흰색의 진정한 가치를 알기는 어려운 것이 아닐까. 엄밀한 사고를 추구하지 않고는 예술이나 문학이나 종교의 진정한 맛의 일부를 느끼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과학은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과학이 여러가지 발명품을 만들어 내서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산업을 발전시켜 경제를 발전시키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과학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를 제시해 준다고 믿는다. 따라서 과학은 단순히 전문가들의 일만은 아니며 모든 사람이 과학에 대해 생각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

 

과학이라고 할 때 나는 일반인들은 모르는 신비한 새로운 과학지식을 일반인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아주 기본적인 과학적 사실과 산수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새로운 과학에 대한 관심은 중요한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이미 배운 것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거나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본적인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과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그렇다. 다시 확인하고 다시 생각할 가치가 있다.

 

과학은 우리의 삶에 여러모로 영향을 주지만 한국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무시되고 있다고 나는 느낀다. 따라서 많은 비과학전공의 사람들은 물론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조차도 과학이 일상생활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과학과 수학은 매일 먹어야 하는 식사나 꼭 입어야 하는 평상복이 아니라 사치품처럼 먹거나 입는 아이스크림이나 파티복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생활에 바쁜 사람들이나 입시공부에 바쁜 아이들은 시험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수학이나 과학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은 사치다. 시험과 상관없어진 어른들은 과학이나 수학 같은 것은 애들이나 배우는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이것은 무엇보다 과학이라는 것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이다. 의학이나 법학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것이고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과학이란 그저 재미있는 것,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물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만 너무 배우기 어려운 것,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하고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과학을 전공하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는 기본적인 과학이나 수학이 가르쳐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그런 과학이나 수학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라서 실제로 해볼수 있거나 항상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할수 있을 만큼 간단한 사실이다. 사칙연산같이 쉬운 것이라면 누구나 해볼수 있다. 다만 이번에는 그 뜻에 대해 생각하면서 해보는 것이다. 그 의미를 새길수 있다면 우리는 훨씬 더 과학적으로 합리적으로 행동할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많은 곳에서 지혜를 배울 수있다. 그러나 과학과 수학은 지혜를 배우기에 장점이 많은 분야다.

과학이나 수학적 메시지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교훈과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그 모든것이 과학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분명하고 확실한 것 몇가지는 챙겨보는 것이 확실히 유용한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다른 교훈들은 훨씬 불분명하고 종종 서로 모순되는 것같으며 전혀 알아듣기 불가능해 보일때도 많다. 과학이나 수학은 그렇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체득할수 있다. 그리고 분명한 기초를 가지고 있다면 머리속이 혼란할 때 다시 기초로 돌아가서 다시 처음부터 생각할수 있다. 기본적 사실들을 검토해 볼수 있다. 그런 지식은 분명 우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기둥이 되어 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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