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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노무현 이야기

박정희와 노무현의 싸움

by 격암(강국진) 2009. 6. 2.

2009.6.2

박정희는 총에 맞아 죽었다. 그래서는 안되었다. 이승만처럼 국민에 의해 물러나야했다. 박정희는 국민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총탄에 맞아죽었기에 영웅으로 남았다. 그리고 한국에 풀지 못할 숙제로 남았다. 그 딸은 총재산이 2조라는 재단을 주물렀고 채홍사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그의 여자문제는 복잡했는데 박정희는 절대 재산에 욕심없고 청렴하고 자기절제가 뛰어난 인물이라는 신화가 남았다. 박정희가 공산주의자라던가 일본 사관학교출신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거나 거짓말로 아는 사람도 많다. 박정희는 총탄에 맞아 죽어서 이길수 없는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2009년 노무현이 절벽에서 뛰어내려서 또다른 이길 수 없는 인물이 되었다. 노무현은 자신이 살아서 어떤 식으로 일이 벌어질지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목숨을 버려서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했다. 혹자는 노무현의 죽음을 부패범의 단순 자살로 말하기도 하지만 그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명확하다. 왜곡에 너무 익숙해진 사람만이 노무현과 이명박의 차이를 못 느낄뿐이며 비주류로 목숨을 바쳐 최선을 다해 살았던 존재라는 것을 한국사람들이 알기에 그의 분향소에는 5백만의 사람들이 분향을 했고 지금도 하는 중이다. 이 박정희와 노무현의 대결은 당연히 두 인간의 대결이 아니다. 사실은 이 두사람이 대표하는 가치의 싸움이다. 이 싸움은 한국을 분열시켜왔고 이 두사람에게서 극명해지고 있다. 

 

박정희가 대표하는 것은 권위주의이고 일본식 정서다. 특히 일본식 정서 이걸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일본은 사람간의 은혜를 최고의 덕목으로 치고 절대적 진리를 거부하고 매우 실용적이고 상대적인 가치관을 가진 나라다. 일본식 사고란 이런 것이다. 영주님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절대충성하고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모두가 자기 자리를 지키고 염치를 지키면 나라가 잘된다는 것이 일본식 정서다. 

 

이 사고방식으로도 일본은 세계 1-2등을 다투는 부자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거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게 일본이니까 가능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전통적으로 이런 사고를 하는 나라가 아니다. 일본의 쇼군은 절대적 권력을 가졌고 메이지 유신이후 천황이 그랬다. 그러나 한국은 조선이래 거의 공화국에 가까운 이치에 따른 통치를 목표로 한 나라다. 이게 정도전의 조선개국 사상인것이다.

 

사극에 나오지 않는가. 왕이 뭐라고 해도 경국대전 운운하는거. 그걸 유약한 군주라고만 평가하는 것은 군사독재하는 박정희나 전두환을 호쾌하다고 말하는 것과 다른게 없다. 나쁜 사또를 백성들이 고발하면 암행어사가 출두해서 해결해준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이야기다. 일본에서는 지역번주가 잘못을 해도 아랫사람이 더 윗사람에게 고발을 하면 은혜를 모르는 짓을 했으므로 잘못이 시정된뒤에 자살하거나 사형된다. 일본의 첫번째 법은 윗사람에게 충성이다. 

 

이런 조선을 일본이 침략하여 36년간 일본식 사고방식을 주입했다. 그렇게 해서 남은 것은 정체성이 혼동된 대한민국이다. 우리는 권위주의통치를 하기에는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전통이 있다. 그래서 항상 반항이 있다. 그런데 합리주의에 의거한 법치주의를 실현하기에는 나라안에 반칙과 특혜와 특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조폭식으로 은혜만 강조하고 공사를 구분하지 않고 선악을 구분하지 않고 패거리 지어 이익을 추구하는 정서 그게 일본식 정서다. 그걸 누가 신봉하는가. 박정희가 대표하고 한나라당과 이명박이 대표한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피흘리며 민주화를 했다. 그리고 이 땅에 아직도 많다지만 수많은 부패와 악습을 씻을 수 있었다. 전두환 노태우때의 한국에 비하면 한국은 정말 깨끗해 졌다. 이명박이 열심히 다시 망가뜨리고 있지만 말이다. 전과가 있으면 어떠냐 경제만 살려다오라며 대통령을 뽑지 않았는가. 정말 경제는 살리고 있는가. 

 

노무현 김대중 특히 노무현이 대표하는 것은 합리주의다.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모든 특권을 거부했다. 사람들은 한나라당이 친미정권이고 노무현이 반미인줄 알지만 미국과 진정으로 말이 통하는 대통령은 노무현 김대중이다. 미국에서 존경해준 것도 노무현 김대중이다. 미국에서 이명박이나 전두환 같은 사람들은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노무현에 대해 미국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가장 반미적인 것같았는데도 가장 한미관계를 돈독히 한 대통령이라든 것이다. 왜냐면 노무현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약속을 지키기 때문이다. 앞에서 한 말과 뒤에서 한 말이 달라지는 게 당연한 어떤 사람들과 같지 않다. 

 

일본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칭찬도 받지만 아직도 일본인은 이상한 사람들로 여겨진다. 일본인의 행동패턴이 전혀 미국식의 평등과 자유의 합리주의가 아니기 때문에 일본인이 미국에 와서 행동하는거보면 물에 빠진 어린애 같이 굴 때가 많다. 그래서 일본은 미국과 진정으로 친구가 되기 어렵다. 한국에서도 미국과 진짜로 잘 못지내는 것은 한나라당이다. 

 

한국이 본래의 정체성을 찾으면 한국은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 일본식으로 살겠다고 하면 망한다. 무엇보다 일본에 살아보고 내가 그걸 느낀다. 일본은 나쁘기만 한 나라는 아니다. 그러나 한국 사람은 절대로 일본사람처럼 살지 못한다. 미국인들은 전쟁이 끝나자마자 자기들을 환영해준 일본인들을 이상하게 여겼다. 전통적으로 절대적 진리와 유일신사상을 가져온 서구인들과는 달리 일본인들은 그저 천황의 명을 받아 행동할 뿐 선악개념이나 절대적 진리개념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아직도 영주님 모시는 것처럼 의원선거하면 대를 물려받아서 당선된다. 겉보기만 민주주의다. 한국 사람도 그렇게 살수 있을까? 절대없다. 그러니까 계속 나라가 시끄러운 것이다. 

 

노무현과 박정희의 싸움은 나라가 망하지 않는한 노무현이 이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문화는 일제 36년으로 바뀌지 않는다. 바뀔 수도 없다. 그러나 나라를 망하게 해서라도 박정희가 이기게 해야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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