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6.3
머릿말
이명박 정권하에서 방송법 개정이 소리없이 그러나 확실하게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가고 있다. 그 방송법 개정 내용이 알고 싶다면 아래의 블로그 포스팅을 보면 되겠다.
http://v.daum.net/link/3310665/http://blog.daum.net/21konan/15854539
그 핵심은 조중동과 재벌이 공중파 방송을 장악하고 포털에서 뉴스를 통한 여론 조성을 금지하게 하며 네티즌의 자유로운 발언을 사법처리로 막는다는 것을 포함한다.
지금도 처참한데 참 처참을 넘어 무시무시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따를수 있는 집단인지 대화와 설득이 가능한 집단인지 의심스럽다.
지금의 현실을 만든 진보
지금의 현실이 있게 된 것에는 국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모두가 동등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고 아무래도 큰 권력을 가진자들이 더 큰 책임이 있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의 기득권 정당이며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지만 대한민국의 정치를 양분하며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진보의 책임도 묻지 않을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한겨례와 경향은 물론 많은 진보 인사와 정당이 참여정부를 공격하고 노무현을 공격하는데 한결같았다. 지금도 치열하게 노무현을 비판한 사람만이 노무현의 서거를 비판할 자격이 있다는 둥의 이야기를 하는 진보가 있다.
나는 세상을 진보니 보수니 좌니 우니 하는 잣대로 말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대한민국의 기준에서 보면 노무현은 진보다.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사람이다. 그리고 누구도 할수 없었던 수구세력과의 연합없이 정권을 창출한 인물이다. 심지어 김대중조차 아이엠에프 직후라는 특이한 상황에서도 자민련과의 연합을 통해서 정권을 창출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노무현의 당선은 정말 개인적인 위대한 업적이며 동시에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한 승리다.
문제는 그 위대성을 대한민국의 진보가 받아주지 않았다는데 있다. 그것도 자신들이 철저히 실패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노무현은 철저한 비주류였다. 주로 운동권, 고학력자들로 인맥이 이어지는 진보쪽에도 노무현의 사람은 거의 없었다. 유시민이 일어나서 나는 좀 잘나고 운동권출신이며 서울대 나왔는데 내가 노무현 모신다. 같이 좀 모시자고 할정도였다. 노무현에 비하면 아무런 공적도 비전도 없는 정동영이 갑자기 등장한 이유는 하나뿐인것 같다. 진보는 고졸출신, 비운동권출신의 노무현과 문화적 격차를 느꼈던 것이다. 노무현을 왕따시킨것은 수구세력뿐만이 아니다.
진보가 버린 것
단순히 노무현 개인을 지지하지 않았으므로 진보가 나쁘다는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을 파퓰리즘이라고 욕한다. 진보도 그렇다. 아니 오히려 진보가 더하다. 내가 보기에 대한민국에서 진보를 말하는 사람들의 실세는 영웅주의가 있는 것같다. 대중은 어리석고 자기만 잘났다는 태도다. 진보가 등돌린 것은 파퓰리즘이 아니라 민주주의고 국민의 뜻이다.
대학교수들중에 헛소리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진보가 함부로 대학교수집단을 광기어린 집단이라고 말하는거 봤는가. 그러나 진보는 네티즌들을 쉽사리 광기어린 군중으로 말한다. 그들은 대중의 하나로 대화하기 보다는 그들이 아는 정답을 가르쳐주겠노라며 오만한 태도를 취하며 사상적으로 매우 경직되어 있다. 누가 봐도 그렇게 할 정치력이 없는 가운데 현실에서 잘 작동할만한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 반면에 노무현은 가장 열려있었다. 될수 있으면 되는 쪽으로 하자는 것이다.
나는 진보가 버린 것이 민주주의 라는 것을 몇번에 걸쳐 있었던 인터넷과 오프라인 매체와의 싸움을 통해 느꼈다. 아프칸 선교단 문제, 디워문제, 황우석교수문제 등 여러번에 걸쳐 인터넷의 여론은 오프라인과 충돌했다. 여기서 어느 쪽이 옳았는가는 내가 논하려고 하는 핵심이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전선이 네티즌과 오프라인 매체로 갈라지고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침묵하거나 오프라인 매체편을 들었으며 진보도 예외가 아니다는 것이다. 그들이 사력을 다해 증명한 것은 네티즌의 의견이란 수준이 낮고 근거가 없고 광기어린 것이라는 것이며 믿을 만한 정보 채널로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언론사와 지식인 사회를 이용해 달라는 것이었다. 즉 자유로운 토론보다는 권위주의로 복귀해서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싶었다.
이것은 진보가 대한민국의 역사적 흐름에 반역한 것이다. 몇번에 걸친 이런 충돌을 통해 네티즌은 좌절했다. 인터넷은 숨이 죽었다. 포털의 눈치나 보는 아고라 정도에서 기생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마저도 점점 더 자리가 협소해 졌던 느낌이다. 아고라가 첫화면에서 조차 사라졌지 않은가. 국회에서까지 거론되는 아고라다. 그런데 다음은 숨기기 바쁘다. 그렇게 된 다음 뭐가 남았는가. 이제 진보들이 언론들에서 퇴출되게 된것이다. 그리고 방송법이 개정되어 네티즌은 더더욱 쫒기게 되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에 걸쳐 만개했던 것이 바로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답을 알아간다는 자유 민주주의의 이상이었다. 비록 모호하고 문제점도 있지만 인터넷이 바로 그런 자리가 될 수 있을거라는 희망에 한국은 요동쳤다. 여기서 진보와 지식인과 기성 언론매체들은 역사를 배신한다. 그들은 인터넷 소통을 개량하기 보다는 인터넷을 망신주고 자신들이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기를 원했다. 노무현처럼 권위주의를 던지고 국민과 함께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미안하지만 요즘 칭찬 많이 받는 엠비씨도 예외가 아니다.
인터넷의 정보가 오프라인 언론보다 부족하기만 하다면 네티즌이 인터넷을 하지도 않는다. 미안하지만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오프라인 언론인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그들은 거만하게 저 위에 앉아서 네티즌을 깔아뭉갠다. 우리는 본래 출생이 다르다는 식이다. 수구가 그러는 건 그렇다 쳐도 진보도 그렇게 한다.
맺는말
이제 방송법이 통과되고 수구세력이 방송을 전부 장악하게 생기자 인터넷에 진보는 손을 벌린다. 사실 요즘은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네티즌이 들고 일어나 나라를 구한다. 탄핵도 그렇게 막았지 않은가. 민노당이건 열린우리당이건 그 정국에서 뭘했는가. 그러나 일단 정국이 안정화되면 반한나라당 반수구 반권위주의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네티즌에게 등을 돌렸다. 다시 달콤한 피라미드 권위주의로 돌아갔다. 노무현과 노무현의 사람들 만 빼고 말이다. 열린우리당도 개혁당을 흡수한 후 제일 먼저 한것이 네티즌 당에서 쫒아내기 였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문제가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지식인들이 자신들만의 특권적 위치에서 내려와 국민들과 직접 이야기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들의 특권적 위치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나라당을 향해 열리지 못했다고 욕하지만 진보도 역시 그들이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싶어서 네티즌 죽이기에 동참하지 않았나? 그들이 그 작은 기득권을 챙길 때 그 뒤에 있는 진짜 기득권자들이 그들을 깔아뭉게는 일이 벌어지는거 아닐까.
역사를 배신한 것은, 노무현을 죽인것은 수구만이 아니다. 진보도 그렇게 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와있는 것이다. 왜 진실이 강물처럼 흐르지 않는가. 그 강을 막았던 것은 수구만이 아니다. 국민앞에서 겸손하지 못하고 작은 기득권을 즐겼던 진보도 마찬가지다. 이제라도 모두 노무현을 보고 배워야 한다. 먼저 자기가 권위주의를 버리지 않으면서 사회개혁을 말하는 것은 잘 포장된 이기주의나 위선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인기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네티즌은 노무현에 환호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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