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5.29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를 보면서 씁니다. 미국에서 링컨은 역사의 승자입니다. 미국적 가치인 평등과 자유를 상징하는 인물로서 사방에서 추모되며 교육되면 반복되어 그를 닮자고 합니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슬퍼하지만 실은 그를 진정으로 보내기 위한 작업은 시작도 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은 역사의 승자로 남아 훗날의 아이들에게 한국의 정체성을 알리는 인물로 남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그저 연약한 패자로 실패한 개혁가로 남을 것인가 하는 중차대한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김구를 들 수 있습니다. 김구는 모두가 존경하지만 실은 역사의 승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10만원의 얼굴로 김구가 결정되었지만 이유없이 그것이 취소되고 있을 정도로 김구는 모두가 존경하되 역사의 승자로 남지 못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슬슬 김구를 직접 보고 겪은 사람들이 줄어 들고 있는 요즘 김구는 단순한 테러리스트, 빨갱이 같은 소리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해서 김구가 한국의 역사에서 축출되고 사라질 때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크게 손상될 것입니다. 그렇게 될 리가 없다고 하지만 김구 거리도 김구 광장도 김구의 날도 없으며 심지어 영화나 드라마도 드문 김구는 젊은 세대에게서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에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 미안함이란 것이 노무현을 패자로 만드는 것을 방관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여태까지 충분히 돕지 못한 것을 미안해 하는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노무현을 가르치고, 노무현을 쓰고 노무현을 배우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노무현은 저 영결식장을 채운 포괄적 살인범들에 의해 역사의 패자로 평가절하 당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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