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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발명품

by 격암(강국진) 2009. 11. 2.

우리는 인터넷이 세상을 바꿨다는 사실을 대부분 인정한다. 전화와 핸드폰이 세상을 바꾼 것도 인정해야 할것이다. 전화가 나와서 먼곳의 사람들이 빠르게 연결되었다. 핸드폰이 나오자 이제 사람들은 전화기 앞에서 기다릴것도 없어졌다. 이렇게 세상을 바꾸는 발명품들이 있었는데 그럼 다음번 발명품은 무엇일까?


쉽게 생각할수 있는것이 바로 무선인터넷이다. 이것은 전화와 핸드폰의 차이처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는 것과 무선인터넷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서로 다를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왜냐면 어떤 의미로는 핸드폰의 대중화를 통해 우리는 무선인터넷의 효과를 이미 어느정도 활용하고 있으며 무선인터넷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진지는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약간의 정리가 필요하다. 물론 우리는 와이파이같은 집안에서 쓰는 무선인터넷을 쓰기 시작한지는 오래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핸드폰처럼 전국어디서나 쓸수 있는 무선인터넷을 말한다. 


노무현 정부초기에 와이브로에 대한 선전은 대단히 컷다. 그러나 이제 노무현 정부가 가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는 지금도 우리는 대중화된 무선인터넷을 쓰고 있지 못하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노무현정부의 착각과 거대통신회사들의 욕심때문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무선인터넷은 핸드폰 시장과 충돌하며 장기적으로는 무선인터넷이 핸드폰을 대체할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의 효율성을 내세워 기존의 핸드폰 통신회사들에게 무선인터넷 서비스권을 주었으니 그들이 투자를 제대로 할리가 없다. 자기 사업을 자기가 망쳐봐야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다른 이유도 있는 것같다. 무선인터넷의 대중화가 과연 핸드폰의 시대 이전과 이후가 보여주는 만큼의 차이를 보여줄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면 핸드폰 망의 출현으로도 이미 사람들은 위치에 상관없이 정보를 주고받는 상황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무선인터넷은 핸드폰을 양적으로 능가하지 무에서 유로의 전환은 아니다. 


여기서 한가지 다른 발명품이 등장하는데 바로 노벨상수상자를 만든 GPS다. 이제 자동차 네비는 상당히 대중화 되었지만 아직 개인 휴대용 네비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나는 GPS를 말하지만 위치추적이 GPS만으로 되는게 아니다. 구글에서는 이제 핸드폰을 사용해서 위치추적을 하는 기능과 구글 지도를 합쳐서 무료 네비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터미네이터를 본 사람들은 터미네이터가 사물을 둘러보면 이런 저런 정보가 시각의 한구석에 표시되던 것을 기억할런지 모른다. 이런 향상된 현실기술도 이미 연구되고 있다. 말하자면 안경을 쓰고 다니면 현실세상과 컴퓨터가 보여주는 부가 정보가 겹쳐져서 향상된 현실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를 보면 저절로 그 아래에 그사람의 이름과 정보가 뜬다던지 말이다. 그럼 우리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도 이름을 몰라 허둥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런 향상된 현실기술, 위치추적 기술과 무선통신기술, 그리고 소형 컴퓨터의 기능향상을 합했을때 뭔가 그럴듯한 것이 나오지 않을까? 아니면 끔찍한 것이던가. 


나는 이것을 가르켜 현실의 가상현실화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키보드를 들고 스크린 앞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현실과 가상현실을 섞어 버리는 것이다. 명동에 나가서 짜장면집을 찾으면 자신이 서있는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자짱면집들과 그에 대한 평가들을 볼수가 있다. 뭐 이런 것이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만약 우리중에 인터넷을 하면서 하루의 상당부분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을것이다. 인터넷을 하면서 정보를 검색하고 메신저로 친구와 정보를 나누고 뉴스를 보고 하는 일을 더 이상 컴퓨터를 키고 그앞에 앉을 필요가 없이 할수 있는 것이다. 핸드폰이 집안전화기를 사람의 귀에다 붙인거나 다름없듯이 이 발명품은 인터넷이 달린 컴퓨터와 그 모니터를 우리 몸에 장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터넷을 켜면 가상현실세계가 켜지고 끄면 나간다는 발상이 사라진다. 우리는 현실과 가상현실이 늘상 겹쳐지는 세상에 살게 될것이다. 물론 우리는 원리적으로 그 기계도 끌수가 있다. 그러나 핸드폰을 포기하는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핸드폰에 빠져서 핸드폰이 없으면 정서불안을 일으키는 사람은 많다. 이제 훨씬 강력한 놈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편할지 그래서 얼마나 세상에서 인기를 끌지는 잘모르겠다. 그러나 세상을 바꿀 가능성은 있는것같고 분명 시도는 될것이며 사실 시도직전에 있다고 봐야 한다. 끔찍한 상상을 하자면 얼마든지 할수가 있다. 그러나 기술적 발전에 등돌리는 것은 저항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시대를 살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럼 이게 언제 나올까. 나는 기술적으로는 이미 문제가 없다고 본다. 처음 핸드폰이 나왔을때 그덩치도 크고 기능도 없었던것, 가격이 엄청났던 것을 기억해 보라. 진짜 문제는 핸드폰시장이 언제 무선인터넷 시장에 의해 대체되는가 하는 것이다. 즉 자본가들이 언제 낡은 비지니스 모델이 끝났다고 판단하는가 하는 그 시점이 더중요한것같다. 그건 5년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핸드폰은 세상을 많이 바꿨다. 그 새로운 발명품은 우리 세상을 어떤 곳으로 만들까. 난 한가지만 지적해 두고 싶다. 요즘이 인터넷 시대라지만 사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 일을 할 시간이 없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이 많다. 그시대는 사람들의 인터넷 접속률을 크게 늘릴것이다. 24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있는 시대다. 그게 뭘 의미할 것인가. 이제 그런 것을 생각할 때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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