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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자료, 재미난 것들

[스크랩] 뜨거운 감자, 일본의 전국학력테스트

by 격암(강국진) 2009. 12. 14.

다가오는 입시철에 수험 열기도 뜨거워져 가고 있는 지금, 지난 4 22 실시되었던 전국학력테스트의 결과가 일본 교육계의 화두이다. 1964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던 평가는 작년에 이어 2회째 실시되었으며, 다양한 결과 분석과 함께 뜨거운 논쟁거리를 낳고 있다.

 

올해의 학력테스트에 따른 초등 6학년과 3학년의 정답율은 작년에 비해 8~16포인트 떨어졌다. 작년의 문제가 너무 쉬웠다는 지적 때문에 난이도를 올린 만큼 정답율이 떨어진 것은 당연하다고 문부과학성은 밝히고 있다. 한편 많은 학생들이 문제가 모두 풀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난이도가 높아진 것을 고려했을 출제 문항 수가 너무 많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는 난이도는 유지하면서 문제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성적의 저하에도 불구하고 상위 그룹과 전국 평균을 밑도는 하위 그룹의 멤버는 작년과 변함이 없다. 작년에 최고의 성적을 뽐내어 일본의 핀란드라고 불리게 아키타현(秋田縣) 이번에도 역시 초등학교 6학년의 전과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2001년도부터 학급의 학생 수를 줄이고 2002년도부터는 () 테스트를 실시해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한편 작년에 최하위를 차지한 오키나와현(沖繩縣) 동안 퇴직한 교원들을 학력 향상 서포터 파견하고 ,중학교 입학생들에게 가정 학습 안내 나누어 주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번에도 꼴찌를 면하지 못했다. 그러나 교육 관계자들은 성적을 올리려는 노력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라며 작년보다는 향상된 성적을 보였음에 주목했다.

 

테스트의 결과를 공립, 국립, 사립으로 나누어서 비교하면 평점에 중점을 지식 두었던 작년보다 활용 올해, 공립과 국립·사립의 차이가 더욱 커졌다. 일본에서 공립이란 도도부현(都道府縣),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학교를 말한다. 전체적으로 공립의 성적은 국립과 사립에 비해 크게 밑돌며, 사립의 성적이 국립보다 우수하다. 특히 3 경우에는 국립과 사립의 차이가 작년보다 더욱 커졌다. 사립 학교를 가기 위해 유치원생 때부터 입시 전쟁에 돌입하는 일본의 현실에서는 결코 반가운 결과만은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국학력테스트의 결과 발표는 이렇게 단순한 실력의 향상 여부와 학교간 지역간의 차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발표 시기도 문제가 된다. 작년의 발표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는 작년보다 2개월 빠른 시점인 4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이에 학교 당국들은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지도하는 도움이 된다며 환영하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너무 늦다며 평가 직후 결과를 알려주기를 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전국적인 평가를 통해 얻어낸 흥미로운 결과들을 공개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과도한 경쟁이나 서열화를 부추기게 것을 우려하여 공개하지 것을 지방 교육위원회에 통지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돗토리현(鳥取縣)에서는 정보 공개 심의회가 열려 정보를 공개할 것을 결정하였으나 () 교육위원회는 학교 서열화를 걱정하여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길 있는 공개를 거부하는 목소리만큼이나 모든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내년도 전국학력테스트의 결과 공개 여부는 교육위원회를 비롯한 지방의 교육 관계자들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공개를 한다면 그것이 어떤 효과와 문제를 가져올 것인가와 함께 어떤 개선책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하고 공개하지 않는다 해도 교육위원회가 결과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학력 테스트와 함께 이루어진 설문 조사들은 교육의 중요한 기초 자료가 전망이다. 문부과학성은 이를 통해 생활 습관, 학습에 대한 의욕 등도 조사하고 평균 정답율과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여기에 따르면 3시간 이상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등을 시청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으며, 시청 시간이 짧은 학생 쪽이 평균 정답율이 높다. 수업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생각의 이유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 항목을 새롭게 넣었는데, 알고 있다고 생각한 학생의 평균 정답율이 초등학교에서 24.3포인트, 중학교에서 20.7포인트 높다는 사실 등도 밝혀졌다. 이런 결과들은 학생들을 지도하는 있어서 좋은 참고가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치현(愛知縣) 교육위원회는 독자적으로 전국학력테스트의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12월에 전국의 시읍면 교육위원회와 공립 초중학교에 배포한 프로그램은 학교 전체의 특징을 알아보거나, 학생들의 특징을 정리하고 정답수의 분포도나 레이더 차트를 그래프화할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전국이나 () 평균과 비교를 있고, 부족한 분야를 쉽게 파악하여 지도 방법을 개선할 있게 했다. 이미 프로그램을 활용한 학습 방법의 개선을 시도한 경우가 각종 포럼에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특정 학년 전원을 대상하는 평가를 매년 치러야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의 목소리도  또한 높다. 작년과 올해의 결과에서 보듯이 1 간격으로 치러진 테스트에서 지방의 성적차는 거의 변함이 없으며, 난이도를 고려하면 성적의 향상 또는 저하 여부도 불투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또한 각급 학교의 학력 격차가 공개될 경우 초래될 경쟁 악화라는 역기능은 자칫 무시할 없을 정도의 커다란 사회 문제가 수도 있다는 우려 역시 만만찮다. 이에 대해서 스즈키(鈴木) 문부과학성 장관은 지난 8 29, ‘장기적인 교육 투자를 생각하는 있어서 데이타는 반드시 필요하다.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여 앞으로도 이런저런 논란과 고민을 안은 평가는 계속될 전망이다.

 

 

2008년 9월

출처 : 아무나 못 보는 일본 이야기
글쓴이 : 길 위에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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