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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 미국 이스라엘

한국 펜션, 일본 펜션

by 격암(강국진) 2010. 3. 4.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즐기는 큰 즐거움으로 여행을 꼽습니다. 여행을 여행답게 떠나자면 아무래도 숙박을 해야지요. 저는 일본에서 여행을 다니면서 여관이나 펜션, 호텔등을 경험했고 해마다 한국에 들어가면 펜션을 빌려서 가족여행을 가는 편이라 한국의 펜션도 경험해 보았습니다. 한국의 펜션 그리고 일본의 펜션은 뭐가 다를까요. 


일단 가격이 다릅니다. 물론 일본의 물가가 비싸서 이기도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일본은 도로비와 호텔비가 비싸서 여행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며 특히 저처럼 아이들이 있는 가족과 함께 여행할 경우 더더욱 그렇습니다. 왜냐면 일본은 숙박비를 두당으로 받기 때문이죠. 우리 가족은 성인두명 아이두명이면 4명인데 그럼 큰 돈이 됩니다. 


일본의 숙박요금은 거의 최저가가 인당 3천엔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런 곳은 배낭여행족이나 갈 곳이구요. 보통은 저녁식사를 포함시키지 않아도 7천엔정도는 내야 합니다. 식사를 포함시키면 만 3천엔정도가 최저 수준이지만 물론 여러가지 할인도 있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보다 조금 쌀수도 있으며 비싼 쪽으로 보자면 물론 끝이 없지요. 


그러니까 4인이 가면 대개 할인받고 가도 4만엔이상이며 하루밤에 최소 우리나라 돈으로 50만원은 내야 한다는 겁니다. 아아 무슨 신혼여행을 가는 것도 아닌데 하루밤에 숙박비 50만원씩 내고 돌아다닌다는 것은 우리 가족에게는 무리가 됩니다. 따라서 잠자는 여행은 우리 가족에게는 가끔이나 있는 호사스런 여행입니다. 이때문에 몇번은 차에서 자는 여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불편하지만 좀 참으면 50만원생긴다고 하면 참을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차는 뒷자리를 펴면 완전히 평평해지는 차라서 잠자기가 비교적 좋은 차니까요. 아이들에게는 방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크면서 이젠 너무 좁습니다. 


일본의 숙박요금이 두당인 이유는 일본은 기본적으로 호텔을 레스토랑으로 생각하는 전통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따라서 일본에서는 저녁과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는 숙박업소도 있지만 식사를 포함하는 숙박이 일반적이며 그 식사가 실은 그 숙소의 메인 자랑중의 하나입니다. 


여관들은 전부 일본식 식사를 제공합니다. 펜션의 경우는 일식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주방장의 특선요리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예약을 하려고 인터넷 사이트에 가서 추천평을 보면 대개 3-4가지 항목이 반드시 거론됩니다. 첫째 주인이 친절하다. 둘째, 온천이 좋다. 세째 방이 예쁘다. 네번째가 바로 식사가 맛이 있다는 겁니다. 이 중 식사 이야기가 전체 추천평의 반을 넘는 경우도 있으니 일본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행이란 맛있는 요리가 나오는 여관에 가서 온천욕을 즐기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밥이 맛있는 곳이라는 것이 펜션이나 여관의 가장 중요한 선전 문구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모험을 본 분은 그게 바로 좀 과장된 여관문화라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요.)


한국에서 펜션을 찾으니 저는 첫째로 펜션이 그렇게 많다는 것에 놀랐고 두번째로 그 가격이 매우저렴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특히 수도권 주변은 펜션들로 뒤덮히다 했으며 비수기의 평일에 가면 근사한 펜션이나 초라한 여관방이나 거의 가격이 같더군요. 최근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당 음식점과 숙박업소의 수는  한국이 일본보다 각각 2.2배, 1.9배 높고 미국보다는 각각 6.8배와 4.4배가 높다고 합니다. 


두번째로 제가 인상깊게 본것은 수영장입니다. 일본의 숙박업소가 목욕탕을 중시한다면 한국의 펜션들은 풀장을 만드는 것이 유행인것 같습니다.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가면 이 수영장이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지난 여름에 풀장딸린 펜션에 가족여행을 가보고는 앞으로는 풀장이 없으면 그런 펜션에는 가지 않기로 했을 만큼 유용했습니다. 


한국의 펜션은 사람숫자의 제한이 보통 따라오기는 하지만 대개 사람수에 상관없고 밥도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저의 가족의 경우에는 일본의 펜션에 갈때와 그 가격차이가 몇배에 이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열배 차이가 날수도 있지요. 한국에서 펜션에 가면서 아 일본이 이렇다면 주말마다 여행가서 펜션에서 자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 싸기만한 한국 펜션이 좋기만 한가. 그럴리가 없지요. 일본펜션과 한국펜션을 굳이 비교하자면 프로와 아마추어의 느낌이 크게 납니다. 한국펜션은 그냥 지방에 펜션하나 세워놓고 잠이나 자고가라고 하는 식이 많다는 느낌입니다. 많은 곳이 예쁘게 다듬고 여러가지 서비스를 해주려고 하지만 여전히 좀 어설풉니다. 


그러나 일본의 펜션은 보다 프로의 느낌이 강해서 서비스정신이 투철합니다. 특히 전통식 여관에 가면 상당히 어떤 예법에 따라 손님을 예우해 준다는 느낌을 받지요. 이것은 서양식인 펜션에 가도 어느정도는 마찬가지인데요. 이런 차이는 친절이상으로 작은 세부사항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앞에서 음식을 서비스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씀드렸지요. 그럼 그것을 줄때 어떤 식탁에 어떤 그릇에 어떤 태도로 주는가가 틀린 겁니다. 일본의 펜션은 작은 장식에서 주인이 나름대로 고심해서 꾸민다는 생각이 많이 들게 합니다. 사실 디테일에 강한 것이 일본사람들의 특징입니다. 하다못해 넵킨도 하나하나 멋있게 꾸며놓고 있어서 엄청나게 손을 많이 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펜션은 허술한 곳은 그야말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이 아닌 것같은 분이 운영하시는 경우가 많고 뭔가 원칙이 정확히 정해져있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며 사소한 세부사항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쯤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뭉게버리는 식이 많은것같습니다. 물론 장소에 따라 다르겠지요. 이런 것이 모두 합쳐지면 한쪽은 뭔가 진짜같고 다른 쪽은 중국사람이 운영하는 한식당이나 몇달 배워서 파스타 장사하는 얼치기 이탈리아 식당같은 느낌이 드는 식당같은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일본식으로 운영하면 비싸긴하지만 편리해서 돈많은 사람들의 경우는 일본식을 선호하는 것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한국 여행객들이 일본으로 여행을 옵니다. 한국펜션도 이런 것을 배워서 음식을 숙박에 포함시키고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양쪽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한국의 펜션은 너무 많이 지어져서 이제 망하는 사람, 업종변경하는 사람도 많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직은 한국에서는 펜션이란 이런것이다라는 식으로 펜션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아마추어적으로 운영하는 곳들은 망하고 숙박서비스 문화에 대한 개념정립이 일어나서 살아남는 곳은 좀더 프로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 되겠지요. 반드시 그런 미래가 좋다고만 할수는 없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잘찾아보면 근사한 펜션을 아주 싼값에 갈수 있는 것이니까요. 일본은 아무리 찾아도 그런곳이 찾기 힘들고 밥안먹는 숙박플랜을 찾기도 매우 힘듭니다. 아무쪼록 한국에 좋은 펜션문화가 발전해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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