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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연대 꼭 필요할까?

by 격암(강국진) 2010. 3. 23.

선거철이 되면 이젠 항상 빼놓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야권연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선거도 야권연대에 대한 이야기로 말들이 많으며 유시민도 그런 연대를 강력하게 주장한 정치인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많은 논객들이 연대에 끼지 않으려고 하는 단체들을 비판하는 글들을 인터넷에 쏟아내는 것을 봅니다. 


저는 솔직히 말하면 연대를 하는가 마는가에 큰 관심이 없는 상태입니다만 연대옹호론자들만 너무 세상에 많은 것같아 연대 반대론을 짧게 언급해 볼까 합니다. 


연대를 반대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입니다. 그걸로 세상 좋아지는가 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 더 나빠지기 쉽상입니다. 


저는 현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에게 최악의 사실은 지금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도 2년이나 남아있다는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최악은 이명박 이후의 정권을 맡을 집단이 아직도 태동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박근혜가 부동의 지지율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이명박 이후를 생각해서라도 연합을 하는 관례를 세우는게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설픈 연합은 필패입니다. 우리는 강력한 대선주자가 필요하지 연합이 내세운 후보가 필요한게 아닙니다. 그런 후보는 결코 이기지 못합니다. 


조금 돌려서 이렇게 말해 봅시다. 사실 연합이라는 것은 아름다워보이지만 그렇게 아름답기만 한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것은 주권자인 국민에게 선택의 여지를 없애버리는 담합입니다. 담합도 아름다운 담합이 있다고 할지 모르며 그것도 사실이지만 담합은 어디까지나 담합입니다. 


다수의 정치집단이 담합에 의해 후보를 내고 그 후보가 당선되는 구도는 새로운 정치집단, 정말 새로운 정권을 이끌고 나갈 집단의 탄생에 방해가 됩니다. 직설적으로 말해 난쟁이 야당들은 서로 피터지게 싸워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도태될 사람들은 도태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국민에게 선택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그정도 난장판을 뚫고 나오지 못하는 집단이라면 정권창출같은 것을 거론할수 없으며 아이엠에프같은 엄청난 격변으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대한민국을 위해 별로 좋은 일을 할수 없을 것입니다. 


연합은 어떤 강력한 공감대로 뭉쳐진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사안에 대해 절충이 되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열린우리당의 예에서 이념적으로 가치관적으로 뭉쳐지지 못한 집단이 얼마나 무력할수 있는가를 잘봤습니다. 


저는 연합하지 못해서 다시 야당이 전부 패배하는 것이 선거의 결과가 된다면 차라리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대선때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만 모든 선거는 지구멸망의 날이 아닙니다. 그 선거가 끝나도 대한민국은 계속되고 우리의 삶도 계속됩니다.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 가가 중요합니다. 


야당이 계속 지고 그런데도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들고 일어나 한쪽으로 표를 몰아주던 여당을 공격해서 야당들이 당선되게 만들던하지 않는다면 그게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그게 민주주의 아닙니까? 야권연대는 적어도 부분적으로 국민들이 스스로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니 4지선다형 문제를 OX문제로 만들겟다는 식의 발상입니다. 


물론 연대를 옹호하는 현실론도 나름의 합리성을 가지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다음세대의 정치는 멀고 먼데 작은 선거에서 연합으로 이기는 자세로 과연 다음 정권의 창출이란 목표가 달성될수 있을까요? 큰 목표를 가진 사람은 작은 일에서 기기묘묘한 계책을 쓰지 않는 법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편하면 나중엔 더 힘들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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