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은 한국에서 큰 열풍을 일으켰다. 누적대수로 50만대가 팔린 아이폰은 이제까지 한국인들이 얼마나 기존 통신사업자의 독점하에서 많은 착취를 당했는가를 깨닫게 해준 사건이었다. 해줄수 있는 것, 가능한 것들이 이제까지 독점이라는 이름하에서 행해지지 않았다.
여기에 아이패드가 등장했다. 나는 아이패드를 전국민이 사면 역사가 바뀐다고 썼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것은 아이패드라는 하드웨어를 말하는게 아니라 애플이 만든 컨텐츠 미디어 배포방식이 한국에 그대로 적용될때 역사가 바뀐다고 말하는 것이다.
역사라고 하니 무슨 역사냐고 말하지 모른다. IT의 역사? 아니 난 말그대로 한국이라는 사회의 역사 모든 것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정확히 말해 애플 아이패드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시장의 법칙이 한국에 들어올때 세상은 전혀 달라질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조중동은 한국에서 굴지의 신문사다. 그런데 이 신문사들은 내가 알기로 신문사가 아니다. 이들은 광고업에 종사하고 있다. 수익을 신문에 있는 기사나 그 정보를 팔아서 구독자에게서 얻는게 아니라 그 신문에 실리는 광고로 내기 때문이다. 깍아주고 자전거주고 상품권주면서, 구독료 안낸다는데 억지로 주는 신문이 어떻게 구독료로 먹고사는 신문인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신문은 광고사이에 기사를 끼워넣고 광고주에게 휘둘림당하는 찌라시일수 밖에 없다. 월급을 독자에게 받는게 아니니까 그렇다.
그런데 전국민이 아이패드로 신문을 본다고 하자. 그 순간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이제는 컨텐츠를 팔아야 한다. 인터넷에서 신문보던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아이패드가 무슨 차이가 있냐고? 바로 그 차이가 아이패드의 의미다. 아이패드는 노트북이 하지못한 첨단기능을 갖췃다기 보다는 80대 노인도 7살 아이도 쓸수 있는 티브이 같은 간편한 기계라는데 그 핵심이 있다. 필요한 것은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아이패드는 아마도 인터넷의 사용인구를 크게 확대할 것이다. 노년층도 인터넷에 나타나는 시대를 만들 잠재력이 있다.
이 신문사의 예를 조금 더 잘 생각해 보자. 여기에는 신문사 수준을 넘어서는 한국의 고질적 병폐가 있다. 그것은 독과점에 의한 자본의 착취다. 이 구도를 보면 확실한 것은 컨텐츠가 별로 힘이 없고 자본만이 힘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1등신문사라는 조선일보의 기자가 나와서 다른데서 글을 쓰면 그 컨텐츠로 돈을 벌까? 독자들이 거기를 따라갈까? 그렇지 않다. 물량투여에 의해서 조선일보같은 회사가 돈의 힘으로 권력의 힘으로 자리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컨텐츠는 한마디로 2번째 중요성을 가진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지적재산권을 가진 사람들,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저소득에 시달리고 기회가 없다. 삼성에 엄청난 돈을 벌어준 기술을 만들어 내도 그 연구원은 그 이득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한 보답을 받을 뿐이다. 왜? 독과점때문이다. 삼성아니면 대기업아니면 그사람이 어디에 가겠는가?
진정한 지성인은 한국에서 살기 힘들다. 왜? 그 사람이 대학에서 쫒겨나면 뭘로 먹고 살겠으며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는가? 재단에서 대학을 지배하면 지식인들은 숙이고 살수 밖에 없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가 대기업을 상대로 소프트웨어를 팔아서 먹고 살수 있을까? 천만에 한국에서는 대부분 각 대기업들이 자체 소프트웨어 회사를 세워서 각자 개발한다. 그래서 호환성도 없고 서로 물건을 다른 진영에 못파니까 시장도 작아진다.
한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여러개 있었을때도 독점이다. 현대 자동차에 부품 납부하는 사람들은 기아나 삼성에 부품 납부못하는 것이다.
이런 한국의 고질적 독점체제에 의해 착취당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 바로 화이트 컬러층, 컨텐츠나 지적 재산권으로 먹고사는 예술 문화인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본들의 독점체재 하에 순응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상품과 노동력을 팔아먹을곳이 없다. 반항하고 한 회사 나오면 다른 회사에 취직도 하기 힘들다. 미국처럼 이직이 자유롭지 않는 사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찍히면 끝인 것이다.
그런데 전국민 아이패드를 소유하고 애플의 방식으로 컨텐츠를 소비하면 우리는 자연스레 미국의 소비형태로 진입하게 된다. 한국의 만화가를 죽이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만화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시스템을 상상할수 있다. 지금은 인기만화를 그려도 소용이 없다. 시스템이 중간에서 이득을 다 가져가거나 희석시켜서 만화가는 심혈을 그린 작품을 팔수가 없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직접 팔수 있는 길이 생기면 대기업브랜드가 아니라도 실력으로 먹고 살수 있는 길이 생긴다.
신문, 잡지등도 이제 컨텐츠로 승부해야 하므로 컨텐츠를 생산할수 있는 인재에게 보상을 더 줘야 할것이다.
이런 변화는 결국 사회적 인식의 큰 변화를 만들게 될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 까지 자본이 지식인들에게 월급을 줬다면 이제 국민이 지식인들에게 월급을 줄수 있는 길이 열린다. 따라서 국민의 편에서 그 머리를 열심히 쓰는 지식인이 늘어날것이고 그들의 힘을 늘려줄 지식과 논리와 조직력이 세일에 들어갈 것이다.
독점의 힘은 독점력이 붕괴되면 급격히 망가질수 밖에 없다. 그런체재하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을 억지로유지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롭게 컨텐츠를 소비하는 형태가 급격히 한국에 보급될 경우 한국은 미국 사회이상의 변화를 겪게 될것이다.
물론 기성 기득권들은 이런 변화에 저항하려고 할것이다. 그러나 그 저항은 소용이 없거나 극명한 모순을 낳을 것이다. 유투브 실명제를 한국에서 요구하는 것이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을 우리는 본다. 게임 심의를 하려고 하면 구글이나 애플은 그냥 서비스를 중단하고 만다. 한국이 과연 얼마나 지극히 무식한 폐쇄정책을 유지할수 있을까. 한국의 뒤쳐짐이 극명해 질수록 그런 폐쇄정책을 유지하려는 집단에 대한 국민적 적대감은 높아만 질것이다.
아이패드를 전국민이 사면 역사가 바뀐다. 물론 진짜로 전국민이 사지도 않을 것이며 아이패드 아니라도 다른 비슷한 시스템이 경쟁으로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핵심은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다. 아이패드, 아이폰으로 시작된 시스템은 어떤 식으로건 한국에 유입될것이고 그것은 한국을 크게 변화시킬것이다. 유럽이나 미국이 바뀌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변화가 이 새로운 시스템에 의해 일어날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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