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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아이패드

by 격암(강국진) 2010. 4. 16.

세상을 크게 바꾸는 것은 정보의 소통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인터넷과 피씨가 좋은 예다. 컴퓨터가 혁명을 일으켰다고 하지만 개인컴퓨터는 사실 인터넷이 등장해서 소통의 도구로 쓰이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값비싼 장난감처럼 느껴졌다. 오로지 인터넷에 접속된 후에야 피씨는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한 기계가 되었다. 사람들을 이어주는 통신기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좋은 예는 현재진행형이기는 하지만 스마트 폰이라고 생각한다. 유선전화에서 핸드폰으로의 변화는 통신혁명이었다. 그리고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변화도 통신혁명이다. 이런 변화가 어떤 것인가를 따지기 전에 이런 변화가 뭐그리 대단해서 세상을 바꾼다는 것일까를 먼저 말해보자. 


나는 교통체증문제를 살피면 이게 왜 그리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가를 알수있다고 생각한다. 명절때처럼 도로에 차가 꽉차서 움직이지 않을때 그것이 도로상의 모든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문제는 사실 몇몇군데서만 일어난다. 차량통행의 병목구간이 생기면 적체가 늘어나고 결국은 엄청난 구간이 체증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정보의 소통도 마찬가지다. 내가 누군가에게 근데 왜 우리동네는 건널목에 신호등설치가 안되어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다고 하자. 누군가는 이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으며 기꺼이 그것을 나에게 알려줄 의향이 있을수 있다. 문제는 그사람과 내가 어떻게 연결되는가 하는 것이다. 


정보의 소통은 여러가지 병목구간에서 막혀버린다. 유선전화가 나오기전에는 물리적인 거리가 문제였다. 유선전화가 나오자 이번에는 사무실시간이나 정보소통의 효율성 같은 것이 병목구간을 만든다. 알만한 사람이 사무실에 없거나 퇴근해 버리면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다른 질문이 나오고 나의 질문은 잊혀져 버릴지 모른다. 누군가가 그런걸 알려주지 말라는 명령을 할지도 모른다. 전화기는 통상 일대일 소통의 도구다. 그러니 굉장히 여러번의 통화가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인터넷과 핸드폰이 나오자 상황이 돌변했다. 인터넷은 한꺼번에 수많은 사람에게 정보를 퍼뜨릴수 있다. 핸드폰은 내가 찾고자 하는 사람을 바로 찾게 훨씬 쉽게 만들어 준다. 정보 고속도로의 폭과 병목구간이 제거된다. 여기에 검색기술도 혁명적인 변화를 만든다. 이제 우리는 기계의 도움을 받아 더욱 효율적으로 어디로 정보를 찾아들어가야 하는지 알수가 있다. 한지점과 다른 지점을 잇는 정보고속도로는 더욱 효율적이 되었다. 


스마트폰은 이것이후에 나온것이다.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일대일 대화를 하는 기계인 핸드폰을 다대다의 소통이 될수있게 만들어 준다.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와 연결이 되면 때로는 어디서 일어난 일이 신문에 보도되는 것보다 더 빨리 알수가 있다. 누군가가 질문을 던지면 그 질문이 주목을 끌경우 무서운 속력으로 정보고속도로가 치달린다. 


여기까지만 와도 우리는 현기증을 느낀다. 스마트폰 혁명은 현재진행형이므로 다가올 몇년안에 우리는 스마트폰이 핸드폰 만큼이나 대중화되는 것을 보게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만큼 세상은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여기다가 아이패드라는 녀석이 나타났다. 이녀석은 커뮤니케이션도구로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 스마트폰 혁명을 능가하는 변화를 만들어 낼것인가. 나는 아이패드가 커뮤티케이션도구로 스마트폰의 한계를 넘는 두가지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조작의 간편성과 정보채널의 확장이다. 자판을 보지도 않고 무섭게 문자를 찍어대는 신세대와는 달리 구세대는 문자도 서투르다. 스마트폰은 많은 기능을 갖췄지만 어느정도 초기의 피씨같은 것이다. 그것은 너무 작고 너무 기능이 많아서 전문가가 되어야 쓸수 있을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화면의 크기때문에 받을수 있는 정보의 한계가 크다. 


지금도 우리는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다니면서 일을 할수가 있다. 어딘가에 멈춰서서 컴퓨터를 부팅하고 인터넷에 연결이 되면 기뻐하면서 자료를 볼수가 있다. 그러나 아이패드는 이것을 전혀 다르게 바꿀수가 있다. 일단 아이패드는 핸드폰처럼 부팅이 필요없다. 하루종일 켜서 들고 다니는 것이다. 아이패드는 핸드폰 처럼 항시 네트웍에 연결되어 있을수가 있다. 따라서 단 몇십초만 있어도 꺼내서 터치하면 당장 정보를 당신에게 보여준다. 보조키보드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면 사실 대부분의 경우 노트북컴퓨터를 대체할수 있다. 아이패드는 당연히 2-3년안에 더 가볍고 더 오래가고 더 편리한 도구로 발전할 것이다.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노트북컴퓨터가 어떤 혁신을 이뤄냈는가를 생각해보면 거의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 놀랄것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거의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 아이패드는 다르다. 


어찌보면 이것은 사소한 차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병목현상이 뚫리는 것은 작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 낸다. 우선 조작의 간편성과 언제나 꺼내쓰기 쉽다는 점이 만들어 낼 현상은 네트윅에 접속될 사람의 수를 늘릴거라는 사실을 상상할수 있다. 요즘 아이패드 관련 유튜브 영상으로 보라. 2-3살 아이가 아이튜브를 가지고 노는 것에서 백살할머니 동영상 심지어 고양이 동영상도 있다. 아이패드의 핵심은 조작이 쉽다는 것이다. 화면이 크기 때문이다. 바뻐서 인터넷같은 것을 할수 없는 전문가도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도 이제 틈틈히 네트웍에 연결될수 있다. 그리고 일단 연결되면 연결됨의 매력에 빠질것이다. 


핸드폰이 나옴으로해서 우리는 움직이는 사무실을 가지게 되었다는 표현을 쓴다. 돌아다니면서 핸드폰으로 여러기지 지시를 내리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본다. 그러나 아이패드같은 기계의 대중화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움직이는 사무실을 구현할 것이다. 어떤 서류든 그 즉시로 우리손에 나타나게 만들수 있고 그걸 처리해서 보낼수 있기 때문이다. 핸드폰으로 통화하면서 알았어 이제 사무실로 가서 보고 처리할께라는 말이 거의 필요없어지는 것이다. 쇼핑이건 책이건 나중에 한번 가볼까라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해볼까 같은 생각을 하는것이 쉬워진다. 두세번의 터치면 부팅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심지어 몸을 일으킬 필요도 없이 우리앞에 정보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패드는 리모콘을 들고 쓰는 케이블보다 편하다. 그래서 여러가지 매체들이 흥분하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아이패드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쌍방향 도구라고 하면 보통 카메라를 생각할 것이다. 없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그걸로도 충분하지않다. 자판을 치기에는 할수 있다는 것이지 효율적이지는 않다. 지금 생각에는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나 문자인식 소프트웨어 같은 쪽의 발전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구술하면 글이 써지게 하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건 해결을 해야 할 문제다. 


아이패드가 만들어낼 작은 차이가 지금 이순간 얼마나 큰 병목으로서 작동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생각보다는 훨씬 클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빨라진 정보소통은 세상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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