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글모음/세상보기

요동치는 세계

by 격암(강국진) 2011. 2. 9.

11.2.9

최근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그걸 소재로 몇마디 해볼까 합니다. 물론 전 경제전문가가 아니니 이것은 평범한 보통사람의 생각입니다. 

 

1. 얼마전에 TED에서 중국의 부상이라는 강연을 봤습니다. 이 강연에서 그는 세계의 평준화를 말합니다. 즉 서방이 그 이외의 지구인들위에 귀족처럼 존재하던 시대가 끝나간다는 것입니다. 인도나 중국같이 인구가 엄청난 나라의 경제규모가 미국이나 유럽을 능가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은 세계적 민주화의 시대가 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http://www.ted.com/talks/martin_jacques_understanding_the_rise_of_china.html)

 

2.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 싱가폴의 리콴유는 아시아는 서방국가들을 봐줄 만큼 봐줫다라는 말을 합니다. 최근의 경제위기는 세계적 경제위기로 보통 말하지만 실은 그것은 서방국가의 경제위기라고 말해야 지당합니다. 그렇다면 아시아 경제위기시 아시아에 냉혹한 개혁을 요구했던 서양의 그 약을 서방도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서 수입이상의 지출을 계속하는 한 경제위기는 계속 될 거라는 것이 이 칼럼의 주요내용입니다. 

 

3. 마포강변이라는 블로거가 쓴 칼럼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 식량난이 점점 더 심각해 지고 있다고 합니다. FAO가 발표하는 식량지수가 1월에 최고기록을 경신했으며 이집트 소요사태가 요즘 언론을 타고 있는데 북아프리카의 정치적 불안도 실은 식량가격의 폭등에 그 이유가 일부 있다는 것입니다. (http://blog.hani.co.kr/maporiver/38483)

 

이같은 것을 조합하면 우리가 현재 있는 세계의 그림이 그려지는 것같습니다.  세계는 선진국 즉 일본을 제외한 서방국가들을 귀족국가로 하는 봉건국가체제로 피라미드를 만들어 왔습니다. 피라미드의 최상위에 있는 서방국들은 사치를 누리면서 아래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너희들도 열심히 일하면 우리처럼 부유해 질 수 있다고 한 것이죠. 

 

그런데 실제로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는 나라가 많이 나오자. 이 피라미드의 구조는 이제 머리가 너무 커집니다. 마치 조선말엽에 우리나라에 천민은 없고 다 양반이 되었던 그런 시대처럼 된것입니다. 당연히 자원의 한계로 모든 귀족들, 즉 구귀족 신귀족이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됩니다. 뭐든지 다 더 비싸져야 정상인 것이죠. 옥수수를 그냥 먹으면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지만 옥수수로 소를 키워서 스테이크를 먹는 사치를 누리면 먹여살리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들고 옥수수로 알콜을 만들어 자동차를 굴리면 더더욱 그렇게 되겠지요. 그 와중에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난은 크게 나빠집니다. 

 

그 식량난을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이 무능해서 라고 말하는게 옳을까요 부자들이 착취를 많이해서 그런다고 하는게 맞을까요. 만약 가난한 사람들을 부자국가사람들이 먹여살려주고 있는 것이었다면 비록 비참해지기는 해도 부자국가의 경제가 흔들릴 일은 없겠죠. 그러나 이집트 소요사태가 일자 미국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보면 알듯이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결국 구조적 착취가 있다는 이야기고 기득권계층이 팽창하자 그 착취가 도를 넘어 가게 되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리콴유의 싱가폴이나 아시아는 말하자면 중간층이죠. 그들은 귀족계층인 서방에게 이제 현실을 인정하라고 요구합니다. 서방이 이젠 왕이나 귀족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특권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사실은 경제난은 이제 어디나 존재한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나라, 미국, 유럽, 일본, 아프리카 어디나 존재합니다. 다만 자기수준에 맞는 경제난이죠. 스테이크만 먹던 사람들이 왜 햄버거를 먹어야 하는가 하는 배부른 고민도 있고 누구는 굶어죽는 판에 해당하는 고민도 있지만 결국 이제까지의 과거에 미루어서 기대할수 있는 생활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까 모두 경제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경제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로 모두 좀 더 배금주의적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부시대통령이나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총리, 한국의 이명박대통령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휘두릅니다. 그 전이나 후의 정치적 지도자들이 좀 더 좋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어느정도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국민적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당선된 사람들이니까요. 좀 양심적인 지도자는 좀더 올바른 방법을 찾고 올바른 생활을 호소하기도 하고 비양심적인 지도자는 턱도 안되는 공약으로 여러분의 물질적 욕심은 내가 꽉꽉 채워주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인구와 환경, 자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잘먹고 사치하기엔 지구가 너무 작은거지요. 인간의 수명으로는 백년이 길지만 역사적으로는 백년은 별거아닙니다. 그런데 과학기술이 전파되는데는 요즘은 백년이면 아주 깁니다. 다시말해 전세계가 기술적으로 과학적으로 미개한 나라에서 벗어나는데 백년씩 안 걸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자기도 귀족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세상에 귀족왕족만 있는 왕국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똑같이 청소를 해도 미국에서 하는 것과 한국에서 하는 것, 중국에서 하는것, 아프리카에서 하는 것에 따라 그 생활수준이 천차만별입니다. 이 차별은 당연한 것이다라고 하면서 살기에 세계는 너무 좁아진것입니다. 아웃소싱이니 공장 이전이니 싸구려 메이드인 차이나의 홍수니 같은 것을 통해 그 영향이 퍼지는 것이죠. 

 

이런 흐름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평화로운 세계의 변화가 있었던 적이 있기는 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동독과 서독이 합쳐지는 평화로운 융합도 이런저런 파문을 남겼습니다. 유럽내의 불평등 (영국 프랑스에 대해 독일의 국력이 상대적으로 강대해지면서 생긴) 은 두번의 세계대전을 통해 유럽이 잿더미가 되고 미국이라는 다른 나라가 세계 정상에 섬으로서 일종의 하향평준화를 통해서 해소되었습니다.  

 

남을 미워하기 쉬운 환경이고 분쟁은 경제난을 더더욱 심화시킬것입니다. 그리고 더더욱 남탓을 하기 좋게 만들겠죠. 그중에 밀려밀려 목숨이 위태로워진 사람들에게는 이미 무슨 합리적 설명따위는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