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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이후

by 격암(강국진) 2011. 5. 18.

이제 이명박 정권의 끝을 이야기할때 그리고 그 이후를 이야기할때가 된 것같다. 사람들은 주로 이명박 이후에 누가 대통령이 될것인가에 주목하지만 현재로서는 그걸 이야기하는 것은 점장이나 해야 할일이며 또한 반드시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가 모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현재로서는 보다 선호하는 대통령은 있을수 있어도 한국을 단숨에 바꿀 대통령은 없고 바꿀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그게 안된다는 것은 이미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면서 봐왔다. 그걸 떠나서 이미 정치판은 거인의 세기같은 것은 저물고 있다. 대통령은 앞으로 훨씬 덜 중요한 다시 말해 언론에 자주 나오지 않을수록 나라가 잘 돌아간다는 의미인 자리가 될것이다. 대통령은 고급공무원에 불과하다. 세상이 복잡하면 각각의 일은 각각의 전문가가 하는 것이다. 우린 혼자서 다할수 있다고 밀어부치는 대통령을 겪으면서 무엇보다 이점을 잘 느끼게 되었으리라 믿는다. 


어떤 영웅이 민주주의를 정착시켜줄거라는 생각자체가 실은 민주주의의 기반을 망각한 뜨거운 아이스크림같은 자기모순적인 말이다. 민주주의는 깨어있는 개개인의 시민들이 다수파로 주류가 될때 자리잡는 것이지 어떤 강력한 위임을 받은 영웅이 일을 해치우는 것은 그사람이 잘한다고 해도 민주주의가 아니다. 말하자면 박정희식의 독재는 싫어요라고 말하면서 우리편의 박정희를 갈구해서는 답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것저것 다 치우고 나면 남은게 뭔가. 남는 것은 이명박의 유산일 것이다. 그게 참 큰문제다. 이명박대통령은 카드돌려막기나 사채를 사채로 때우다가 집안을 모두 팔려가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에게 권한을 줘서는 안되는데 욕심에 눈이 멀어서 그사람을 대통령까지 만들었다는 것이고 결국 그 결과는 상상을 불허하는 참사가 될것이다. 말하자면 이명박 정권치하에서 괴로워했던 사람들은 진짜 고통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이명박대통령이 시장할때 청계천 만들고 시내버스 원조금 주게 하고 뉴타운 건설을 시작했다. 이것들이 '치적'이 되어 이명박이 대통령이되고 노무현이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것을 비판받는 현실을 보면 참 가슴이 아프다. 


청계전은 매년 백억의 관리비가 들어간다고 들었다. 시내버스 원조금 문제로 서울시 재정이 파탄날 지경이며 원조금을 적게 주기 위해 버스운전사들의 임금을 깍으라는 압력이 발생한다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물론 뉴타운 문제가 가장 크다. 사방을 뉴타운 지정으로 쑥대밭을 만들었는데 요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이 널리 인정되면서 뉴타운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란게 그렇게 들어가고 나오는게 쉬울리 없으니 뉴타운 문제는 앞으로 더더욱 많은 비극과 손해를 만들어 낼것이다. 


우리는 용산참사도 잊을수가 없다. 용산개발에 저항하는 시민들이 결국 불에 타죽은 사건이다. 그런데 그걸 주도하던 정권이 끝나기도 전에 그 개발의 사업성이 의문시되어지고 있다. 사람이 죽어가도 까딱하지 않을 정도로 개발의 정당함을 주장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몇년이 안되어 그 정당함이 뒤집히고 말았다. 죽은 사람이 이제 돌아오는가?


이명박 정권은 법으로 정해지고 결국은 하게 된 세종시문제도 뒤집고 흔들어 결국 나라를 갈갈이 찢어놓았다. 결국 정해진 대로 추진하면 될것을 흔들만큼 흔들어 대고 전의 정권에서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난 신공항도 추진한다고 하다가 뒤집고 말았다. 과학벨트도 벌써부터 말이 좋아 과학이지 결국 토목사업일으키기 사업이며 일의 추진도 지극히 정치적인 계산만 많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세상에 많다. 


이 모든 것들만 해도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 된 이래 지나온 곳에 괴멸적 파멸의 폭탄이 심어졌다는 것, 그리고 국민들이 분열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그러나 카드돌려막기는 이정도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건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하다. 


바로 4대강이 있기 때문이다. 4대강은 세금없이 민자로만 하겠다고 땅파서 골재팔면 사업비 나온다고 하면서 시작되었고 금새 20조 이상의 돈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변하더니 이젠 지천개발을 위해 30조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천사업이 필요한 이유는 결국 4대강건설로 지천에서 토양유실이 많아지면서 어쩔수 없게 된것이므로 이것은 다시 4대강 건설의 비용이 된것이다. 


0원이 20조가 되고 50조가 되는데 몇년밖에 안걸렸다. 그러나 만약 사태가 이정도에서 머물거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착각이라고 하고 싶다. 말도 많았던 새만금은 노태우때 시작한 것이다. 새만금은 지금은 농지가 남아돌아가는데 농지가 필요하다면서 시작해서는 목표했던 시기를 훨씬 넘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당연히 비용은 원래 추산한것의 몇배가 넘게 들었을뿐만 아니라 도대체 새만금을 완성하면 거기에 뭘해야 할지도 모른다. 거기에 골프장 짓자는 이야기도 있고 국제도시를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다. 그개발도 다 비용이다. 나중에 성공할지 안할지 모르는 투자다. 


그럼 새만금은 계속 지지받았는가? 그렇지 않다. 그래서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새만금공사가 중지되는 것을 지역의 이익이 홰손되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일단 거대한 국책사업이 시작되면 그것이 너무나 바보같은 일이라도 중단이 안되는 것이다. 계속하지 않으면 손해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뿐만 아니라 중단이란 복구를 의미하므로 또한 거대한 복구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문에 새만금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새만금의 비극은 4대강에 비하면 조족지혈도 안된다. 4대강은 한마디로 우리 민족의 역사가 훨씬더 깊게 물들어 있는 곳이다. 여기를 전부 파엎어 버렸다. 이제 지천에서 사고가 일어난다고 지천까지 몇년안에 파서 콘크리트로 발라버리면 얼마나 많은 한민족의 기억과 문화가 사라질지 상상도 할수 없다. 


당장 올해여름에 홍수날지 모르는데 그 개발을 10년이나 15년 길이로 할수 있겠는가? 마구 무너지는 강변을 마구 떼우면서 우리는 우리땅을 초토화 시킬것이며 그 비용은 지금 추산하는 것은 비교도 안될것이다. 우리나라가 언제 20조나 200조를 함부로 입에 올리게 되었는가. 20조가 50조로 바뀌는데 몇년도 안걸린다. 4대강공사가 새만금처럼 끌게 될 가능성은 매우 큰데 그렇게 되면 200조 운운하는것도 절대 농담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민족의 역사가 지워지고 굶어죽어가는 사람이 있는가운데 천문학적인 돈이 길에 버려지는 것을 제쳐두고라도 한국 사회는 또다시 갈갈이 찢겨질것이다. 새만금사태의 전국판이 벌어질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공사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사람과 계속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지리한 싸움은 끝도 없이 벌어질 것이고 그러다보면 이것은 누구도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워낙 사업이 크니까. 없는 재정에 또 뭔가를 엄청나게 퍼주겠다고 하지 않으면 사업은 중단될수 없을 테니까. 계속하면 부작용이 점점 더 커져서 돈은 더들어갈테니까. 


이쯤 하면 이명박 대통령을 사채의 늪에 빠지거나 카드돌려막기로 버텨온 사람에 비유하는 것을 납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명박뿐만이 아니라 온국민이 이 사채놀이에 빠지게 생겼다. 


이명박대통령은 분명히 엄중한 사법처리를 받게 될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마찬가지다. 노태우도 전두환을 지켜주지 못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누구도 이명박을 지켜주려고도 안하고 지켜줄수도 없을 것이다. 이미 bbk문제부터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불행하게도 다음 정권은 누가 정권을 잡건 아이엠에프 이후에 집권한 김대중이상으로 파탄난 집안청소하느라 시간을 거의다 보낼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소가 가능이나 한지 나는 모르겠다. 분명 절대 복구하지 못하는 것이 아주 많을 것이며 오랜 동안 국민들은 괴로움을 받아야 할것이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청산요구는 매우 높을 것이며 그에 관련된 비리색출과 재판이 몇년을 끌것이 뻔하다. 


나는 심지어 다음 정권까지는 버틸수나 있는지가 궁금하다. 구제역잘못을 모두 정부탓으로 할수는 없겠지만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나온 이야기다. 그래서 결국은 미국의 최대 소고기 수출국이 한국이 되고 말았다. 이것은 정권초기에 광우병파동으로 촛불시위가 벌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실소가 나오는 일이다. 


그나마 정권초기에는 남은 날이 많으니 명박산성을 쌓으며 힘으로 이명박정권을 지켜주겠다는 충신이 있었는지 몰라도 올해 여름쯤 되면 그런 어깨들은 사라질 것이다. 이미 없을 수도 있다. 한해가 더가면 청문회 할텐데 누가 끈떨어진 이명박을 위해 탈법과 국민 억압의 선두에 설것이며 한나라당은 뭐가 선거에 도움된다고 국민들 억누르는데 동조하겠는가.


부동산 거품이 꺼지든, 뉴타운 문제가 심각해 지든, 4대강환경문제가 심각해 지든, 아니면 우리가 거론하지 않은 어떤 구멍이 또 터지든 정권이 끝나기 전에 문제가 터져나올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번에 모두가 광화문에 몰려가면 누가 막을 것인가. 


내생각에 이정권이 무너지지 않는 가느다란 실은 평화로운 정권이양이 정도라는 것을 믿는 이성의 끈이다. 어차피 다끝난 임기니까. 어차피 이명박 정권은 끝이니까하고 말이다. 또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클것이다. 민주당이건 민노당이건 다른 어떤 정당이건 그저 기회주의적인 사람들일뿐 큰 대안은 못되라는 것이 대개의 인식이 아닐까. 


그러나 용산참사같은 어떤 도화선이 당겨지면 이성이고 뭐고 걷잡을 수가 없을수 있다. 이미 전국어디고 들끓지 않는데가 없고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부자고 가난하고 많이 배우고 못배우고를 떠나서 불만이 없는 곳이 없다. 불을 먼저 지르지는 않더라도 불나면 끄려고 나서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제까지가 괴로웠다고 하는 분들은 훨씬 더 가열찬 분노에 휩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결국 분노가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 차가운 이성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차분한 가운데 과연 한국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모두의 가슴이 어떤 답을 내놓는가 하는 것을 숙고 하는 것만이 답을 내놓을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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