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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재앙 앞에서 뭘 잡아야 할것인가.

by 격암(강국진) 2011. 8. 11.

경제적 재앙이 몰려온다고들 야단이다. 폭풍우가 진짜로 올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금을 사모은다던가 땅이 최고라고 말한다던가 하면서 우왕좌왕하는 것도 같다. 우리는 뭘 잡아야 할까.


제일 먼저 지키고 잡아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가 하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이 혼돈스러워질수록 세상에는 별별 기묘하고 획기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민을 가야 한다거나 가진 재산 다 팔아 땅을 사두거나 금을 사야 한다던가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아이들 진학문제에서 직장문제, 주식투자등 여러방면에서 새로운 길이 보일것이다. 그리고 그게 진짜 암울한 현실을 탈출하는 한줄기 살길인지 아니면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인지 제대로 판단하는것이 필요하다. 


뭐 일단 자신이 그저 평범한 소시민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에게 보이는 길이란 지옥으로 가는 길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런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된 것이기 떄문이다. 공개된 보물지도란 지옥을 여는 문이지 보물로 가는 길이 아니다. 당신이 꽤 대단한 사람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정보를 가지고 판단을 한다고 해도 그렇다. 그것은 언뜻보기에 살길이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죽을 길일수도 있다. 당신이 대단한 사람일수록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눈을 흐려 당신이 가진 것을 빼앗아가려고 할것이다. 


그러니 제일 먼저 지키고 잡아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동전한닢을 잡겠다고 손안에 든 금괴를 던져버리고 그 동전을 쫒는 것이 어리석듯이 자기를 잊어버리고 뭔가를 쫒으면 나중엔 모든 걸 잃게 될것이다. 


자기를 지킨다는 것은 뭘까. 우리는 우리의 삶의 원칙이 뭔지,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 뭔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입지도 않을 비싼 코트, 평상시 필요하다고 생각지도 않은 코트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사람들이 미친듯이 그 코트를 차지하려고 야단이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거기 끼어서 그 코트를 사려고 안달복달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기 쉬운 것인 사람인것 같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까지 말하지는 않더라도 행복하기 위해서 분명 세상전부를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떤 것은 분명 조금더 중요하다. 조금 더 중요한 것을 소중히 하고 조금 덜 중요한 것은 미련을 버리자. 그것이 혼돈앞에서 취할수 있는 현명한 자세다. 폭풍이 몰려오니 몸을 가볍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자기 자신을 제외하면 다시 중요한 것은 믿을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실은 어떤 경제적 대재앙이 오지 않아도 항상 혼돈속에 산다. 그 혼돈을 줄여주고 그 혼돈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것이 사회적 보호막, 혹은 보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비좀 안오면 목말라 죽지 않고 올해 흉년이라고 굶어죽지 않는다.배가 깨지면 모두가 바다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에서 지역사회, 가족에 이르기 까지 아니 인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공동체를 우리는 소중히 여겨야 할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 공동체들이 항상 튼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과연 누구를 정말로 믿을수 있는가를 생각해 두고, 그런 관계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냥 사람 많이 만나는 것이 아니다. 믿을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동시에 믿을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즉 믿을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하고 이는 단순히 관계의 상대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훌룡하고 똑똑한 사람에게 달려가서 매달리는 식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지 오랜데 그 이야기들은 흔히 좋은 사람과 사귀라는 식으로 이해되고 마는 것같다. 그런데 그 대단하고 똑똑하고 훌룡한 사람은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세상 사람 모두와 친구가 되고 그들 모두를 지켜준다는 걸까? 내가 별볼일이 없는데 그런 사람들이 왜 나와 친구가 되고 나를 믿는가. 자기는 자신을 믿을수 있는가? 자기가 자신을 못믿는데 남이 자기를 믿어줄것을 기대할수 있는가? 


세상에서 욕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어떤 사람이 나에게만은 진실될 수도 있다. 형식적으로는 남편이요 아내요 부모 자식간이지만 그것도 믿을수 있는 경우가 있고 없는 경우가 있다. 진짜 혼돈이 앞에 닥쳐오면 우리는 현명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사람이 아쉬울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를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쉬울 것이다. 제 아무리 똑똑해도 나의 현재상태에 대해 큰 관심이 없고 아는 것이 없다면 그사람이 어떻게 내입장을 이해해 주고 내게 중요한 것을 지켜줄것인가. 혼돈의 폭풍에서 누가 내 등뒤를 지켜줄수 있을까. 


이런 추상적인게 아니라 안전자산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고 실질적인 조언이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말도 옳다. 다만 틀리기도 하다.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지금 금을 사는 것이 현명한 일일까 아니면 이미 늦은 것일까. 신문방송에서 떠든다고 주식을 마구 팔거나 금을 사모으는 것은 현명한 일일까? 그런지 안그런지는 정보와 가치판단의 문제다. 비가오면 우산을 써야하고 아니면 쓸 필요없다. 그걸 어떻게 결정하는가. 재산이 3천만원인 사람, 3억인사람, 30억인 사람, 300억인 사람에 따라 결정도 다 다를수 있다. 그밖에도 많은 중요한 요소가 있을수 있다. 자기를 잃어버리고 믿을 만한 친구도 없이, 일반론적으로 집이야 아파트야라고 결론을 찾아 그걸로 뛰어가려고 하는 사람은 혼돈에 준비되어 있다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기꾼에게 속을 준비가 된 쪽에 가깝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중요한 것을 챙겨두지 않은 사람은 혼돈의 밤이 오면 우왕좌왕할 것이고 보이는게 없을 것이고 그러다가 잃어버리면 안되는 것, 잃어버리면 치명적이 되는 것을 잃어버리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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