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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면 당연한 일

by 격암(강국진) 2011. 8. 12.

어떤 일들은 지나고 나면 당연한 일이 된다. 지금 우리가 로마제국의 흥망사나 조선시대 이야기, 이승만 정권이나 박정희 이야기를 들으면 아 저걸 당연한데 예측을 못했나라고 말하기 쉽지만 그안에 있으면 그게 보이질 않는다. 기존의 시스템은 사람들의 눈을 가리기 때문이다. 존경받는 목사가 알고보면 성추행범이라는 것은 일단 그 목사에 대한 존경을 의심해야 볼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뻔히 보이던 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날의 세상을 보면 정말 뻔한 것이 하나 있지 않은가 해서이다. 그 뻔한 것이란 이런 다른 작은 사실들로 이뤄진다.


정치가의 임기는 짧아서 길어야 10년이며 정치가는 당선되지 않으면 실업자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정부가 돈을 빌려서 돈을 뿌리면 좋아한다. 


사람들은 민간부분에서 즉 개인의 차원이나 기업의 차원에서 각자 돈을 벌고 그돈을 굴려 이자로 먹고 살고 싶어한다.


이런 사실들이 합쳐지고 누적되면 결국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현실이 된다. 즉 각국의 정부는 감당할수 없는 빚을 지고 원금상환은 커녕 이자를 갚는 것만도 불가능할정도로 고민한다. 


이런 추세는 가끔 머뭇거리기는 하지만 대파국이 없다면 멈춰지지 않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돈을 뿌리는 사람을 좋아하고 고통을 참고 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벌고 싶어하는 민간부분이 있다. 정부가 펑펑 돈을 쓰면 그들이 돈벌기 더 좋다. 무기를 마구 사들이거나, 토건 사업을 마구 벌이거나 하면 돈버는 사람이 얼마나 로비를 많이 하겠는가.


큰 회사들이 돈을 버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반드시 재벌이나 거대회사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노년세대는 연금이라는 형태, 보험이라는 형태, 저금이라는형태로 자본을 축적해 놓고 있지 않는가? 


만약 정부가 빚쟁이라면 누군가가 돈을 빌려주었다는 이야기다. 그것은 민간 회사들이고 노년세대다. 그런데 정부라는게 뭘까. 정부는 사실 국가공동체 그자체다. 정부가 빚쟁이가 되는 것은 국가공동체 자체가 빚쟁이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결국 하나의 착취구조가 완결된다. 정부라는 고리를 통해서 거대한 부채가 형성되고 결국 노년세대나 거대 자본을 가진 법인들이 그럴 여유가 없었넌 젊은 세대를 빚쟁이로 만드는 구조다.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빚쟁이다. 그래서 평생 세금이라는 형태로 그걸 물어야 한다. 


정부가 빚쟁이가 되면 될수록 채권자에게 휘둘릴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엔 알짜 자산을 헐값에 팔아넘기는 민영화를 한다던지, 채권자들이 더더욱 돈을 많이 벌도록 허용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이가 성장하는데 드는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노인복지는 증가한다. 


복지가 일률적으로 좋다나쁘다를 논하자는게 아니다. 더구나 노년세대나 젊은 세대라고 양분법으로 나누는 것도 옳지 않다. 나는 다만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논할 뿐이다.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휘둘리게 되어있고 이미 빚을 갚는 것이 불가능해질정도로 빚이 늘어난 상황에서는 상황은 점점 더 채무자에게 유리하게만 흘러간다는 것이다. 


물론 이세상에 절대란 없다. 사람들 모두가 도덕적 각성을 통해서 큰 위기가 오기전에 추세를 바꿀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재산을 전부 사회환원하는 부자도 가끔 나온다. 미국에는 더 자주나오고 우리나라에는 아주 아주 가끔 나온다. 


그러나 가능성으로 보자면 아무래도 큰 위기를 겪어야 자성론이 발생한다. 그 위기란 결국 국가공동체가 붕괴하는 것이다. 국적을 들고 있으면 의무만 많고 좋은게 없다. 그러니 부자층이 앞다퉈서 자식에게 외국 국적을 취득하도록 한다. 외국에 그냥 살아라. 그게 아니라도 그들의 영향력으로 미국국적 들고 한국와도 자유롭게 살수 있도록 한다. 그럼 의무는 없고 즐겁게 살수 있다. 그러나 이러면 이럴수록 국가공동체는 점점더 파국으로 몰려간다.


그래서 마침내 국가공동체라는게 정말 중요한 거구나. 적어도 아직은 이것없이는 모두가 아주 비참해지는것이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만드는 사건이 터지고,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서 시스템이 뒤집어지고 하는 것이 위기를 통해 죽거나 살거나를 결정하는 일이다. 


미래가 무엇인건 나중에 돌아보면 사람들은 말할지 모른다. 뻔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고 그런데 왜 그걸 우리는 몰랐을까. 왜 신문방송이며 정치가며 지식인들은 큰 경고를 하지 않았을까. 경고가 있어도 잊혀지고 있고 시스템이 사람들을 가리기 때문이다. 광고시장의 80퍼센트를 대기업이 차지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들이 어떤 목소리를 낼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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