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안철수 단일화 합의는 모처럼 속시원한 소식이었다. 그리고 공은 이제 민주당 및 기타 야권정당으로 넘어간 것같다. 한나라당의 실정에 실망한 많은 사람들이 서울시장선거에서 꼭 비한나라당 계열의 사람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시장선거뿐만 아니라 물론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도 그렇다고 말하고 있으며 문성근은 야권대통합 운동에 매진한지 꽤 되었다.
나는 야권통합을 말하는 사람들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 통합이란 자칫잘못하면 야합이 되고 만다. 다시 말해 지금의 정치 기득권들이 합의하여 우리끼리 뭉쳐서 계속 정치판을 이대로 유지하자는 합의가 되고 만다는것이다. 현실적으로 국민들을 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파가 제일 많으며 지금의 정치판에 존재하는 인물에 대해 실망감이 가득한 것이 현실일떄 통합의 논의가 그렇게 설득력있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야권통합을 강조하고 이제껏 시민운동과 정치활동을 해온 사람들은 자신들은 열려있으며 사실 나오라고 해도 나오지 않는 사람이 많다면서 기왕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는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할 사람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진실일까. 이번 안철수 돌풍에 이은 안철수 박원순 단일화 사건앞에서 기성정당 특히 민주당은 매우 당혹스러운 기분일 것이다. 선거는 앞을 알수 없는 것이기는 하다. 또한 개개인의 판단에 따르면 어떻게 안철수만 인물이고 박원순만 인물일 것인가. 민주당에 관련되어 있는 많은 사람들도 인물일 것이다.
그러나 보궐선거가 엄청나게 길게 남아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 50%라는 안철수가 또한 대권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인물로 인정받고 있는 박원순을 지지하고 단일화 한 이 상황이 문제다. 여기서 누가 박원순을 끌어내리고 그 위로 올라가 야권단일후보가 된다고 한들 승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자신하겠는가.
안철수의 조건없는 단일화가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다. 그것은 진정으로 사심없이 사회 활동에 임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꼭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평상시에 안철수가 한나라당에 이기는 것이 중요하므로 후보 단일화가 중요하다고 떠드는 것을 본사람있는가? 그런 말을 한적이 없다고 해도 실천은 가장 빠르다. 박원순이 나오지 않으면 내가 하겠다 그러나 박원순이 나오면 나는 단일화한다는 행동이 있을 뿐이다.
그런 상쾌함을 뒤로 하고 수없이 떠드는 야권통합의 논의란 사실 어느정도는 구질구질하게 보이는 것이다. 신뢰가 있고 해야할 일을 알고 있다면 그렇게 오래 떠들 필요 자체가 없고 복잡하게 규칙을 정할 필요 자체가 없다. 니가 유리한 판, 내가 유리한 판을 짜려고 자꾸 재니까 통합할수 있는 것도 안하는 것이거나 애초에 통합운운하는 것이 무리한 판이라 안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이미 대책없는 다수파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목격한 바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때 탄핵후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국회다수당이 되어 헌정사상최초로 국회의 다수당과 청와대를 모두 반한나라당쪽에서 차지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다수당은 결국 내부적인 싸움에 골몰하기 바빴고 회의장의 문을 잠그고 자기들끼리 의견조정하는데 바빴다. 결국 한나라당의 대선승리는 상당부분 그런 상황에 크게 영향을 입은 것이다. 그냥 반한나라당이라고 해서 그냥 반탄핵정서라고 해서 사람을 우르르 뽑아서 집단을 만드니까 뭐하나 되는게 없더라는 것이다. 사실 당만 열린우리당이지 한나라당과 똑같은 소리를 하는 국회의원도 많았다. 정책적 차이도 없이 그저 이편 저편 힘으로 갈라진것 뿐이다.
문재인과 한명숙을 보라. 바로 만나서 바로 박원순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는가. 지난번 서울시장선거에서 아깝게 졌던 한명숙이 사심이 있기로 한다면 사심이 생길 이유가 왜 없겠는가. 그러나 흔쾌히 박원순에게 힘을 실어준다.
공은 민주당과 민주당에 있는 사람들에게 넘어갔다. 그들은 물론 그들나름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나는 박원순과 선거에서 경쟁하겠다는 선언을 한다고 잘못된 사람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잘 생각해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의 선전을 빌어줄 용의도 있다. 그러나 조건을 달고 누구에게 유리한 판인가에 대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안철수, 문재인, 한명숙이 보여준 상쾌함을 깨는 행위를 한다면 민주당은 스스로 왜 기성정당이 인기가 없는가를 다시 한번 보여주게 될것이고 얻는것보다 잃는게 더 많을 것이다.
국민들은 진실된 모습을 바란다. 야합이나 거짓을 바라지 않는다. 또 구질구질한 모습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 안철수로 시작된 바람이 어디까지 뻣어갈것인지 모르지만 그 바람을 끄고 새로운 바람이 될것인지, 그 바람에 편승할 것인지는 민주당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여주는 모습에 크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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