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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권10년이 못해낸 저들을 무찌르기.

by 격암(강국진) 2011. 12. 5.

현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많은 분들이 요즘 분노하고 답답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를 모아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세력을 약화시키고 나라를 정상화 시키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어떤 운동에는 목표가 있어야 하는 법이니 그런 움직임에는 목표가 뭔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피아를 구분함에 있어서 적이란 한나라당 세력 혹은 재벌 기득권세력 하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같습니다. 그러나 누구와 무엇과 싸우고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는다면 대중적 분노는 결실을 낳지 못하거나 더 큰 비극을 만들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운동이란 것, 움직임이란 것은 그것이 본격화되기 전에 적합한 목표가 나타나지 못하고 유치한 목표로 세를 얻게 된후에는 중간에 수정도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분명히 고민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현정부가 싫다고 하는 사람은 그 전의 10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뭘 이루지 못했으며, 왜 이루지 못했는가하는 것에 대해 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역사는 반복되거나 이기지도 못할것입니다. 


이기는 것도 힘들겠으나 이미 이겼던 과거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나라에서는 아이엠에프가 터지고 김영삼대통령이 식물정치인이 되었던 때도 있었고 탄핵후폭풍으로 국회의 과반과 청와대를 모두 반한나라당 세력이 차지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이기기도 전에 이겨봐야 소용없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어서 김빼지 말라고만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기기위해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싸우는 저들이란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답들


그 답은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까지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개인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며 자기가 믿는 어떤 새로운 정치가는 그들과는 달리 능력이 좋으니 새세상을 만들어 낼수 있을 것이라는 답입니다. 


저는 이답은 질문을 회피하고 있거나 답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능력이 좋다라는 말은 이 시대가 필요한 능력을 가졌다는 말이고 그 능력이 뭔가를 답하는 것이 바로 다시 원래의 질문인 누구와 무엇과 싸우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현재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그 개인이 김대중과 노무현보다 압도적으로 훌룡하여 세상이 바뀔것이라고 믿기에는 그 두분이 이미 대단히 훌룡하신 분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반 한나라당을 말하는 정치세력권 내에서 내가 김대중이나 노무현과는 비할수 없이 훌룡하다고 말할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는 다시는 그정도의 대통령도 구하지 못할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지금의 진보는 그당시와 다르다. 능력좋은 사람이 많이 있어서 진보는 분명히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낼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도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단어를 진보라는 말로 바꿨을 뿐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질문의 회피거나 현재의 진보에 대한 능력을 과신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진보가 그당시와 다르다면 우리가 바꿔가야 한다고 말하는 세상도 비할수 없이 다릅니다. 이미 삼성은 훨씬더 세계적 규모로 커졌고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대표되는 국가적 획일화의 물결은 더더욱 큽니다. 사실 최근의 예를 돌아보면 법과 조직에 의해 국민들이 형편없이 몰리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자본이 언론과 법을 장악해서 합법적으로 보다 대항하기 어렵게 사람들을 장악하는 단계라는 것입니다. 독재시대에는 데모하러 나가면 폭력진압을 했다면 요즘에는 여러가지로 고소를 합니다. 과연 요즘의 진보는 더 능력이 좋다라는 말로 그러므로 새 세상을 만들수 있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더 똑똑한 인간들로 새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면 재벌들은 더 똑똑한 사람들을 고용해서 싸움에 나설것입니다. 이건 사실 이기지 못하는 싸움이거나 지는 싸움이 됩니다. 


결국 목표는 이기는게 아니라 국민통합


결국 목표는 누가 누구를 이기는게 아니라 국민통합일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른 모든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또한 단순하게 우리 포용하고 용서하자는 감성적인 포용론을 펼치려는 것도 아닙니다.


국민통합이란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단순한 문제가 아닌데 단순한 걸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민주정권 10년에도 통일도 남한의 국민통합도 이뤄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잘살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계속 자멸하고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즘 한류열풍같은 것보고 삼성이 잘나가는 것보면 우리 대단하다 싶지요. 우리 대단합니다. 한국 대단합니다. 이렇게 우습게 대우받을 나라가 아닙니다. 그런데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이 국민통합의 문제입니다. 사소한 문제도 쉬운 문제도 그저 정서적인 문제도 아닙니다. 이것은 삶의 방식의 문제고 철학의 문제이며 신뢰를 축적하는 문제입니다. 미국은 미국문명이라고 가끔 불립니다. 미국은 미국방식의 국민통합의 방식이 있고 삶의 방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미국방식이란게 지금 세계적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방식이란걸 정착도 못시킨채 이리로 저리로 밀려다니기만 합니다. 그러니 착실히 벌어서 한방에 다날리고 마는 일이 벌어집니다. 통일도 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노무현에 대한 재평가와 안철수-박원순에 대한 고민을 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순신장군도 전쟁에 나가 싸우지 않는다고 처벌받았던 일이 있습니다. 전쟁에 진 장수라고 해서 비하하기만 할 일이 아닙니다. 이기고 지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어떻게 이겼는가 어떻게 졌는가가 중요합니다. 역부족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다 진것인가 도망가고 매국노짓을 하다 진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노무현은 확실히 싸움에서 패배했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고 그것이 온전히 그의 잘못이 아니라고해도 국가수반으로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겠지요. 그러나 졌지만 뭐에 졌다는 것인지, 그리고 졌다고 해서 비난만 해야 할것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노무현-안철수-박원순의 색깔은 전부 중간자적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들이 저쪽편의 간첩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들에게 이러저러한 사안에 대해서 분명하게 선언하고 선을 그으라고 요청하기도 하며 노무현이 삼성과 협력했다던가, 안철수가 재벌과 관련이 있고 박원군이 기부를 어디서 받았고 하는 문제로 그들을 비난합니다. 비난의 결과는 단순합니다. 보다 확고하게 선을 그으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선 바깥에 있는 사람을 무찌르면 좋은 세상온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그럴수도 없습니다. 즉 보통사람들이 종종 긋는 선 저쪽에 있는 사람들을 완전히 박멸하는 세상은 오지도 않고 그런 세상은 상상 이상의 비용을 치뤄야 하는 세상이기에 그래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종종 말하는 빨갱이 없는 세상은 오지도 않고 와서도 안됩니다. 그들이 말하는 빨갱이란 사실 시대의 양심이요 우리사회의 활력이 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반한나라당 사람들이 종종 긋는 선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 하는 사람들입니다. 부자도 있고 가난뱅이도 있으며 소위 스펙좋다는 엘리트도 있는가 하면 교육수준이 낮은 노인층도 많습니다. 그들을 '무찌르거나' 그들이 한국에서 '없어지는' 그런 날은 올수도 없고 와서도 안됩니다. 


한마디로 싸움으로 답이 안나온다는 것입니다. 사람도 문제지만 문화가 더 큰 문제입니다. 기적같이 어느날 하늘에서 천둥이 내려와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일이 벌어져도 문화가 그대로 있는한 똑같은 사람은 얼마지나지 않아 생겨납니다. 법으로 그걸 고칠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많고 법도 중요는 하겠지만 법으로 다안됩니다. 법으로 다될것같으면 독재로 좋은 법공표하면 당장에 좋은 나라되는데 이세상에 엉터리같은 나라가 왜 그렇게 많겠습니까.  


싸움은 늘있는거다라고 한가하게 말할 일이 아닙니다. 그건 기본적인 합의와 공감대라는 기본위에서 의견을 달리할때 하는 말입니다. 즉 기본적인 국민통합 위에서의 논쟁을 말할때라는 것입니다. 극심한 불신으로 둘로 갈라져 있으니 국회표결은 하나마나입니다. 항상 전략적으로 뭉치기 때문에 소수파는 힘으로 막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바보같은 짓들을 합니다. 애들 급식주는 문제는 수백억들여서 전체투표를 하고 FTA같은 문제는 날치기로 통과시킵니다. 한다고 해도 미국은 몇년이나 논쟁벌리고 재협상요구해서 통과시키는데 우리는 이렇게 합니다. 국익보다 패거리 논리가 쎄지면 결과적으로는 서로 서로 나라죽이기에 나서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없어지지도 없앨수도 없는 상대편을 제거하기 위해 나라가 망가지던 말던 참을 성을 발휘하지 않습니다. 


노무현은 국민통합을 위해 나섰던 것입니다. 그 결과 그가 실패하여 재벌에게 한나라당에게 이용당하고 개혁을 실패시켰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노무현이 국민통합에 실패했다는 사실이 애초에 왜 국민통합같은 어리석은 일을 위해 나선거냐라고 욕할 일이 되지는 않으며 졌으니 내통했다는 논리가 되는것은 아닙니다. 지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걸어야 할 길이 있습니다. 거의 있지도 않은 신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자신과 자기 주변 사람에게 가혹한 길을 걸어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죽음으로까지 갔던 것은 외부의 압력도 있었겠지만 결국 공인으로서의 노무현이 그렇게 무너지면 그 자신보다도 우리사회가 구축할수 있는 마지막 신뢰의 디딤돌도 붕괴한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노무현은 돌아가심으로써 살아났습니다. 김어준도 노무현의 죽음앞에서 내가 뭘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고 하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저의 글쓰기는 개인적 내부적 동기로 시작된 것이지만 그것이 보다 사회적으로 변한 것에는 노무현의 영향이 큽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그 답은 서로 다를지 모르나 생각을 하게 했으며 참여정부의 역사적 의미를 죽음으로 지켜낸 면이 있습니다. 한국은 이명박 대통령 사저의 몇분의 일밖에 돈을 들이지 않은 '아방궁'에 살다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신 대통령이 있었던 한국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가 진짜로 이룩하려고 했던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삶의 방식, 문화, 철학의 문제인것입니다. 진짜 적은 목숨달린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비 합리적 삶의 방식, 잘못된 문화, 자기 성찰없는 철학인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나서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언젠가 또 비극을 보고 또 재앙을 맞을 것입니다. 


맺는 말


미국은 남북전쟁을 통해 게티스버그 연설로 말해지는 자유라는 가치를 공고히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쪽 사람이나 북쪽 사람이 이기는게 아니라 추상적인 가치였습니다. 그것이 미국이라는 사회의 기반이 되었던 것입니다. 중요한건 같은 미국사람이 다른 미국사람을 죽여 이기고 의기양양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죽인 사람도 죽임을 당한 사람도 모두 슬퍼해야 마땅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심지어 전쟁자체도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뭘 믿는가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뭘 믿는가가 중요합니다. 냉철한 논리좋아하는 분들이 나꼼수 열풍을 가르켜 부흥회니 뭐니 하고 비꼽니다. 나꼼수가 부흥회인것이 문제인게 아닙니다. 제대로된 부흥회인가가 문제입니다. 우리는 사실 부흥회가 필요하고 신앙간증이 필요합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부흥회나 신앙간증이란 기독교나 불교같은 종교가 아니라 내가 믿는 세상에 대한 고백을 위한 것 입니다.


공공장소에서 말은 삼가하지만 조선놈은 썩은 놈들이며 애초에 인간은 다 믿을게 못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 불신자들을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믿는 신앙인들의 부흥회에 초대해서 신자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을 위한 부흥회고 그것을 위한 신앙간증입니다. 


논리와 법으로 좋은 세상이 오는게 아닙니다. 좋은 세상은 믿음으로 옵니다. 기꺼이 성금내고 집회하고 청소하며 주변 사람 시끄럽다고 굴까봐 알아서 신경써주는 것은 믿음에서 나오는 행위, 즉 나하나를 넘어선 어떤 집단과 그 집단이 말하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생겨나는 행위입니다. 사람들의 공공의식은 그렇게 생기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생겨나는 많은 일들에 대한 문화적 철학적 반성이 필요합니다. 어느날 나는 회개했습니다라고 외친다고 당장에 새사람이 되는게 아니듯이 말입니다. 그 모든 반성은 여기에 다 쓸수도 없거니와 제가 다 쓸일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가치와 의를 생각하고 개혁의 과정중에 상처입는 사람을 생각하며 이기더라도 이기는 것을 안타깝고 슬프게 생각하며 나아가지 않는다면 민주정권 10년이 이룩해 내지 못한 것은 이룩될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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