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3.25
세상일을 선악으로 구분하는 방법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선악이 탄생하는 데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같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능력보다 더 빛나고 영향력있는 자리에 가는 것이 악을 탄생시키는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가 선을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의 능력보다도 더 빛나고 영향력있는 자리에 가게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세습을 받는 경우가 한가지인데 재벌집에 태어나서 부를 세습받는 경우가 그렇다. 세습은 꼭 이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서울대 졸업생들이 대단했다는 이유로 서울대만 졸업하면 대단한 평가를 받는 식의 학벌도 일종의 세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운이 좋은 경우도 많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지 않아도 갑자기 주식이나 땅값이 오른다던가 사소한 아이디어가 큰 주목을 받게 된다던가 하는 행운은 없는 것같아도 세상에는 참 많다. 우리는 마치 운명의 손에 의해 던져진 돌처럼 이유를 알 수 없게 출세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우리도 행운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하지만 그 행운이 너무 커서 우리가 그걸 감당하지 못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그게 바로 악의 탄생이다. 왜 악이 탄생하는가. 누군가가 행운으로 실력이상의 것을 가지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그걸 빼앗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가진자는 그걸 방어하려고 한다. 실력이 충분치 못하고 자신감이 없으니까 차별과 선입견이 탄생한다.
재벌가의 딸들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볼까? 이 세상의 1등신랑감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볼까. 그들이나 그들의 부모는 대부분 피해의식속에서 세상을 볼 수밖에 없다. 1등 신랑감과 결혼한 자신감없는 부인들이 모이면 세상의 젊고 매력적인 여자들은 전부 자신의 남편을 노리는 부도덕한 여자로 변한다. 그들은 그들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런 저런 최악의 사례를 서로 서로 이야기하면서 어딘가에 선을 긋고 그 선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악으로 혼란으로 규정하면서 차별을 한다. 이렇게 해서 재벌들이 모이고 고학력자가 모이고 무슨 대단한 집안사람들이 모이고 예쁜 여자들이 모이고 1등신랑감들이 모이면 그들 중의 상당수는 세상에 대해 선을 긋는 일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그 선의 바깥쪽에 있는 것이 악이라고 말하지만 결국 그런 선이 만들어 내는 악은 바로 자기 스스로다.
힘으로 조작으로 운으로 국가 통치자가 되면 어떻게 되는가. 그들은 그들의 연약함이 드러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왜냐면 온 세상이 그들이 가진 독재적 권력을 빼앗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감대 없는 권력자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악으로 규정한다. 악이기 때문에 그들은 박멸해도 좋은 대상이 되고 이렇게 결국 거대한 악은 탄생하고 마는 것이다.
반면에 자신을 낮춘 사람들은 선이 된다. 왜냐면 사람들이 모두 알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저 사람이 있는 곳보다 더 편하고 빛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는데 그보다 더 아래에, 더 불편한 곳에 있다. 이때문에 그 사람보다 더 빛나는 곳에 있는 사람들이 불편하게 된다. 대통령이나 교수나 국회의원이 이런 저런 권위를 즐기고 특권을 즐기고 있었다고 해보자. 그런데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나온다. 이 사람은 그런 권위를 포기하고 특권을 포기해 버린다. 그러면 그런걸 즐기는 사람들이 힘들어 진다. 더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게 된다.
노무현 시절에는 정말 별별일이 전부 정권의 비리였다. 김대중시절에 장관부인이 옷을 받은 일이 큰 비리사건으로 터졌는데 이 일자체가 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이걸 공격하는 언론이며 정치가들이 바로 그 이전의 보수정권을 옹호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었다. 요즘 정권은 어떤가.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국회의원 비서가 수억을 받아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대통령이 사저짓는다고 수십억짜리 돈이 부당하게 쓰여도 그런가 한다. 이젠 조단위의 비리 냄사가 나는 일이 터져도 그러거니 하는것이 일상이 되었다.
정치판의 예를 들었는데 개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다보면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가 들고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것에 원망의 마음이 든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다. 힘드니까. 배고프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서 외로우면 누구나 불평이 나온다. 그러나 자신이 하는 일이 진정으로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나는 두가지 생각으로 위안을 삼을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나는 그것이 진짜로 좋은거라면 남이 알아주거나 말거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이 해야만 하는 일이고 좋은것이니까 하는거라면 그냥 하는것이지 그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인기없는 학문을 하는데 배가 고프다고 불평하지만 사실 그 학문이 진짜로 좋은 것이라면 누구보다 나 자신을 구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사실 그 학문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도움되지 않는 것을 하면서 몰라준다고 불평할 수는없다.
또하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에 비해 내가 더 아랫 쪽으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렇게 함으로 해서 나는 큰 선을 탄생시킨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능력이나 내 일의 가치보다 더 높게 평가 받아 찬란하게 되어봐야 그것은 결국 나를 악으로 만드는 일이다. 나를 세상이 알아주지 않을 수록 세상에 더 큰 선이 탄생하는것이니 그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니 힘들고 배고플수록 세상에 좋은일이라 생각하면서 살아가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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