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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아이패드 프로 사용기

by 격암(강국진) 2015. 12. 11.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했다. 사실은 내가 쓸 것이 아니라 나이 드신 분에게 드릴 선물용으로 산 것이지만 셋팅을 위해 당분간 내가 만져 볼 예정이다. 




내가 아이패드 프로를 사기로 결정한 이유는 단순하다. 화면이 크고 빠르기 때문이다.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고 글자가 크게 보이니까 산 것이다. 나이든 사람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젊은 사람도 큰 화면이 주는 매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아이패드 프로를 보면서 뭔가 다른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만 나는 이 이유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릴 수 있다던가 스피커가 좋다던가 하는 다른 이유들은 그냥 여분이다. 


스마트기기는 화면이 크면 클수록 좋다. 화면이 크면 불편한 점이 생기지만 큰 화면의 장점이 워낙 크다. 지금 아이패드 프로 화면이 너무 크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삼성에서 5인치짜리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비웃음을 날리던 사람들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애플은 핸드폰이 손안에 들어와야 한다면서 그런 제품을 내놓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은 처음 방송에 나온 커다란 스마트폰의 모습에 실소를 금지못했다.


그러나 결국 스마트폰의 대세는 큰 화면을 가진 것이 되었다. 스마트기기는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큰 화면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그저 화면만 큰 아이패드가 아니라던가 화면만 큰 아이패드에 불과하다라고 말하는 것에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들은 화면이 크다는 것의 장점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 


화면크기로만 보면 사실 12.9인치도 엄청난 것은 아니다. 노트북 컴퓨터들은 대개 13인치고 15인치짜리도 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블릿과 노트북은 물건을 쓰는 방식이 다르다. 실제로 써보면 13인치짜리 맥 에어보다 아이패드에어의 화면이 왠지 더 거대하게 보인다. 이는 태블릿은 화면을 잡고 화면을 손을 대면서 쓰는 물건인 반면 노트북은 키보드를 만지면서 화면을 쳐다보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태블릿은 보다 인간에 가까운 기계랄까. 가까우니까 더 커보인다.


아이패드 프로로 사진을 찍어서 큰 화면으로 그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냥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13인치 맥에어가 있고 3대의 아이패드를 집에 가지고 있는 내가 봐도 그 화면은 인상적이다. 너무나 생생하고 압도적인 느낌을 준다. 


아이패드 프로에 티빙을 깔아서 티브이를 보니 그야말로 휴대용 티브이다. 가라지밴드를 켜보니 키보드가 훨씬 더 여유롭다. 나는 피아노 치는 재주가 없지만 건반을 쳐보겠다면 당연히 여유있는 쪽이 좋을 것이다. 나는 그다지 아이패드에서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킹덤러쉬나 카탄 같은 것은 좋아한다. 시험삼아 잠시 해보니 새로운 세상이다. 옆에 있는 아이패드가 너무 작아보인다. 역시 사람은 적응이 참 빠르다. 막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카탄을 같이 해봐야겠다. 


웹브라우저를 켜본다. 소문난 대로 아이패드 프로에서의 웹서핑은 놀라울 정도로 쾌적하다. 그러나 사실 내가 아이패드 프로를 산 이유는 아이패드의 글자가 여전히 작기 때문이다. 노인이 쓰기에는 말이다. 비록 전자책이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는 못하지만 전자책의 큰 장점중의 하나는 화면 사이즈에 따라 폰트를 얼마든지 키울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노인까지 가지 않더라도 나만해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이지 보통책의 폰트크기보다는 더 큰 쪽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휴대성에 대해 말해보자. 아이패드 프로를 받으면 우선 그 크기에 놀라고 들어보면 그 가벼움에 놀란다. 물론 그 크기에 비해 가볍다는 것이지 핸드폰같지는 않다. 하지만 너무 커서 팔근육이 땡긴다는 둥하는 소리는 과장이다. 이리저리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이며 이정도 배터리 시간에 이정도 무게가 나온다는 것이 놀랍다. 4세대 아이패드와 비교하면 훨씬 얇아서 정말 무슨 나무판같다. 


휴대성에는 크기의 문제도 있다. 확실히 아이패드 프로는 크다. 그러나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던 사람이라면 못들고 다닐 크기와 무게는 아니다. 그러나 버스나 지하철안에서 아이패드 프로를 꺼낸다면 아무래도 좀 어색하다. 그런 곳은 스마트폰이 좋다. 


노트북 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나는 이상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답은 이 기계로 뭘 하는가 하는 것에 크게 달려 있다. 휴대용 키보드는 날로 좋아지고 있으니 글을 쓰는 것정도야 문제가 될것이 없다. 웹서핑이라면 노트북컴퓨터보다 더 훌룡하다. 노트북 컴퓨터는 터치가 안되고 화면 확대도 쉽지 않으니까. 사용시간도 아이패드 프로가 더 길고 선전되고 있는 것처럼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해도 아이패드 프로가 더 좋다. 


하지만 파워포인트를 만든다거나 표나 그림이 많이 들어간 보고서를 쓴다던가 계산 프로그램을 돌린다던가 하는 것을 아이패드로 한다는 것은 좋지 않다. 프로그램의 문제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일들을 마우스와 키보드로 하는데 너무 익숙하다는 문제도 있는 것같다. 펜슬을 마우스의 역할처럼 사용하면서 휴대용 키보드와 함께 쓰게 되면 편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적응에는 시간도 걸리고 프로그램도 더 발전되어야 할 것같다. 아이패드 프로쯤 되면 훌룡한 모니터 사이즈이므로 나는 아이패드 프로가 듀얼 부팅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하지만 그건 지금 어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공짜로 주는 os x를 듀얼부팅이 되게 만들고 둘다 깔아주면 좋지 않았을 까? 


아이패드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태블릿의 위기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이패드 사용자로써 말하자면 그건 아이패드가 워낙 좋은기계라서 그렇다. 핸드폰이라면 몇년이면 쓸모가 없어지는데 나는 낡은 아이패드1도 아직도 잘쓰고 있다. 잘쓰고 있으니 새 것을 살필요가 없다. 그러니 판매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비싸다. 하지만 혹자가 말하듯 핸드폰 가격이 백만원에 육박하는 시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비싸다고 불평만 할수 없기도 하다. 아이패드 프로는 좋은 기계다. 아이패드1이 그랬듯이 오랬동안 쓰면서 돈값을 해줄 기계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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