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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음차는 전기차가 될거라고 믿는 이유

by 격암(강국진) 2017. 4. 10.

나는 지금 타고 있는 차를 처분할 몇년 뒤에는 아마도 전기차를 사게 될거라고 믿는다. 차는 한 번 사면 사실 10년은 탄다고 봐야한다. 때문에 다음 차를 휘발유차를 타는 것은 매우 나쁜 선택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년안에 온세상이 전기차를 쓰게 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10년뒤에는 충분히 그럴 것같다. 유럽에서는 이미 2030년이후에는 새로운 내연기관 자동차의 출시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고 하지 않은가. 그러니 비싼 돈주고 10년동안 후회하기 보다는 전기차를 미리 쓰는 쪽을 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내가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반드시 그것이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때문만은 아니다. 나로서는 전기차가 어느 이상만 좋아진다면 휘발유차보다 훨씬 더 매력이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내가 그렇게 믿는 이유에는 몇가지가 있다. 

 

첫째로 연료비가 싸다. 전기차를 몰 때 과연 가솔린 자동차보다 얼마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계산방식에 따라 답이 구구절절하다. 혹자는 휘발유 연비로 따졌을 때 전기차의 연비는 리터당 백킬로미터 이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서울에서 부산가는데 오천원정도면 갈 수가 있다면 왜 전기차를 타지 않을까? 이것은 전기차를 충전했을 때 드는 전기비를 휘발류 리터로 환산한 후에 나오는 계산이다. 그런데 사실 여기에는 전기를 어떻게 충전하는가에 의존도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대부분의 계산에서 전기차의 연비는 휘발유차의 연비보다 적어도 두배는 좋게 나온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전기차를 쓰게 되면 전기비가 비싸질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그럴 수도 있다. 게다가 전기차는 베터리를 소모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 즉 오래타면 배터리용량이 작아져서 배터리를 사야하므로 결국 큰 돈이 든다는 것이다. 또 한국에서는 가정용전기비에서 누진세도 붙는다. 그러나 전기차는 휘발유차보다 근본적으로 뛰어난 두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로 자동차가 휘발유를 동력으로 전환시키는 에너지 효율성보다 즉 자동차 엔진의 효율성보다 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성이 좋다는 것이다. 자동차엔진은 당연히 크기나 무게등의 제한으로 발생하는 에너지의 상당부분을 열로 낭비한다. 이것은 발전소의 경우와는 다르다. 둘째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은 반드시 휘발유나 경유만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풍력, 수력, 화력에 원자력, 지력등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다시 말해서 전기차는 더 작은 제한조건속에서 에너지를 소비한다. 따라서 여러가지 다른 조건 때문에 경우에 따라 전기차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차가 더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여러 다른 문제들은 전기차 대중화에 따라 해결되어질 것이다. 

 

둘째로 자동차의 성능이 뛰어나다. 나는 가속성능이 뛰어나고 정숙도가 높으며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운행을 할 수 있는 차가 당연히 좋다. 전기차가 그런 차다. 모터를 쓴다는 점과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다는 점때문에 전기차들은 엄청나게 비싼 슈퍼카가 아닌데도 그런 능력을 보여준다. 게다가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점점 실용화되고 있는 자율운전이다. 휘발유차와 전기차는 어떻게 말하면 주판과 컴퓨터의 차이와 비슷하다. 기계적인 부분이 많은 휘발유차를 자율운전으로 조절하는 것이 쉬울까 아니면 기계적인 부분이 훨씬 적은 전기차가 제어가 쉬울까. 엄청난 속력으로 주판알을 움직여서 계산을 하는 로보트 손을 만드는 것보다 그냥 컴퓨터 연산으로 계산을 하는 것이 더 빠르고 간편하지 않겠는가.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는 기어가 1단이니 2단이니 하는 소리가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지 못하겠다는 시대에 살게 될지 모른다. 

 

내가 쓸 다음 차에는 그런 기능이 없겠지만 모터로 움직이는 차는 이론적으로 네개의 바퀴가 모두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주행도 가능하다. 때문에 본격적인 전기차의 시대가 오면 자동차의 움직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을 초월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차를 주차할 때 그냥 90도로 바퀴가 돌아서 수평으로 들어가면 얼마나 좋겠는가. 지금 그게 어려운 것은 구동축이 하나의 엔진에서 동력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사실 지난 반세기동안 그리 많이 발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자동차가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났다. 그것은 단순히 차가 전기로 간다는 것이 아니라 주행성능이나 실내 구조 같은 것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연기관이 주던 제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는 상상보다 멀리 있으니 거기에 속아서는 안된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미래는 이미 우리 코앞에 있다. 우리는 이미 상당히 매력적인 전기차를 가지고 있다. 그것도 두대나 된다. 하나는 쉐보레 볼트 ev고 또 하나는 테슬라의 모델3이다. 이 두차는 이미 판매중이거나 대량 생산하기 직전에 있다. 그리고 이 차를 시승해 본 사람들 모두가 말하는 것은 이 차의 성능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대로 말이다. 그러니 4-5년안에 상당히 싸고 좋은 전기차가 대중화될거라고 믿는 것은 그다지 성급한 이야기는 아니다. 

 

 

 

쉐보레 볼트 ev

 

 

마지막 이유는 전기차가 일단 대세가 되게 되면 내연기관 자동차는 점점 더 불이익을 당하게 될거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쓰고 인터넷 뱅킹을 하는데 그걸 못쓰고 아직도 은행에 가서 지로용지로 돈을 내려고 하는 노인들을 생각해 보라.  그들은 과거보다도 오히려 더 삶이 피곤해 졌다. 비용측면에서 은행은 점점 더 그런 방면으로 서비스를 줄인다. 마찬가지로 전기차 사용환경이 좋아질 수록 내연기관 자동차의 운행 환경은 급속도록 나빠질 것이다. 부품은 비싸지고 수리소는 줄어들고 주유소는 드물어 질 것이다. 그리고 매연을 내뿜는 당신의 차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점점 더 무거워질 것이다. 일단 내연기관차가 소수파가 되면 그런 자동차를 위한 연료인 경유나 휘발유에는 비싼 세금이 붙기 쉬울 것이다. 어쩌면 어느 지역에는 아예 진입이 금지 될지 모른다. 흡연자 단속을 생각해 보라. 

 

잘 달리는 전기차들에 비하면 고물차처럼 움직이는 당신의 차는 이제 애물단지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전기차들은 6초나 7초에 시속 백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차들이 도로에 우글거릴때 당신이 차선을 바꾸거나 추월을 하는 일이 쉬울까? 마치 차들이 가득한 길에 마차를 몰고 나온 사람처럼 느끼게 되지는 않을까?

 

이것이 먼 미래처럼 느껴질 수 있고 당장 내년부터 뭐가 바뀌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했다시피 차는 요즘은 10년은 쓴다. 비싼 차를 샀는데 5년뒤에는 골치덩어리가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으며 그때쯤에는 내연기관차는 중고값이 엉망일지도 모른다. 뭐가 다가오는지 보다 뻔한 시대가 되면 말이다. 

 

전기차는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다가오고 있고 아마 지금부터 한 십년은 과도기의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있는 차는 버릴 수는 없는데 정부는 그걸 빨리 버리라고 야단 부리는 그런 미래가 다가 올 가능성이 있다. 말과 자동차가 길에서 같이 다니는 그런 시대다. 이 세상에 지금 얼마나 많은 자동차가 있는가를 생각하면 그건 정말 대단한 소동일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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