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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한 한국

by 격암(강국진) 2016. 10. 27.

대한민국이 최순실게이트로 흔들리고 있다. 정치에 대한 나의 마음은 일찌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이래 처참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와 더 처참해지지는 않지만 이번 최순실 사건에서 흘러나오는 단어들의 저열함이란 어쩌면 그렇게도 비참한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은 하나의 국가인데 흘러나오는 말들은 무슨 어디 동네의 친목계 계주 이야기보다 훨씬 더럽고 비열하다. 


일단 사이비종교 교주와 그 딸의 이야기에서 시작하더니 등장인물중에는 호스트 빠 종업원도 있다. 최순실은 이대사태로 말타는 그녀의 딸과 함께 그 인성의 저열함을 한편으로 보여주더니 여기저기 들쑤시는 곳마다 그야말로 한 국가의 국정을 운운하기는 커녕 동네 반장도 해서는안되는 인격파탄자임이 들어난다. 


노무현 정권때 국가재정적자가 누적으로 10조일때 나라가 망한다고 떠들던 세상이 이명박때 90조가량의 적자가 나도 조용할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권은 이대로면 5년간 165조를 적자낼것같다고 하는데도 나라망한다는 소리는 언론에 드물다. 그간에 아이들에게 무상급식하면 나라 망한다고 떠들던 사람들의 얼굴과 4대강에 퍼부었던 돈 그리고 지금도 들어가고 있는 돈들만 떠오를 뿐이다. 


이런 현실이 언뜻 보아 최순실 사건과는 무관해 보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순실 가족이 가졌다는 그 많은 회사들과 재산들은 다 어디에서 나온 것이며 최순실이 국정을 주물럭 거리면서 권력만 남용했겠는가 부패하지는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결국 줄줄 새던 재정적자가 다 어디로 갔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최순실이 재단을 세우면 대기업들이 순식간에 수백억씩 가져다 바치는 이런 나라에서 국민들의 재산이 온전히 지켜질 수 있었을까? 대기업은 돈을 벌자고 그 돈을 바쳤을 터이니 더 많은 돈이 국민의 재산에서 유출되었을 것이다. 담배값올리고 기름값 올리고 서민들이 쓰는 물건에 붙이는 세금은 죄다 올려서 그 돈을 다 누구 주머니에 집어 넣었겠는가?


나는 호스트빠라던가 사이비 종교 교주라고 해서 항상 틀린 말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신뢰와 투명성이다. 그들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그렇게 음지에서 국정을 농락하는 것이 아니라 양지에서 의견을 내고 평가를 받았어야 했다. 그렇게 하는데에는 나름의 어려움이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것이 정도다. 정도가 정도인 이유는 현대 사회는 복잡하고 빨리 변하기 때문에 투명하게 정보를 모으고 결정하지 않으면 결국 그 결정이 제대로 될 수 없다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라의 재산을 지키라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대통령은 금고의 열쇠를 누구에게 주고 놀고 있었는가? 청년도 노인도 희망이 없어서 자살률이 한없이 올라가는 이 나라에서 니들도 부모 잘만나지 그랬냐는 철없는 소리를 최순실의 딸에게 우리는 들어야 한다. 애초에 형식에 맞춰서 대통령을 할 능력도 없는 사람이 무리하게 대통령직을 맡아서 하겠다는것은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이 내가 하겠다며 운전대에 앉는 것과 뭐가 다른가. 사람들 다 죽고 난 뒤에 그저 미안하다고 하면 다인가.


박근혜 정권에서 기억에 남는 일은 여러가지지만 그중에 제일은 세월호였다. 세월호사건이 일어난 정황도 권력의 부패로 인한 것같아 보이지만 그 사건이 일어나자 청와대가 대놓고 우리는 콘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바로 그 부분이 기억에 또렸히 남는다. 그러니까 운전할 능력도 안되면서 왜 운전대는 잡는가. 미친거 아닌가? 


세상은 특검을 요구하고 이 사건의 진실은 계속 파헤쳐져야 하겠지만 사실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지금은 언론도 사법부도 경찰도 국민이 믿을 수가 없다. 노인이 물대포 맞아서 쓰러졌는데 병사라고 하고 부검하자고 하는 인간들에게 무슨 신뢰가 가겠는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태블릿 피씨를 검찰에게 먼저 넘겼으면 이렇게 보도가 되었을 거라고 믿는 국민은 도대체 전국민중에 몇퍼센트나 되는가. 


도대체 나는 처음부터 왜 박근혜가 대통령을 하고 싶어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집안재산으로 죽을 때까지 호화롭게 살아도 뭐하나 부족할 것없는 여자가 왜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가. 대통령이 되기전에도 그랬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기자들에게 질문받고 대답할 능력도 안되서 제대로 기자회견도 안하는 정도의 여자가 왜 대통령이 되려고 고집하는가 말이다. 그 무능력과 무소신이 결국 나라를 이지경이 되도록 만드는게 아닌가. 


한국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속에서 이조시대나 삼한시대로 올라가서 사이비종교와 부패가 판을 칠 뿐만 아니라 사고 방식자체가 전근대적으로 돌아가는 나라가 되었다. 시스템에 따라서 투명하게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개인적 친분으로 돌아가는 나라는 근대국가가 아니다. 그건 예전의 부족이라고 해야 한다. 대기업 회장의 딸이라고 해서 비행기의 방향을 돌린다던가 아파트 주민이라고 해서 아파트 경비원을 머슴 취급한다던가 하는 것이 다 전근대적인 사고 방식이며 바로 딸이 성적 나쁘면 대학교에 부모가 찾아가는 것이 전근대적인 사고 방식의 극치다. 


한국은 추하다. 그 추함이 적나라하게 들어난 지금에도 그 추함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벌거벗고도 뻔한 거짓말을 계속하는 역겨움이 계속 되는것을 보자니 도대체 언제까지 이 고문이 계속되어야 하는지 아득하기만 하다. 이 나라는 군대도 부패하고 사법부도 부패하고 언론도 부패하고 경찰도 부패하고 심지어 전문가집단도 부패했다. 우리도 필리핀이나 멕시코나 어디 그보다 더 흉한 나라처럼 변해야 만 한다는 것인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국가 권력을 잡고는 그걸 뒤로 빼돌려 내돌린 지금 대통령의 기여가 아주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고도 청와대에 계속 앉아 있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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