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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세상보기

중국 생각, 미국 생각

by 격암(강국진) 2017. 12. 19.

요즘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다녀온 이야기로 말이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번 방중이후 한중관계는 정상화되었거나 거의 정상화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한중간의 긴장 고조가 없다는 것에 나는 안도하게 된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대통령이 방중하기 이전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을 방문했었다. 그리고 자금성을 비우는 정성까지 들여가며 중국은 미국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언뜻봐서 기이한 일이다. 결국 미국의 주한미군이 들여오는 사드때문에 한국에 이런 압박을 가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미국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중국은 환대를 하지 결코 압박을 가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치사하지만 이것이 국력의 차이다. 사드는 단순히 사드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북한이 지금 일반적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어떤 입장에 처해있는 가를 보여준다. 결국 압박의 대상도 진짜 유감의 대상도 미국이지만 중국은 한국을 치고 북한 카드를 쓴다. 마찬가지로 미국은 한국과 북한을 이용해서 동아시아의 정세에 관여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그러므로 결국 북한과 한국의 대립은 그저 양쪽 모두를 강대국들을 위한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은 돈을 국방비에 쓰고 있으며 사상적 금제에 있고 중국과 러시아로 가는 길이 막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것은 한탄이 나오는 일이다. 혹자는 독일통일과 남북한 통일을 비교하기도 하는데 동독은 육지속의 섬이어서 서독이 동독때문에 정신적으로는 물론 지리적으로도 고립되는 일이 없었다는 것은 큰 차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말하면 미국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그런 경우 한반도 정세를 통해서 동아시아에 간섭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중국도 한국주도의 통일이 결국 미국의 앞잡이인 한국이 중국과 국경을 접하는 꼴이 되는 것이 되는 것이 싫으니 한반도 평화나 통일을 싫어할 것이다. 


설사 남한과 북한이 통일까지는 원하지도 않고 그저 일본이나 중국과 한국이 지내는 것처럼 남북한 자유왕래가 일어나는 상황까지만 원한다고 해도 중국과 미국은 그것을 위험한 상황으로 여길 것이다. 왜냐면 두 국가의 문화적 역사적 관계때문에 자유왕래가 곧 흡수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한국이 친중국가로 변해서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통일을 추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한국이 미국을 적대시하는 것은 온당치도 못하고 현명하지도 않다. 물론 모든 나라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편 것이지만 한국이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게다가 의리따위 잊는다고 해도 중국이 미국보다 공평할 것이라던가 욕심이 없을 것이라는 것은 더 큰 착각이다. 중국은 호시탐탐 한반도를 아예 중국으로 편입하고 싶어한다. 몇몇 중국사람들은 외국에서 한국도 중국의 일부라고 내놓고 떠들고 다닌다.


결국 한국과 북한이 가야할 길은 자기 생각을 가지고 중립국가로 가는 길이다. 적어도 강대국에게 지나치게 이용당하는 길은 피해야 한다. 지금 걸핏하면 국민들을 종북으로 부르고 무조건 미국만세만 부르는 사람들은 한국을, 나아가 한반도 전체를 위기로 몰고 있다. 일본은 한반도 전쟁이 나면 속으로 만세라도 부를 것이다. 일본은 과거사를 청산하고 지역국가의 일원으로 되는 길을 택하지 않고 무조건 친미노선을 택한 결과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을 지경이다. 이 지역에 만약 한국과 북한이 없었으면 미국을 대리해서 중국과 긴장을 만드는 것은 일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보다 소국이면서 이용만 당하고 일본이 맞을 매까지 혼자서 맞고 있다. 바보같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다 깨버렸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된 상황이었다. 


미국은 이런 상황에서도 사드의 피해에 대해 미안해 하지 않는다. 중국을 강하게 말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한국에게 무역통상압력이나 넣는다. 미국과 중국중 어느 나라가 훌룡한 나라인가라는 질문이 우리가 지금 던져야 하는 질문이 아니다. 우리가 바보같이 손해 보지 않으려면 어떤 정책을 취해야 할 것인가가 우리가 던져야 하는 질문이다. 오늘 신문에 보니 중국과 전쟁도 불사하겠다 운운하는 국회의원도 있다. 언론은 문재인 정권이 중국외교에 실패하기만 바라는 것같다. 입만 살아서 여러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저런 사람들이 과연 진짜 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자기를 희생할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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