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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이 실종된 평창 올림픽

by 격암(강국진) 2018. 1. 10.

평창 올림픽이 한달도 안남았다. 나는 그저 평범한 시민중의 하나로서 가끔 부딪히는 평창 올림픽 뉴스나 광고만으로 판단했을 때 평창올림픽에 대해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우려의 핵심은 평창 올림픽에 문화관광이 실종되어 보인다는 것이다. 


올림픽은 물론 스포츠 축제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 경기가 인기 프로 스포츠처럼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것만으로 올림픽에 사람들이 모여들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이다. 집에 편안하게 중계를 보지 않고 평창까지가서 비싼 돈내고 꼭 직접 눈으로 경기를 관전해야 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올림픽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사람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큰 축제며 문화관광상품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대개 3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어야 평창에 가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광고를 보면 그냥 김연아같은 스포츠 유명인들이 나오는 선전뿐이다. 이래서는 뭔가가 크게 잘못되어져 있다.


평창올림픽에 빠져 있는 것은 지역색이다. 즉 평창자체에 대한 투자와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평창군은 인구가 4만3천5백명밖에 되지 않는 곳이라 그 자체로 대단한 문화상품이 있기가 힘들 것이다. 그러나 문화 관광상품은 만들기 나름이다. 산천어축제로 유명한 화천도 인구 이만칠천에 불과하다. 화천군도 관광상품을 만드는데 국가적인 인적 물적 투자가 들어가는 평창에 아직도 이렇다할 자랑거리조차 없다는 것은 아주 아쉬운 일이다. 깨끗한 평창이든 맛있는 평창이든 따뜻한 평창이든 뭔가 문화적이고 지역색있는 것을 만들었어야 하고 없다면 지지미건 토속맥주건 바베큐건 장어건 라면이건 몇년에 걸쳐서 지역음식도 개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까지의 평창올림픽 선전을 본 사람들은 생각해 보라. 위에서 내가 거론한 먹거리나 문화상품따위를 함께 선전하면서 평창으로 오라고 하는 경우와 지금까지의 광고가 어떻게 다른지. 우리는 물론 김연아같은 유명 스포츠 선수도 보고 싶지만 그게 아니라 평창에 존재할 수도 있는 친절한 평창 사람들도 만나고 싶다. 그것이 평창이라는 지역을 방문하고 싶은 이유가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초라해 보일지 몰라도 평창 올림픽 광고도 평창 지역민이나 지역문화상품같이 평창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을 광고하는 쪽이 좋았을 것이며 적어도 그런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러는 가운데 일전에는 평창올림픽때의 특수를 이용해 먹겠다는 숙박업소들이 터무니 없는 바가지를 씌웠다는 기사가 난적이 있다. 그 일로해서 평창의 이미지는 내가 이제까지 말해 온 것의 정확히 반대방향으로 홍보가 되었다. 즉 볼거 없고 불친절해서 올림픽 경기 아니면 머물고 싶지 않은 곳이다. 


올림픽이란 어마어마한 국가예산이 들어가는 것인데 그걸 준비하고 홍보하는 것이 이렇게 기본이 안되보인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 안타깝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의 뉴스를 보니 평창의 숙소들은 예약이 없어서 비어있고 그걸 보도하는 기사의 댓글에는 이전의 바가지 뉴스를 언급하면서 평창사람들을 비난하는 네티즌으로 가득했다. 


이 모든 것은 참으로 이명박 박근혜 스럽고 최순실스럽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화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올림픽을 준비한 결과가 이것이다. 아마도 그들이 문화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임명한 것이 아닐까. 남은 기간동안 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좀 더 다른 홍보와 좀 더 다른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남은 기간을 생각하면  이미 때는 늦었다. 다만 북한의 평창참가가 평창에게 좋은 소식일 수는 있을 것이다. 평창의 평화이미지가 훨씬 더 강화되었고 평창 뉴스도 더 나올테니까 말이다. 아무쪼록 처참한 결과만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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