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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해라. 우리는 강하다.

by 격암(강국진) 2019. 7. 17.

요즘은 한일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그러다보니 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많이 있다. 예를 들자면 일베의 국산품 불매운동이나 한국은 망해야 한다고 말하는 극우성향 시민 그리고 일본 야후 사이트에서 한국을 망신주고 있는 조선 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들같은 것이 그렇다. 일베의 국산품 불매운동이란 우리나라 사람이 한국과 일본이 싸워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니까 거기다대고 우리는 국산품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말한다는 이야기다. 반정부 성향의 극우들은 빨갱이보다는 차라리 일본식민지가 좋다고까지 망말을 한다. 그런 사람들이 조선 일보 기사에 그런 이야기들을 풀어쓰면 그 댓글에 좋아요가 달리고 그게 번역되어 일본 시민들에게 전달된다. (이런 젠장). 


나로서는 이들이 여러가지 의미에서 정상을 크게 벗어났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말하면 의견이 다른게 아니라 미쳤다는 말이다. 나는 일찌기 이스라엘에서 2년간 살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는 아픔을 즉 국가없는 사람들이 겪는 아픔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걸 보면서 이러니 저러니 보편을 말해도 어디까지나 아직도 세계는 국가들의 세계이며 국가라는 공동체와 보호망이 없을 때 개인들이 얼마나 비참해 질 수 있는가를 느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이라는 테두리를 자랑스럽고 소중히 생각해야 하며 그 공동체를 공격하는 외부세력이 있다면 그걸 방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그 국가란 무엇인가. 영화 변호인 속의 송강호가 말해주고 있다. 국가란 국민이다. 이게 상식이다. 이들은 이런 상식을 크게 벗어나 있다. 죄없이 맞고 있는 한국을 자국민이 공격한다. 


내가 말한 내용은 때로 민족주의니 국가주의니 해서 공격받는 일도  있지만 그것도 정도문제다. 세상에 이런 우익이 어디에 있냐는 한탄에는 한국 사회가 민족주의나 국가주의가 지나쳐서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기괴한 생각만 있을 뿐 그런 상식을 시민들에게서나 찾을 수 있다는 한탄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시민들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데 신문의 사설을 보고, 우리나라의 부자들을 보고, 대학의 지식인들을 보고 있으면 대부분 미친 놈들같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언제나 국민을 가르치려고 하고, 그들이 미쳐있으니 세상 어느 나라에나 있는 소수의 미친 사람들이 자신이 정상인 줄 알고 주류노릇을 하려고 한다. 부자들에게 돈까지 지원받아가면서 말이다. 걸핏하면 성조기나 일장기를 흔드는 그 사람들은 자신들을 일본인이나 미국인이 좋아할 걸로 생각하는 모양이고 그래서 트럼프가 문재인과 보조를 맞추면 충격도 받는 모양이지만 일본에 10년 미국에 4년을 살았던 나로서 말해주자면 선진국 국민들이 가장 인간같지 않게 보는 것이 바로 딱 우리나라 보수같은 사람들이다. 세상 어느 선진국에서 자국에 대해 이런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행세를 하는가. 멍청이 부시가 전쟁을 해도 일단 전쟁에 들어가면 미국의 정치가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현직대통령이 우리의 사령관이라고 선언한다. 외국과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병역비리를 저지르면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이명박 정권때 처럼 국방부장관말고는 전부 병역을 의심스럽게 뺀 사람들이 모여서 국방을 논할 수 있을까? 정상적인 국가의 엘리트들은 전쟁나면 가장 먼저 나가 싸워 죽는다. 그걸 영광으로 알고, 그게 엘리트 층의 의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통상에 대한 협박이 들어오자 청와대의 김상조 정책실장은 방송에 출현해서 어느 정도 이런 일은 예측했고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대비를 했다고 말한다. 물론 이것은 정권의 일부인 사람이 하는 일이지만 동시에 이게 외적의 압력에 대해서 진짜 지식인이나 엘리트가 할 일이다. 다시 말해 이게 아무 일도 아닌 것은 아니지만 너무 공포에 떨지 말것을 당부하고 우리가 힘을 합쳐 싸워 나가면 이길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진짜 지식인이라는 것이다. 배에 파도 좀 쳤다고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이러다 다 죽는다고 호들갑을 떠는 겁쟁이가 어떻게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번에 보면 언론의 보도도 그렇고 인터넷의 글도 그렇고 호들갑에 오버액션이 넘치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한국으로서는 침착히 의도를 파악하고 국제적 여론을 끌어 올 수 있도록 작업을 하면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차분히 실시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당장 대통령이 연락하라, 아무 대책도 없는거냐고 호들갑이고, 일본은 잘 준비했는데 우리는 방심하고 있다는 둥, 우리의 피해가 일본의 몇백배는 된다는 둥 야단이다. 국민 겁주지 못해 안달이고 협박하는 일본에게 우리가 죽을만큼 겁먹었으니 조금만 더 겁을 주면 항복할 거라는 사인만 열심히 던진다. 



제일 꼴불견인것은 그런 사람들이 국민들이 하는 불매운동을 지목하면서 감정적이 되지 말라는 둥, 소용이 없다는 둥 떠드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우리 사회의 자칭 엘리트보다 훨씬 뛰어나고 훨씬 현명하다. 박근혜를 탄핵시킨 것은 말그대로 국민이었다. 그때도 여권이고 야권이고 방송이고 국민에게 떠밀려 탄핵을 성공시켰지 누가 앞장서서 지도한게 아니었다. 그때도 감정적이지 않게 침착하게 대오를 지킨 것은 국민이었고 호들갑을 떨면서 하나 도움이 안되었던 것은 정치인들이었다. 그래서 적어도 지금의 한국은 박근혜의 한국보다는 훨씬 자랑스럽고 안전하다. 그래서 탄핵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한국의 국가 시스템은 안전했다. 폭도가 날뛰고 무법국가가 되어 군대가 출동하지 않았다. 


본래 대중의 뜻이란 애매한 데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민주주의를 한다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국민투표로 정부를 구성하고 국회를 구성하는거 아닌가. 


그것은 특히 우리나라처럼 대중은 현명한데 엘리트나 상류층이 어리석고 함량부족인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일본이나 미국의 엘리트들은 주인의식도 있고 능력도 우리나라의 그들보다 더 뛰어나다. 그래서 한국의 엘리트들은 자신의 무능을 한국의 무능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지도자니 석학이니 잘난체 하지만 나라밖에서는 초라한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이 대표하는 한국이 어떻게 강할 수가 있겠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나라가 이만큼이 된 것은 모두 대중이 현명하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잘난 지도자 때문이 아니다. 


개인으로서 대중의 뜻에 반드시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나라에서는 국민의 뜻에 대해 겸허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국민이 불매운동을 하기로 결정했으면 그런가보다하면 되는 것이고 이견이 있다면 그걸 밝히면 되는 것이지 감정적이 되지 말라는 둥 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애를 가르치듯 말하는 것은 웃기는 것이다. ('니가 감정적이고 니가 호들갑이거든?')


앞으로도 시시각각 상황은 변해갈 것이다. 그러면 그에 맞춰서 행동하면 된다. 제발 맞지도 않는 엉터리 예측으로 사람들을 쥐고 흔드는 엉터리 엘리트들과 그들에게 발맞춰서 날뛰는 미치광이들의 행동따위는 그만봤으면 싶다. 진정해라. 약한 건 당신들 뿐이다. 우리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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