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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세력인가 아니면 뒷다리 잡는 매국노인가.

by 격암(강국진) 2020. 8. 18.

항상 집중된 권력에는 비판이 따라 붙습니다. 그리고 이때 아주 중요한 질문이 제기 되지요. 과연 권력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전체 공동체를 위해 기여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실은 전체를 망치고 있는 배신자, 매국노인가 하는 겁니다.

 

비판에 대한 입장중 가장 반박하기 쉽지만 꽤 널리 퍼져있는 것은 비판은 언제나 옳다는 주장입니다. 즉 비판을 억압하면 부패하니 무제한의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지요. 이건 말도 안되는 주장입니다. 현실에는 언제나 무한대의 가설이 존재하고, 무한대의 주장이 존재합니다. 만약 모든 주장에 대해 다 동등하게 취급하고 검증해야 한다면 그에 따르는 비용도 무한대가 될 겁니다. 나라가 망하는 거죠. 예를 들어 누군가가 부동산 소비세를 열배 올리면 천국같은 나라가 된다고 해봅시다. 이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증명할 방법은 없습니다. 확실한 것에 가까운 건 해보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 국가경제가 치명타를 입으면 어쩌죠? 뭐든지 해보자고 하면 다 해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결국 이런 저런 추정을 가지고 해보지도 못한 채 떠드는 수밖에 없는데 이런 과정은 결코 확고하게 가설을 기각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부동산 소비세를 열배 올려서 결과가 나빠도 우리는 언제나 이런 저런 작은 세부사항에서 실수했으니 다시 해봐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비판을 억압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예는 이상한 광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순신장군이 왜군을 맞아 싸우는데 뒤에 있는 사람들이 이순신 장군이 군령을 들었네 말았네 하면서 이순신장군을 고문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 나라가 망하죠. 이런 일이 벌어져도 "그래도 이순신은 절차를 지켜야 했다"거나 "그래도 군령은 지엄한 것이다"라거나 떠들 수 있지만 "왜적"과 싸우는 이순신을 방해하는 사람은 과연 애국자일까요 아니면 매국노일까요? 특히 전선의 앞이 아니라 뒤에서 편안하게 입만 움직이는 사람들이 말입니다. 

 

그러나 물론 비판을 이런 논리에 의해서 일괄적으로 누를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대개 권력과 비판에 대해서는 같은 논쟁이 자주 벌어집니다. 우선 지금 권력을 잡은 세력은 "우리는 지금 아주 큰 악과 싸우고 있다 그러하니 대안도 없이 권력자를 방해하는 사람들은 매국노다,"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권력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대안이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해도 저런 권력자보다는 잘할 수 있다. 저 권력자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게 아니라 문제 그 자체다. 즉 문제를 만들고 있다."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돌아보면 민주 정권과 보수 정권에 대해서 찬성반대론자들은 대개 이런 논리를 반복했습니다. 그 논리가 거의 같아서 내로남불 즉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비판은 무제한으로 허용해야 한다던가, 큰 일과 작은 일, 유능과 무능은 구분될 수 없으며 각자 자기 합리화가 있을 뿐이다라던가하는 말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거야 말로 나라를 포기하는 것이죠. 세상에는 선악도 없고 정의도 정의아닌 것도 없다는 허무주의로 가는 길일 뿐입니다. 

 

저는 오히려 한국이 이제는 단호하게 과거와 결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번 말했지만 저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지지자입니다. 제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이 들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이들의 반대편에 있는 보수 진영이 이들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이 틀렸다라던가, 문재인이 하는 일이 엉터리다라는 말은 가능합니다. 그리고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니까 이명박이나 박근혜같은 인물로 대안을 세우자가 답은 아니라는 겁니다. 제 아무리 현실이 분통이 터져도 말입니다. 만약 이 문제가 아니었다면 저는 딱히 누구의 지지자라고 여러번 말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한국 정치는 고약해서 마치 진화론에 미심쩍은 면이 있다는 지적을 하면 신이 생명을 창조했다는 증거가 되는 것같은 논리가 퍼집니다. 즉 문재인이나 민주당이 완벽하지 못하면 미통당이 대안이라는 증거처럼 여겨진다는 겁니다. 그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증거는 끝없이 반복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전광훈과 사랑제일 교회 사태를 봅시다. 코로나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그리고 누구나 알듯이 그들이 반문재인 정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지금, 만약 미통당같은 보수정당이 앞에 나서서 이런 시국에 코로나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거나 위험하게 집회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전광훈을 말렸다면 저는 제가 뭘 믿건 미통당도 합리적 보수세력으로 이 나라의 정권을 맡을 후보자격이 있다고 인정 할겁니다. 지금의 정치구도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말리면 마치 탄압처럼 보일테니 미통당이 나서야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광훈을 지지하고 같이 집회에 참석하죠. 저는 자기편에 득이 되어 보이면 어떤 일에건 방관하는 자들은 대안세력이나 합리적 세력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을 해도 여자라면 우리편이라는 식으로 구는 페미니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정받을 수 있는 진짜 페미니스트라면 가장 먼저 그런 여자들을 비판해야죠. 남자가 여자를 비판하는 것보다 여자가 여자를 비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도 즉각 알아차릴 겁니다. 

 

지금 다른 나라들은 국가경제의 20% 30%가 축소된다고 할 정도로 난리입니다. 비교적 국가예산을 덜 쓴다는 우리나라도 수십조씩 코로나 때문에 쓰고 있습니다. 이 판국에 코로나가 "왜적"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과연 대안 세력일 수 있습니까? 그들이야 말로 외적이 처들어 와서 나라가 망하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생길까 싶어서 외적과 야합하는 미친 세력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박근혜와 이명박을 비판한 것이 뒷다리를 잡은 것이었을까요? 우리나라 방역 재앙의 시작은 제가 알기로 이명박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마자 구제역이니 조류독감이니 해서 나라가 정말 난리가 났고 그게 박근혜 때의 메르스까지 이어졌죠. 지금 세계가 칭찬하는 한국의 국민의료보험도 박정희가 시작했네, 노태우가 확대했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때 입니다. 암수술하면 집안이 망하는 나라에서 암수술이 별거 아닌게 된게 그때입니다. 박근혜와 이명박이 무슨 비전이 있었습니까? 무슨 리더쉽을 보여줬습니까? 세월호 이야기가 반복해서 나오는게 그때는 나라에 지도자가 없는 것같았기 때문이 아닙니까?

 

이제 정권이 바뀌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저는 과연 지식인이며 언론이며 재계며 다들 과연 뭘 생각하고 움직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정권이 무너지면 정말 좋은 세상 오는거 맞습니까? 이 정권에 시비거는 사람들이 정말 "대안을 가지고, 진정한 전체 이익을 위해서" 비판하는거 맞습니까? 그냥 정권을 두들겨 패고 뭘 하든 이 정권이 하는 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면 권력에 저항하는 양심적 소수파가 되는 겁니까? 외신이 한국 칭찬하면 언론들은 침묵합니다. 한국 언론들이 하도 말도 안되는 정부비판을 해서 일본인들이 그걸 자기 신문처럼 애독합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OECD 1등이라도 별거 아닌 것처럼 굽니다. 만약 일본이 1등이었다면 일본찬양에 바빴겠죠. 우리는 언제나 일본처럼 되겠냐면서. 

 

지금의 한국은 코로나로 위기인 동시에 큰 기회를 잡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나라들도 다 곤란한 처지이기 때문에 한국같은 나라를 먹잇감으로 삼고 싶은 때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이 열심히 한국공격해서 지지율을 높이려고 하죠. 트럼프도 지지율을 위해 한국에게 말도 안되는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합니다. 하지만 다행히 한국이 코로나를 잘 대처한 덕분에 평상시보다 한국의 발언권이 매우 올라갔습니다. 물자건 미중분쟁에서 편을 드는 문제건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니까요. 

 

이런 시기에 수백명씩 코로나 환자를 시중에 뿌려대는 미친 사이비종교 교주를 부추키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적과 싸우는 것은 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고, 질병본부가 해야할 일이니 자기들은 그저 뒤에서 이러니 저러니 비판이나 하면 되는 겁니까? 미친 사람들 부추켜서 반정부 운동이나 하게 하면 됩니까? 저는 성경책을 들고 이 더운 여름에 방역복을 입은 질본 직원들과 추격전을 벌이는 광신도를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성경들고 도망갑니다. 이게 과연 의견의 차이가 나올 광경입니까? 문재인을 공격하는 것이 정말 이명박 박근혜를 비판하던 일과 같습니까? 이건 매국노가 할짓입니다. 문닫는 학교, 상점, 도서관 한번 생각해 보시죠. 매일 재난문자로 문닫는 메일이 옵니다. 이건 매국입니다. 이래서 저는 다시 한번 우리나라에 보수세력이라는 이름의 정치세력은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한국 정치는 한국인이 하는 겁니다. 매국행위는 정치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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