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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파벌은 우리를 멍청하게 만든다.

by 격암(강국진) 2020. 8. 26.

정치와 파벌은 우리를 멍청하게 만든다. 이번에 코로나 2차 확산에 크게 책임이 있는 사랑제일교회 사람들의 언행이나 그들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만 봐도 우리는 그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우리는 대개 기본적인 사실들을 수집하고 그에 기반해서 상식적으로 일을 판단하고 있다고 믿지만 정치와 파벌이 개입되면 이런 상식적인 이해와 판단의 과정은 크게 왜곡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 정치가 개입되고 파벌이 개입되면 사실이 선택적으로 강조되거나 인정된다. 같은 사실을 말해도 그걸 누가 말했는가에 따라 그리고 그 말을 누가 들었는가에 따라서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사랑제일교회나 전광훈의 입장은 현정부는 한국을 북한에 팔아넘기려는 매국집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최고의 방역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물론 문재인정권을 지지하는 나에게는 정말 터무니 없는 이야기지만 그들은 그걸 반복해서 주장한다. 

 

그런데 이것은 문제 자체가 아니라 문제의 시작에 불과하다. 설사 매우 틀린 주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실에 의해서 수정될 수 있다면 그런 주장은 금새 사라지거나 바뀔 것이다. 그러니까 틀린 주장이 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틀린 주장들이 반증되고 사라지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러 생각이 존재하는 것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어떻게 보면 이것이야 말로 사회적 위협의 핵심이다. 그리고 물론 이 요소들이란 파벌과 정치다. 

 

8월 15일 집회로부터 두 주가 지나지 않았는데 사랑제일교회관련 확진자는 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7월달 까지만 해도 하루 감염자 수가 50명선이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 50명의 상당수도 귀국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매일 3백여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코로나 2차 확산에서 사랑제일교회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박원순 추모행사나 민노총 행사에도 사람이 모였다고 반박하지만 그것은 지금 질본이 환자가 대량발생했는데도 숨기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백명의 코로나 환자를 어떻게 숨기는가? 

 

게다가 사람수가 느는 것이상으로 문제인 것은 사랑제일교회 사람들을 포함한 보수집회 참가자들은 8.15 집회 이전에도 이후에도 코로나 방역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피해가 과정되었으며 실외에서는 걸리지도 않는다면서 집회를 말리는 사람을 비웃던 그들은 정작 그들이 그 병에 걸리고 나서도 즉각 질본에 협력하지않고 도망다니거나 동선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하고 있다. 그들이 최선을 다해 코로나가 퍼지는 것을 막으면서 정부와 질본을 비판하는 것과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상태를 정부나 질본의 방역실패로 부르는 것은 전혀 의미가 다르다. 죄없는 사람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지만 방역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병을 퍼뜨리는 것은 심각한 범죄다. 

 

이제 그들은 질본이나 정은경 본부장이 정권에 아부하기 위해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랑제일교회 사람들은 도무지 그들이 믿는 현실과 질본이 발표하는 사실을 조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대신에 질본과 정은경이 거짓말을 하고 조작을 하고 있다고 믿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정치와 파벌은 그들을 더욱 비정상적인 사고로 몰아간다. 그리고 이것은 국가 전체로 보았을 때 국가 전체의 합리성도 떨어뜨리게 된다.

 

문제의 핵심은 사랑제일교회 사람들의 잘못된 믿음이 아니다. 앞에서 나는 그것을 바꾸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거니와 진짜 문제는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을 후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생각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 후원자들은 어쩌면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가 잘못했다는 것은 인정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벌과 정치에 물든 그들은 양비론을 펼치는 일이 많다. 그러니까 "사랑제일교회나 개신교가 잘못한 점도 있지만 그들만 악마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식의 주장을 펼친다. 그들의 문장을 보면 그들은 마치 미움없이 온건한 태도를 취하는 것같고 오히려 현정부와 그 지지자들이 지독한 미움으로 누군가를 악마화하고 있는 것같다.

 

그러나 국가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코로나 위기에서 방역에 절대적으로 협조하라는 요구가 "누군가를 악마화"하는 것인가? 한국은 방역모범국으로 코로나에 가장 잘 대처해서 OECD국가중 경제성장률이 1등을 하고 있는 나라다. 이말은 뒤집으면 그런 한국도 이미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코로나와 싸우고 있지만 방역에 실패하면 지불할 댓가가 천문학적이라는 뜻이다. 이는 정말 말 그대로 전시상황인 것이고 국가의 미래가 좌지우지될 상황인 것이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을 보라. 미국을 보라. 이런 말이 과언이 아니다. 한 만명이나 십만명쯤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인가? 

 

지금 사태에서 너그러운 사람인척 하면서 양비론을 펼치는 사람들은 자기 가게가 문을 닫고, 자기가 실직하고, 자기 자식의 대학입시가 망가져도 뭘 그런 걸 가지고 악마화를 하냐고 할셈인가? 결국 그 "너그러운" 듯한 태도의 뒤에는 거꾸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독한 미움이 있는 것이다. 바로 그 지독한 미움이 결국 사랑제일교회나 전광훈을 후원하는 힘으로 작동하는 것이고 결국에는 온 나라가 큰 댓가를 치루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악마화"나 "정부의 개신교에 대한 미움"이 존재한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어리석음은 과거에도 수없이 반복되어져 왔다. 4대강공사의 어리석음에 대해서도 결말이 나지 않는 이유도 이래서다. 사람들의 생각이 다른 것은 당연하고, 뭐든지 장단점이 있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파벌과 정치가 너무 선명해지면 이제는 과학도 기술도 무시된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소용이 없어진다. 이 세상에는 언제나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도 옹호해줄 어용지식인, 어용 전문가가 있다. 그런 사람들을 불러다가 반대 의견을 말하게 하면 전문가집단은 무력화된다. 마치 내일 해가 뜰지 안뜰지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데 어떤 어용전문가가 안뜬다고 주장하면 전문가집단은 내일 해가 뜰지 안뜰지에 대해 제각각의 의견을 가지고 분열되어 있다는 것처럼 되기 때문이다.

 

이성을 찾는 한가지 방법은 우리의 일을 마치 남의 일처럼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4대강 운하사업을 다른 나라에서 한다면 우리는 대개 뭐라고 할까? 다른 나라에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뭐라고 할까.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중앙에 대운하를 건설하겠다는 생각은 외부적 시각으로 보면 미친 생각이다. 다른 나라에서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을 보면 그냥 미친 사람들이다. 다양성차원에서 포용할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 걸 비판하는 걸 "악마화"하는 것이고 특정종교에 대한 미움으로 보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파벌과 정치때문에 생기는 어리석음은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이걸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정말 문명의 한계 운운해야 하는 문제다. 전광훈의 무리들이 하는 일을 보면 그것때문에 순식간에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과장이 아니다. 리더가 반국가적인 세뇌를 하는 가운데 확진자중에는 10여일을 전화를 받지 않은 채 숨어다니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국을 다닌 사람도 있다. 그들은 대놓고 생물학 무기 테러를 하고 있다. 한국이 하루에 몇천명의 확진자가 나와서 의료가 붕괴되면 그 결과가 어디까지 갈지 누구도 모른다. 이것이 파벌과 정치때문에 생기는 어리석음을 그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거나 은근 슬쩍 극단적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뒤에 숨어서 이득을 보려고 하는 생각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나라가 통째로 망할 정도의 결과가 올 수도 있다. 지금의 의협행동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뭘 담보로 걸고 도박을 하는 것인가. 우리 사회의 합리성의 한계는 여기까지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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