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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실감케한 중국의 위협

by 격암(강국진) 2020. 10. 13.

몇일전 인기 그룹 BTS와 관련하여 중국의 위협을 실감케 한 일이 있었습니다.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한미관계에 기여한 공로로 벤플리트상을 BTS에게 주었습니다. 이에 대한 수상소감에 대해 엉뚱하게 중국인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항의는 단순히 몇명의 네티즌이 댓글을 단정도가 아니고 환구시보같은 언론을 통해서도 나왔으며 삼성이나 휠라,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들이 BTS를 중국내 자사 광고에서 빼야 할 정도로 큰 문제로 번졌습니다. 

 

그런데 이 항의가 참으로 엉뚱한 것은 한미관계에 대한 상을 받는 상황에서 70년전의 한국 전쟁에서부터 함께 싸운 한미간의 관계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중국인들의 항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항의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조선을 도왔고 중국인들도 많이 죽었고 중국인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왜 그 전쟁에서 죽었던 중국인들의 마음은 헤아려주지 않았냐는 겁니다. 

 

북한침공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에서 북한측으로 참전한 중공에게 한국인들이 감사해야 한다는 발상이 가능한 것일까요? 전쟁은 과거의 것이니 굳이 옛전쟁을 들먹이며 중공을 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다고 해도 한국을 침공한 나라에게 그 후손이 그 희생에 감사해야 한다면 같은 논리로 우리는 임진왜란때 조선을 침공하다 죽은 일본군에 대해서도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프랑스는 자국을 침공한 독일군에게 감사해야 하고 중국은 영국을 포함한 서양열강들에게 감사해야하겠군요. 아편전쟁같은 것으로 영국인도 죽었을텐데 영국인들에게 애도를 표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것을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의견의 문제로 접근할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이해가 안가도 상대방이 위협을 느끼거나 모욕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그걸 꼭 틀렸다고 말할 필요는 없겠죠. 각자 판단없이 자기 의견을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원칙의 문제가 있고 일관성의 문제가 있으며 심각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냥 네티즌들 몇몇이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상황에서 끝난게 아니라 그게 외국기업인 삼성이나 휠라, 현대 자동차가 위협을 느낄 정도의 문제로 퍼지는데 공식 언론인 환구시보같은 곳에서 오히려 불을 끄는게 아니라 지른다는 겁니다. 중국은 언론자유도가 형편없는 나라이니 이건 중국 정부의 방관내지 고의라고 봐야겠지요. 

 

예를 들어 중국이 북한을 동맹으로 언급한다고 한국도 한국전쟁때 죽은 병사들을 이야기하며 중국 물건에 대해서 불매운동을 벌인다면 어떨까요? 그런 의견이 나온다고 정부가 그걸 퍼지도록 방관하거나 오히려 불을 지르는 것이 문명국가일 수가 있습니까? 중국이 힘이 세고 한국이 힘이 약하니까 그런 의견이 나온다고 어쩔 수 없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자기 힘을 어느 정도까지 제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바로 문명국가의 기준입니다. 그리고 문명국가가 못되는 나라가 힘을 가지는 것은 요즘 세상에는 특히 위협적입니다. 

 

BTS와 관련하여 일어난 이 문제는 왜 중국이 세계에 대한 위협인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위협의 핵심에는 자기힘을 제어하지 못하는 바로 이와같은 모습이 있습니다. 과대망상적 이데올로기 중독자들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미국, 독일에도 있습니다. 물론 필리핀도 가나도 태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세계가 어느 정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과대망상을 가진 사람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힘이 없거나 힘이 있는 나라는 과대망상자들을 제어하는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민주화는 단지 그게 옳기 때문에 일어났던 일은 아닙니다. 통제할 수 없는 힘은 결국 짐승적인 탐욕의 지배를 받고 사고를 칩니다. 자국민에게 군대를 보냈던 전두환은 사실 많은 독재자처럼 당시 한국 최고의 부자였습니다. 왜냐면 뭐든지 맘대로 빼았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아무도 견제를 하지 못했으니까요.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박정희나 전두환같은 보수계열 정치가들 때문에 한국은 경제가 발전하고 삼성은 이병철, 이건희가 키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독재국가가 어떻게 지금처럼 부자가 될 수 있고 삼성같은 일류회사를 배출할 수 있습니까?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결국 돈을 빼앗고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그러니까 민주화가 없었으면 우리는 필리핀처럼 되었을 겁니다. 다시 말해 민주화가 되었기 때문에 독재권력이 사라졌고 그 결과 거대 기업이 나타나고 재벌가문들이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중국은 그런데 너무나 거대합니다. 인구가 한국의 30배나 됩니다. 그러다 보니 중국이 내부적인 식민지 활용으로 착취를 하면서 성장해도 그 한계가 한국과는 다릅니다. 이건 피라미드 투자가 망하는 시점과도 비슷합니다. 투자자가 얼마없으면 피라미드 투자는 금방망합니다. 새로 더 유입될 돈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거대한 투자자 집단이 존재한다면 성장은 계속됩니다. 터지면 피해볼 사람도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이런 버블이 터지기전에 이미 세계 2대 강국이 되었습니다.

 

중국은 세계가 키운 거대한 버블입니다. 사실 티벳이나 위구르 문제를 포함하는 중국내 환경문제, 인권문제를 세계가 모르던 게 아닙니다. 그런데 민주화때문에 직접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없었던 서방국가는 중국 정부에게 그런 일을 대신하게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노동력착취와 인권유린의 열매를 싼 중국제품의 형태로 소비한 거죠. 사실 한국도 완전히 여기서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그러면서 내심 이렇게 생각한거죠. 중국이 이대로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리가 없다. 독재정권은 결국 무너질 것이다. 그런데 중국문제가 이만큼 커졌습니다. 제가 보기엔 환경문제나 코로나 문제 이상으로 큰 문제가 중국문제입니다. 중국내 양심세력이 죽어갈 때 눈감은 댓가가 숙제로 남은 겁니다. 

 

소달구지에 올라탄 원숭이는 위협이 됩니다. 무식한 원숭이는 소에게 돌을 던져서 달구지를 폭주하게 만들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 위협은 원숭이가 점보 제트기 조종석에 올라탄 것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원숭이가 던진 돌에 컴퓨터가 부서지면 승객이 모두 죽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힘을 제어하지 못하는 중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은 세계라는 점보 제트기의 조종석에 올라탄 원숭이 입니다. 이 위협이 제거되지 못하면 언젠가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는 원숭이는 제트기를 추락시킬 겁니다. 이번에는 그 원숭이가 던진 돌에 BTS가 맞았습니다. 다음 번에 던지는 돌은 어느 정도로 클지 어디에 맞을지 모릅니다. 세계는 숙제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는 위험해 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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