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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투자에 대하여

투자의 두 가지 원칙

by 격암(강국진) 2020. 11. 23.

20.11.23

투자는 자신의 선택으로 하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무슨 재태크의 전문가도 아니고 그런 걸로 큰 돈을 벌어서 먹고 사는 문제가 다 해결된 그런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돈이 필요없다거나 돈벌 방법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므로 투자에 대해 생각하고 재산에 대해 생각하는 일은 나도 많다. 오늘은 그것에 대해 간략히 주로 딱 두가지만 이야기해 보겠다.  

 

두가지만 이야기하겠다고 했지만 그걸 말하기 전에 먼저 한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내가 가진 재산에 대한 첫번째 교훈은 가장 좋은 재태크는 안쓰는 거라는 것이다. 1억벌기는 어렵다. 하지만 1억을 쓰거나 날리기는 참 쉽다. 만원짜리 외식에는 벌벌 떠는 사람이 5억 10억하는 부동산 거래를 할 때는 과감해 지고 천만원 아래 숫자는 보지도 않는 일은 세상에 흔하다. 재산을 늘리는 가장 기본적 방법은 버는 것보다 덜 쓰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너무 당연하기에 잊혀지기 쉽고 때로는 지키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돈에 대한 기회는 살면서 적어도 몇번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걸 우리는 대부분 놓치지만 그걸 요행히 잡은 경우에도 그 다음이 문제다. 어느날 천만원, 1억, 10억을 벌게 되면 우리는 금새 그것을 일반화하여 다음달부터는 매달마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같은 착각에 빠지고 우리의 소비와 투자를 그것에 맞추려고 한다. 우리는 가끔 로또에 당첨되지만 계속 그러는 일은 없는데 말이다. 

 

특히 위험한 것은 돈을 쓰는 사람들 사이에 능력이상으로 끼어드는 것이다. 사교육비를 한달에 4백만원 5백만원씩 쓰고 1인분에 8만원 10만원하는 초밥이나 스테이크를 척척 먹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 돈을 벌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해도 그 돈은 눈녹듯 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사람들 참 많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그 정도의 수입이 보장된 사람도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빚도 재산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엄청나게 비싼 집에 사는데 알고 보면 은행빚이 몇억씩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에게는 계산이 있다. 수입이 상당하니까 빚을 그정도 낼 수 있는 것이며 부동산이 빠르게 상승하니까 소위 레버레지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 중에는 자기돈은 거의 없으면서 갭투자라고 해서 엄청나게 집을 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말하자면 자기 자본이 얼마 없는데 엄청난 빚을 끌어다가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고 그 투자가 조금만 성공해도 크게 돈을 벌기 때문에 몇백만원같은 돈은 돈으로도 보이질 않게 된다. 하지만 계산은 계산일 뿐이다. 세상에는 물론 부자가 많지만 부자처럼 쓰는 사람은 더 많다. 그래서 우리가 주의하지 않으면 우리의 재태크는 소비로 인해 망하게 된다. 일년에 억대 유학비 들여서 자식을 외국으로 보내는 일 같은 것을 턱턱 하게 되는 것이다. 돈은 버는 것도 힘들지만 지키는 것도 힘들다. 

 

이걸 전제하고 내가 투자에 대해 말하고 싶은 두가지 중 첫번째는 이것이다. 돈은 시끄러운 곳에서 생긴다는 것이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다른 어떤 투자든 사람들이 몰리는 즉 투자가 몰리는 곳에서 투자는 성공한다. 주식으로 말하면 이 말은 사람들이 사는 주식이 주가가 오른다는 말이다. 이것도 돈을 버는 것보다 적게 쓰면 재산이 늘어난다는 말처럼 당연한 말이니 이 말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하다. 

 

돈은 가치의 척도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는 가치는 상당 부분 믿음에 근거하게 된다. 쌀이나 고기를 물물교환하던 시절에는 쌀은 쌀이고 고기는 고기겠지만 현대사회에서는 BTS가 사인한 사진 한장이 백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백만원이 된다. 물론 믿음은 어느 정도 근거를 가져야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면 그 회사의 주가가 오르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힘들다는 것이지 수익을 내는 회사의 주가가 높고 그렇지 않은 회사의 주가가 낮다는 것도 현실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얼마전에 미국의 수소차 회사 니꼴라가 화제를 불러 일으킨 적이 있었다. 아직 제대로 차도 만든 적이 없고 나중에는 트럭을 언덕길에서 굴리기만 했을 뿐 수소차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는 그 회사의 주가총액이 현대자동차를 넘어선 적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은 돈은 상당 부분 믿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어떤 때 그럼 믿음이 생길까? 믿음의 근거도 중요하다. 하지만 믿음이 생겨나는 공통된 이유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소통과 노출이다. 즉 자주 보고 들으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 믿음을 가지게 된다. 오늘날 발달된 정보통신 기술이 돈을 만들어 내는 것에는 바로 이것이 큰 역할을 한다. 우리가 충남의 어떤 외진 마을에 대해 몰랐어도 그 마을에 대해 자꾸 보고 듣게 되면 그 마을이 친숙함이 느껴지고 신뢰가 간다. 강력한 망으로 연결된 세상은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정보를 보내기 때문에 이전에는 숨겨져있던 것들이 노출되면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즉 네트웍이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가 돈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가 정보통신 인프라와 기술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BTS가 전세계적 인기를 끌게 된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한국의 음악산업은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즐기는 사람들에게 홍보하는데 익숙하다. 즉 온라인의 세계에서 한국은 초강자였던 것이다. 미국의 초대박 가수의 뮤직비디오보다 보통 BTS의 것이 훨씬 위다. 정보는 한국에서 외국으로 흘렀다. 더 많은 노출이 인기와 돈을 만든다.

 

시끄러운 곳에서 돈이 생긴다는 것은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작은 섬안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세상이 온통 그 이야기로 시끄러울 때도 세상에서 가장 늦게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비트코인과 테슬라에 대해서 벌써 5년 이상 전에 세상이 시끄러웠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분야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그게 작년정도부터 시끄러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 아직도 그게 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투자에 대한 두번째 원칙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두번째 원칙은 나는 남들보다 뭘 더 잘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온 세상이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라면 정보가치가 없다. 예를 들어 미래는 전기차의 시대라고 하자. 그럼 배터리가 잘 팔릴 것이다. 그러니 배터리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사자는 논리는 맞을까? 이미 세상이 그걸 다 알고 있다면 이미 배터리 만드는 회사의 주식은 한껏 부풀어 올라 있지 않을까? 그러니 주식은 떨어질 수도 있다. 전기차의 시대가 온다는 것을 얼마나 먼저 깨달았는가가 중요하다. 

 

그러니까 우리는 다시 당연한 사실로 돌아온다. 우리는 우리만 알고 있는 정보에 의존해서 투자해야 돈을 벌게 된다. 신문 방송에서 떠드는 정보가 아니라 말이다. 신문 방송의 정보는 대부분 오히려 해롭다. 그들은 맞지도 않는 예측을 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자기들이 대중이 믿어줬으면 싶은 것을 말하는 세뇌방송이다. 마치 삼성주식 가진 사람들이 삼성 주식 사라고 선전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야 자기가 돈을 벌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건 하나 마나한 이야기가 아닌가. 나만 알고 있는게 뭐가 있는가.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그렇게 생각할게 아니다.  먼저 자신이 누군지를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마라톤 선수같은 사람은 다들 10킬로미터 정도는 가벼운 운동삼아 뛰는거 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 사람은 자기가 마라톤 선수라는 걸 모르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세상에서 정말 평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들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살고 그때문에 생겨나는 정보 비대칭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일상에 빠져 살기 때문에 자기 주변 사람만 보고 다들 자기 같은 줄 아는 착각에 빠진다. 연구소 직원이 이 세상에 박사학위도 없는 사람도 있나 하는 식의 감상에 빠지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 글에서 내가 지적할 한가지 정보비대칭의 예는 바로 한국인이다. 당신이 한국에 산다면 주변을 둘러 보라. 압도적 다수가 한국인이다. 그러니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한국인같다는 착각에 빠진다. 미국 사람에게 한국이 어디있는지 세계지도에서 찍어보라고 했더니 그걸 못하더라는 말을 들으면 믿을 수 없어 한다. 본인도 미얀마나 아프카니스탄이 어디있는지 찍어보라고 하면 못하면서 말이다. 

 

한국 사람은 한국에 대해 잘 안다. 그런데 지금 한류와 코로나 정세때문에 전세계에 연일 한국 뉴스가 엄청나게 나가고 있다. 한번이 아니고 일년 내내 나간다. 음악, 드라마, 방역, 음식, 옷, 화장품, 정치등 여러 방면에서 정보가 퍼부어지고 있다. 그래서 홍콩이나 태국 시위현장에서 한국 음악을 틀고 한국 영화를 튼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 세계에서 시끄러운 곳은 바로 한국이다. 그리고 이 시끄러움은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적어도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같다. 코로나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촬영을 하기도 어려울 판이다. 길에도 못나간다. 집에 앉아서 넷플릭스같은 거나 보고 있다. 한류도 코로나도 당분간은 계속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끄러움은 한국을 세계인들에게 훨씬 더 친숙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는 한국을 발견하고 있다.

 

그러니 결론은 한국에 투자하라가 되는 것이다. 테슬라만 해도 미국회사다. 당신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미국현지에서 보는 것처럼 테슬라에 대해 기민하게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국이 시끄럽고, 한국에 대해 더 잘 알며 한국에 지금 살고 있다면 한국에 투자해야 한다. 이미 한국의 주가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고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있다. 나는 이것이 한국을 세상이 재발견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한국의 미래는 밝다. 세상이 한국이 프랑스나 영국같은 선진국이라는 것을 발견한다면 한국은 더 부유해 질 것이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적으면 재산이 늘어난다.

시끄러운 곳이 투자할 곳이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결국 내가 말하는 바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그 당연한 말들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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