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5
한국에는 아직도 낡은 신화가 힘이 세다. 그것은 젊은 사람은 아껴서 저축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고 만약 투자를 한다면 부동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위해서라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더라도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주식판에 드나 들면 그것은 패가 망신으로 가는 길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돈으로 주식을 사도 그건 투기지만 집살때는 몇억씩 빚을 져도 집을 자기돈 주고 사는 사람이 어디있냐는 말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건 과거의 이야기가 아닐까? 아래의 그래프를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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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아주 많은 것을 보여준다. 그 중의 몇가지를 나열해 보자
1. 평균적으로 더 오른 것은 주가다. 하지만 주가는 시간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 게다가 기업은 사라지기도 한다.
2. 서울 강남아파트는 물가보다 훨씬 더 올랐지만 강북의 상승률은 물가상승률보다 그리 높지도 않다.
3.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게 올랐다. 하지만 무조건 꾸준히 오른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은 노태우때부터 보면 거의 20년간 박스권을 돌았다. 그러니 그 시대를 살았던 기성세대가 주식이란 본래 도박이며 장기투자따위는 할 것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21세기들어서는 다르다. 21세기 이후에 주식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뭘하든 투자는 자기 책임으로 하는 것이다. 왜냐면 주식이라고 다 오르고 부동산이라고 다 오르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한국의 주식이 2배로 오르는데는 얼마나 걸릴까? 이것은 추정에 불과하므로 누구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20세기에 20년간 박스권을 오르내렸던 것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 그래프를 보고 이런 답을 말하는 것이 정말 비이성적일까?
21세기에 한국의 주식이 2배로 오르는데는 5년정도면 충분하다.
그렇다면 부동산을 보자. 최근에 부동산이 엄청나게 오른 곳들이 있으므로 부동산 가진 사람들은 의기양양할지 모르지만 평균으로 보면 이야기가 상당히 다르다. 한국부동산이 2배로 오르는 것은 15년은 걸리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것은 평균의 이야기일 뿐이다. 엉터리 부동산을 사면 전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손해를 볼테고 좋은 부동산은 단숨에 2배로 오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주식중에 1년만에 5배씩 오르는 주식은 없다는 말인가.
주식은 위험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변동성이 부동산보다 크다. 그러나 그것도 그래프를 살펴보면 20세기에 훨씬 더 심했다. 이런 큰 규모로 보면 20세기 들어오고 나서는 주식의 변동성도 줄어들었다. 그래도 물론 부동산보다 훨씬 더 크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진입장벽이 높다. 좋은 부동산은 이미 비싸다. 청년들이 수십억씩 하는 아파트를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반면에 주식이라면 한국에서 가장 큰 기업들의 주식도 한주 두 주 사 모을 수가 있다.
위의 그래프가 정말로 극명히 보여주는 것은 한국의 경제가 얼마나 보수정권때 망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주식도 부동산도 많이 오른 것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때였다. 위의 그래프에서는 2017년정도까지만 숫자가 있지만 지금의 주가는 3천까지 갔다가 조금 떨어져 있는 수준이다. 한국 주식은 이명박때 그야말로 괴멸적으로 하락했다가 회복했지만 그 수치는 노무현 정부말을 별로 넘지 못했다. 주식이 결정적으로 노무현 정부말을 돌파한 것은 바로 박근혜 탄핵때 부터였다.
부동산도 마찬가지 말을 할 수 있다. 그래프를 보면 한국부동산은 주식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이는 자연스럽다. 자본시장이 커지면 돈이 많아진다는 것인데 돈이 많은데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가.
한국은 이제 겨우 선진국에 진입했다. 이재명이 한국의 주가가 과소평가 되어있으며 그것만 없어져도 5천포인트에 가는 것은 어렵지 않으리라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사실 한국의 주가가 지금처럼 존재하면 거대한 기업들이 한국기업을 사모으기가 너무 쉽다. 싸니까 말이다.
그럼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 시장논리가 아닌 방식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배임에 해당하는 기업지배력을 경영진이 발휘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돈이 있어도 한국 기업을 살 수없다는 뜻이다.
대선을 앞둔 지금 우리는 갈림길에 있다. 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걸핏하면 시장논리운운하지만 가장 비시장적이다. 그 정점이 바로 재벌의 혈연계승이다. 그런 시장논리가 어디에 있는가. 시장논리란 주주가 곧 회사의 주인이라는 말이다. 경영진이라고 자기 아들 딸에게 일감모아주기 같은 걸 하는 건 배임으로 외국같으면 구속될 사안이다.
결국 보수정권이 탄생하면 비시장주의의 승리고 한국투자는 망할 것이다. 민주정권이 탄생하면 한국도 규칙대로 게임을 한다는 선언이고 한국의 자본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이다. 물론 어느 쪽이든 무조건 쉽지는 않다. 기득권방어를 위한 저항을 뚫어야 한국은 진짜 선진국이 될 수 있으니 그 저항으로 생기는 잡음을 회피하고 그 저항에 진다면 한국은 진짜 선진국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적어도 그 점을 분명히 깨닫기 전에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나는 장기적으로 지금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반드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보다 나쁘지 않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변동성에 대처해야 한다. 도박하듯 뉴스보고 소문따라 찍어서 하는 투자가 아니어야 한다. 한국은 성장할 것이다. 그 성장과 함께 성장할 기업의 주가는 오를 것이다. 이게 군사독재시대여서 정말로 시장논리가 의미없었던 20세기와 다른 점이다.
그리고 한국 투자에 있어서 최고의 악재는 바로 보수집권이다. 위의 그래프가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시대에는 그냥 안전하게 지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안전하게 5년씩 10년씩 살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중년이상의 사람들에게나 통할 이야기다. 보수의 집권은 사회적 취약층에게 특히 가혹하다. 그런데도 젊은이들과 노인들중에 그 중에서도 젊은이들 중에 보수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참 안타깝다. 땅콩회항같이 재벌의 갑질이 뉴스가 되는 일이 있다. 재벌집 자식도 아니면서 자기의 기회를 날리고 스스로 갑질을 당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난리니 안타깝지 않을 수가 없다.
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위의 그래프를 본 다음에, 보수정권이 들어서고서도 주식을 사라. 미래는 모르는 것이니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행운을 빈다. 하지만 이렇게나 분명한 시장 데이터를 보고도 그렇게 믿는 사람은 내게는 신기한 사람이랄 수 밖에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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