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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투자에 대하여

이제는 좀 한국과 한국인을 믿어라

by 격암(강국진) 2021. 3. 23.

2021.3.23

한국에는 얼핏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사실이 있다. 그게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다음의 두 개의 자료를 한번 보자. 

 

역대 코스피지수와 서울 아파트 시세

두개의 자료 중 첫번째는 정권별 코스피 지수를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코스피 지수가 이전 정권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하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김영삼때보다 2배가 올랐고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때보다 3배가 올랐으며 문재인 정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때보다 천포인트가 더 올라서 역사상 최초로 3천포인트를 기록했다. 반면에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때의 코스피 지수는 노무현 정권 말엽과 비교해서 거의 변화가 없이 제자리였다. 이에 대한 해석은 조금 이따가 하자. 다만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주식만 그런게 아니다. 두 개의 자료중 두번째 것은 서울의 아파트 시세를 보여준다. 이 그래프는 분명한 사실을 보여주는데 노무현, 문재인 정부때는 부동산가격이 많이 올랐고 이명박 박근혜 때는 상대적으로 제자리였다. 이명박때는 심지어 부동산 가격이 조금 내렸다. 이때문에 두고 두고 노무현 정권의 최대실패는 부동산가격을 잡지 못한 것에 있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 자료를 보면서 뭔가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나뿐 일까? 주식과 부동산을 누가 가지고 있는가? 부자들이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부자들이 노무현 문재인정부때 많이 돈을 번 것이다. 반면에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때는 보면 제자리다. 물론 금융이자라던가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버는 방법도 있지만 대중적으로 보았을 때 부동산과 주식 추이를 보면 부자들 크게 돈벌게 해준 것은 노무현 문재인 정부다. 이 그래프만 보면 강남사람들은 모두 노무현 문재인 정권 찬양에 밤을 새도 모자랄 정도다. 실제로 주변에서 돈 좀 있다는 친구가 있다면 아파트 값이 올라서 몇억을 벌었다거나 주식투자로 부자된 사람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현 정권이 부자들에게 인기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그러니까 강남 부자들이 자기들 아파트값이 올라가는 것이 그토록 가슴아파서 아파트 값을 올리지 못하고 심지어 떨어뜨리는 이명박을 찍어서 자기 아파트 값을 떨어뜨리고자 했다는 것인가? 

 

이 그래프를 그저 운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때문에 그래프가 저렇게 나왔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에 대해 무조건 아니다라는 증명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도 2008년 이상의 경제위기고 지금의 한국은 OECD 경제성장률 1등이며 코스피도 크게 올랐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에도 선진국들이 돈을 풀어서 미국은 주가가 크게 올랐다. IMF 사태를 일으킨 김영삼때부터 치면 거의 30년을 보수정권의 경제가 망했는데 그걸 다 운때문이라고 변명하는 것이 옳은가? 그 이전은 따질 필요도 없다. 성과나 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그전에는 군사정권이었는데 그 방법이 옳던 그르던 21세기에 그런 방법이 통할거라고 생각하나? 지금 군사독재하면 경제가 살고 행복해 질까? 

 

나는 이걸 이렇게 해석한다. 첫째로 우리나라 부자는 한국의 미래를 좋게 보지 못한다. 이상하게 부자일수록 이 나라는 곧 망할거라고 생각하고 한국사람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같다. 혹시 스스로가 반칙으로 돈을 모아서 그런 것은 아닌가? 둘째로 우리나라 부자는 결국 더 버는 것보다 지금 가진 것을 지키고 사다리를 차버리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첫번째 핵심과 연관되어 있다. 부자들이 투자를 하기 보다는 지키려고 하는 것에 더 중심을 두는 것은 어차피 한국은 발전하기 보다는 망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도 주식도 없는 젊거나 가진 것없는 사람들은 어떤가. 이들은 그럼 보수정권을 지지해야 하는가? 민주정권이 부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대표적 이유가 복지정책의 확대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즉 가진 사람들에게 세금 더 내고 없는 사람들과 나누라고 하기 때문에 부자들이 민주정권을 싫어하는 것이다. 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중에는 의료보험제도를 보수정권이 만들었다고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의 국민의료보험제도도 김대중정권이 만든 것이다. 그 전에는 의료보험이 차별이 컸고 적용범위도 좁았다. 그래서 없는 집은 암에만 걸리면 치료비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한다고 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 일이 없어진게 김대중 노무현 이후다. 

 

그런데 위의 자료를 보면 알듯이 역대 민주정권은 부자들에게 결코 그냥 세금을 내라고 한게 아니었다. 말하자면 당신 아파트 5억올랐으니 세금으로 오천만원이나 천만원이라도 내라고 한 것이고 그게 아니면 5억오를 아파트 3억만 오르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걸 받아들여도 부자는 더 부자가 된다.

 

그런데 이 부자들이 5억을 벌고 나면 천만원을 내라고 하는 사람이 싫은 것이다. 그래서 복지에 반대하고 공동체를 무시하는 보수정권에 표를 던진다. 이명박이 대통령이던 시절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가지고 그렇게 나라망한다고 야단이었다.  당시에도 코스피 지수를 보거나 부동산 가격을 보거나 한국사람은 훨씬 부유해졌고 특히 부자들은 더 많이 부유해졌다. 그런데도 애들 급식을 그냥 주면 나라망한다고 서울시장직까지 걸고 반대하는 것이다. 마치 나라를 누가 팔아먹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게 보수다. 결과적으로 무상급식은 실시되었고 지금 대한민국의 자랑이되어서 외국에서도 무상급식을 배워가려고 한다.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같은 음식을 먹는 무상급식은 공동체정신을 함양하고 학교폭력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수정권이 선거에서 부자들에게 암시하는 말은  두가지다. 하나는 당신을 더 부자만들어 주겠다. 또하나는 심지어 지금 가진 걸 빼앗지도 않겠다. 하지만 이걸 말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욕심때문에 너무 어리석어져서 황금알을 낳는 오리의 배를 가르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만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나라는 훨씬 더 부자였을 것이다. 이 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적용되지만 부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심지어 삼성도 훨씬 더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도 부자들은 보수정권을 적극지지해서 자기들의 이익도 포기하고 없는 사람들은 더 힘들게 만든다. 복지혜택을 많이 받는 저소득층에도 보수정권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 

 

보수정권은 무능하고 반드시 부패한다. 이것은 최순실과 박근혜가 너무 잘 보여주었지만 이명박도 다르지 않았다. 마침 요즘이 코로나 정국이니 방역만 생각해 봐도 그렇다. 박근혜때 사스로 난리도 났지만 이명박때도 구제역으로 짐승들 파묻는 일이 너무 흔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때는 방역에 모범적이어서 그런 일이 없었는데 구제역, 조류독감, 사스 뭐 계속 문제가 터진다. 그리고 공무원이 다 바뀐 것도 아닌데 민주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지금 한국은 세계에서 방역의 모범이 되고 있다. 덕분에 경제성장률이 OECD 1등이다. 세월호 참극을 만든 박근혜가 대통령일 때 코로나 사태가 벌어졌으면 답답해서 심장이 터질 것같았을 것이다. 사진이나 찍다가 문제생기면 콘트롤타워가 아니라는 말이나했을 것이다. 

 

반면에 언론들이 민주정권때면 부패한 곳을 찾겠다고 너무 난리를 치기 때문에 민주정권은 부패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조국일가 비리어쩌고 하는 수사만봐도 그렇다. 주요 쟁점이 지방대 자원봉사 표창장이었다. 요즘 난리가 난 LH 문제도 현정부가 관리소홀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겠지만 애초에 주택과 토지로 나뉘어 있었던 것을 하나로 합쳐서 부패가 생기기 쉬운 구조로 만든 것도 이명박때 였다. 1년매출이 조단위인 다스에 대한 비리는 두리뭉술하게 넘어가는 나라에서 지방대 자원봉사표창장의 진실을 찾겠다고 얼마나 수사를 자세히 하는지 모른다. 형량도 엄청나다. 강간이나 100억쯤 사기친 것이 오히려 사소해 보인다. 이런 걸 어떤 사람들은 정의라고 부른다. 

 

지금의 한국이 있는 것은 상당부분 촛불혁명으로 박근혜를 탄핵했기 때문이다. 박근혜라면 방위비 5배인상을 요구하던 트럼프에게 뭐라고 했을까만 상상해도 아찔할 정도다. 탄핵을 당하면서도 억지로 사드설치를 강행하는 문제를 만들어 중국과 문제를 일으킨 것도 박근혜정권이었다. 일본과 위안부 합의를 해준 것도 박근혜였다. 한국의 자랑이된 봉준호가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어 살아야 했던 것이 보수정권때였다. 나는 어떤 식으로건 한류의 인기도 보수정권이 망쳤을거라고 본다. 

 

보수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한국은 여기까지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고 곧 대혼란이 올것이며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같은 강한 나라에게는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정권이 집권하면 이 말이 옳다. 실제로 김영삼 정권이 IMF사태를 일으켰을 때 나라가 망하는 것같았다. 일본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러나 우리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놀라운 속력으로 회복했다. 이 나라는 민주정권때 되살아났고 위의 자료만 봐도 누가 나라를 망치는가가 분명하다. 그런데도 경제는 보수라는 말이 아직도 돌아다닌다. 현정부가 비윤리적이고 무능하다고 비판하고 더 잘하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대안이 보수정권이란다. 

 

이제는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누구를 지지하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일은 아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내가 말한 것으로 단순히 어디를 찍으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내가 바뀔 것을 주문하는 것은 다만 한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 한국인이 괜찮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만 나오면 저건 국뽕이니 뭐니 하면서 폄하하지 말고 말이다. 별거 아닌 것같지만 그런 자세를 가지면 세상이 달라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왜 빛나는 미래가 있는데 자꾸 스스로를 망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국 사람들은 잘났다. 나는 민주정부가 잘나서 한국이 발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방해를 좀 덜 할 뿐이다. 그보다는 한국인이 잘났기 때문에 한국의 미래는 밝다. 한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 한국인이 괜찮다는 것을 이제는 좀 믿을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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