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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기성 자동차 회사는 어떻게 다른가.

by 격암(강국진) 2022. 1. 22.

테슬라와 기존 자동차 회사는 어떻게 다른가. 테슬라 사용자이기도 하지만 이전부터 전기차에 관심있던 사람으로서 저는 이 질문을 반복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질문에 최종적인 답이란 있을 수없지만 저는 이 질문의 답이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자동차 회사에게 차는 이미 완성된 개념이지만 테슬라는 전기차가 무엇인지를 새롭게 찾아내려고 한다

자동차 산업은 이미 백년이 넘었습니다. 헨리포드가 T형 자동차를 판매한 것이 이미 1908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이미 자동차가 뭔지 압니다. 몇억짜리 슈퍼카와 몇천만원짜리 자동차의 차이는 크다면 크지만 작다면 별거 아닙니다. 모두 자동차죠. 차가 공공도로에서 120킬로 이상 달리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슈퍼카는 열명쯤 태우고 싼 차는 2인승인 것도 아닙니다. 에어컨이 없는 것도 아니죠. 

그래서 사실 기존차들은 차를 상당부분 패션상품으로 팝니다. 예쁜 옷이나 아이돌 가수가 쓰는 모자같은 상품으로 파는 겁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비닐봉지에 프라다라고 써있으면 가치가 생기듯 현기차와 벤츠의 가장 큰 차이는 사실 그냥 그 삼각별이죠. 차를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이나 기사를 보면 제일 많이 시간 쓰는게 생김새입니다. 그릴이 이렇다, 색이 이렇다. 그런거죠. 벤츠를 타는 체험의 특별함은 대부분 그 이름 자체에서 나옵니다. 

테슬라는 기존차와 많은 것이 다르지만 한가지 아주 놀라운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율운전 소프트웨어를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판다는 것이죠. 이게 테슬라가 만불이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파니까 그런가 하는 것이지 다른 자동차 회사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라는 개념도 없었습니다. 하물며 소프트웨어를 천만원에 판다는 발상은 불가능에 가깝죠. 이런 이유로 테슬라는 종종 소프트웨어회사라고 불립니다. 

테슬라는 차의 부품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은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닌 것처럼 그냥 바꿉니다. 기성 자동차 회사는 부품좀 바꾸고 모양좀 바꾼다음에 이건 신차라면서 아직도 옛날차를 타느냐 는 식으로 선전하지만 테슬라는 모델s는 모델s라는 식으로 계속 팝니다. 물론 리프레쉬같은 이름을 붙이기도 하지만 별로 강조하는 느낌이 아닙니다. 이미 핵심 아이디어는 예전에 제공했고 약간식 차를 조절해서 단지 최적화하는 느낌이죠. 

전기차도 자동차라면 테슬라에게 자동차는 완성된 개념이 아닙니다. OTA라던가, 자율운전이 시대의 대세가 되게 만든 것도 이미 옛날일이죠. 어떤 의미에서 테슬라는 전기차는 차가 아니며 엄청난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계속 주장하는 회사입니다. 기존의 자동차회사들은 우리에게 차를 타는 경험을 준다면 테슬라는 차가 줄수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주려고 하죠. 

그걸 하는 방식중 하나는 전기차의 시대에 슈퍼카가 별거 아니라는 걸 보이는 겁니다. 이제 샐러리맨도 슈퍼카레벨의 차를 탈수 있다는 겁니다. 테슬라차는 보급형모델인 3나 y가 이미 제로백 3초니 5초니 하고 있습니다. 아마 5년쯤 지나면 속도를 말하는 것이 무의미해지겠죠. 모터와 배터리기술은 이제 시작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전기차가 많이 나오니까 전기차의 공간은 내연차의 공간과 다르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기차도 공간을 강조하죠. 하지만 그걸 제일 먼저 보여준 건 테슬라입니다. 테슬라하면 차박이죠. 애초에 화생방 공격에 대비하는 헤파필터를 가진 차라는게 말이 됩니까. 

이걸 자동차의 혁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스마트폰을 전화기라고 부르는 것만큼이나 착각입니다. 스마트폰은 전화기능이 있는 컴퓨터죠. 집에다가 전화기 달고 이건 거주기능이 있는 전화기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화기능이 사소한 스마트폰을 전화기로 부르고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을 전화기의 혁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입니다. 스마트폰은 컨텐츠 소비에 있어서 새로운 경험을 주는 완전히 새로운 기계입니다.

이런 비유가 옳다면 10년뒤에는 전기차에게 있어 달리는 기능이 있다는 것은 사소한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실 전기차의 초기 조건이었던 주행거리나 자율운전은 이미 거의 완성단계입니다. 완벽은 먼일일지 모르나 뭘해야하는지 어디로 가는지는 눈에 보이며 이미 쓸만하니까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더 완벽해지겠죠. 완전자율주행이 아니더라도 트럭이나 택시 같은 분야는 노동강도가 말도 안되게 바뀔겁니다. 

그 다음에는 엄청난 배터리와 강력한 계산능력을 가진 이 움직이는 컴퓨터안에 뭘집어넣을까가 경쟁 포인트겠죠. 집처럼 고급 가전을 채우고 싶을지도 모르죠. 지붕이며 모든 창이 투명 디스플레이라서 원하면 지구상 어디에나 있는 버추얼 체험을 주는 차는 어떨까요. 헤드라이트가 어차피 LED인데 차앞의 벽에 영화를 쏴줄 수 있는 차는 어떨까요. 

물론 기성자동차회사들도 이걸 배웠고 배울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도 그 회사들도 자기 패러다임에서 쉽게 빠져나오긴 힘듭니다. 망치는 못을 박고 싶어하고 사람들은 자기가 잘하는 것을 하고 싶어하니까요. 프라다가 정말로 치킨집을 할수는 없습니다. 테슬라 사용자들은 지금도 종종 문화적 소수자처럼 취급당하고 이해받지 못합니다. 기성 자동차회사들은 대부분 계속 피춰폰을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들어 스마트폰과 경쟁하려던 회사처럼 굴겁니다. 그들은 본질적 차이는 무시하고 껍데기에만 집착하겠죠. 그러다가 노키아나 블랙베리처럼 한방에 가는거죠. 

사이버트럭이나 그 이후 모델이 그 일을 할 겁니다. 배터리, 모터, 차체 가격이 모두 내려가고 내구성이 올라가며 비싼건 소프트웨어이고 차의 내부는 가전회사가 채운다면 기성 자동차 회사는 이미 거의 남은게 없으니까요. 

미래는 모르죠. 하지만 자동차의 시대에 고급 마차를 자랑하는건 계속되지 못합니다. 당장 내년부터 내연차가 마차취급을 받지는 않겠죠. 하지만 10년뒤에는 내연차는 지금의 흡연자가 받는 취급을 받을 겁니다. 즉 모두가 얼굴을 찡그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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