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식 인테리어 쇼핑/아이패드, IT,자동차

모델y 롱레인지 사용자가 타본 아이오닉5

by 격암(강국진) 2022. 2. 21.

 

가까운 곳에 현대 드라이빙라운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아이오닉5를 시승해 보았습니다. 모델y를 타고 있지만 아이오닉5를 실제로 시승해 보면 느끼는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였습니다. 일단 가격이 서로 다른 이 두차를 그냥 어느 것이 더 좋다를 말하는 것은 무리해 보입니다. 당연히 전반적으로 보면 모델y가 더 좋죠. 적어도 저에게는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걸 경쟁적 비교라기보다는 대비를 통해서 두 차의 특징을 이해하려는 노력정도 여겨야 할 것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델y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버튼들이었습니다. 이건 적응의 문제라고 말한다면 물론 맞는 말이지만 모델y를 타다가 아이오닉5를 타니까 제 신경을 분산시키는 버튼들이 너무 많더군요. 테슬라는 차를 타면 그냥 앞으로 간다는 느낌이라면 아이오닉5는 뭔가 너무 많은 것을 내가 조절하거나 결정해 줘야 할 것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회생제동의 정도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굳이 그걸 조정하는 레버가 있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에는 트렁크를 여는 버튼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트렁크를 여는 버튼도 따로 없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라디오 버튼도 없는게 이제는 좋더군요.

 

물론 저도 전에는 테슬라처럼 미니멀리즘 인테리어차가 아닌 차를 몰았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이런 것들이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일단 앉고 나면 서기 싫은 것처럼 미니멀한 인테리어에 일단 익숙해지자 저는 복잡한 실내라는 것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게 모르게 운전자의 피로도를 올리는 것같은 느낌입니다.

 

편안한 시트와 좋은 승차감

 

모델y는 별로 승차감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차는 아닙니다. 하지만 승차감은 찬반이 많이 갈리기도 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아이오닉5를 타면서 그런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아이오닉5의 시트는 생각보다 훨씬 편하더군요. 테슬라의 좌석이 좀 짮다는 평이 있었는데 현대차의 경우 앞뒤 좌석 모두 그런 면에서 더 좋은 것같았고 몸을 잘 감싸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좌석의 편안함뿐만 아니라 도로의 작은 요철이 주는 진동을 흡수해 준다는 점에서 아이오닉5의 승차감은 확실히 모델y보다 좋은 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를 2-30분 타보면 승차감이라는 것이 여러가지를 의미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도로 사정에 따라서 답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차를 오래탔을 때 피로감이 덜할 것 같은 차는 오히려 모델y라는 느낌도 들기 때문입니다. 잔진동을 흡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차가 구름위에 떠가는 것같은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이 말은 하이 주파수의 진동은 줄여주는대신 출렁이는 저주파수의 진동은 오히려 더 크다는 이야기죠. 차가 덜 단단한 느낌이니까요.

 

모델y를 타다가 내연차를 한번 탄적이 있는데 그때 느낌이 회생제동이 없고 모델y보다 힘이 부족하니까 차가 스케이드 보드처럼 마구 굴러가는 느낌이더군요. 모델y는 제가 원하는 대로 가자면 가고 서자면 선다는 식으로만 움직인다면 내연차는 어느 정도 얼음위를 미끄러지는 썰매처럼 자기 관성으로 막 굴러가는데 그걸 제가 힘을 더해서 방향을 바꾸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더 긴장하고 기술적으로 몰아야 했죠. 아이오닉5는 내연차와 같지는 않았지만 모델y를 타다가 타보니 내연차와 모델y의 어느 중간쯤에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스펜션의 차이도 있고 마력수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승차감이라는 말을 하면 애매합니다. 제 말은 이런 면도 소위 승차감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들어가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승차감에 대해 별별 다양한 말들이 나오게 되는 것같습니다.

 

적응안되는 사이드뷰

 

아이오닉5에 달린 사이드 뷰는 사이드 미러를 대신하는 것인데 적응도 잘 안되고 설득도 잘 안되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적응의 문제지만 거울이 보여주는 그림이 보다 직관적인 것같습니다. 화면이 보여주는 사이드 풍경은 쉽게 머릿속에서 3차원으로 번역이 잘 안된달까요.

 

트렁크 공간

 

모델y와 아이오닉5의 트렁크공간은 비교불가입니다. 느낌적으로는 2배는 차이나는 것같습니다. 거의 있으나 마나인 프렁크도 그렇지만 뒷 트렁크도 작고 모델y가 바닥쪽에 가지는 공간에 비하면 아이오닉5의 커버밑 공간은 그야 말로 있으나 마나한 공간입니다.

 

이건 승패를 가르는 비교는 아닙니다. 하지만 사실 아이오닉5의 축거길이는 모델y보다 더 깁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아이오닉5의 실내공간은 제가 오해한 건지는 몰라도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차량의 크기차이 이상으로 짐을 실을 수 있는 양이 더 많이 차이나는 것같습니다.

 

고급감

 

이번 시승은 아내와 함께 했는데 잠시 잠깐 고급감이라는 것에 대해 둘이서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테슬라의 내장재와 마감은 테슬라는 고급차가 아니라는 말을 듣게 할 정도로 약점으로 지목됩니다. 실제로 아이오믹5를 타보면 마감의 질이라던가 천정을 자동으로 가리는 스크린이라던가 하는 면을 보면서 이게 더 고급이네 같은 말을 하게도 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작게 보지 말고 차를 전체적으로 보면 모델y가 훨씬 더 고급으로 보이고 아이오닉5는 좀 심하게 말하면 플라스틱 장난감같은 인상을 줍니다. 테슬라차는 뭔가 굵게 굵게 문제를 해결하다가 마감이 좀 부실한 느낌이죠. 스테이크는 맛있는데 접시가 후지고 사이드 디쉬가 초라한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스테이크는 분명 스테이크란 느낌을 줍니다. 반면에 아이오닉5는 초라한 음식 자체의 맛이 떨어지는 걸 조미료를 마구 쳐서 해결한 느낌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제가 이 두 차의 가장 큰 차이를 느낀 것이 바로 이 단순함의 차이었는데요. 이건 단순히 스타일의 차이가 아닌 것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게 미래입니다. 현대차도 더 차를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 노력하면 할 수록 차가 더 나빠질지도 모릅니다. 더 복잡해질테니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