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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식 아직도 살만할까?

by 격암(강국진) 2022. 8. 20.

22.8.20

테슬라를 타고 있고 테슬라를 좋아하지만 나는 테슬라 주식이 없다. 그런데 요즘 원달러 환율이 워낙 좋지 못하다 보니까 미국 주식을 사놓는 것이 좋다는 말이 나오며 덩달아 테슬라 주식이야기가 조금 더 나오는 것같다. 테슬라의 미래는 밝을까? 테슬라 주식 아직도 살만할까?

 

단기적으로는 누구도 이야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테슬라 주식은 지금 사기에는 너무 늦었다. 테슬라는 여러개의 난관을 극복해 왔다. 처음 모델s를 내놓을 때도 사람들은 그걸 믿지 않았고 모델3를 양산할 때도 의구심이 많았다. 모델y까지 양산하고 나자 이제 테슬라는 전기차나 주식에 대해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누구나 아는 회사가 되었다. 하지만 테슬라앞에는 또다른 난관이 있다.

 

그 난관때문에 테슬라가 망할거라고는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난관을 언젠가는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의 성장세와 주가수준이다. 테슬라는 놀랍게 성장해 왔고 그 성장세는 주가에 선반영되어 있다. 만약 테슬라가 조금만 더 그 난관앞에서 머뭇거린다면 주가가 올라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높은 기대치는 정상화될 것이고 그렇게 거품이 꺼지고 난 다음에야 테슬라의 주식은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일이 이런식으로 흐른다면 그건 몇년뒤의 이야기고 몇년뒤의 세상이 어떨지 나는 모른다. 세상 누구도 요즘에는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 난관은 무엇인가? 그 난관은 바로 상품의 다양화다. 지금의 테슬라는 사실상 모델이 딱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델s와 모델x는 양산형 모델이 아니고 모델 3와 모델 y가 있을 뿐인데 사실 이 두 모델은 부품을 많이 공유하고 디자인도 거의 같아서 테슬라를 모는 나도 길에서 보면 두 개를 순간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모델의 다양성이 없다는 것은 지난 몇년간은 큰 문제가 안되었다. 모델3와 비슷한 데가 많다지만 모델y가 새로 양산되었고 예전에 비하면 테슬라 차량이 길거리에 정말 많이 다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소수의 차량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만 해도 차가 2천5백만대가 있다고 하니 십만대쯤 파는 것가지고는 길거리에서 테슬라를 가끔 볼 뿐이다. 

 

그런데 지금도 테슬라가 없어서 못팔지만 이게 언제까지 그럴까. 소비자들입장에서는 왜 테슬라가 소형모델에서 밴까지 만들지 않는지 이해를 하지 못할 것이다. 현기차가 지난 몇년동안 내놓은 전기차 모델의 수가 테슬라를 훨씬 압도한다. 물론 모델의 수가 많다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그건 수익률을 떨어뜨릴 것이다. 하지만 다른 메이커라고 그걸 몰라서 다양한 모델을 내놓는게 아니다. 그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 y가 지금보다 몇배가 흔한 차가 되도 테슬라 차가 잘 팔릴까? 잘 팔릴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테슬라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자면 그걸로는 충분치 않다. 새로운 상품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이버트럭이나 세미트럭 나아가 모델2로 불리는 소형차에서 테슬라 밴같은 것이 나와주는게 필요하다. 이것이 늦어지면 질수록 테슬라의 성장이 지금까지처럼 폭발적일 수는 없다는 것이 분명해 질 것이다. 

 

그런데 일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신차를 마구 소개했다. 세미트럭을 공개하면서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사이버트럭을 공개하면서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식이었다. 결국 얼마가지 않아 다양한 상품이 나온다고 말한 셈이다. 그런데 그런 흥분이 지금 멈춰있다. 배터리 관련 기술발전이 필수적으로 보이는 세미트럭이 하염없이 늦춰지는 것은 약과다. 사이버트럭은 그보다 양산이 쉬워보이는데도 약속을 2년이나 넘겼다. 사실 이 제품들이 나온다고 해도 과연 가격이나 성능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이 될까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안내놓으면 안내놓는대로 문제지만 내놓았을 때 사람들에게 실망을 준다면 금방 테슬라는 여기까지라는 주장이 강해질 것이고 주가는 폭락할 것이다.

 

방향은 좀 이상한 쪽으로 흐르고 있다. 작년에 일론 머스크는 뜬금없이 로보트를 만들어 팔겠다고 했고 얼마지나지 않으면 그 로보트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테슬라가 놀라운 로보트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과연 로보트 시장이란게 자동차 산업에 준할정도로 성장할지 않을지는 지금으로서는 매우 불확실하다. 기적의 로보트를 만들어도 그 시장크기가 슈퍼카를 사고 파는 시장정도라면 리막이나 부가티같은 회사나 다를게 없다. 그걸로는 단기적으로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 모델 s나 모델 x가 나왔지만 모델3의 양산이 테슬라에게 중요한 일이었고 테슬라는 이미 제품을 양산하는 회사다. 일년에 몇대팔릴 로보트가 경제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실 이제까지의 성장이 말도 안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테슬라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게다가 이 양산과 다양화 앞에서 머뭇거리는 동안 대안들도 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의 가격상승때문에 현대 아이오닉5는 모델y보다 훨씬 싼 차가 되었다. 보조금까지 받으면 차이가 더 커진다. 가성비로 본다면 테슬라가 이기기 어렵다.  아직 제품은 나오지 않았지만 폭스바겐같은 곳에서도 싸고 좋은 전기차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테슬라의 모토중의 하나가 가성비좋은 고성능 전기차를 만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델3나 사이버트럭의 가격이 파격적으로 낮았다. 그런데 그 가격경쟁력이 최근 사라졌다. 모델y는 보급형차였는데도 이젠 1억짜리 차가 되어 버렸다. 사이버트럭이 출시된다고 해도 아마 초기모델은 제일 비싼 모델일 것이다. 가성비 좋은 전기차를 양산하는 회사에서 테슬라가 이탈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더 심각해 지면 테슬라는 위기를 맞을 것이다. 테슬라는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다. 모델3 양산때도 회사가 망할 뻔 했다. 미래전망이 기대만큼이 안된다고 하면 그 위기는 상당한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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