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25
트위터에 누군가가 이제 겨우 윤석렬의 임기가 반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암담하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다. 온갖 욕나오는 소식들을 되도록 흘려 들으려고 하면서 살고 있다. 그래도 상황은 어쩔 수가 없다. 윤석렬에게는 한가지 면죄부가 있다. 그건 바로 그가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이다. 한국인의 과반수가 그를 지지했다. 따라서 우리는 그걸 존중해줘야할 의무가 있으며 대선불복따위를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진작에 탄핵이니 퇴진같은 말이 나올 때 나는 턱도 없는 소리라고 여겼다. 사실 한두달 전만 해도 윤석렬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자연히 이런 심리가 있을 수 있었다. '2찍들 한번 당해봐라.' 부자는 부자대로 가난뱅이는 가난뱅이대로 청년과 노인은 청년과 노인대로 윤석렬의 통치로 피해를 입을테니 자신이 선택한 것을 한번 당해보라는 말이다. 이는 윤석렬도 싫지만 그 윤석렬을 한사코 옹호하던 사람들이 그 이상으로 진절머리가 난다는 의미다. 이명박 박근혜 시대를 겪어 놓고도 문재인 정권에 불만은 많고 기어코 윤석렬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간다는 뜻이다. 윤석렬이 아니라 이재명을 지지한 사람들이 보기엔 윤석렬을 지지한 사람들의 99%는 오히려 윤석렬때문에 더 망할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뜻이다. 부동산 주식떨어지고 의료민영화되고 전기세 오르면 누가 더 못견딜까? 나는 참을 수 있지만 오히려 윤석렬을 찍은 사람들은 더 못견딜거라는 거다. 윤석렬을 찍을 사람을 응징하기 위해 윤석렬을 응원하는 셈이다.
결국 우리는 다시한번 최순실의 시대를 살고 있다. 무속과 사이비종교의 시대, 아마추어의 시대, 사람도 안만나는 대인기피증 대통령의 시대, 아무 쓸데 없는 곳에 돈이 줄줄 새는 천만원짜리 티슈상자의 시대를 우리는 다시 한번 살고 있다. 윤석렬이 대통령이 되서 집중하고 있는 일이라고는 전부 청와대를 빠져나오고 그 뒷처리를 하는 일뿐이다. 어쩌면 5년임기 내내 그 일만 하고 그것과 관련해서 싸움만 하다가 임기가 끝날지도 모르겠다.
이명박 박근혜 시대는 경제폭망의 시대였다. 문재인정부때 부동산이 올라서 문제라고 했지만 사실 이명박 박근혜 때는 주가도 오르지 않고, 국민소득 오르는 것도 시원찮았고, 집값도 오르지 않았다. 물가상승률을 생각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그리고 윤석렬 정부가 들어서자 주가는 바로 이천오백밑으로 빠지고 부동산은 하염없이 빠진다. 미국에서 한국 대기업들이 뒤통수나 맞고 원화는 하염없이 가치가 추락한다. 자연히 국민소득은 3만불밑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지금은 무정부의 시대다. 윤석렬이 조문도 못했던 영국 방문 때도 사실 영국 대사도 없었다고 하지 않은가. 윤석렬 정부는 이사전문 정부다. 청와대를 나와서 자기 살집 꾸미기 이외에는 하는 일이 없다.
이번 막말 스캔들처럼, 그들은 작지 않은 실수를 더 큰 실수로 만드는 아마추어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욕설은 용납되기 어려운 것이지만 사적인 장소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은 그냥 사과를 하면 된다. 그런데 그걸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면서 미국 의회와 한국 야당을 전부 욕하는 상황으로 상황을 키우고 전국민이 듣기테스트하듯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를 다시 듣게 한다.
더구나 그 문제의 장소에 가기 위해서 1억불을 기부했다고 한다. 무려 천오백억에 가까운 돈이다. 만오천명에게 천만원씩 나눠줄 수 있고 15만명에게 백만원씩 줄 수 있는 돈이다. 누리호 1년 예산이 이것과 거의 같다. 나는 사람들이 그냥 슬쩍 지나가지 말고 이 돈의 크기를 천천히 음미해 보기를 바란다. 보수대통령은 너무 염치가 없어서 숫자가 너무 커지고 그래서 사람들이 이걸 실감못하는 일이 많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야 나는 1조가 그렇게 작은 돈인지 알았다. 이제 다시 윤석렬이 천오백억이 얼마나 작은 돈인지 가르쳐주고 있다. 겨우 48초 인사를 하기 위해 그걸 즉흥적으로 기부하고 쌍욕 멘트로 지금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천오백억은 얼마나 작은 돈인가! 다른 무엇보다 일이 이렇게 쉽게 벌어지고 그게 쉽게 커진다는 것을 보면 정말 한심한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1억불을 예산에 포함시키기 위해 야당에게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새끼야란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날과 같은 날에 나오는 이야기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건 좋고 나쁜 것을 떠나 염치도 전략도 머리도 없는 행동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되질 않는다.
윤석렬의 가장 큰 잘못은 능력이 없으면서 할 수 있다고 해서 대통령이 된 일이다. 기회만 있으면 누구나 대통령이 되는게 당연해 보이는가? 대통령은 황제가 아니다. 기회만 있으면 누구나 카네기홀 콘서트를 여는 게 정상인가? 그 무대에 올라서는 것은 영광일지 몰라도 일단 그 무대에 올라서면 남을 것은 욕뿐인데? 지금 윤석렬이 겪고 있는게 그것이다. 명예든 돈이든 가질만큼 가져놓고 그냥 자기 능력껏 살면 될 것을 굳이 대통령이 되어서 수많은 한국인은 물론이거니와 스스로도 괴롭힐 이유가 뭔가? 영국언론은 윤석렬이 자기 나라도 이해하지 못하는 대통령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이해하지도 못할 것들을 결정하는 자리에 앉으면 남들도 괴롭지만 자기도 괴롭다.
윤석렬의 두번째 잘못은 능력도 없으면서 혹은 바로 능력이 없기 때문에 권력을 분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윤석렬정부의 무능은 단순한게 아니다. 그건 그냥 무정부다. 윤석렬이 가진 권력을 분점하고 여러 사람들의 협조를 받을 수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무능할 수가 없다. 그런데 무능한 자는 항상 비밀이 많은 법이다. 그러니까 권력을 분점하고 투명해질 수가 없다. 박근혜가 대통령인데 거의 은둔자처럼 살았던 이유가 뭐겠는가. 결국 윤석렬은 이미 자신이 신임할 수 있고, 이미 자신을 아는 사람들의 장막 뒤로 숨는 것밖에는 할 수가 없다. 따라서 그나마 하는 인사는 전부 검사로 채워지고 자기를 도와줄 보좌관은 실력이라기 보다는 충성도로 뽑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의전도 엉망, 스케줄도 엉망, 대외 협력도 엉망, 사진촬영도 엉망, 연설도 엉망. 뭐하나 엉망이 아닌게 없는 것이다.
지금 여당은 완전한 혼란에 빠져 있다. 이도 따지고 보면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뽑힌 이준석 당대표를 대우해주지도 않고 인정해주지도 않아서 생긴 일이다. 검사들은 자신들이 법위에 있다는 생각에 익숙한 것같다. 절차건 법이건 완전히 무시하는데 익숙한 윤석렬은 선거때부터 그런 일을 저지르다가 그게 터져서 여당이 지금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있다. 자신들의 당대표를 쿠데타로 몰아낸 꼴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걸 인정도 안한다. 따지고 보면 이도 윤석렬이 이준석과 조금만 잘지냈으면 별일 없을 일이었다. 그 작은 일을 키우고 키워서 여당을 식물정당으로 만든게 윤석렬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권력을 분점하지 못하는 윤석렬의 스타일이 있다.
그것이 이제 국내언론도 등을 돌리게 만든다. 국내 재벌도 지금쯤은 윤석렬이 지긋지긋할 것이다. 세계가 경제위기로 불황으로 빠져들고 IMF때의 원화환률에 도달했는데도 나라는 무정부상태다. 그런데도 대통령일가는 자기 집 이사하는 일로 바쁘다. 대통령은 외교부와 국방부를 밀어내면서 외교와 국방의 중요성을 말한다. 국방부보고 자리 옮기라고 하면서 내년 예산에는 그게 반영도 안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 국방을 1년쯤 공백으로 남길 셈인가?
보수는 보수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대통령을 두들기는게 진심이다. 야당이야 당연하지만 보수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제발 권력을 분점해서 정권을 안정시키라는 요구때문이다. 그런데 윤석렬이 누구인가? 배신자의 전형이다. 배신자는 남을 믿지도 않고 고마워하지도 않는다. 윤석렬은 보수도 안믿고 보수에게도 고마움이 없다. 자신을 대통령 만들어줬다고 보수에게 고마워할 것같으면 한직으로 밀려난 사람을 검찰총장으로 만들어 대권후보급 인사로 만들어준 문재인 정권을 배신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는 이 나라에 정말 엄청난 일이 생겨도 남탓만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약점을 파고드는 사람들을 막기위해 소리만 지를 것이다.
나는 윤석렬이 무능력하다고 진작에 생각했지만 정말 6개월에 이런 상황에 빠질 줄은 몰랐다. 한국이라는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나는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하는 상황이다. 달러환률이 1500원에 이르고 부동산 가격이 파괴적으로 빠져서 은행이 무너지고 세계적으로 한국이 신용불량상태가 될거라고 소문이 퍼져도 윤석렬은 그 심각함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걸 이해할 사람이라면 이 중요한 시기에 외국에 가서 저 추태를 부리지 않는다. 바이든과 48초 인사하는 걸로 이야기가 끝나지도 않는다. 현대차는 전기차를 팔지 못하면 연비총량제때문에 내연차도 팔지 못한다. 삼성도 요즘 주가가 최저가를 찍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펠로시를 안만나고 바이든과는 미리 협상도 없이 가서 1억불주고 인사나 하고 온다. 정상회담은 만나기 전에 조율이 끝나야 하는 것인데 그런 것도 없이 만나서 인사나 하고 술이나 먹는게 외교인줄안다.
윤석렬의 퇴진은 가능할까? 그 불가능한 것을 윤석렬은 가능할 수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대통령이 무능하다고 탄핵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능과 윤리적 타락은 사실 거의 같은 것이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이제까지의 윤석렬의 행태를 보면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인다. 코앞의 문제는 미국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제충격인데 연말쯤이 되면 한미 금리 역전이 어느정도나 될지 알수가 없고 그때문에 경제가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을 지도 알수가 없다. 고작 한두달후의 일인데 말이다. 작은 일도 크게 만드는 윤석렬정부가 이렇게 엄청난 일을 얼마나 큰 일로 만들까? 나라를 팔아먹자고 하지는 않을까? 그러면 영부인의 주가조작에 학벌위조를 감싸주기만 하는 검사집단에 대한 불만도 같이 폭발하지 않을까? 그러므로 윤석렬의 퇴진은 이제 가능해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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