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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윤석열정권을 만들었는가?

by 격암(강국진) 2022. 12. 9.

22.12.9

한국의 부동산이나 주식 그래프를 정권의 변화와 함께 보면 너무나도 명확한 추세가 보인다. 그것은 적어도 김영삼 정권이래 보수는 나라 경제를 말아먹었고 민주 정권은 그걸 살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추세를 인정하는 사람은 심지어 민주정권 지지자들 중에서도 매우 드물어 보이고 덕분에 이것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경제는 한국 바깥의 상황등 여러 조건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런 단순한 법칙을 인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비록 김영삼 정권 말엽 주가 지수가 376.3이었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끝날 때 그것이 1897이어서 무려 다섯배나 주가가 올랐어도 이것은 그저 운이고 우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물론 이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동안 이 주가가 거의 오르지 않은 것도 그저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때문으로 우연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정권때 주가지수가 천이상 오른 것도 물론 운이다. 

 

2022.7월까지의 한국 주가지수 변화

 일단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의 지지자로서 나는 그걸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 정권의 경제 정책은 언제나 엉터리였고 그래서 국민소득을 보건, 부동산 가격을 보건, 주가 지수를 보건 민주정권때 올라가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하지만 오늘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 있을 또다른 이유에 대해 오늘은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현 정권인 윤석열 정권이 어떻게 탄생되었는가를 이해하게 해주는 한가지 방식이라고 믿는다. 

 

위에서 보인 그래프와 정권 교체를 비교하는 것을 상관도 연구라고 한다. 즉 두 개의 다른 측면들을 나란히 놓고 그것들이 서로 상관도를 가지는 가를 보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그래프 처럼 뚜렷한 상관도가 보이는 경우에도 우리는 적어도 두 개의 다른 설명을 가진다. 그것은 A때문에 B가 일어났다는 설명과 B때문에 A가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상관도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그걸 내식으로 말해보자면 이렇다. 어차피 이 나라에는 30%나 20% 정도의 민주 정권과 보수 정권의 고정 지지층이 있다. 이들은 지지하는 정당을 바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다. 그래서 정권을 바꾸는 것은 대선 투표율이 75에서 80%라고 할 때 30% 정도의 부동층이다. 이들이 보수로 기울면 보수 정권이 탄생하고 민주로 기울면 민주정권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움직임은 욕망과 공동체 정신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같다. 그 사이클은 이렇다. 일단 민주 정권 속에서 경제는 최악을 벗어나고 상대적으로 호황을 맞이한다. 이것이 바로 IMF가 터지고 등장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있었던 일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행복해 하고 민주 정권을 계속 지지할까? 경제 위기를 가져온 보수 정권을 기억하고 무능한 그들에게 표를 주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이제 욕망에 눈이 먼다. 경제호황으로 가지게 된 돈을 세금 없이 유지하고 싶고, 투자나 개발도 아무 제한 없이 마구 하고 싶다. 배가 부르니까 눕고 싶다. 돈을 버니까 더 벌고 싶다. 그래서 이게 안된다 저게 안된다고 말하고 모두가 같이 사는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는 민주정권을 욕하기 시작한다. 불과 5년에서 8년정도 전에는 나라가 망할 정도로 엉망이어서 이게 나라냐고, 이건 정치가 아니라 사기라고 외쳤던 것은 다 잊혀진다. 보수 언론은 계속 사실과 거꾸로 민주정권 임기동안 경제가 망했고 이건 아마추어 정권이라는 욕을 한다. 그러면 과거가 모두 잊혀진다. 

 

그래서 그들은 보수 정권을 만드는 것이다. 아파트 마구 짓고 싶어서, 상속세 안내고 상속하는 방법을 찾고 싶어서 말이다. 의료보험도 무력화 시키고 영리병원을 막 해도 좋을 것이고, 잘 나가는 사업을 민영화해서 그걸 사적으로 소유하면 돈도 아주 잘 벌 것같다. 이건 꼭 부자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경제가 괜찮아지면 부자는 물론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들도 욕망에 눈이 멀기 시작한다. 규칙을 자꾸 만들고, 이거 해라 저거 해라라고 하는 민주정권이 귀찮고 그런 간섭은 누군가의 불로소득을 위한 착취로 말해진다. 그래서 심지어 노조들조차 민주 정권에서는 보수 정권으로 정권 교체를 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좋은 건 하나도 없다. 욕망에 따라 하는 일치고 옳은게 없기 때문이다. 노조를 탄압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재개발 사업 마구 승인하고 다리 짓고, 강파헤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전반적으로 사회의 기강이 흐려진다. 언론은 타락하고 부패는 증가한다. 불과 1년전에는 그렇게도 잘 일하던 공무원들이 무력하기 짝이 없어서 대 참사가 벌어지고 방역에 문제가 생긴다. 물론 이런 시절에도 보수 언론들, 광고주의 지배를 받는 언론들은 태평성대인척 하지만 통계를 보면 경제가 엉망인 것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알 수 있다. 

 

그 보수 정권이 왜 무너질까?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고 경제가 무너져서 결국에는 이게 나라냐는 말이 나온다. 사람들이 가난해지니까 이제는 서로 돕고 함께 살자는 공동체 정신이 보다 설득력을 얻는다. 배가 고파지니까 오히려 욕망의 불이 줄어든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민주 정권 말엽에 욕망의 화신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보수 정권 말엽에 정신을 차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고정 지지층때문에 부동층이 약간만 움직이면 정권이 바뀌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사실 김대중 노무현 시대를 겪고 어찌 보수 정권을 다시 지지할 수 있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이명박 박근혜 시대를 겪고 문재인 시대를 겪었는데 다시 5년만에 윤석열을 어떻게 지지할 수 있는지 나는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그건 내 입장인 것이고 세상에서는 바로 이 욕망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같다.

 

문재인 정권 말엽 한국은 그야 말로 단군이래 이런 위상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외교 정치 군사 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OECD 경제성장률 1등을 했던 한국은 불과 1년만에 OECD 경제성장률 꼴찌를 하고 해방이래 최고의 무역 흑자를 보던 한국이 보수 정권 들어서 해방이래 최악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 강달러에 경기침체로 국민소득이 다시 3만불 밑으로 내려갔다. 윤석열을 지지하지 않는 나로서는 이럴줄 몰랐냐고 묻고 싶다. 어떤 사람들은 또 말한다. 이게 다 우연이라고. 문재인 정권때의 방역을 욕하던 보수가 지금 한국이 인구당 감염수로 세계 1등을 하는데도 얼굴을 들고 다닌다. 물론 그것도 우연이라고 할 것이다. 정말 이럴줄 몰랐는가? 

 

그런데 그들은 정말로 몰랐을 것같다. 문재인 정권 마지막해에는 부동산과 주식이 미친 듯이 올랐다. 몇배나 오른 부동산과 주식은 흔하게 찾을 수 있었던 시기다. 그런 시기를 지나고 세계 경기가 나빠질 때 경제를 연착륙 시킬 수 있는 대통령을 뽑는게 아니라, 그렇게 성장한 한국을 경기가 나쁠 때에도 정말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그냥 아무 것도 몰라서 나라에 무슨 일이 벌어지든 눈치도 못챌것같은 사람을 뽑았다. 왜 그랬을까? 말 그대로다. 뭔가를 해도 눈치를 못채기 바래서 일 것이다. 나라가 뭔가를 간섭하는게 싫어서 였을 것이다. 

 

한국의 경제를 보면 한국인들이 욕망을 자제할 수 있는 만큼만 부자가 될 수 있는 것같다.  돈에 욕심을 버리면 버릴 수록 오히려 나라는 부자가 된다. 반면에 돈에 욕심을 부리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는 반드시 갈라진다. 이게 윤석열 정권이 등장한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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