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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시대

by 격암(강국진) 2022. 10. 30.

22.10.30

윤석열이 취임한 이래 우울한 소식, 부끄런 소식은 쉴새 없이 몰려 들었다. 도대체 경중을 구분 못하는 것같은 부끄런 대통령을 가졌다는 생각은 끊임없이 들려오는 청와대 소식으로 멈출 새가 없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딘가 사라지고 마치 창경궁이 일제에 의해 동물원인 창경원으로 바뀌는 것처럼 어떤 준비와 배려도 없이 한국 역사의 중심이었던 청와대는 그저 놀이공원이나 신기한 구경거리가 되어버렸다. 그 이후에도 대통령이 출퇴근 한다고 도로통제는 계속 되고, 비가 온다고 대통령이 출근을 못한다고 하고, 대통령 직무실에 이리저리 밀려나가 외교부며 국방부는 갈 자리를 못찾는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니 그나마 돈들여 고친 대통령 공관도 무속신앙에 대한 해괴한 소문과 함께 입주가 미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 돈을 들여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짓는다는 소식도 들린다. 대통령과 영부인이 아니라 무슨 인테리어 업자나 이사짐센터 직원인가? 

 

이런 건 그저 시작이었다.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러 지구 반대편까지 가서는 조문도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나, 새끼와 바이든 사건으로 온 국민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외국인들도 이 사건을 SNS로 떠들 정도로 화제가 된 사건이었다. 온갖 약자층을 위한 예산을 깍아내 버리는 가운데 연설은 약자보호를 위한다고 하는 것이 지금의 대통령이어서 도대체 예산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이해는 하는지 정말 바보인지 정말 나쁜 놈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될 준비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게으른 사람이어서 지금의 한국은 대통령이 없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다. 그야 말로 무정부상태같다. 

 

그러는 가운데 현정부가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일은 문재인 정부인사와 이재명을 고소고발하는 일이다. 장사꾼은 장사를 하고, 조폭은 주먹을 휘두르며 검사는 수사를 하려고 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 정부는 이것이 바로 부당한 수사라는 것을 보여주듯 누구나 아는 영부인의 엉터리 학벌 만들기나 주가 조작 사건, 대통령 장모의 땅투기 사건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도대체 YUJI라고 제목조차 엉터리인 논문을 누가 읽어봤겠는가? 그걸 저자나마 읽어봤다면 그런 상식으로 대학강의를 하나? 심지어 그 저자도 읽어보지 않은 논문이 참된 논문인지 쓰레기인지를 판정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사법부와 학계가 부끄럽다. 자원봉사 표창장 사건으로 조국집안을 거덜낸 사법부와 언론은 다 어디에 있는지 참 관대도 하다. 10만원어치 고기값으로 시작된 수사는 열심히 보도하고 50억씩 받아쳐먹은 인사들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자기들이 기레기라고 불리는 것이 스트레스라는 기자들은 참 얼굴도 두껍다. 과학방역 운운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방역이 엉터리라고 말하던 인간들은 지금 다 어디있는가? 세상이 참으로 미친 듯이 얼굴 두꺼운 사람들 뿐이다. 서해안 월북 사건으로 누굴 범죄자 만들려고 하는 그들에게 한 네티즌이 기억을 상기시킨다. 박근혜때는 월북하려는 사람을 총으로 쏴죽여서 칭찬을 받았다. 보수정치인들은 갑자기 인도주의자가 된거고 기자들은 기억상실증인가? 

 

뿐이랴. 문재인 정권을 친중정권으로 몰아부치며 문정권의 외교를 비판하던 보수는 또 어떤가.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일은 외교참사중의 작은 일에 속한다. 한국은 지금 존재감이 전혀 없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모두에게 압력만 받고 있다. 일본군이 독도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하게 하지를 않나 한국 해군이 욱일기에 인사를 하게 되자 한국은 그게 욱일기가 아니라고 하고 일본은 욱일기가 맞다고 하는 촌극이 벌어지는 것이 지금이다. 그래서 뭘 얻어냈는가? 지금 정권은 한국을 다시 변방의 힘없는 나라로 만들었다. 

 

그 결과는 경제난이다. 국민소득이 3만불 밑으로 떨어지고 주가가 3분의 1이 떨어지고 집값이 폭락하고 깡통전세난이 심각해 지는 것은 그저 조금씩 더 심해지는 만성적 증상에 불과하다. 삼성과 현대가 미국에게 뒤통수를 맞을 때 현정부가 뭘 했나? 펠로시랑 이야기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정원이 그 법안의 위험성을 이미 통보했다고 하는데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지금 역사상 초유의 경제난에 가깝게 수출이 안되고 환율이 오르고 있다. 당장 방법이 없다는 것은 둘째치고 이 정부가 과연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무슨 대책을 세울까? 일본과 중국이 한국 물건을 사지 않는 가운데 러시아며 동남아시아며 유럽이며 다른 진로를 찾았던 것이 문정권의 길 아니었나? 그리고 현정권이 그 길을 다 막아버렸다고 들었다. 전임정부가 추진한 것이면 다 반대니까 말이다. 이제 몇년뒤면 어쩌려고 그러나.

 

김진태의 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기가 차다. 김진태가 법적으로 지불하지 않을 수 없는 돈에 대한 지불보증을 거부해서 레고랜드에 관련된 회사를 망하게 한 것은 애초에 일종의 민영화를 하려고 하는 시도였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그 회사는 망했고 김진태 사태가 점점 커져서 이제 50조니 100조니 하는 채권 시장 대책이 나오는 판이 될 때까지 이 정부는 하는게 없었다. 그저 무능과 탐욕이 가득한 그들은 그들이 얻을 이익만 생각한다. 그리고 나라가 IMF 시절때처럼 공포에 휩싸여도 '좀 미안할' 뿐이다. 한전을 망하게 하고 그 핑게로 한전을 민영화하는 일도 돈이 된다면 할 판인가? 

 

그리고 어제는 이태원에서 150여명이 죽었단다. 이것이 세계적인 뉴스가 되어 세계 뉴스난의 첫면을 장식하고 바이든 같은 외국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할 정도의 사건이 되었다. 물론 사건이란 어디까지나 우연에 의한 사고일 수 있다. 하지만 이태원 축제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닌데 이런 엄청난 사망사고는 있었던 적이 없다. 이래도 이게 그냥 우연일까? 관련된 공무원이나 경찰에게 죽음의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한 일일 수도 있지만 정말 그들은 책임이 없을까? 11박으로 유럽여행을 떠나 있던 오세훈은 정말 책임이 없을까? 나는 예전에 봤던 영화 살인의 추억의 장면이 머리속을 스쳤다. 연쇄 살인범을 잡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당시의 정권이 치안보다는 데모 막는데에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임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이 보수 정권은 지금 시간과 인력을 어디에 쏟고 있는가? 뭘 준비하고, 뭘 대비하는데 자원을 쓰고 있는가? 재난을 막는 것은 폼이 나질 않는다. 없던 다리를 만들고, 없던 수로를 만들어야 누가 그걸 만들었는지가 폼이 난다. 이게 그저 자기를 빛낼 생각에 몰두 하는 멍청한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참사가 아닌가? 


이 모든 게 집권 반년만에 있었던 일이다. 아니 그 중의 그저 작은 일부다. 정말 악몽같다. 3년 4년을 이렇게 흘러가는 것을 보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고통스럽고 우울하다. 이 나라가 윤석열정부의 끝까지 생존하기나 할지가 걱정된다. 북한과 대화한 문정권을 비웃는 그들이지만 그들이 대포를 쏘던 미사일을 쏘던 상관하지 말고 심지어 그들이 핵실험을 해도 내일이 아니라는 듯이 무시하다가 정작 미국이며 일본이 한반도에서 전쟁하겠다고 하면 막을 힘이나 용기는 있는가? 외교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이 시기에 완전히 무시당하는 나라를 만들면서?

 

이 나라는 반년정도의 시간만에 40년은 뒤로 간 것같다. 1980년대의 군사독재를 알지 못하는 청년들은 보수를 지지하는 것같고 그때 받았던 세뇌에 빠져 아직도 그때를 좋아하는 노년들도 보수를 지지하는 것같지만 그때의 우리나라는 미얀마같은 나라였다. 나라가 미얀마처럼 변하는게 뭐 그리 행복한 일일 수 있는가. 어떻게 누군가를 제 아무리 싫어하고 비판한다고 해도 보수가, 윤석열이 대안일 수가 있는가. 가장 우울한 것은 이런 시국에도 여전히 윤석열을 찍었던 것을 긍정하는 사람들이 이다지도 많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촛불 집회에 나가러 서울로 가야 할 것같다. 그걸로 당장 뭐가 될까 싶어서가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들을 보지 않으면 우울하고 상처입은 마음이 치유가 되지 않을 것같다. 어리석은 사람들, 어리석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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